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수인 아카데미의 NTL 왕이 되다-101화 (101/102)

〈 101화 〉 100화. 망령vs이한.

* * *

"야 이 개새끼들아. 네들이 아주 미쳤지? 다시 한번 지껄여봐. 그 아가리 찢어줄 테니까. 특히 파란 머리 너 이 새끼야."

우리 앞으로 걸어온 망령 녀석들 중에 가장 덩치가 커다란 녀석이 이한을 콕 집으며 말하자.

­ 파지지지직..!!

푸른 스파크가 사방으로 번쩍번쩍 튀기 시작한다.

"병~신. 이리와 죽여줄게."

상대가 누구든 간에 절대 굽히지 않는 성질을 가진 이한이었기에, 고운 말이 튀어 나갈 리가 없었다.

욕설을 내뱉고 상대방에게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도발하는 이한.

역시나 미친놈들이 모인 집단답게 모욕적인 말을 들은 녀석은 단 한마디의 대답도 없이 곧장 오른손을 크게 휘두르며 이한의 얼굴을 노려온다.

그 손에 담긴 힘은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딱 그 정도였는데, 이한의 실력을 판단하고자 날린 공격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한은 그 녀석과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듯했다.

상대를 죽인다.

마치, 내가 지옥을 빠져나와서 처음 겪었던 스콧과의 전투에서와 상당히 비슷한 모습이었다.

상대방이 적당하게 공격을 해왔다면, 자신은 상대방을 죽이기 위해 살초를 사용하는 모습.

­ 씨익.

"양날의 뇌(雪), 출력 30%. 악뢰(?雪)."

녀석의 공격을 허리를 살짝 숙여내 피해낸 이한이 살벌한 웃음과 함께 손날의 모양을 하고 있는 오른손에 해골의 형상을 한 푸른 전기를 두르고선 그대로 녀석의 목에 깊게 찔러넣는다.

적당히란 생각을 전혀 갖고 있지 않은 이한의 살기에 매우 놀란 녀석이 다급하게 이한의 손끝을 눈으로 좇으며 목을 뒤로 쭈욱 빼낸다.

확실하게 상대방을 죽일 목적으로 찔러진 이한의 손끝을 종이 한 장 차이로 피해낸다.

"..미친새끼...정말로 죽일 생각이었다니...이제부턴 정당방위..."

이한의 손을 피해낸 알렉스는 이제는 자신의 턴이라고 생각하며 기운을 끌어올리던 찰나.

공격이 빗나갔음에도 살벌한 웃음을 유지하고 있는 이한의 얼굴을 보고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몸을 타고 기어 다녔다.

"뒈져버려. 이 씨발같은 새끼야."

그 순간.

­ 파지지직...!!!

­ 뚜두두두둑..!!

이한의 오른쪽 어깨에서 아주 맹렬한 스파크가 튀기더니, 곧 뼈가 탈골되는 소리와 함께 회색의 연기가 그의 어깨에서 뭉게뭉게 피어오른다.

이한은 자신의 오른쪽 어깨에 전류를 모아 집중시켰고, 불균등한 전류 밸런스로 인해 오른쪽 어깨가 섬뜩한 소리와 함께 빠져버린 것이다.

그로 인해, 종이 한 장 차이로 피해내는 듯 보였던 이한의 공격이 다시 한 번의 기회를 얻고서 전진했고 그 결과...

­ 푸우우우욱!!

­ 빠지지지지직!!!!!

이한의 손날이 아주 깔끔하게 알렉스의 목을 잘라내 버렸다.

­ 투웅..퉁퉁퉁..

잘린 단면이 새까맣게 그을린 알렉스의 목이 묵직한 소음과 함께 바닥을 굴러다니고.

"병신!! 씨발!! 좆밥새끼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한 채, 바닥에 떨어진 알렉스의 머리를 힐끔 쳐다본 이한이 천천히 원래의 자리로 돌아온다.

­ 푸쉬이이익...

이한의 어깨에서 피어오르는 연기와 함께 살이 타는 듯한 냄새가 사방으로 퍼지기 시작한다.

"........!!!"

".....깝칠만한 실력은 된다 이건가?"

"전투센스가 제법 괜찮은데? 순간적으로 어깨를 탈골 시켜 리치(거리)를 증가시키다니."

황당함과 놀라움에 물들어 죽어버린 자신의 동료는 전혀 신경 쓰지도 않는 망령 녀석들.

이 녀석들도 동료애가 없는 것은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그렇게 생각하며 돌아온 이한의 팔을 잡고서 빠져버린 팔을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려놓기 위해 행동하던 순간.

"이봐! 알렉스. 이제 그만 일어나지 그래?"

"....서프라이즈는 너무 길어지면 재미없는 법이라고!! 크크큭."

망령 녀석들이 약이라도 처먹었는지, 모두가 아주 재밌어 죽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목이 잘린 알렉스의 시체를 바라보고 킬킬댄다.

­ 스으으윽.

새까맣게 그을린 머리와 목의 단면에서 붉은색 촉수들이 수십 개 뿜어져 나오더니, 허공에서 만나 섞여든다.

그러자.

무게가 가벼운 머리 쪽이 줄다리기에서 진 듯, 바닥을 통통 튀며 끌려간다.

­ 촤르르르륵.

이윽고 잘려 나간 머리와 목이 다시 만났고, 무언가 수없이 묶이는 소리가 들리더니 아무런 미동도 없이 쓰러져 있던 알렉스의 몸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한다.

­ 뚜두둑. 뚜둑. 뚝.

자리에서 일어난 알렉스는 손을 이용해 턱을 좌우로 밀며 목을 이리저리 움직였고, 그럴 때마다 그의 목에서는 섬뜩한 뼈 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온다.

그 모습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충격적이건만, 점점 알렉스의 외관이 변해가기 시작했다.

나름대로 건강해 보이던 피부가 썩어들어가기 시작했고, 피부 곳곳에 구멍이 숑숑 뚫리며 그 안에서는 구더기와 온갖 벌레들이 기어 나와 그의 얼굴과 몸을 타고서 움직인다.

".....좀비?"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단어를 아무런 의식도 못 한 채 뱉어내자.

"....구울이다!!! 이 개새끼야!! 이 모습이 어딜 봐서 좀비라는 거냐!!!"

알렉스가 버럭 소리를 지르며 씩씩거린다.

그러더니, 좀비의 모습을 하고 있던 알렉스가 허공을 향해 하울링을 내뱉더니 전신의 근육이 뒤틀리며 거대한 라이칸의 형태로 변해간다.

" 아오오오오오올!!!!"

살이 썩어 문드러진 늑대인간의 모습을 한 좀비 라이칸으로 말이다.

그 모습에 놀라는 건, 나뿐만이 아니었다.

몬스터의 팀원, 괴물이란 집단, 여태껏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던 악마 녀석들조차 어깨를 움찔거리며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 좀비 라이칸을 자연스럽게 보는 것은 망령 녀석들뿐이었다.

"....어떻게 융합의 힘을...."

평상시 침착함의 대명사로 불리던 제임스마저, 그 모습을 보고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인다.

......융합?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제임스의 혼잣말을 들었을까.

알렉스가 피와 벌레를 바닥으로 툭툭 떨어트리며 지독한 악취가 풍겨오는 그 아가리를 벌려 말을 꺼낸다.

"너희 같은 겁쟁이들은 모두 융합의 인체실험을 거부했지만, 우리는 받아들였다. 그리고 이렇게 성공한 실험체로서 그에 합당한 힘을 얻은 것뿐이지. 뭐, 그로 인해 많은 녀석들이 죽어버려서 다시 팀을 짜는데 애먹었지만 말이야. 크크큭."

늑대와 좀비.

아니, 본인이 구울이라고 말했으니, 늑대와 구울의 힘을 몸속에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아, 융합은 다른 무언가의 힘을 몸속에 집어넣는 것을 뜻하는 것 같았다.

.....미친새끼들. 이, 이런 게 가능하다고?

"....튀어나와. 이제는 내 차례니까. 이 귀여운 피카츄같은 새끼야."

알렉스가 오른쪽 어깨를 천천히 돌리며 뼈가 제대로 맞춰졌는지 확인하던 이한을 가리키며 말한다.

"지랄을 한다. 처발린 주제에. 왜? 또 죽여줘?"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걸어 나가는 이한이었지만, 어째선지 그 모습에서 나는 약간의 당황스러움이 보이는 것 같았다.

【...전투준비.】

【텔레파시】를 이용해 6팀 전원에게 전투준비 명령을 내렸고, 곧 내 뒤에서 "헛!" 하는 숨소리가 들려왔지만 바로 들려온 팀원들의 대답에 나 역시 은밀하게 일미 녀석들을 천천히 앞으로 이동시켰다.

제임스 녀석에게도 말할까 싶었지만, 괜히 그에게 빚을 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머릿속에 재빨리 지워버렸다.

【명심해. 적당히 같은 생각은 버려. 무조건 죽인다. 우리를 건드는 녀석들은 모조리 죽여서 본보기로 삼는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목이 잘려도 다시 멀쩡히 돌아다니는 녀석을 어떻게 죽여야 할까 하는 생각에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나였다.

【..씨발... 됐고, 대장이랑 나머지 좆밥새끼들은 적당히 해. 여차하면 내가.....】

....자멸할 생각인 게 뻔했다.

출력을 극도로 끌어올려서 녀석들과 함께 잿더미가 되어 흩날리려는 거겠지.

­ 터벅 터벅.

"크르르르르르...."

피와 침을 뚝뚝 흘리며 다가오던 알렉스가 훨씬 높은 위치에서 이한을 내려다보며 입가를 씰룩였고, 곧 알렉스의 커다란 앞발이 하늘을 향해 치솟는다.

당장에라도 이한의 몸과 머리를 갈기갈기 찢어버릴 것 같은 흉폭한 기운은 가득 담고 있는 손이 수직하강을 하려던 순간.

새까만 어둠이 이한과 몬스터의 팀원들을 덮쳐온다.

".......!!!"

".....이, 이건..."

헬렌이 포탈을 열어 강제로 모두를 이동시키고 있었다.

"캬아아아오오오!!"

분노한 알렉스가 어둠에 붙잡혀 포탈 속으로 사라져가는 이한을 낚아채기 위해 손을 뻗어온다.

그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이한이 포탈에 도달하기도 전에 그의몸이 뎅강 썰려 나갈 것 같았다.

그렇게 알렉스의 날카로운 썩은 발톱이 이한의 몸을 닿으려던 순간.

­ 콰아아아앙!!!

일미를 아주 강하게 휘둘러 알렉스를 허공으로 날려버렸다.

그리고는.

"좆까. 피부병에 처걸린 개새끼야. 우리 애한테 피부병 옮기면 자기가 책임질 거야, 뭐야."

­ 히죽.

조소가 가득 담긴 얼굴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알렉스와 망령 녀석들에게 다시 한번 엿을 날려준다.

그러자. 이한과 미켈이 쌍엿을 만들며 녀석들의 약을 바싹 올린다.

"병신!! 솔킬 따인 새끼가!! 나가 뒈져버려!! 개좆밥 같은 새끼!!"

"꺄하하하핫!!! 좆을 까시오! 좆을 까!! 오빠들 안녕!!! 히히히힛!! ♡"

미켈의 방정맞은 웃음소리를 끝으로 모든 팀원이 포탈 속으로 사라졌고, 그 모습을 멍하게 지켜보던 알렉스와 망령의 일원들이 분노에 가득찬 포효를 내지른다.

다시 아지트로 돌아온, 몬스터의 팀원들.

제임스는 무언가 내게 말하려는듯 했지만, 이내 작게 한숨을 내쉬고는 "내일부터 사냥을 시작한다. 헬렌이 각 팀의 목표 대상을 정해줄 거다.

늦어도 오늘 밤 안에 전달할 테니, 그때까지는 쉬고 있도록."

말을 마치고선, 관자놀이를 꾸욱 누르며 자신의 방으로 이동하는 제임스.

모두들 마지막에 보았던, 그 융합이란 실험을 받은 녀석을 보고선 적지 않게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모두가 심각한 표정으로 멍을 때리더니, 하나둘씩 사라지기 시작한다.

나 역시도, 그들의 심정이 이해가 갔다.

목이 잘렸음에도, 붉은 실들이 뿜어져 나와 잘린 신체를 다시 이어 붙이며 부활하는 그 모습을 확실히 충격적이었으니까.

어떻게 하다 보니, 졸지에 적을 더 늘려버린 셈이 되었다.

그것도 죽음을 거스르는 존재들을 말이다.

".....씨발...뭔가..미안.."

이한이 분하다는 얼굴로 대뜸 사과를 해온다.

"뭔 소리를 하는 거야? 그 새끼들한테 싸움을 먼저 걸었던 건 나야."

"......."

"중요한 건, 그게 아니야. 우리가 할 일은 정해져 있잖아?"

나의 말에 이한과 이서린이 동시에 나를 바라보며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강해져야 한다. 아까 보았던 귀신같은 녀석들보다 훨씬.

녀석들은 어림잡아도 100명 정도인데, 나와 이한, 이서린만으로는 상대하기에는 아무리 봐도 무리일 것 같았다.

......나머지 팀원들도 충실한 개로 만들어야 하나...?

한설화의 전투 능력은 이미 두 눈으로 보았기에, 보증된 상태였다.

문제는 반쯤 정신이 나간 미켈과 소심한 쌍둥이 녀석들이었다.

아무래도 한설화보다는 이 셋을 먼저 포섭하는 게 좋아 보였다.

.....우선, 쌍둥이 녀석들로 정해볼까....으음...이 녀석들 정말로 싸울 수 있기는 한 거야?

지금도 서로의 손을 맞잡은 채, 벌벌 떨고 있는 쌍둥이를 보니 다시금 미켈에게로 시선이 가던 찰나.

­ 흐음...흠냐흠냐....오래간만에 굉장히 푹 잔 듯한 느낌....캬아아아아악!!! 너, 너 이 미친새끼!! 가, 감히 나를 기절시켰겠다!!

정말이지, 너무나도 오랜만에 듣는 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