소설리스트

세계를 구한 용사는 세계를 멸망시킬 마왕이 된다-89화 (89/156)

〈 89화 〉 용사들

* * *

"크아아악! 내 팔!"

"왜? 다른 팔도 피를 줄줄 흘리고 있는데. 대칭이 안 맞아 보여서 반대쪽도 잘라 줬잖아."

내 말이 들리지 않은 것인지, 알렉스는 고통에 소리만을 지르고 있었다.

고통인 것인가, 아니면 하나 남은 팔마저 잃었다는 것의 충격인가.

이성을 잃고, 고통도 못 느끼는 광전사치고는 풍부한 감정표현과 비명이었다.

'아버지는...'

"목걸아, 아버지의 회복을 부탁해."

<알겠어요, 소피아="" 님.="" 다행히="" 저="" 마법사="" 분이="" 응급처치를="" 해준="" 덕분에="" 부족한="" 피만을="" 복구="" 시켜="" 주면="" 될="" 거="" 같아요.=""/>

로자리아의 말에 두꺼운 안경을 쓴 마법사를 보았다.

'나중에 인사나 해야지, 받아주면.'

"내 팔! 으아악! 네년이 감히! 나는 초월급이란 말이다! 감히..! 감히!!"

"초월은 무슨, 약쟁이 새끼가."

퍽!

"크헉!"

계속 소리를 지르고 있던 알렉스의 복부를 무릎으로 차올렸다.

"시끄럽게."

빠각.

다음으로 의족.

어깨, 쇄골, 눈, 광대, 무릎.

하나씩 알렉스의 몸을 공격해 갔다.

"끄으으.."

"아직도 말을 하네? 폐를 터트리면 닥치려나?"

오른쪽 가슴으로 손을 찔러넣었다.

"제대로 된 방어도 못하고."

손에 느껴지는 미끌거리는 감촉.

"아... 안 돼..!"

"아니? 돼. 너는 아버지에게 죽임을 당하는 것이 오히려 편안한 죽음이 되었을 거야."

손에서 느껴지는 장기를 쥐고.

퍽.

터트렸다.

"..! ..!"

알렉스는 절망스러운 표정을 한 채로 구멍이 나버린 자신의 가슴을 내려보고 있었다.

비명을 지르려 했지만, 그의 목에서는 바람 빠지는 소리만이 메아리 쳤고, 남아 있던 숨이 빠져나가자 바람 소리조차 잦아들었다.

털썩.

남아 있는 한쪽 다리로 버티기에는 자신의 몸이 너무 무거웠던 것 같다.

바닥에 쓰러진 알렉스는얼굴은 붉게 달아오르면서, 점차 푸른색으로 변화하더니 그 색마저도 잃어가고 있었다.

"어? 아직 죽으면 안 되지, [HEEL][AIR CIRCULATION]."

출혈이 멎고, 남은 하나의 폐로 겨우 숨만을 붙여놓았다.

거기서 끝.

오직 살아만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이제 약쟁이는 조용하고..."

뒤를 돌아보았다.

다시 살아난 것인지, 상처가 회복되고 얼굴에 핏기가 돌아온 상태로 기절하고 있는 신혁.

그런 신혁을 안고 있던 마법사.

그리고 굳은 표정을 한 채 자신에게 검을 겨누고 있는 기사.

"마왕..."

☆☆☆

'음... 어디서 본 거 같은데...'

어디선가 한 번은 본 느낌이었다.

"마왕, 나를 기억하나?"

아니요, 저 아세요?

왜, 구해 준 사람한테 검을 겨누고 그러세요.

<소피아, 저자는="" 그날="" 본="" 프레디라는="" 자="" 같구나,="" 분위기가="" 제법="" 바뀌었지만,="" 본녀는="" 못="" 속이지.=""/>

'아... 그래서.'

그날의 자신을 보고, 그 이후로 한 번도 보지 못했다면 저런 식으로 긴장할 만했다.

'그때는 기억이 돌아온 지 얼마 안 돼서, 정신이 좀 나가 있었으니까.'

"마왕, 한 가지만 묻지."

"어, 그래 물어봐."

"왜, 우리와 프라이드 님을 구해 준 거지? 네가 인족을 공격하는 이유는? 너는 누구냐."

한 가지를 가장한 세 가지를 물어보는 프레디를 짜게 식은 눈으로 바라보면서 순순히 대답해 주었다.

"일단 검부터 내려 놓아라, 그거 기분이 조금 나쁘니까. 한 가지라고 했으니까 셋 중에 하나만 답을 해 줘도 되겠지?"

내 말에 조금 주춤거리면서 검을 검집에 집어넣었다.

검을 겨누고 있어도, 내가 해할 생각이 있었다면 진작에 끝이 나 있을 거라고 깨달은 것인지.

아니면 지금은 적이 아닐 수도 있다는 도박을 건 것인지.

이유가 어찌 되었건, 그는 아버지를 구해 준 은인들이다. 해할 생각은 없고, 가능하면 대접을 해 줄 생각도 있다.

"셋 다 대답해주었으면 좋겠군, 더 해 줄 만한 설명이 있다면 그것도 부탁하지."

"주문이 많네, 알았어. 일단 이런 곳에서 하기는 좀 그렇고.. 따라올래? 저기 안경 마법사랑 따로 상의 해도 좋아. 기다릴게."

"안경 마법사라니요! 에잇! 마왕이라고 해서 쫄았는데, 그냥 남을 멋대로 부르는 사람이잖아! 저는 올리비아. 마탑의 마법사에, 무려 실수인척 대마법사의 뒤통수를 물약으로 후려친 마법사라구요!"

'올리비아라고 했나?'

마음에 드는 마법사다.

무려 실수를 가장한 뚝배기 슬레이어에게 박수를.

"왜 친 건데?"

"그거야 당연히... 일이 많아서요! 물약연구의 성과가 좋으니까, 각종 회복물약 같은 연구를 짬맞아서 실수를 가장해서 때린 거죠! 흠!"

앨리스가 나 말고도 참 여러사람에게 잘못했다.

유약해 보이는 외모를 가진 마법사의 엿을 먹었으니.

"그래? 마음에 드네. 그런데 뒤를 한번 돌아볼래?"

"네? 왜요?"

내 말에 그녀는 뒤를 돌아 보았고, 암청색 까마귀의 발에 붙잡혀서 내려오는 앨리스와 눈이 마주쳤다.

"흐아아..."

앨리스를 본 올리비아는, 마치 담당 교수에게 사고가 고의였다는 것을 들킨 대학원생이나, 회사대표에게 물을 쏟은 게 고의였다는 것을 들킨 대리같은 표정으로 영혼이 떠나가고 있었다.

'걱정 말거라.'

저 사악한 마법사는 이제 마법도 사용 못 하는 나이 많은 일반인이다,겉모습 사기의 할머니는 네가 이길 것이다.

"닉스, 조금 있다가 이동할 수도 있어. 그렇게 되면 미안한데, 여기 있는 인원들을 전부 옳겨 줬으면 해."

"까아악!"

암청색 까마귀로 변한 닉스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울었다.

"고마워."

닉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면서 그녀의 목을 간질였고, 그녀도 기분이 좋은 것인지 내 손바닥에 머리를 비비고 있었다.

"목걸아? 아버지는?"

<프라이드 님의="" 상태는...=""/>

"음... 로자리아 양, 내가 전하겠네. 소피아, 로자리아 양 덕분에 잘 회복된 것 같구나."

아버지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자신의 몸을 점검하고 있었다.

...이 사람이...

"앉아요."

"음? 소피아, 일어설만한 것 같은데..."

"앉아."

착.

낮게 깔리는 내 목소리에 아버지는 다소곳하게 무릎을 꿇고, 양손을 매우 공손하게 모았다.

"아빠, 아빠가 출발하기 전에 내가 뭐라고 했지?"

"아니, 그러니까..."

"내가! 뭐라고 했지?"

"혹시 위험할 거 같으면 연락하라고 했지."

그렇다.

나는 분명히 통신구를 쥐여주고, 꼭 연락을 하라고 당부했다.

분명히 아버지도 알았을 것이다.

알렉스는 오래도록 영약을 복용했다.

그 끝에는 영웅의 영약을 복용했다, 그것도 양산에 들어가기 전의 완성품을.

"물론, 그게 위험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래도 아비도 고집이란 것이 있다. 소피아, 네가 더 강하더라도 아버지는 위험할 수 있는 곳에 너를 두고 싶지 않구나."

"후우... 저 약쟁이가 먹은 건, 영웅급 광전사를 만들어 주는 영약의 원본. 그러니까, 양산품 따위보다는 효과가 좋은 것이라구요?"

"안다, 소피아. 네 피를 사용해서 만든 것, 약이라고 말하지 않아줬으면 싶구나. 그런 것을 '약'이라고 부를 수 없고, 마신놈도 인간이기를 포기한 놈이다."

오히려 '인간'이기에 그것을 복용했던 것일 수도 있다.

욕망에 잠식된 인간이라는 생물이기에 갈망하고, 한 번 맛본 욕망의 산물들을 더욱 갈망하는 것이다.

'저 약쟁이의 욕망은 힘이고, 편하고 쉬운 방법으로 성장하니 그 방법에 취할 수밖에...'

보통은 피나는 노력이나, 정말로 극히 드물게 타고나는 천재성이 없는 이상에는 도달할 수 없는 힘을, 영약을 섭취하는 것으로 쉽게 도달한다.

그 편리함에 많은 사람이 영약을 찾지만, 효과가 뛰어난 영약은 구하기도 힘들고, 있어도 적은 가격으로는 구할 수가 없었다.

부르는 것이 가격이라고 하는 영약도 있었다, 아무리 가격이 높더라도 힘을 원하는 자들이 구하려고 하는 영약들.

'그렇다고 단점이 없는 것도 아니지...'

바닥에 들어누운 상태로 숨만 쉬고 있는 알렉스를 보았다.

'투력은 초월급으로 올랐고, 마지막에는 신혁이의 목을 물어뜯고 정신도 되찾았지만, 그전까지는 지능을 상실한 마수랑 같았지.'

거기에 마력까지 생겼으니, 어떤 부작용이 있을지도 모른다.

"아, 몰라. 레이나한테 다 말해서 혼나게 할 거야."

"잠깐, 소피아! 그건 반칙이다!"

"어차피 더 설명해도 듣는 시늉도 안 할 거면서, 마음은 알겠는데 걱정하는 사람들도 생각해주세요, 아버지."

"네가 할 소리는 아니구나, 너도 며느리들을 걱정시키느라 맨날 혼나면서."

어... 그런가?

그런 거 같기도 하고...

"크흠! 몸은 정말 괜찮은 거죠?"

"그럼, 이번에 새로운 경지를 본 것 같아서. 오히려 돌아가면 다시 한번 그 광경을 보려고 움직일 거 같구나,"

이 아저씨가 방금 전까지 기절해 있던 사람답지 않게 또 저런다.

'역시, 레이나에게 전부 일러야지. 검열해서.'

검열은 중요하다. 어린 레이나에게는 한국형 검열이 어울린다.

'그러면... 저쪽도 이야기도 끝내야겠지?'

올리비아와 상의를 마친 듯한 프레디가 나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리리스에게 들은 영웅의 씨앗이 과연, '인족'인지, 아니면 '용사'인지 그것은 그의 반응을 보고 판단할 것이다.

'저 사람입장에서는, 난 마왕일 거니까. 이야기를 믿어 줄지는 둘 째쳐야지.'

☆☆☆

까마득한 상공.

구름 위에 숨은 닉스의 등에 올라탄 우리는 간단한 대화를 마친상태이다.

"아버지 정말 그 정도로 상관없었나요?"

"그렇지, 고통은 네가 충분히 준 것 같으니까, 나는 더 이상 그놈이 살아 있는 걸 보기가 힘들었거든."

아버지는 우리가 이곳으로 올라오기 전에 알렉스의 목을 베었다.

생각보다 허무한 끝이었지만, 아버지로서는 그가 살아 있다는 것이 용서가 안 되는 것처럼 가볍게 목을 쳤고, 본인이 만족하니 나로서는 큰상관이 없는 상황이었다.

'욕망에 잠식된 인간의 허망한 최후니까, 나름의 어울리는 최후일 수도.'

"하아... 마왕. 아니, 소피아? 당신이 해준 말에 물어볼 것도 참 많이 있고, 전부 믿기도 힘든데 일단 정리부터 합시다."

"응? 어, 그래."

프레디는 내 설명을 듣고 두통이 밀려오는 것처럼 머리를 잡고 말을 이었다.

"첫 번째로 프라이드 님과 부녀지간에, 우리를 구해 준 것은, 우리가 프라이드 님을 위기에서 구했기 때문이다. 맞습니까?"

"응."

딱히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의심이없는 것인지, 그도 가볍게 수긍했다.

"둘 째, 인족을 공격하는 마왕이 된 이유는... 예, 시작은 복수. 지금은 썩어 버린 인족을 멸하기 위해, 혹시 전멸입니까?"

"전멸이라... 과연, 어쩔지는 확신 할 수 없지. 정확한 건 인족이 세운 인족지상주의의 세계는 멸망할 거야."

이 세계의 인족은 너무 불어났다.

처음부터 그들이 잘못하고 있던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단지, 다수는 평균이 되고, 평균은 평범이 되었을 거다.

그렇기에 평범하지 않은 것들을 배제하고, 자신들은 더욱 뭉쳐서 힘을 키워나갔을 거다.

조금씩 쌓인 차별이 이윽고 거대한 차별이 되었고, 조금씩 쌓인 악행이 결국에는 타종족을 도구로 보는 자연스러운 시야를 가지게 되었을 뿐.

그저 당연한 사람들의 이야기일 뿐이다.

'그런 건 지구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흔한 '인간'들의 이야기지.'

인족은 평범에 익숙해졌으니까.

"...셋 째, 솔직히 이것이 제일 믿기 힘듬니다만... 당신의 정체, 죽은 선대 용사 이성재. 맞습니까?"

"정답. 내가 말한 거지만, 맞아. 저기에 있는 앨리스와 그녀의 동료들이 죽인 선대 용사. 로젤리아 말로는 이계의 괴물도 자신들의 강력한 도구라던데?"

눈짓으로 앨리스를 가리켰고, 차갑게 식은 프레디의 시선이 그녀를 향하였다.

그녀는 우리의 시선을 받으면서 조용하게 앉아 있었다.

모두가 동경하며, 그들처럼 되고 싶다고 할 만큼 회자되고 있는 용사파티의 실체.

그들의 민낮을 모조리 알게 되었다.

"...프레디, 로젤리아는 너가 진실을 알고도 이 세계의 인족편에 설만한 인간이라면 알려 준다고 했어. 결과적으로는 알게 되었고..."

"말 같지도 않을 소리를! 이 사람들을 도구로?! 아니, 그전에 과거의 전쟁도 마력석을 효율적으로 수급하기 위해서 인족이 일으킨 전쟁이라구요?!"

"응, 악마족에는 특히 강한 마법사들이 많으니까. 수인과 거인은 노예, 용족은 소재. 거기에 용왕은 로젤리아와 협력해서 그곳의 사람들을 팔아넘겼고."

빠드득.

프레디는 이를 갈면서 그녀를 노려보았다.

"그 일은 어느 정도의 인간이 알고 있습니까."

"귀족들은 거의 전부. 더 높은 계급에 인간들일 수록, 그 기조는 강해지니까. 어느 정도의 직급을 가진 평민도 알고 있어."

"대마법사 님."

"올리비아."

"그러면 저희는..!"

올리비아의 물음에 앨리스는 잠시동안 뜸을 들이면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너희는 소피아를 막고, '인족'만의 평화를 위한 희생양. 살아남는다고 해도, 로젤리아가 우리의 위치를 위협할 만한 인물이 된다면 제거하려고 했을 거야."

"그러면, 내가 어째서 마왕이 되었는 지. 설명은 충분한가?"

프레디는 두 눈을 가리면서 대답했다.

"예, 디아블로에게 들었던 내용과 일치합니다. 이 무슨..! 도대체 사람들이..."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으면 더 줄게, 너희가 어떤 선택을 하든 나는 말리지 않을 거야. 진실을 알고서 타종족을 배제할 것인지, 아니면 방관, 또는 내게 올 것인지."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새로운 '용사'들을 바라보았다.

"개전의 봉화를 피울 거고, 그 사이에 너희가 진심으로 원하는 선택을 해 봐, 그 뒤로도 고민하고 싶으면 하고. 나와 앨리스는 마탑에 갈 거니까, 닉스의 곁에서 고민해 봐. 그녀가 있으면 함부로 접근할 수 있는 존재는 없으니까."

<걱정 마,="" 남편.="" 저="" 인간들이="" 고민하는="" 동안은="" 내가="" 지켜="" 줄게.="" 대신="" 나중에="" 냄새="" 많이="" 맡게="" 해줘야="" 돼?=""/>

"하하, 알았어. 그런데 어차피 허락안해 줘도 그럴 거 아니야?"

<응, 통보.=""/>

...각오를 다지라는 아내의 배려에 눈물을 훔쳤다.

"정말로 니드호그가 당신의 곁에 있었네요, 그리고 시연 님은 무사하다못해서 너무 잘 지내는 중이시다고 했지요."

프레디도 그 부분만은 어이가 없었는지 먼 곳만을 응시하며, 진실을 받아드렸다.

잘 지내는 건 맞다.

오빠를 스토킹하면서, 밤이 되면 다른 아내들과 함께 테이스팅하시니까.

"그래, 놀랄 일만 있었으니까. 지금은 조금 당황스러울 거야. 신혁이가 일어나면 말해주고. 나는 간다?"

"예, 당신과 시연 님이 친 남매였다는 것과 둘이 이제는 부부라는 거. 당신이 이성재라는 거, 그리고... 그날 신혁이 본 모든 여성이 이미 부부 사이라는 것도 전부 말하겠습니다."

어쩐지 지금의 말투는 조금 날카로웠다.

'응? 아 맞다. 이 사람, 예전에 리리스를 좋아했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포기한 것 같지만, 어쩐지 조금은 원망섞인 눈을 하고 노려보고 있었으니까.

네 명의 아내를 둔, 내 눈으로 봐서는 옆의 올리비아도 프레디랑 잘 될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니, 나를 남자의 적으로 보는 눈은 치워라.

"가자, 앨리스. 로마노프를 죽이고, 전쟁의 봉화를 올리러."

"알았어."

그와 함께 끔찍한 실험이 벌어지는 마탑을 봉화로.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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