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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구한 용사는 세계를 멸망시킬 마왕이 된다-62화 (62/156)

〈 62화 〉 닉스

* * *

저택의 내부는 깔끔했다.

아니, 아직 비여 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알아서 채워 넣으라는 뜻이겠지?'

처음 저택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실감은 나지 않고, 어딘가 제대로 와닿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주어진 저택에 와 보니,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장모님도 열심히 생각해 주시고, 우리에게 저택을 해주셨네...'

집, 진정으로 편하게 쉴 수 있는 장소.

우리는 집에 도착했다.

'장모님댁도 편하긴 하지만... 여기는 다른 기분이야.'

"니드호그? 잠깐만 뿌리좀 하나만 줄 수 있어?"

"응, 여기 남편."

니드호그가 쉬원스럽게 건넨 세계수의 뿌리를 받아들었다.

'이런 거 꼭 해보고 싶었어, 히히!'

나는 뿌리를 간판정도의 크기로 잘라 낸 뒤에 바닥에 앉아서 글씨를 새겨 넣기 시작했다.

마.왕.ㅅ.

"오빠, 뭐 해?"

"어?! 어 그러니까... 하하하..."

시연은 내 행동에 의문을 느끼면서, 어깨너머로 살짝 보았고,

"..."

말없이 고개를 돌렸다.

"...안 할게..."

"아니야, 오빠가 하고 싶으면 하는 거지."

시연으로서는 별생각없이 한 말이겠지만, 내 입장에서는 아니었다.

'생각해 보면 이 나이먹고, 이러는 것도 이상하지.. 하하...'

"어... 언니? 여기가 이제 언니의 마왕성이니까요! 이름을 새겨 넣는 것도 맞죠!"

리리스는 위로한다고 했지만, 이미 나는 상처받아 어깨가 쳐진 상태였다.

"아니야... 이런 거 없어도 되지..."

"소피아! 하하.. 마왕성 좋다. 그러면 우리는 마왕비니까! 그.. 무.. 무려 세계수의 뿌리네! 와.. 대단하다.."

안타깝지만, 세계수의 주인한테 뿌리 정도야 쉽게 구한다.

가지든, 줄기든 원하는 걸 쓸 수 있다.

'집 생겼다고 신나서는... 이러면 신혁이랑 다를 게 없지...'

"아..! 오빠! 아니, 내가 미안해! 그럴 수도 있지, 하하하.. 오빠가 가장이니까, 그 정도야 상관없잖아? 마왕이 사는 집이니까 마왕성이지! 친절하게 알려주고, 역시 오빠는 상냥하다니까! 하하하..."

"진...짜?"

나는 조각 중이던 문패를 소중하게 끌어안으면서 질문했다.

"그럼! 그렇지? 모두들?"

시연의 말에 모두가 격렬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해도 되는 거.. 겠지?'

"히힛!"

그녀들의 동의에, 다시 글을 새겨 넣는 걸 마무리했다.

☆☆☆

문패를 저택 입구에 걸어 넣고 돌아왔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저택을 구경했고, 데카라비아에게 안내된 우리 부부의 침실에 들어섰다.

"오! 여기는 유독 넓은 것 같네?"

"물론입니다. 이곳은 주인님과 마님들이 주무실 곳으로, 목욕시설과 드레스룸등이 완비 되어 있습니다."

침실도 침실이지만, 침대가 유독 큰 것 같다.

"침대는 여러 명이서 거사를 치르어도 무리가 없을 만큼 튼튼하게 제작되어 있으며, 마님들과 같이 주무시는 것만해도 상관없을 정도의 크기로 주문을 했습니다."

어쩐지, 저택을 안내할 때 아내들의 방은 소개를 안한 이유가 있었다.

처음부터 없었던 거였다.

우리가 안내 받은 곳은 식당, 서재, 대형 욕실등이었고 카르마와 로자리아의 방도 따로 안내 받았다.

'그런데 처음에는 좋아하다가 사색이 됐지... 왜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데카라비아의 오묘한 미소를 목격한 뒤에 둘은 울면서 같이 두지말라고 애원했다.

상관없는 일이지만, 둘의 방도 있었는데 어째서 다른 사람의 방이 없나 했더니, 부부가 한 방을 통째로 쓰게 되었기에 그런 거 였다.

"데카라비아? 파니아는 어디서 재우는 거야?"

"그자의 이야기는 리리스님께 들었습니다. 그래서 적당하게 마구간에 집어넣고 오는 길입니다."

"응, 잘했어."

역시, 우수하다.

"그러면, 좋은 밤 되시길."

데카라비아는 공손하게 인사를 하고 퇴거했다.

올 것이 왔다.

데카라비아가 방을 나가자, 니드호그는 즉시 나를 끌어안으면서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쓰으읍! 하아... 역시, 남편 냄새 좋아.."

다른 세 명은 조용하게 자리를 피해 주었고, 이 넓은 방에 우리 둘만 남게 되었다.

"저기 니드호그? 조금 간지러운데..."

그녀의 숨결이 느껴진다.

천천히, 때로는 과격하게 다가오는 숨결이.

"처음에 펜릴이 남편의 옷을 주었을 때부터 궁금했어."

멍하면서도 몽롱한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이 냄새의 주인은 누구일까?"

그녀가 입던 옷은, 그녀의 비늘과 같은 암청색의 드레스였다.

처음에는 변화하면서 옷도 생긴 것인가, 그런 생각을 하며 소소한 의문을 느겼다.

그것도 이제 와서는 알게 되었다.

지금은 연기처럼 사라져 가고 있었으니까.

'변화하면서 만들어진 건가?'

"흐읏!"

그녀의 숨소리가 점점 거칠어진다.

"스읍! 어떤 사람이기에 이런 냄새를 내는 걸까? 향기롭고 달콤한, 과일과 같은 냄새."

가슴을 간질이는 그녀의 숨결이.

"비가 온 뒤의 숲 같은, 풍요롭고 싱그러운 숲과 같은 냄새."

느껴진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냄새..."

"니드호그..."

"좋아, 남편..."

나를 올려다보며, 미소 짖는 니드호그를 살며시 안아 들었다.

강하게 쥐면 부서질 것처럼, 작은 병아리 같은 그녀를 상냥하게 안아 주었다.

침대로 옮기던 중에 그녀의 옷을 연기처럼 사라졌고, 암청색의 비늘과 대비되는 새하얀 나신은 나를 더욱 흥분시켰다.

거기에.

'크.. 크다..!'

옷 위로 가려졌던 가슴이 들어나자,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는 두 존재가 있었다.

"남편... 펜릴이나 리리스보다 작아서 실망했어...?"

"아니야, 니드호그도 충분히... 그.. 큰 가슴이야.. 하하."

솔직히 나보다 조금 더 큰 것 같다.

옷 위로 보았을 때는 미네르바와 같은 빈약한 몸인 줄 알았지만, 이제는 들어난 몸이 매우 건강하고 폭력적인 몸이란 걸 알았다.

'그 갭이 더..'

그녀를 천천히 침대에 눞히고, 이마에 입맞춤을 해주었다.

"히힛, 나도.."

그리고 그녀도 나에게 입맞춤을 해 왔다.

"하음..."

입맞춤에서 키스로.

"흐음.. 으음... 후우.. 하암.."

천천히.

우리만이 있는 이 공간에서 서로를 탐해 갔고,

"남편..."

그녀는 부끄럽다는 듯이 팔을 가슴 쪽으로 모으고, 다리를 벌렸다.

"나, 그 마법은 못써... 그러니까.."

"응, 니드호그."

마법을 시전했다.

다시 자라난 남성기.

여성의 몸으로 다시 태어나, 마법으로 자라난 남성기는 부조화한 느낌을 주었지만,부부가 사랑을 나누기에는 그런 부조화는 장애가 되지 않았다.

"흣!"

끝에서 느껴지는 그녀의 음부, 조금씩 젖어들기 시작한 니드호그의 음부에 내가 닿기 시작했고, 그녀가 불안한 듯한 표정을 하면서 나에게 양팔을 내밀었다.

"남편.. 안아줘..."

나는 그녀의 부탁을 들어주고, 등에 손을 받쳐서 살짝 들어 올렸다.

내 먹에 그녀의 팔이 감기고, 어깨에 얼굴을 묻으면서 다시 한번 냄새를 맡아왔다.

"하하... 우리 니드호그는 정말 냄새 맡는 걸 좋아하네..."

"응, 남편 냄새 좋아.."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는 니드호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이야기했다.

"니드호그?"

"응..."

굳게 닫혀 있던 그녀의 음부를 벌려간다.

찌걱.

천천히 벌어지며, 그녀의 안에 내가 채워져 가고 있다.

"으읏! 남편!"

찌지지직.

찢어져가는 그녀의 순결.

"아읏!"

내가 그녀의 안을 채워가면서, 그녀가 순결하다는 증거가 사라졌다.

"스읍.. 하읏! 남편.. 응! 앙!"

안아 올려진 그녀의 몸을 천천히 위아래로 흔들기 시작했다.

"항! 아앙! 응! 흑! 하아.. 응!"

행위가 지속되면서, 내 목을 감고 있던 그녀의 팔이 점점 강하게 조여 왔고, 나를 감싸던 그녀의 질도 조금씩 강하게 조여 오고 있었다.

"남편! 흐응! 이..이거! 조그음! 하앙!"

조금씩 속도를 높인다.

"앙! 잠깐! 항! 응! 하윽! 앗! 응!"

몸이 흔들릴때마다 그녀의 밤하늘 같은 긴 머리가 같이 출렁이고 있다.

"읏! 니그호그!"

더욱더 조여 오는 그녀 때문에 나도 조금씩 쾌락에 잠식 되어 간다.

"나..남편..! 나도.. 흣.. 펜릴처럼..! 예쁜 이름을! 지어죠 하흥!"

그녀는 나에게 새로운 이름을 지어 달라고 부탁을 해 온다.

니드호그가 아닌 새로운 이름.

그녀의 머리를 바라본다.

그녀의 비늘을 생각한다.

밤하늘 같은 예쁜 암청색의 머리.

빛을 비추면 은은하게 빛나는 푸른색의 하늘처럼 예쁜 비늘.

밤하늘.

밤.

"닉스, 닉스로 하자."

밤의 여신 닉스.

미네르바와 메티스 같은 그리스신화속, 여신의 이름에서 따왔다.

밤하늘과 같은 머리색을 가지고, 밤처럼 고요하고 때로는 별처럼 수다스러운 그녀에게 딱 어울리는 이름이다.

"닉스... 좋아, 난 남편이 지어 준 이름이 좋아.. 흐응!"

"하아.. 흣 닉스!"

이름을 지어 준 기점으로 우리는 행위에 더욱 박차를 가했고, 점점 달아오르는 몸과 쾌락에 몸을 맡겨 갔다.

"아응! 항! 남편! 응! 하응! 아아아앙!"

"흐읏! 닉스.. 하읏! 읏! 하앙!"

한계가 다가온다.

절정이란 이름의 한계, 누구에게나 허락 되었으며, 사랑을 나누는 이 행위의 정점에 다다르는 한계.

"흐아아아앙!"

끝내 절정을 맞이하면서 니드호그, 아니 이제 닉스가 된 나의 아내는 힘이 빠진 몸을 기대어 왔다.

"스읍! 하아... 역시 남편냄새가 좋아.. 히히.."

아무래도 닉스는 조금 답없는 냄새 패티쉬인 것 같다.

'아내들이 어딘가 좀... 하하하..'

☆☆☆

"그래서, 니드호그.."

"닉스! 이제는 닉스야!"

오늘따라 닉스의 눈이 유난히 초롱초롱 빛나고 있었다.

'기분도 좋아 보이는 것 같고..'

"뭐... 확실히, 니드호그는 어딘가 남자이름 같았고, 잘하셨어요. 언니."

드물게 내 작명력에 칭찬을 해주는 리리스, 나름 딱 맞게 지어 준다고 생각했는데 칭찬은 처음 들었다.

"난 소피아가 저런 이름도 지을 수 있다는 거 처음 알았어."

실례다.

나만큼 훌륭한 작명가가 또 어디 있단 말인가.

"오빠? 어디 아파? 아닌데? 오빠가 예쁜이름을 지어 줄 리가 없는데... 내가 오빠보고 배운 건데.."

여전히 죽지 않은 우리 동생의 독설.

이제는 안 할 줄 알았지만, 이럴 때는 열심히 해준다.

'아닌데.. 내가 너보고 배운 건데...'

말했다가는 어림없는 소리라면서 면박을 줄 거 같아, 입을 다물었다.

<우우우! 검순이가="" 뭐냐!="" 본녀는="" 왜="" 검순이냐!=""/>

<우우우! 목걸이가="" 뭔가요!="" 그건="" 그냥="" 장신구="" 잖아요!=""/>

확실히 목걸이는 좀 심했다.

"어... 그럼 목순이?"

<아니요, 저는="" 목걸이가="" 좋아요.="" 소피아님="" 그러니="" 제발="" 닥ㅊ..="" 아니,="" 그만해="" 주세요.=""/>

<본녀도 검순이가="" 좋구나,="" 부디="" 괜한="" 짓="" 말거라.=""/>

두 명도 싫어하는 것처럼 보여도, 사실 이름이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히히히.. 남편..."

"응? 왜 그래, 닉스?"

"응.. 닉스야.. 히히."

이렇게 좋아하는데 내 작명센스를 왜 폄하하는지...

물론 가끔은 대충한다.

"주인님, 아침준비가 끝났습니다."

여전히 조용하게 등장하는 데카라비아를 보며, 생각에 잠겼다.

'주인님은 역시 좀...'

"저기 데카라비아? 주인님은 자제해 주면 안 될까?"

어떠한 표정 변화 없이 서 있던 데카라비아는 조용하게 되물었다.

"이제는 이 가문에 가주이시자, 마왕님이기에 정당한 호칭이라 생각됩니다."

"파니아랑 착각할 수ㄷ..."

"명심하겠습니다, 소피아님."

빠르다.

데카라비아조차 파니아랑 착각당하는 것은 싫어 하는 것 같다.

그런데 파니아가 안보인다.

"데카라비아, 파니아는?"

"지금 교육 중에 있습니다, 말을 이해하지 못해서 고문을 좀 하고 있습니다."

저 담담한 얼굴로 자연스럽게 고문중이라고 했다.

"그래? 힘네!"

그런 데카라비아를 응원하면서 우리는 아침식사를 하러 갔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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