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화 〉 심문
* * *
흔들리는 마차 안.
이 마차는 일반적인 마차보다 느리다.
하지만 따로 마부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이 편리해서, 앞으로도 자주 이용할 것 같다.
"주인님! 용서해 주시는 거 아니었나요?!"
놀랍게도 이 마차의 말은 사람말을 하고, 알아듣기까지 하니 방향지시만 하면 되는 편리한 말이었다.
"저기 소피아? 저 엘프한테 너무한 거 같다.. 마차 끌기는 조금..."
니드호그가 조금 사색이 된 상태로 이야기하지만, 파니아 한테는 너무한 게 아니었다.
이곳으로 올 때 반성의 기미라도 보였으면, 상관은 없었는데 그러지도 않았다.
'하하... 주인님, 어떻게 된 일이냐면요...'
그런 식으로 말하면서 등장한 파니아는 내 분노를 자극 시켰고, 로자리아를 사용한 힐 펀치를 먹여 주었다.
'회복과 고통을 동시에 주는 아주 훌륭한 제재수단이지.'
어찌 되었건 그녀의 잘못이기에 용서 없이 마차를 끌게 시켰다.
용서해주는 것은 한 번뿐이었으니까.
거기에 파니아가 한 짓을 아직 모르기에 저런 말도 가능한 것이고, 니드호그도 알고 있었다면 나를 말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상관없지, 어차피 수인족의 마을도 얼마 안 남았으니까. 벌은 이 정도로만 해둘까?"
"! 감사합니다. 주인님! 다신 건방지게 안 굴겠습니다."
마차 끌기가 끝났다는 말에 화색을 띄우면서 감사 인사를 전했지만, 벌을 그만둔건 수인들의 시선이 따가울 것 같아서다.
"그런데, 니드호그님? 언제까지 저희를 따라오실 생각인가요?"
어느 정도 친해진 것 같았지만, 니드호그를 새로운 나눔상대로 본 건지 세 사람은 니드호그를 떨어뜨리려고 노력을 했다.
리리스조차 저런 말을 하니, 다른 두 사람은 오죽했을까.
니드호그를 보자, 그녀는 시무룩한 표정으로 입술을 내밀면서 입을 다물었다.
"저기, 리리스? 그래도 친해지고 우리를 따라오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 그냥 같이 가는 게 어떨까? 하하하..."
"나, 너희 따라가는 거 아닌데. 친구 만나러 가는 건데."
'삐졌군.'
세 사람의 말에 자주 토라지는 니드호그를 도와주었지만, 오히려 그게 더 역효과를 불러낸 듯했다.
그래도 너무 심한 말은 하지 않고, 적당하게 선을 지켜가면서 지내고 있었다.
니드호그도 그런 세 사람이 싫지만은 않은 건지 친해지려고 노력했고.
"친구는 있고?"
'...취소, 시연이는 말이 너무쎄...'
나는 시연을 조금 노려보았고, 그녀는 내 눈을 피하면서 딴청을 피웠다.
거기에 상처받은 니드호그, 벌써 눈물을 글썽거리면서 울 준비를 한다.
"나... 펜릴도 있고.. 너희도... 친구.. 허어엉!!"
결국 터져 버린 울음에 나는 이마를 집으면서 신음했다.
'왜 천 년먹은 아이를 돌보는 것 같지..?'
☆☆☆
니드호그를 달래주고, 세 사람에게도 너무 그러지 말아 달라고 부탁을 한 후에야, 겨우 일이 마무리되었다.
시연도 솔직하게 잘못했다고 사과했으며, 니드호그도 사과를 받아드리면서 자신도 친구해도 되냐고 물었고, 의외로 시원스럽게 허락돼서 언제 울었냐는 듯이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장모님댁도 오랜만이네...'
아버지는 딴 곳에 나와서 산다고 들었지만, 본능적으로 이곳 먼저 들리게 되었다.
내가 문을 열고 들어가려 하자, 먼저 문을 부시고 들어간 것은 미네르바.. 아니, 니드호그였다.
'?! 이 무슨 겁도 없이!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장모님댁의 정문을...?!'
그분의 화를 봐버린 나는 절대로 거역해서는 안 될 인물의 1순위로 메티스를 두었고, 그 다음을 아내들로 두었다.
아마 오늘 메티스집, 정문 재질이 세계수의 나무뿌리가 될 것 같다.
'모든 간식을 다 빼았기겠지..'
굉장히 사치스러운 문이 탄생하는 순간이 될 것이다.
"펜릴! 나 친구생겼다! 그것도 여섯이나!"
세 사람을 제외하고도 나와 카르마, 로자리아를 더하면 여섯이 되긴 했다.
그녀도 자연스럽게 파니아를 빼기 시작한 것을 보면 훌륭한 성장이 아닐 수 없다.
"소피아? 방금 니드호그가 펜릴이라고.."
"어..?"
그러게.
"니드호그? 외출이라니 무슨 일 있니? 거기에 친구라니 무슨 말도 안 되는... 어머나."
아마 거울을 보면 우리의 입은 한계까지 벌어져 있을 것이다.
장난스럽게 미소 지으면서 쿡쿡대고 있는 장모님, 메티스를 보며 니드호그가 신나게 펜릴이라고 부르고 있으니까.
'어... 어? 누가 누구라고?'
"후후후후. 사위님 오셨나요? 안으로 들어오시죠. 그이에게 시켜서 프라이드씨도 부를 거니, 쉬면서 저녁에 들죠. 새로운 분들도 늘은 것 같으니까요. 후후후."
날카롭다.
시연과 니드호그를 데리고 왔으니까, 새로운 여자를 꼬신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시연은 맞지만 니드호그는 아니다.
아무리 아끼는 사위여도 자신의 딸이외의 여자를 늘리면 눈에 가시처럼 보일 것이다.
그러니 적어도 니드호그만은 해명해야만 한다.
"사위님?"
"ㄴ...네!"
"저랑 못 본사이에 많이 느긋해 지셨네요?"
"아니요! 빨라요!"
일단 말부터 따르자.
☆☆☆
긴장이 몰려온다.
이곳에 있는 모든 존재들이 테이블에 앉아서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엄마? 니드호그가 말한 펜릴이라는 게..."
가장 먼저 입을 연것은 미네르바.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듣게 된 미네르바가 먼저였다.
"당연히 엄마지? 엄마가 펜릴이면 우리 딸의 엄마가 아니게 되니?"
마치 당연한 것을 왜 물어보냐는 듯이 답을 해 줬고, 미네르바는 여전히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대화를 이어나갔다.
"아빠는? 아빠도 알아?"
"그럼, 그이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걸?"
"펜릴, 처음과는 거리가 멀지, 그 모습을 보인건 한참지나고 나서니까."
"쉿."
"..."
조용하게 문을 수리하던 니드호그가 반박했지만 메티스에게 묻혔고, 메티스는 아직도 혼란스러워 보이는 미네르바의 머리를 상냥하게 쓰다듬었다.
"미네르바? 엄마는, 엄마가 뭐가 되었든 미네르바의 엄마란다. 조금은 혼란스럽겠지만 그래도 말 못한 엄마를 용서해 줄래? 사랑하는 우리 딸?"
"응.."
"후후후후."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는지, 미네르바의 표정이 풀렸다.
이러니저러니해도 참 사이좋은 모녀 같다.
"그러면 사위님?"
"네."
"사위님은 어떠신가요?"
무엇을 물어보는 걸까.
그 셋중에 한 명이라고 생각한 펜릴의 정체가 여자, 그것도 메티스라는 것에 놀랐지만, 딱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메티스의 말대로 펜릴이라고 해서 문제 될 것은 없었으니까.
"미네르바요. 어떻게 보면 미네르바는 마수의 딸이 된 거예요? 상관없으신가요?"
'당연한 소리를...'
"그게 뭐가 문제인가요?"
내 대답이 마음에 든 것인지, 메티스는 미소 지으면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제가 사위 하나는 잘 본 것 같네요. 후후후."
고작 그 정도로 무너질 사이가 아니다.
마수인걸 알면서도 받아드린 리우스처럼, 미네르바가 마수의 딸이라고 해서 못 받아드리지는 않는다.
"그런데..."
메티스는 미소를 지우면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여자, 여자, 여자.
어디를 둘러봐도 여자 뿐이다.
카르마와 로자리아는 무구라고 치면서 제외하더라도, 아니 무구인 것을 아는 건 카르마 뿐이니, 로자리아도 포함시켰을 것이다.
"몇 명까지 늘릴 생각이신가요? 우리 사위님은?"
올 것이 왔다.
시연도 거역할 수 없는 분위기에 입을 다물고, 테이블만 바라보았다.
리리스는 미리 허락받은 것도 있어서, 쓴웃음을 지으면서 볼을 긁적일 뿐이다.
"저.. 장모님? 일단 여기 전부는 아니에요. 그러니까 저기는 로자리아라고 카르마와 같은 에고웨폰이고..."
"네, 사위님."
나왔다.
어디 설명해 보라는 분노의 미소.
아직 분노로 완전하게 넘어간 건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이해 못 하는 설명이 이어지면 분노로 바뀔것이다.
"저기 엘프, 저거는 정말 오해 하시면 안 됩니다. 저를 괴롭힌 여섯 중 하나니까요. 지금은 노예입니다. 원하시는 만큼 굴려주세요."
"알겠어요. 우리 사위님을 괴롭힌 상대인데, 이 장모가 나서지 않으면 누가 나서나요."
"힉!"
이렇게 발 벗고 나서주는 걸 보면 참 좋은 분이 맞다.
가름에게 들었던 펜릴은 방관자에 조금이라도 마음에 안 들면 주변을 초토화시키는 망나니에 가깝다고 했지만, 리우스와의 결혼생활이 그녀를 바꿔 놓았을 것이다.
"그리고 시연이는... 맞습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긴 데, 지구에 있던 시절의 제 여동생이었어요. 자세한 설명은 따로 드릴게요."
"그.. 안녕하세요."
시연도 고개를 숙여 인사했고, 메티스는 그런 시연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예, 안녕하신가요? 뭐, 사위님이 선택하셨으니 무슨 이유가 있었겠죠. 하지만 여동생이라니, 사위님도 알고 보면 다양하게 여자를 꼬시고 다니네요?"
화살이 나에게로 돌아왔다.
아니, 처음부터 나에게 겨누어져 있었다.
"그.. 하하하.. 장모님 저는 그러려고 한 건 아닌데.."
<메티스님? 아니="" 펜릴님이라고="" 불러야="" 하나요?=""/>
"메티스로 불러 주세요. 저는 이제 니드호그와 같은 오랜 친구를 제외하면 메티스로만 살아가기로 했으니까요."
<네, 메티스님.="" 여기서="" 제가="" 소피아님의="" 오해를="" 풀어="" 드릴게요.=""/>
'오? 로자리아가 웬일이지?'
<소피아님은 꼬시고="" 다니는="" 게="" 아니에요.="" 단지="" 걸어="" 페로몬="" 덩어리일="" 뿐,="" 알아서="" 꼬이는="" 거예요!=""/>
"어머!, 그렇군요. 후후후. 사위님이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라면 어쩔 수 없죠."
...오해는 풀렸는데, 더 큰 오해가 생긴 것 같다.
'목걸이가 목걸이했네...'
"그러면, 시연.. 저도 시연을 편하게 불러도 되나요?"
"어.. 예, 편하신대로..."
"응. 그러면 시연의 이야기는 나중에 차차듣고..."
메티스는 문을 수리하던 니드호그에게 다가갔고, 그녀를 한 손으로 번쩍들어 올려서 나에게 향했다.
'고양이처럼 들었네... 묘인족이니까 당연한가? 아니, 본신은 늑대니까 그렇지도...'
수리하던 문의 일부가 씹혀 있는 자국이 있는 걸 보면, 수리하던 도중 맛본 거 같다.
저럴 거면, 그냥 많은 세계수의 뿌리로 새로 만들고, 수리는 던져 버리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사위님? 지금 무시하시는 건가요?"
"아니요! 잘못했어요!"
"후후후."
내 사과를 들은 메티스가 손에든 니드호그를 짤랑짤랑 흔들었다.
"니드호그는 어떻게 설명하실 건가요? 나름 수처..ㄴ 아니, 오랜 인연인데, 니드호그가 어지간한 일이 있는 것이 아니면 제 집에서 나올자가 아니거든요."
방금 수천 년이라고 말하려고 했던 것 같지만, 말했다가는 정말로 크게 혼날 거 같으니까 입 다물자.
'니드호그도 자신이 천 년넘게 살았다고 했지만, 그것도 줄인 거 였군...'
"그건, 니드호그가 장모님이 하는 결혼생활이 부러워서 그랬다고 들었어요. 자신도 강한 수컷을 찾아서 결혼 할 거라고 했어요."
"그것만이 아니다. 펜릴이 소피아를 부탁했기에 따라온 거고, 수컷 찾기는 겸사겸사다. 겸사겸사."
"니드호그, 네가? 설마, 후후후.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못속이지 않을까?"
메티스의 말에 니드호그가 눈을 피했다.
'?'
설마... 아니겠지...
"사위님? 우리 니드호그는요, 집에 불이 나도 그냥 그곳에 있을 정도로 나가기를 싫어해요. 불 좀 붙는다고 안죽으니까, 귀찮게 나가지 말자는 성격이거든요."
'그건 그냥 이상하게 아닌지...'
"저와 다르게 자신을 습격한자를 그냥 돌려보내는 것도, 더 몰려오면 귀찮으니까고, 밥만 무사하면 아무 상관없는 그런 자예요. 후후후."
오늘따라 메티스의 미소가 더욱 장난스럽다.
니드호그는 메티스의 손아귀를 벗어나려고 발버둥 쳤지만, 메티스도 절대로 놓아주기 싫다는 듯이 더욱 강하게 붙잡았다.
"혹시, 뭔가 부탁하면 들어 주거나 했나요?"
있기는 했다.
"어.. 세계수의 숲 좀 파괴해 달라고 했어요, 정보 좀 조작하려면 그녀가 파괴한 것처럼 보여야 하거든요..."
"어머어머, 후후후후."
"이익! 놔! 놔라!"
니드호그의 발버둥이 더욱 격해지고 있다.
"그 니드호그가...! 귀찮은 일을! 그것도 제 밥을 부셔가면서! 후후후..."
"이잉... 놔줘..."
저러다 또 울겠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오해가 있다.
"장모님? 세계수도 간식으로 가지고 왔어요. 그러니까 마냥 부신 건 아닐 거예요."
솔직히 뿌리를 파괴할 때도 반은 먹어가면서 파괴했다.
어떻게 보면 단순하게 푸드파이터가 난리 치고 간 흔적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였으니까.
"강한 수컷도 반은 맞고, 반은 틀렸어요. 사위님? 니드호그는 실제로 강한 수컷을 원하는 건 맞지만, 더 중요하게 보는 게 있어요."
"!! 알았어! 인정한다. 펜릴! 그러니까, 말하지 마!"
"후후후후."
오늘따라 정말 신나 보인다.
저런 식으로 친구랑 노는 게 즐거운 걸까, 아니면 단순하게 니드호그를 놀리는 게 재미있는 걸까.
어찌 되었건 굉장히 즐거워 보이는 메티스가 있었다.
"바로 냄새예요, 냄새. 니드호그가 냄새에 민감하다 보니, 아무리 강한 수컷이 와도 냄새에서 아웃되면 바로 탈락이죠. 후후후..."
냄새정도는 그럴 수 있다.
그런대 왜 아내 세 명은 저럴 줄 알았다는 표정일까.
'또 하나가 늘어나겠어.'
'이번에는 정말 마지막이겠지...'
'오빠... 어떻게 할까...'
리리스부터 미네르바, 시연의 표정이 저런 말을 하는 것 같았다.
"그런 니드호그에게 한 곳에서 벗어나고, 제 소중한 밥을 부셔서라도 따라가서 맡고 싶은 냄새가 생겼다는 거예요, 사위님."
"이잉... 놔줘.. 놔 이 수천 년산 할망구야..."
결국 니드호그는 한 방울의 눈물을 흘렸고, 메티스는...
"후후후후."
니드호그의 할망구 선언에 급격하게 어두워진 얼굴로 웃음소리를 내면서 분노하고 있었다.
리리스는 테이블 밑으로 숨었고, 미네르바는 꼬리를 말면서 쭈구려 앉았다.
시연도 내 뒤로 숨으면서 저 분노를 피하려 하고 있었다.
"오.. 오빠? 나 위험해지면 지구로 강제 송환이니까 숨는 거야... 하하.. 어떻게든 돌아와도 일단은 숨어야지.."
그런 변명을 했지만 요지는 무섭다는 소리다.
'검순이하고 목걸이는... 이미 실체화를 풀고 도망쳤나?'
"니드호그도 수천 년을 살았지만... 사위님? 니드호그가 그만 놀려달라고 하니까, 바로 말씀드릴게요. 후.후.후."
신경 쓸 필요 없는 파니아를 제외하고는 모두의 상태를 파악했다.
결론은 나도 무섭다.
메티스가 니드호그의 어떤 이야기를 하든지, 지금의 메티스가 더 무섭다.
리우스는 어떻게 저런 존재의 화를 부르고 사는지 존경스럽다.
밤일이면 전부 해결 되는 것인가, 영혼까지 빨려가면 해결 가능한가.
"니드호그, 사위님의 냄새에 빠져서 쫓아 다니는 거예요. 거기에 사위님도 강하니까, 수컷만 아닌걸 빼면 취향이니까. 붙어 있는 거죠."
"펜릴..! 말하지 마아! 내가 잘못했어! 허엉!"
"싫어, 니드호그. 후후후, 아 참고로 어차피 사위님이니, 악마족이 개발한 그 마법도 제대로 못 쓰고 있죠?"
흠칫!
메티스는 모든 걸 알고 계셨다.
항상 내 쪽에서 당하는 역할인걸 파악하고, 어차피 못 쓰는 걸 매우 잘 알았다.
"우리의 변화는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많이 있죠. 정해진 외형에서 못 벗어나고, 변화한 종족으로 태어났으면 타고났을 외모만을 유지할 수 있어요."
그건 니드호그에게도 들었다. 때문에 종족이 변해도 것모습은 크게 변하지 않는 것이라고.
"거기에 본신에서 타고난 성별도 못 벗어나요. 그 부분은 완전히 고정이에요. 후후후."
지금 그게 무슨상관일까, 내가 보기에는 지금 펑펑 울고 있는 니드호그가 더 문제로 보이는데...
"어머, 우리 사위님 아직 이해를 못하신거 같네요."
"장모님, 일단 니드호그부터 진정시키는 게..."
"저희는 그 마법 못써요, 누가 걸어 주지도 못하구요."
'네?'
"지금 대려가면 눈감아 드릴게요. 니드호그도 수천살 먹은 할망구에 친한자가 극단적으로 적은 외톨이지만... 제 친구니까요. 기회는 주고 싶고, 사위님이 아니면 평생을 독수공방하면서 살 거 같으니까요."
놀리는 것 같았지만, 나름 니드호그를 생각해서 말한 것 같다.
연령선언에 화만 좀 났을 뿐, 이야기를 꺼낸 큰 이유는 벗어나지 않았다.
메티스가 니드호그를 보는 표정이 매우 안타까워 했으니까.
"본신으로 있는 게 편하고 마음도 안정되지만, 굳이 돌아갈 필요도 없어요. 거기에 니드호그를 데려가시면, 니드호그에게 만큼은 넣어지는 게 아닌 넣는 거만 할 수 있어요. 후후후."
"크흥! 펜릴..?"
메티스의 표정이 진지해졌다.
지금까지 처럼 장난어린 표정이 아닌, 매우 진지한 모습.
"제 친구를 시집보낼 마지막 기회이니까요. 다른 사람의 허락이 필요하면 제가 설득해 볼게요. 그러니까, 사위님은 사위님 의견만 말해주세요."
니드호그가 싫은 건 아니었다.
어딘가 돌봐주고 싶고,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지 못하면 친해지도록 도와주고 싶었다.
본신일 때는 위화감 넘치는 용이었지만, 알고 보면 채식하는 걸 좋아하고 귀여운 부분도 많은 용이었다.
나를 졸졸 따라 다니던 것도 어미새를 쫓아 다니는 아기새마냥 귀여웠다.
그렇게 집을 좋아해서 한곳에서 절대로 벗어나지 않는 다며, 좋아하던 집까지 부시고 나를 따라왔다.
강한 수컷을 찾아서 가정을 꾸리고 싶다고 말한 것은 따라다니기 위한 변명이었을 것이다.
세 사람과 친해지려고 노력한 것도 나랑 같이 있고 싶어서 였을 거다.
거기에 언젠가 허락을 맡으려면, 먼저 그녀들의 허락이 떨어져야 가능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녀들과 친구가 되고 싶다는 것도 있지만, 주는 나였겠지.
모두를 바라본다.
리리스.
"후우.. 언니? 저는 언니의 의견을 따를 게요."
미네르바.
"음... 나는 딱히 니드호그가 마냥 싫은 건 아니었어, 물론 처음에는 그런 기색이 느껴져서 경계했지만."
시연.
"오빠?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다? 한 번만 더 딴 여자 들이면 그때는 나 진짜로 어두워 진다?"
니드호그.
"! 으.. 그...러니까.."
니드호그는 나와 시선이 마주치자 움찔거리면서 어떤 말도 못하고 있었다.
'이건... 저렇게 불쌍한 표정을 지으면 챙겨 주고 싶잖아...'
"후우.. 장모님."
"네, 사위님. 말씀하세요."
"저 진짜로, 이번이 마지막이에요. 이번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아내는 안 늘릴게요. 그러니까, 사위가 또 바람피우는 거 허락해 주실래요?"
"후후후. 알겠어요. 사위님의 바람을 허락할게요."
허락을 해준 메티스에게 고개를 숙였고, 그녀는 니드호그를 놓아 주었다.
"나... 나도 드디어 결혼한다... 허엉...!"
니드호그는 나에게 달려와서 안겼고, 나는 그런 그녀를 쓰다듬어 주었다.
"소피아..! 으헝! 내가... 나도 귀찮은 건 싫어도.. 크흡! 내꺼 건들면 먼저 공격해, 그러니까 소피아하고 다른 세 친구들 괴롭히는 사람 있으면 말해 줘... 내가 다 때려 부셔줄게.. 크흡!"
어쩌면 오늘 물리적으로 가장 강한 아내를 들인 것 같다.
'그러면 바로...'
"니드호그, 파니아가 나 괴롭혔던 사람이야."
"힉! 주주주주인님?! 새로운 마님의 표정이 너무 무서워요! 다른 마님들도 화나면 무섭지만! 이 마님은 물리적으로 무서워요! 정신적인 공포보다 더요!"
'우리 네 아내님들이 얼마나 무서운 사람들인데, 마법, 전투, 고문, 파괴 전부 뛰어나신 분들인데!'
... 뭔가 누가 나를 괴롭혔다고 하면, 네 명이서 괴롭힌 존재를 고통스럽게 삭제시킬 거 같다.
<거 보세요,="" 카르마.="" 제="" 말이="" 맞죠?="" 소피아님은="" 페로몬을="" 뿌리고="" 다녀서,="" 네="" 명까지는="" 가능할="" 거="" 라구요.="" 내기="" 대로="" 한주="" 동안="" 간식은="" 전부="" 차지예요!=""/>
<크흑! 소피아!="" 세="" 명한테="" 괴롭혀지는="" 것도="" 힘들어="" 하면서,="" 한="" 명을="" 더="" 늘린="" 것이냐?!="" 대체="" 얼마나="" 변태인=""/>
내기 같은 걸 했구나, 한주 동안 누가 간식을 줄 거 같나, 안 줄 거다.
한달동안.
"주인님! 저도 좀 신경 써 주세요! 이 마님은 정말 강하다구요! 저 상태로 맞아도 죽을 수 있어요! 크헉!"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