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화 〉 이기적인
* * *
평소같았으면 망치로 쇠를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을 시간.
하지만 파괴되고 불타올라 검게 그을린 지저국에는 얼마 없는 곡소리만 들리고 있었다.
마왕군 간부. 리리스의 직속부대 '얼굴없는 자들'의 습격으로 지저국 대부분이 파괴되었고, 습격을 피한자들도 습격으로 타오른 불과 연기로 인해 사망하였다.
'아무리 지저국이 도시국가라 해도 하루 만에 멸망 시킬 수는 없어요... 명색의 천연요새라 불리는 국가입니다. 미리 잠입했다고 해도 왕성의 보관고까지 열기는 불가능할 것인데 어떻게...!'
로젤리아는 손톱을 뜯으며, 학살이 일어난 왕성을 걷고 있다.
"로젤리아님."
로젤리아는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았고, 그곳에는 자신의 기사인 라인하르트가 있었다.
"라인하르트? 프로그님은 찾으셨나요? 그가 있었다면 이런 참상은 벌어지지는 않았을 터인데, 그는 대체 무엇을..."
로젤리아의 말에 라인하르트는 굳은표정을 하며 말을 이었다.
"로젤리아님, 프로그는 찾았습니다. 하지만 그곳으로 와보셔야 할 거 같습니다."
"...제가 직접 찾아가 봐야 할 정도인가요?"
"...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면 그는 이미 사망했지만 상태가... 보시기전에 각오를 하고 보셔야 할 거 같습니다."
'저도 토벌여행을 다니면서 수많은 사체를 봐 왔습니다. 그건 라인하르트조차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런 그가 각오를 한 상태로 봐야 한다니 어떤 상태이기에...'
"그곳에서 앨리스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물어보니 '용사소환' 준비도 끝나서 전달하는 김에 직접 찾아왔다고 합니다."
"알겠습니다. 곧바로 가죠"
☆☆☆
로젤리아가 프로그의 공방으로 찾았고, 무너져 내린 입구에서 앨리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로젤리아."
"앨리스, 소환 준비는 끝났다고 들었습니다. 역시 최고의 마법사네요."
"응, 당연해. 그리고 빨리 소환해야지, 안 그러면 언제까지고 우리가 이렇게 불려다닐 거야."
'앨리스의 말이 맞아요. 하루라도 빨리 '도구'와 그것과 같이 다닐 심부름꾼들이 있어야 해요. 우리는 더 이상 업적을 만들 필요가 없을 정도로 견고한 위치에 있으니까요.'
한 번 '세계'를 구했던 업적은 그들을 부동의 위치에 앉혀 놓았다.
"앨리스? 그런데 프로그님의 상태가 어떻길래 직접 와보아야 한다는 거죠?"
프로그의 공방에 있는 보관고로 발걸음을 옮기면서 물어보자, 앨리스는 걸음을 멈추고 로젤리아를 보았다.
"로젤리아, 미리 말해둘게. 이건 분명 원한관계에 있는 자가 프로그를 죽인 거야."
원한관계.
앨리스는 그렇게 확신을 하고 로젤리아에게 이야기를 하였다.
'그 정도로 끔직하게 살해 당하였다는 건가요?'
앨리스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말하였다.
"단순하게 마왕군의 습격으로 죽었다고 하기에는 프로그의 상태가 순수하게 고통을 목적으로 괴롭혔다고 보여, 그리고 같이 발견 되었던것들도 그렇고."
"같이 발견 된 것이요? 무엇이죠?"
로젤리아의 말에 라인하르트가 나와서 망치와 브로치를 보여주었다.
"망치는 프로그의 머리에서, 브로치는 사체위에서 발견 되었습니다."
망치에 세공되어 있는 문양은 기괴했다.
'욕망의 드워프'라는 문구와 함께 악랄하게 웃으며 누군가를 불 속에 던져 넣는 드워프가 보였다.
"프로그는 지저국 내에서 많은 원망을 받았다고 합니다. 지위와 업적을 이용해서 다른 공방의 제자들을 빼앗고 마음에든 여성을 공방의 제자로 데리고와서 겁탈하는 일도 자주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면 습격을 이용해서 원한이 있는 누군가가 그를 살해 하였겠네요.'
자업자득.
그 말에 어울린다고 생각 될 정도로 프로그의 행실이 좋지 못하였다. 범인조차 특정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이에게 원한을 쌓았던 그였기에 생겨난 최후.
'하지만.'
"브로치는 이해가 되지 않네요. 왜 여섯 명이 새겨져 있는 거죠?"
"아마도 드워프가 범인이라 그렇겠지. 예술성이니 뭐니 하면서 여섯 명을 새겨 넣은 게 아닐까?"
''욕망의 불길을 삼킨 인간은, 인간이 만들어낸 괴물에게 잡아 먹힌다.'라 도대체 무슨 짓을 하고 다녔길래 이런 문구를 남겼을까요...'
"로젤리아, 다 왔어. 일단은 경고하는데. 꽤 거북하다?"
"알겠습니다."
프로그의 사체는 같은 인간이 벌인 일이라고 하기에는 끔직했다.
한쪽다리는 잘려 있었지만 반대쪽 다리는 녹아내려 있었다. 팔은 터지고 끝이 뭉개 져 있었고, 몸에는 구타의 흔적이 있었고 머리는 깨져 있었다.
'이건...'
로젤리아는 그 광경에 입을 가리면서 눈을 찡그렸다.
"한 사람이 저지른 것인가요? 아니 저지른자가 사람은 맞나요?"
방 내부에는 전부 프로그의 피와 살점들로 보이는 것들이 있었다.
'눈도 터져 있네요. 도대체 프로그는 어떤 원한을 샀길래 이런 최후를 맞이 한 걸까요.'
"한 사람이 했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평소에 많은 원한을 쌓았고 군중심리로 이 지경까지 왔을 겁니다."
'역시 아무리 힘들게 업적을 쌓았어도 무너지기는 쉽네요.'
"두 사람도 조심하세요. 프로그처럼 행동했다가는 선망이 원망으로 바뀌는 건, 한순간 이니까요. 나머지 시신 수습과 살아남은 난민들은 병사들에게 맡기고 저희는 이제 돌아가죠."
'새로운 '도구'를 소환할 때이니까요.'
"라인하르트? 그러고 보니까 벌써 후임을 구하셨던데... 빠르시네요?"
"네, 이번에는 로젤리아님은 참전하지 않으시니까, 적당하게 구했습니다. 가망은 있어 보이는 자였습니다."
"그럼 다행이네요."
'드워프족 보다는 앞으로 싸울 마왕이 더욱 중요하니까요.'
☆☆☆
"프레디!"
알렉스는 프레디의 어깨를 두들기면서 말을 걸었다.
"...스승님."
"하하하! 축하한다! 이번에 새로운 용사파티의 일원으로 뽑혔다면서!"
"감사합니다. 스승님..."
알렉스는 프레디를 축하해 주지만 프레디의 얼굴은 좀처럼 펴지질 않고 있다.
"하아. 프레디 이 번 임무 때문에 그러냐?"
아무래도 정답이었는지, 프레디의 어깨가 움찔거렸다.
"...어떤일이 있었지? 이럴 때는 스승에게 상담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프레디는 더욱 어두운 얼굴로 고민을 하였지만, 결심하였는지 입을 열었다.
"...그곳은 평범한 시골 마을처럼 보였습니다."
한적하고 느긋한 느낌의 시골 마을.
"새로운 마왕이 탄생했다는 소식도 모를 정도로 평화로운 시골 마을..."
"그래, 아직은 그런 시골에까지 소식이 퍼지기에는 이르지."
"그곳을 찾아간 조사대를 반기며 비어 있는 여관건물로 안내까지 해주었죠."
외부인이 낯설기도 할 터인데, 그 마을의 주민들은 바보 같아 보일 정도로 환영해주었다.
"...그런데 같이 찾아간 마법사는 조사를 마치고, 그 시골을 새로운 마왕에게 세뇌된 배교자들이라면서 공격했습니다..."
손이 떨려온다. 죄 없는 자들을 죽이는데 동참한 것처럼 죄책감이 밀려오고 있다.
"조사대원중 누구하나 의심 없이 마을을 공격했습니다. 마을은 불타올랐고 주민들은 모두 사망했습니다..."
정말 그들은 마왕에게 세뇌된 자들이었을까? 혹여 죄 없는 선량한 시골 마을이었다면...
"저는... 저는 대체..."
떨려온다. 밝게 웃으며 자신들을 환영해주던 마을주민들이 공포에 찬 비명을 지르며 도망을 갔다.
힘없는 자를 지키며 악과 싸우는 것이 기사가 아니던가.
"프레디."
프레디는 알렉스의 부름에 떨리는 눈동자로 올려다보았다.
"내가 아직 현역이었을 시절에도 그런 고민을 했을 때가 있었다."
알렉스는 프레디의 어깨를 쥐며 말을 이어 나갔다.
"하지만 그들은 마왕군과 결탁한 자들이 맞았었다. 순수함을 가장한 악이었지, 실제로 내 친구도 그런 식으로 아내를 잃었지."
"스승님..."
프레디는 진지하지만 어디인가 탁해 보이는 알렉스의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뭐... 그 친구에게는 마족이 습격했다고 거짓을 전하기는 했지만, 그 탓에 영웅급이던 친구가 은퇴를 했지..."
"그러면..."
"그만큼 많은 마왕군이 인족에게 침투해 있는 거지, 자네는 지금 앞을 내다봐야 하네. 인족의 미래를 말이야."
조금식 떨림이 잦아들고 있다. 인족의 미래, 프레디는 자신을 세뇌한다.
'그들은 마왕군이었다. 인족을 위협하는 악이었다.'
그런 식으로 세뇌해가며 조금식 진정해간다.
"프레디! 사내놈이 이리 소심해서 쓰겠나! 자네는 이제 용사파티의 일원이야! 적당히 진정하고 글리아스로 가보게!"
"네... 스승님."
뒤돌아서 자리를 뜨는 프레디를 보며 알렉스는 작게 이야기한다.
"프레디, 가끔은 아주 작은 희생이 필요한 법이야. 자네도 언젠간 알 날이 오겠지만, 진실을 모르는 것이 좋을 때도 있으니까..."
프레디의 뒷모습을 차갑게 바라본다.
"그러고 보니 그 친구도 겨우 살아남은 딸이 실종 되었다고 찾아왔었지? 안타깝구먼 딸만이라도 지키겠다며 은퇴한 친구인데..."
☆☆☆
폐허이다.
마을이 있던 곳은 불타고 남은 폐허만이 존재했다.
까맣게 타버린 시체, 나를 보면 반갑게 웃어 주었던 주민들.
건물이었다는 흔적만 알아볼 수 있는 잔해들.
"언니..."
"왜... 나 때문인가? 내가 살던 마을이라서?"
누가?
"소피아..."
그들은 아무 잘못없고 아무것도 모른 채 살아가던 사람들이었다.
"나랑 연관되어 있다고 전부 죽은 거야?"
피하려 했다.
세계를 파괴하려 해도 '소피아'로서의 내가 그들을 외면하려 도망쳤었다.
"이제야 겨우 마주 볼 수 있었는데... 외면 하지 않으려 했는데..."
<소피아! 아니된다!="" 나쁜="" 건="" 인족들이다!="" 그대가="" 아니야!="" 어둠="" 속에="" 가라앉으면="" 안="" 되느니라,="" 겨우="" 마음의="" 문을="" 열었는데...=""/>
카르마가 나를 잡으며 뭐라고 중얼거리는 것 같지만 들리지 않고 있다.
나 때문이다.
내가 실수를 해서 그런 것이다.
목격자를 남기지 말고 모조리 죽였어야 했다.
나 때문에 그저 아무것도 모른 채 살아가던 이들이 죽었다.
'나 때문에...'
겨우 아버지와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다.
외면하고 파괴할 세계에 속해 있다고 고개를 돌렸었다.
진실을 알면 자신을 괴물처럼 대할까 두려워서 고개를 숙였다.
'소피아'가 '성재'에게 아버지는 아무것도 모른다며 제발 한 번만이라도 바라봐 달라며 외쳤어도,
나는 필사적으로 외면했다.
어둠 속에서 문을 닫고 홀로 외로이 움크려 있었다.
'겨우 그녀들 덕분에 바라볼 수 있었는데...'
정신이 어둠 속으로 가라 았는다.
인족에 대한 원망이 커져간다.
자신들의 사정으로 선량한 자들까지 죽이는 인족들이 밉다.
'내' 사정으로 아무것도 모르는 선량하고 아둔한 자들을 죽일 '나' 자신이 밉다.
'그들'은 세상에서 사라져야 할 불순물이다.
'그들'은 이기적이면서 탐욕스러운 악이다.
'그들'은 동족조차 편하게 이용하는 괴물이다.
'그들은...'
"이게 대체...! 왜 우리 마을이! 당신들은 누구요! 당신들이 이런 것이요!!!!"
익숙하면서도 자신을 따듯하게 불러 주던 목소리가 들린다.
'그' 목소리가 다를 어둠 속에서 다시 한번 끌어올려 주고 있다.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에는 엄하면서도 인자하고, 무심한 듯하면서도 세상에서 그 누구보다 나를 아껴주던 존재가 있었다.
"아...버지?"
환상인 것일까?
어둠에 삼켜지고 존재하지 않는 환상을 보는 것일까?
나를 보는 아버지의 얼굴이 놀라면서 일그러지고, 모든 것을 잃었던 자가 소중한 것을 찾은 듯한 얼굴로 눈물을 흘리며 웃고 있다.
"언니! 아버님이라구요?! 그러면!!!"
"소피아! 다행이야! 아버님은 무사하신 거 같아!"
<...정말 다행이야,="" 소피아.="" 그대가="" 다시="" 절망하는="" 것은="" 보기="" 싫었다.="" 정말...="" 정말="" 무사해서="" 다행이야...=""/>
그녀들의 말이 저기서 짐을 던져 버리고 달려오는 아버지가 환상이 아니란 걸 알려 주고 있다.
나에게 달려온 아버지는 나를 꽉 안아주면서 서럽게 울고 있었다.
"어흑... 소피아... 우리 딸... 어디 갔었니... 어떻게... 끄흑, 아빠만 남겨두고 그렇게... 그렇게 사라졌던 거니... 응? 우리 딸... 흐윽."
강하면서도 부드럽게, 놓치지 않을 것처럼 안아주면서 혹여나 다치지는 않을까 조심스럽게 안아주는 아버지를 보고 있다.
"아버지..."
눈물이 흘러내린다.
다행이라고,
'소피아'가 아버지만은 무사해서 정말로 다행이라고 울고 있다.
'성재'가 '가족'이 무사해서 다행이라고 안도하고 있다.
"소피아? 어디 안다쳤니? 이들은 누구고? 그동안 어디 있었던 거니?"
못 본 사이에 많이 초췌해져 있는 자신보다, 딸을 우선시 하는 아버지를 보며 나는 웃음을 터트렸다.
나는 그런 '아버지'를... 아니 '아빠'를 보면서 그에게 남아 있던 벽을 허물었다.
"아빠... 그 이야기하면 긴 데 들어 줄 수 있어?"
"누가 괴롭혔니? 말만해라 아빠가 지켜 주마! 응? 누가 우리 딸을 괴롭혔어!"
여전히 팔불출인 아버지를 보면서 '소피아'가 아닌 '성재'로서, '성재'가 아닌 '소피아'로서 '우리'가 '내'가 되어 가면서 미소를 지었다.
이 세계의 '아버지'도 이세계의 '아버지'도 모두 '나'한테는 '아버지'니까.
"푸훗...그러니까..."
그리고...
"이게 어떻게 된 거냐면..."
모조리 갖다가 일러바쳤다.
☆☆☆
마을의 여관.
이곳만큼은 비어 있던 탓인지, 주변과 비교해 보면 그마나 멀쩡했다.
"그... 리리스양?"
"부디 리리스라고 불러 주세요. 아버님!"
"나도! 나도 그냥 미네르바면 돼, 아버님! 히히히."
<본녀는 카르마'님'이라="" 부르거라,="" 본녀는="" 역대="" 용사가="" 사용한="" 위대한="" 업보검="" 일지니...!=""/>
"...알겠네... 그러면 리리스, 미네르바, 카르마. 고맙네, 딸을 이끌어 주고 홀로 외롭게 두지 않아줘서..."
"에헤헤, 저희도 언니와 같이 지낼 수 있어서 좋았는 걸요... 그리고 아버님 그... 마을은 언니 탓이..."
<잠깐! 무시하지="" 말거라!=""/>
"알고 있네, 인족이 희생양을 만든 것이겠지... 10년 전 같이 마족을 악으로 만들기 위해서..."
프라이드는 긴장이 풀려서 어느새 잠이든 딸을 바라보았다.
"사실 아내를 잃었을 때도 어렴풋이 눈치는 챘었네, 10년 전에 인족령에서 마족이 암약한 것이 아니었다고, 전쟁을 하기 위한 희생양이 필요했던 것이라고."
"..."
"받아드리지 못하고 그저 외면하면서, 10살난 소피아를 데리고 이런 한적한 시골로 도망쳐서 세상과 등지고 살았네..."
다 큰것 같으면서도 아직 불안해하며, 자신을 믿지 못할까 두려워서 도망치던 소피아.
소피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인자하게 바라보았다.
"그런데 그러지 말았어야 했어. 내 선택이 소중한 딸을 고통스럽게 했으니까..."
<...프라이드, 그대는="" 아무렇지="" 않은="" 것이냐?=""/>
"음? 카르마. 무엇을 말하는 거니?"
<소피아의 이야기에="" 따르면,="" 그대의="" 딸은="" 전생에="" 시커먼="" 남정내="" 였고="" 지금도="" 그="" 기억을="" 가진="" 거라고?=""/>
"뭐? 아하하하하!"
프라이드는 호탕하게 웃으면서 카르마의 바라보았다.
"소피아는 처음부터 소피아 였다면서? 중간에 바뀐 것도 아니고, 그저 기억이 떠오른 것 가지고 뭐라 할 수 있겠느냐? 전생은 용사였다지만 지금은 내 딸이라고? 그것은 바뀌지 않는 진실이다."
어느 아버지와 같이, 소중한 자식을 바라보면서,
"오히려 전생의 기억 때문에 고민을 하게 만들고, 아비를 믿게 해 주지 못한 내가 잘못이지."
어느 아버지와 같이, 자식을 믿어 주었다.
<그래... 다행이로구나.="" 그대가="" 소피아를="" 소중하게="" 대해="" 줘서...=""/>
"음! 아버지가 딸을 소중하게 대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프라이드는 팔짱을 끼며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그럼, 아버님. 언니의 계획에는..."
"복수... 말이냐..."
"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프라의드의 인자하던 눈빛은 사라지고, 한없이 차가워져 가는 눈을 바라보며 리리스가 침을 삼킨다.
"나도 이제 더 이상 외면하면 안 되겠지... 소피아를 전장에 두는 것은 아직도 불안하지만."
깨져 버린 창밖의 마을 풍경을 바라보았다.
이제는 흔적만 남아버린 마을.
그 흔적을 보며 이를 갈고 이야기했다.
"나도 억울하게 희생양이 된 아내의 복수를 해야겠지... 저주받은 대지로 돌아 간다고 했나? 나도 같이 가세, 더 이상 이기적인 인족을 용서 할 수가 없네."
"그럼,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아버님. 그리고 며느리로서 인사드려요."
리리스는 볼을 매만지며 수줍다는 듯이 이야기하였다.
"응?"
"치사해! 리리스! 내가 먼저라고!"
"응?!!!"
<무얼 놀라고="" 그러느냐?="" 이것도="" 보다="" 보면="" 재미있다고?="" 그리고="" 저="" 둘의="" 계획에="" 의해서="" 이미="" 소피아는="" 같이="" 자는="" 거에는="" 익숙해="" 져="" 있다.="" 포기하거라,="" 그대는="" 사위가="" 아니라="" 며느리="" 둘이="" 생겼으니.=""/>
"응?!!!!!!"
프라이드는 딸이 일어나면 이것은 추궁해 봐야겠다고 다짐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