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세계를 구한 용사는 세계를 멸망시킬 마왕이 된다-84화 (84/156)

〈 84화 〉 용왕 바실리스크

* * *

그르르르르.

<인족이여, 어찌하여서.="" 이="" 나에게="" 머리를="" 조아리지="" 않는="" 것이냐?=""/>

다른 용족보다 배는 거대해 보이는 황금룡.

이제 고룡에 접어들어서 여신의 제약에서 벗어난 자.

"내가 왜? 만년삼 같은 노란 도마뱀아, 네가 먼저 조아려야 하지 않을까? [TARGRT DESIGNATION][COMPRESSION][TERA GRAVITY]."

쿵!

<크윽!/>

급격한 무게변화에 바실리스크의 머리가 제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바닥에 짓눌렸다.

"옳지, 잘한다. 이제야 조금 보기 편하네."

'아직 마력을 사용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나보네? 간단한 응용에도 당황하는 걸 보니까.'

아니, 그는 새로 얻은 힘에 취해서 뽐내기만 바빴던 것이겠지.

지금도 마력을 갈무리하지 않고 뿜어내기에만 하고 있으니.

<그으으으아악!/>

"오! 그걸 버티네?"

바실리스크는 목과 머리에 투력을 모은 상태로, 바닥에 짓눌려 있던 머리를 들어 올리기 시작했다.

꾸우욱.

그렇기에 나는 치켜들기 시작한 바실리스크의 머리를 손에 힘을 담아서 다시 짓눌러 주었다.

"하긴, 고작해야 대상 지정을 지정하고, 효과를 압축시킨 마법에도 못 버티면 용왕의 이름이 울겠지."

<그딴 것은="" 약자의="" 발악이다!="" 나="" 같은="" 강자는="" 그런="" 사술을="" 쓸필요가="" 없다!=""/>

내 손을 쳐 내고, 고개를 다시 높게 치켜든 바실리스크.

<강자는 오로지="" 강대한="" 힘만으로="" 세상을="" 무릎="" 꿇릴="" 줄을="" 알아야="" 한다.="" 어리석은="" 인족이여.=""/>

"아하, 아하하하하하! 그래, 크흡! 네가 압도적인 강자로 존재할 수 있을 때는 그 말도 맞지. 크흐흐흐!"

<실성한 것이냐.="" 그래,="" 제="" 힘이="" 제일="" 강할="" 줄="" 알았던="" 것이="" 막히니,="" 실성할="" 수밖에...=""/>

배를 부여잡고 폭소를 터트리는 나를 보며 이상한 오해를 했지만, 굳이 정정해주고 싶지는 않았다.

"그런 오만함 때문에 네가 나와 마왕에게 이기지 못하고 항상 이인자로 밀려 있던 거야."

어차피, 곧 알게 될 테니까.

양팔을 교차한 다음에 손을 벌렸다.

"[SUBSPACE]!!"

허공에 어두운 '공간'이 펼쳐지면서, 내 양손을 집어삼켰다.

손에 쥐어진 무기의 감촉들.

'내가 육체 보안을 통과 못해서 얼마나 고생했는데!!'

어둠에서 빠져나온 손에 들려 있는 두 개의 무기.

마치 낫처럼 끝이 휘어진 무기는 바실리스크를 찢어버릴 것처럼 휘둘러졌다.

"하하! 피했네?! 강자는 피하면 안 되는 거 아니야?! 아하하하!"

공격에 실패한 무기를 즉시 손에서 놓으면서,뒤로 후퇴한 바실리스크를 쫓아 머리 위로 팔을 들어 올리고, '공간'에 손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기사가 상단베기를 하려는 것처럼 휘둘렀다.

콰아앙!

<할버드?! 그것도="" 매직웨폰인="" '훼이트'라고?!="" 그건="" 분명히="" 용사와="" 함께="" 사라졌을="" 무구인데?!=""/>

"응, 사라질뻔했지."

얼핏 보면 단순하고 투박하게 생긴, 할버드.

그 할버드에 붙어 있는 효과도 단순했다.

[무게증가].

일반 할버드와는 다른, 압도적인 무게를 자랑하는 이 매직웨폰은 오로지 내리찍는 것을 상정하고 만들어진 무구.

하지만 나는 이 할버드를 가벼운 단창을 다루듯이 휘두르고 있었다.

오른손에서 회전하는 할버드, 새롭게 왼손에 쥐어진 글라디우스.

공격 범위가 전혀 다른 두 무기는, 마치 한 개의 무기처럼 내 양손에서 합을 이루며 춤을 추고 있다.

파트너와 한 편의 왈츠를 추듯이 합을 맞추어 가는 두 무기에, 바실리스크는 회피만을 했지만.

<건방진 인족이여!="" 죽어라!=""/>

그의 입에서 쏘아지는 황금색의 브레스.

바실리스크는 빈틈이나, 자신의 자세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공격을 시도했다.

"흡!"

다가오는 브레스를 향해서 오른손에 쥐고 있던 할버드를 던졌지만, 그는 용왕.

브레스에 할버드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비어 있는 오른손에 거대한 방패를 꺼내 들어서 방어를 했다.

"[FIX][INTESTINAL WALL][FORTIFICATION]."

콰아아아앙!

지금까지의 용족과는 비교도 안 되는 강력한 브레스가 방패를 강타했다.

황금의 브레스는 방패를 기점으로, 모세의 기적이 일어난 것처럼 양쪽으로 갈라져 나아갔다.

'...다른 용족이 받는 피해는 생각도 안 하는군,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동족인데...'

뒤쪽에 쓰러져 있던, 용족들은 다행히도 공격이 막혔던 부분에 있어서 큰피해는 입지 않았다.

단지, 습격자와 지키려는자가 뒤바뀐 이 아이러니한 상황이 우스울 뿐이었다.

"에잉, 내 컬랙션들."

브레스를 막고 너덜너덜해진 방패를 던지면서 바실리스크를 노려보았다.

"야, 노란도마뱀. 적어도 동족을 생각해서 싸워야하는 거 아니냐?"

<하! 고작="" 인족하나="" 처리하지="" 못한="" 무능한="" 것들이="" 도태됐을="" 뿐이다,="" 하지만="" 제법이구나.=""/>

'제법이라고?'

아공간에서 꺼내온 건틀릿을 팔에 장착했다.

투구, 흉갑, 그리브. 그리고 망토와 같이 둘러진 잿빛로브.

하나씩.

<호오. 갑주라...="" 그래,="" 연약한="" 인족은="" 그런="" 하찮은="" 것으로="" 몸을="" 보호해야지!="" 음?=""/>

한때 나와 함께 했던 방어구들.

마지막 싸움에서는 다른 갑주들을 입었지만, 그전까지는 오랜시간 동안 합을 맞추었던 갑주.

'전부 신체에 맞게 사이즈 조절이 가능한 효과가 붙어 있어서 편리했지...'

<그 갑주는?!="" 네년이="" 어찌="" 그것을="" 가지고="" 있는="" 것이냐?!=""/>

갑주들을 눈치채고, 극도로 경계심이 올라간 바실리스크는 내게서 멀리떨어지고 소리쳤다.

<어째서 네가="" 용사와="" 함께="" 사라진="" 것들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냐?!="" 인족!=""/>

"이야, 우리 멍청한 노랑도마뱀은 아직도 눈치를 못챈거야? 다른 사람이었으면 이전에 눈치를 챘을 텐데..."

그의 오만함은 내게 전투 준비를 할 시간을 주었다.

가장 완벽한 전투를 하기위한 준비를.

투구의 [시야확장]과 [동체시력증가], 흉갑의 [호흡안정]과 [보호구경도증폭], 건틀릿의 [투력증폭]과 [무게감소], 그리브의 [기동력증폭].

"그리고 이 '현자의 로브'의 [마력증폭]과 [회로강화], [병행사고]. 어때? 바실리스크, 오랜만에 만나는 풀스텍 이성재를 보는 느낌? 하핫! 정겹니?"

알짜배기 효과만 모으고 모은, '컬렉션' 중에 최상급의 효과와 그 조합.

<이성재?! 설마="" 네년이="" 로젤리아가="" 말한="" 습격자인가?!="" 지겨운놈이="" 살아서="" 돌아온="" 것이냐?!=""/>

"아하하하! 너, 아웃."

그를 향하여서 뽑아든 업보검 카르마.

<소피아, 저="" 멍청이가="" 제="" 입으로="" 불었구나.="" 그대를="" 죽이는="" 데에="" 가담한="" 내통자라고.=""/>

<우와... 소피아="" 님="" 말대로="" 오만하고="" 멍청한="" 용족이네요.="" 어?="" 그러고="" 보니="" 예전에="" 제="" 용사="" 님에게="" 덤비던="" 비슷한="" 황금룡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나뿐만 아니라, 그는 제 동족조차 하찮게 보고 죽이려 한 만큼 용서하기는 힘들지.'

머리 위에 펼쳐진 거대하고 어두운 아공간 입구.

몸에서 뻗어 나온 수백 개의 마력의 실이 그 아공간 속으로 들어갔다.

<이성재애애애! 다시="" 영혼의="" 윤회로="" 떨어져라!!!=""/>

그에게서 쏟아지는 다양한 마법들과 투력을 두른 공격들.

그가 전력을 쏟으며 기습을 했지만 안타깝게도 한 발늦은 대처였다.

아공간에서 나온 수백 개의 무기들.

창, 메이스, 할버드, 대낫, 철퇴, 대검, 사복검, 활과 화살.

종류를 가리지 않고, '무기'의 범주에 들어가는 것들이 쏟아져나와서 용왕 바실리스크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크아아악!/>

수백 개의 마력실들은 하나의 손이 되어서, 무기와 함께 드넓은 마왕성 내부를 장식하고 있다.

마력실을 타고흐른 투력이 무기를 감싸고, 밤하늘의 별처럼 빛이나면서 무기의 은하수를 만들었다.

무기의 은하수와 투력의 별들, 그리고 핏빛 꽃잎.

나와 함께 춤을 추기 시작한 카르마.

<네놈! 네놈이="" 어째서어어!=""/>

황금룡이란 무대위에서 펼쳐지는 한 폭의 우아한 검무.

황금룡은 이 검무에 반격을 가하지만, 은하들로 인해서 가로막히고, 검무의 조연과 무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존재로 전락하고 있다.

"너에게 더 이상의 자비는 존재하지 않아, 바실리스크. 네 오만함과 어리석은 선택들이 불러온 결과다."

검무는 끝을 향해서 달려갔고, 카르마를 양손으로 높게 치켜들며 선언했다.

"여신의 품으로 돌아가서 참회하라, 오만한 용족의 왕이여."

<저주하리라 이성재!!!="" 윤회에="" 들어가지="" 못하더라도="" 네놈의="" 죽음을="" 기도할="" 것이다!!!=""/>

높게 치켜들어진 카르마는 아름다운 선을 그리면서, 용들의 왕이었던 황금룡의 세상을 반으로 나누었다.

<그곳에서 네놈을...="" 기...다리...마...=""/>

쿵!!!

"그래... 나도 내 개인적인 복수로 일을 시작했으니까, 언젠가는 되돌려 받을 수도 있겠지, 전력으로 막을 거지만.."

☆☆☆

털썩.

수백의 무기를 다루는 것에 지쳐서 주저앉음과 동시에 마력실로 연결되어 있던 무기들이, 힘을 잃고 하나둘 씩 바닥에 떨어지기 시작했다.

"으아! 이거는 다 좋은데 머리가 너무 아픈 게 탈이야!"

"주인님, 무기들은 제가 수거하겠습니다."

파니아는 나뒹구는 무기들을 수거하면서 내게 이야기했다.

"오! 역시 프로. 주워서 내옆에 가져다 놓으면 돼."

"예."

그녀는 엄지를 세우면서, '그러니 제발 시녀장 님의 제물로는 바치지 말아 주세요.'라고 덧붙였다.

안타깝지만 내 생존이 더 중요하다, 데카라비아가 나에게는 화내지 않는다고 해도, 이런 것이 쌓이다 보면 불만이 생길 것이다.

그리고 그건 원래 네가 해야 할 일이고.

<소피아 님,="" 이런="" 기술이="" 있었으면서,="" 왜="" 가름="" 님을="" 조우했을="" 때는="" 사용하시지="" 않았나요?="" 이게="" 더="" 안정적인="" 것="" 같은데요?=""/>

"하하하... 가름 때는 갑작스럽게 조우했던 거잖아? 그리고 내 아공간의 보안을 뚫은 건 비교적 최근이라서 그래."

하필이면 육체가 바뀌는 바람에 접근할 수 없을지 누가 알았겠는가?

당연히 영혼만으로 접근가능할 줄 알았다.

거기에 이 기술은 현자의 로브같은 마도구가 없으면 화려할 뿐인 단조로운 기술이 돼 버린다.

한 번에 수백의 무기를 다루는 만큼, [병행사고]의 보조가 꼭 필요한 기술이었으니까.

'[아공간 창고]를 열만큼의 위계에 도달했을 때는 절망했지, 내 아끼는 콜렉션들을 전부 잃어버리는 줄 알고.'

하지만내가 악착같이 모은 것들을 이런 식으로 잃어버릴 수 없다고 생각해서, 오랜 노력끝에 육체의 보안도 뚫고 내 [아공간 창고]에 접근할 수 있었다.

다행이 영혼이 바뀐 것이 아니어서 접근이 가능했다고 볼 수 있었으니, 이것을 행운과 노력의 산물이라고 부르자.

<그런데, 소피아.="" 방금="" 그="" 기술,="" 리리스가="" 보면="" 화낼="" 거="" 같지="" 않느냐?=""/>

...아마도?

당시 리리스의 군세를 쓸었던 기술이었으니까.

"에... 음... 그때는 목숨을 건 전장이었고, 나도 방심했다가 눈먼 화살에 맞으면 죽는 건 똑같으니까, 어쩔 수 없었지! 하하하..."

어느 방심쟁이 금색 왕도, 방심하다가 죽었다. 나라고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다.

'투력이 떨어지면, 방어면에서도 연약해지니까. 조심할 때는 조심해야지.'

그래도 그날은 살상보다는 제압을 더 많이 했던 것 같은데... 화내면 무릎 꿇고 빌면 용서해 줄까?

<요... 용왕="" 님이="" 사망하셨다..!=""/>

<마왕! 왕을="" 참칭하는="" 가짜가="" 아닌,="" 진정한="" 마왕이="" 강림했다!=""/>

<모두들 마왕="" 님을="" 경배하라!="" 세="" 번째="" 마왕의="" 강림이다!=""/>

나에게 도전하지 않았던 용족들은 용왕의 죽음 이후, 두려움에 떨면서 전부 고개를 조아렸다.

그 모습은 흡사, 수많은 괴수를 거느리는 악의 두목처럼 보였고.

"하아... 이제는 정녕, 마왕처럼 보이네. 용사... 아니, 이제는 마왕이라고 불러야겠지? 아니면 소피아? 어떻게 불러야하지? 그것보다..."

멀리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앨리스가 천천히 걸어오면서 이야기했다.

"로젤리아에게 넘어간, 네 소식으로 그녀가 마왕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겠지. 아무리 너라도 모든 것을 감당할 수 없을 거야."

"그렇기에 필요한 마왕군이지."

"인족에는 매우 극비리에 진행된 실험들도 있어."

"어차피 인권을 무시하고 진행했을 실험아니야? 그것도 내가 깨부술거야."

"인권... 그래, 네 세계에는 그런 것이 있다고 했지, 쉽지는 않을 거야. 네 생각보다 위험하고, 위협적인 실험이었거든."

"헤에... 그래? 그게 뭔데? 뭐, 어차피 알려줄 생각도 없겠지만..."

"영약병. 평범한 인족을 영웅급 존재로 끌어다주는 영약병 실험이야, 실험은 전부 끝났지만, 가장 큰 단점은 영약을 복용한 사람은 이성을 상실한 광전사가 된다는 거지."

영약병.

그 말을 꺼낸 앨리스를 돌아보았다.

무엇이 목적인가, 어째서 그녀는 이런 정보를 푼 것일까.

'만약 저말이 사실이라면 영웅급 병사가 대량으로 전장에 투입된다는 소리야.'

그런데 왜, 이걸 그녀가.

"적아를 구분 못 하고, 방어도 하지 않는 그저 무식하게 공격만을 반복 하는 병사지만, 난전이 예상되는 곳에는... 아악!"

나는 굳은 표정을 하고서 앨리스의 목을 잡았다.

"말 잘해 앨리스, 네가 말하는 거에 따라서 즉시 네 목을 부러뜨릴 수도 있어."

"커헉! 아.. 알았어..."

고통스럽게, 하지만 죽지는 않을 만큼.

딱 그 정도의 힘을 주고서 앨리스를 노려보았다.

"그동안 얼마만큼에 희생자가 있던 거지? 대상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 실험에 연관되어 있는 거지?"

'쓰레기들이...!'

도대체 그들은 사람을 뭘로 아는 것일까, 짐승만도 못한 존재들.

"실험에 희생된 사람은 얼마나 있는지는 잘 몰라! 알고 있는 건 두 명뿐이야! 대상은 인족! 실험을 한 사람은 단 한 명! 이 실험의 정체를 알게 된 것도 최근이야!"

자신은 그 실험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앨리스.

가늘게 뜬눈으로 그녀를 노려보면서, 목을 쥔 손이 힘을 풀었다.

털썩.

"쿨럭! 커헉! 하아..! 하아...! 아악!"

그 자리에 주저앉아서, 고통스럽게 기침을 하는 그녀를 보고, 이번에는 머리채를 잡고 말을 이었다.

"자세하게 말해."

"으윽! 실험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던 것 같아. 알고 있는 대상자는 바론 니아스와 알렉스 스왈트. 전대 마왕이 일어나기 전에 그 둘에게 영약을 준다고 꾀어내서 오래도록 실험채로 이용해왔어."

붙잡은 머리를 놓아주면서 생각에 잠겼다.

바론 니아스와 알렉스 스왈트.

마족습격사건의 가담자이자, 소피아의 어머니를 죽였던 범인들.

분명히 알렉스의 정보는 마족습격사건 이후로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고 했다.

'그게 전부 영약병 실험의 실험체로 지낸 덕분인가? 본인은 알고?'

"이전까지는 코스트가 높고, 들어간 돈에 비해서 만들어진 성공작이 너무 적었어. 그래서 더욱 적은 가격으로 영웅급에 도달시킬 방법을 찾았고, 최근에 그 완성품이 제작되었지."

"최근?"

"용사 이성재의 피를 이용한 마지막 실험. 그걸 연구해서 마신자들의 이성을 상실시키는 것으로 영웅양산이 가능한 영약을 만들었어... 더 이상 용사의 피도 필요 없을 정도의 완성품이..."

어... 그러면.

"닉스!!!!"

아버지가 위험하다.

<남편!/>

내 부름에 닉스가 본신을 들어내고, 성벽을 부수며 도착했다.

<무슨 일이야?="" 왜="" 그렇게="" 큰="" 소리로..=""/>

"설명은 나중에! 일단 아버지에게 전속력으로 날아가줘!"

"잠깐만 기다려! 왜 갑자기...!"

"닥쳐! 지금 알렉스 곁에 아버지가 있다고!"

그녀는 내 말에 사색이 되면서, 입을 뻐금거리고만 있었다.

최근의 내 모습을 지켜본 그녀로서는, 내게 '가족'이 어떤 의미인지 잘 알 것이다.

<남편! 아버님의="" 냄새는="" 마법국으로="" 향하면서="" 찾을게!="" 빨리="" 타!=""/>

"알았어!"

내게 손을 내민 닉스에게 향하자, 앨리스는 내 다리를 붙잡으면서 애원했다.

"잠깐만! 나도... 나도 같이 가! 방해도 안 하고, 설명도 더 할 거니까. 나도..!"

"이..! 너 때문에 늦으면 가만히 안있을 거야?!"

그녀를 떨어뜨리는 것보다, 차라리 끌고 가는 것이 시간이 덜 잡아 먹을 것 같아서, 그녀를 닉스의 손에 던지고, 나도 닉스에게 올라탔다.

"닉스, 전속력으로!"

<알았어 남편!="" 꽉="" 잡아!=""/>

닉스는 우리를 소중하게 쥐고서 하늘로 솟구쳤다.

바람을 가르는 소리.

아니,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닉스의 뒤쪽에서 느리게 따라오는 소리는 우리의 귀에 닫지 못했으니까.

<두 사람,="" 지금부터="" 대화는="" 염화로.=""/>

늦기전에 도착해야 한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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