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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구한 용사는 세계를 멸망시킬 마왕이 된다-15화 (15/156)

〈 15화 〉 수인족

* * *

저주받은 대지 초입.

중심으로 가면 갈수록 더욱 강력한 마수가 나오는 지역 특성상 초입에는 비교적 약한 마수가 나오고 일부 지역은 인족과 대치 중인 곳도 있다.

나는 또 한 마리의 벌레형 마수를 베어 내었다.

'벌레형은 겉이 딱딱해서 베는 맛이 좋네.'

벌레형은 두꺼운 갑각을 가지고 있어, 일반 무기로는 금세 날이 상하고 투력을 두르지 않으면 벨 수조차 없기에 투력을 기르기에는 적당한 개체이다.

'벌레형도 여러종류가 있지만, 지네 종류는 딱딱하고 길고 다리도 많아서 공격패턴도 참 다양하단 말이야, 이놈은 산성침을 뱉어 내기도하고.'

"언니, 언니는 벌레형 마수를 잡을 때 징그럽지 않으세요? 저는 저렇게 생긴 것도 징그럽고 죽이면 베거나 터트리면 액체나와서 도저히 못 잡겠던데요..."

<말 잘했느니라.="" 리리스,="" 벌레="" 좀="" 그만="" 잡거라="" 소피아.="" 본녀="" 몸에="" 즙="" 묻어서="" 기분="" 나쁘구나.="" 나중에="" 잘="" 닦아다오.=""/>

"난 딱히 기분 나쁘지는 않던데? 저게 아종이 많아서 그렇지 알테르난스는 체액의 냄새가 고약한 것도 아니잖아, 그리고 지구에서는 지네도 보다 보면 귀엽다며 키우는 사람도 있었어."

<하지 말라면="" 하지="" 말거라!="" 기분="" 나쁘단="" 말이다!="" 그리고="" 저런="" 징그러운="" 것을="" 키우는="" 작자들은="" 어떤="" 미친="" 자들이냐?!=""/>

"그건 나도 모르지? 저런 걸 왜 키우는 지 내가 어떻게 알아?"

<또, 또="" 말대답!=""/>

한 번더 혼이나는 모습을 본 리리스가 쓴웃음을 짓고는 곧 깨달았다는 듯 중얼거렸다.

"언니? 그러고 보니 이 근처면 하루 정도 거리에 수인족이 모여사는 곳이 있어요."

'수인족.'

"고양이네? 이 근처였어?"

수인족.

강한 마력을 가지고 있어 사망 시에 마력석이 생성 되어 사냥당하던 종족들과는 다르게 인족에게 노예로서 박해받던 종족이다.

남성은 강한힘과 생명력으로 노동에, 여성은 성노예로서 '사용'당하고 도구나 짐승 취급받던 자들이 탈출해 저주받은 땅으로 도망쳐 뿌리내린 것이 현재의 수인족이다.

'그래서 용사시절에는 수인족을 공격하기 힘들었지...'

그러면서도 강한전사에 대한 경의는 적에게도 표현하며, 전사와의 대결에서 승리를 명예로 알고 설사 대결중 사망했더라도 수인족들은 그 대결이 정정당당했더라면 어떠한 원한도 품지 않는다.

'그것은 명예롭게 죽은 전사에대한 모욕이라고 했나? 거인족도 같은 성향이라 두 종족이 친하고 교류도 많이 했었지.'

미네르바도 골리앗을 미끼로 유인해 죽였을 때 분노하면서 찾아와 공격했지만 전투 자체에는 1대1 대결이였다는 걸 알고는 솔직하게 사과해 왔다.

'그때도 둘이서 한판 붙자고 유인한 건데 진짜로 왔었지 실제로도 단둘이서만 싸우긴 했었고.'

골리앗을 덩치만 큰 멍청이라 놀리기는 했어도 그의 최후는 당당하고 명예로운 죽음이었다 표현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남긴말은 덩치 답지 않게 긴문장이었지.'

강한전사와의 정정당당한 전투, 전사의 최후로서 가장 명예로운 죽음이다.

'평소의 덩치랑 달라서 놀랐지만 솔직히 그 바보덩치를 따르던 놈들이 이해됐지 좀 멋있었어.'

"리리스."

하지만,

"전부터 생각했던 건데. 우린 서로 목숨을 노리던 적이었잖아? 넌 왜 나를 그렇게 따르는 거야? 수인족이 사는 곳이 있다고 알려 주고 내가 너를 속이는 거면 어쩌려고?"

이해가 되지 않는다.

리리스가 따르며 같이 지낸 이 며칠은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옛고향의 추억도 떠올릴 수 있었고 나름 즐거웠다.

하지만 이해가 되질 않는다.

어째서?

나는 자신들의 목숨을 노리고 그들의 지도자였던 마왕을 죽인 원수였다.

어째서 리리스는 이렇게 나를 따르는 것인가?

"그건 이해하니까요."

무엇을?

"인족에게 '도구'로서 이용당한 존재로서 이해하니까요. 저희 종족은 인족에게 죽이면 마력석을 뱉어 내는 마수랑 동일 취급으로 이용당하고 수인족은 인족에게 노예로서 이용당했죠."

리리스는 슬프게 웃어 보이며 말한다.

"그렇기에 '도구'로서 이용당하던 심정을 이해하기에 언니를 따르는 거예요."

분위기를 바꾸려는 듯이 장난스러운 얼굴을 하며 뒷말을 한다.

"물론! 다른 이유 몇 가지가 있지만 이건 저만의 비밀이에요! 헤헤."

"...크흠! 그래? 그래도 수인족은 환영안하지 않을까? 오히려 정체를 알면 그냥 공격할 거 같은데?"

"수인족도 과거의 일을 알면 오히려 인족에게 더욱 분노 할 거예요. 언니에게 적대적이여서 그렇지 전사로서는 존경했었어요."

'고양이는 나만보면 덤벼들고 하앍질했는데? 그거 싫어해서 그런 거 아니었어?'

"고양이는 나 싫어했던 거로 아는데?"

"아니요? 미네르바한테 들었던 건데요? 실제로도 언니의 사망 경위를 알려 줬을 때는 전사에 대한 모욕이라고 했는 걸요?"

그럼 왜 나만보면 그렇게 덤빈거지?

"실제로 언니를 싫어 했다기보단 자신들을 동정한다는 듯이 행동해서 그래요. 자신이랑 싸울 때 압도적으로 이길 수 있는 존재가 주저하는 모습이 모욕적이라고 했어요. 전사로서 취급도 안해주는 거 같다면서요. 그리고 오히려 강한전사라고 좋아했던 걸요?"

수인족들의 과거를 알게 되었을 때는 확실히 그렇긴 했다. 하지만 그들은 그걸 원치 않아 했었지만 마음속으로 조금 주저 했던 건 사실이다.

"고양이 만나면 솔직하게 사과 할 게."

"네, 언니."

다시 한 번 웃어 준다.

<소피아, 그러면="" 수인족에게="" 갈="" 것이냐?=""/>

"응, 걸어가면서 마수 좀 잡으며 투력하고 마력을 길러야지."

<벌레는 되도록이면="" 잡지="" 말아다오...=""/>

많이 싫었구나...

"알았어, 다양하게 싸워야 전투감각도 찾아가고 그러지. 몸이 달라져서 아직 어색한 부분이 많아, 예전에 비하면 투력도 마력도 부족해서 다시 상승시켜야 하니까."

신체가 전체적으로 짧아져서 예전 감각대로 싸우기에는 무리가 있다.

'좀 더 유연해진 것도 같지만 예전과는 다르게 근육도 많이 빠졌어... 아니 없어진 거지 왜 기억이 돌아오기 전에 나는 훈련을 안한 거야?'

"근육도 키우고 할 거야. 봐바 팔이 이게 뭐야? 전생에는 상남자였는데 지금은 그냥 소녀 잖아. 다시 전처럼 잘 다져진 근육 남으로 돌아..."

"안 돼요!!!!"

리리스가 경악을 하며 소리쳤다.

"어... 아니... 리리스... 기억이 돌아오기 전에는 꾸미기를 좋아했는데, 지금은 그런 쓸데없는 거 할 필요가 없잖아? 오히려 몸을 키워가며 전투 능력을 상승 시켜야지..."

나는 당황해가며 변명해봤지만 리리스는 어림도 없다는 듯 소리쳤다.

"안 돼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인가요?! 언니! 골리앗처럼 근육돼지라도 될 생각이신가요?! 이미 완벽한 몸을 왜 끔찍하게 바꾸시려는 건가요!"

"아...아니 지금은 너무 얇고 원래 남자는 근육질인 몸매를 가지고 싶어 한다고, 거울보면 한숨만 나와 환생했더니 근손실와서..."

전생에는 거울 앞에서 각종 포즈를 취하며 내 근육들에 취해 갔지만 지금은 이 소녀같은 팔만보면 절망만 하고 있다.

"언니는 지금 여자예요! 미네르바를 생각해 보세요! 그녀가 근육질이 었어요?!"

"고양이는 속도와 기동력을 주로한 전투를 했고..."

그녀는 투력에 더불어 기동력을 위주로한 다양한 전법을 선호했다. 그도 그럴게 그녀도 전사이기에 자신에게 맞는 전투법을 찾은 것이니라.

"미네르바도 꾸미는 건 좋아했어요! 수인족의 여전사들은 전투에서는 티를 안냈지만 일상에서는 여성으로서의 전투에도 항상 진지하게 임했다구요!"

"그리고 근육같은 건 달려 있는 것들이 단련하는 것이지..."

그렇게 말하고는 리리스는 양손을 뻗어 부드럽고 상냥하게 내 가슴을 쥔다..

"히얏!"

"달려 있는 거라고는 이 두 가슴말곤 없는 언니가 할게 아니예요!"

그러면서도 리리스는 가슴을 주무르면서 내 말을 듣지 않고 분노만 하고 있다.

분노하는 거 맞겠지?

"꺄앗! 잠...리리스! 그만! 흐읏!"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 않아 버렸지만 리리스의 말에 이제서 깨달은 게 있다.

'맞다... 나 아들이 없어졌지...'

"언니?"

리리스는 흡족한 얼굴로 나에게 물어온다.

"이제 아시겠어요?"

리리스는 한 손 들어 흐느적거리는 손놀림을 보여주며 무언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모르면 더 하겠다고...

결국, 나는 양손으로 가슴을 가리며 리리스가 원하는 대답을 해야 했다.

"네..."

비가 오는 건지 뺨에 한 방울의 물이 흐른다.

<소피아... 본녀는="" 가끔="" 리리스가="" 무서워.=""/>

그 광경 모두 목격한 카르마는 벌벌 떨고 있다.

'나도 무서워...'

☆☆☆

수인족 대족장 집무실.

"아빠!"

그곳에 흑단발의 여성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미네르바 이곳에 들어올 때는 대족장이라 부르라 하지 않았느냐? 너는 언제쯤 말을 들을 것이냐 이제 25살 이라고? 철 좀 들으려무나."

고양이귀와 꼬리를 가진 고양이 수인 미네르바, 대족장인 리우스 자신의 딸이며 마왕군 간부인 여성이다.

'저 애는 언제쯤 성장할 런지 키는 적당히 큰거 같이만 가슴이 너무 안타깝다. 내 딸이지만 너무 불쌍해... 친구인 리리스양 한테 이것저것 물어본거 같지만 어느 순간 포기한 거 같았지...'

165정도의 키에 활기차고 귀여운 이미지를 가지고 항상 즐거운 듯 지내는 미네르바는 남성 수인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자랑한다.

강한 남성에게 끌리는 수인족여성의 특성상 자신보다 강하고 남들보다도 강한 존재에게 반하는 건 미네르바도 마찬가지이다.

'문제는 내 딸이 대족장인 나보다 강하고 구혼의식으로 자신에게 도전한 남자들을 다 때려 눕힌 미네르바는 더 이상 수인족에게는 눈에 차는 남자가 없다는 것이겠지...'

구혼의식.

수인족 남성들이 반한여자에게 고백해 받아들여지면 문제 없지만 거절당하면 전사로서 여성에게 강함을 증명해야 한다. 상대가 여전사라면 직접 도전을, 여전사가 아니면 여성이 낸 시련을 수행해 증명하면 된다.

또 한 명의 여성에게 여러 명의 수인족 남성들이 구혼의식을 하는 경우 앞선 조건을 포함하고 남성들과 대결의 최후의 승자가 되야 한다는 것도 있다.

'거기에 미네르바가 하나하나 상대하기 귀찮다고 단체로 때려 눕혔을 때는 정말 가관이었지.'

그 뒤로 구혼의식을 하는 남자가 사라졌다.

'용사, 그자 때문에 쓸데없이 눈만 높아져서는.'

"그래서 무슨 일이냐?"

"아빠! 리리스가 며칠안으로 이곳에 도착할 거 같다고 해! 누굴 데려온다는데?"

"음, 딸의 친구가 오는데 환영해야겠구나 알겠다. 돌아가 봐라."

"응! 빨리 리리스랑 놀고 싶다. 히히"

그러고는 돌아가려는 미네르바를 잡고 물어 본다.

"그런데 미네르바, 너 결혼은 언제쯤 할 생각이냐? 아니 할 생각은 있느냐?"

미네르바는 멀뚱멀뚱 쳐다보다 이네 시무룩해하며 말한다.

"용사가 없어..."

그러고 사라지는 미네르바를 보며 한숨을 쉰다.

"정말 눈만 높여 놓고 사라져서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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