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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인 아카데미의 NTL 왕이 되다-98화 (98/102)

〈 98화 〉 97화. 버릇없는 개는 존나 처맞아야지.(2)

* * *

내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는 묘한 긴장감에 호전적인 미소를 지은 채, 팔짱을 끼고서 이한에게 말했다.

"들어와 봐."

그 모습은 누가 봐도 강자가 약자를 위해 선공을 양보하는듯한 모습으로 보이기에 충분했고, 이한의 얼굴이 벌겋게 물들어간다.

이건 내 실력에 대한 오만이나, 이한에 대한 기만도 아니었다.

자신감.

이서린의 스카웃을 무사히 끝마치고서 게이트를 드나들며 처음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을 이뤄냈다는 사실에서 우러나오는 나에 대한 믿음이었다.

­ 으드득.

이한의 이가 갈리는 소리가 거세게 들려오고.

"...씨발새끼가...사람을 아주 좆으로 보고 있다. 이거지?"

­ 파지지지직!

리펄스 베이 근처 사창가에서 보았던 그 시퍼런 전기가 세차게 스파크를 일으키며 울부짖는다.

­ 퍼어어엉

이한이 발을 디디고 있던 자리가 움푹 파여나가며 흡사 번개가 쏘아져 나가듯이 빠르게 뛰쳐나갔다.

양손을 허리 뒤로 크게 젖히고는 있는 힘껏 다시 앞으로 쭈욱 뻗으며 나의 가슴을 노려왔다.

그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50을 올려 D 랭크로 상승한 민첩으로도 반응을 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 콰아아아앙!!

­ 파지지지지짓!!!!!!

엄청나게 큰 타격 소리와 함께 새파란 전기가 역행하듯이 하늘로 향해 드높게 치솟았다.

이한은 손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손맛과 함께 여태껏, 자신의 공격에 당해왔던 상대들이 그러했듯이 살이 타는 노릿한 냄새가 코끝으로 느껴지자 씨익 미소를 지었다가 금세 지워버렸다.

뭔가 찜찜했다.

적당한 힘으로 가했던 자신이 공격이 너무나 완벽하게 들어갔다는 점과 공격이 닿기 직전 허리춤에 달린 꼬리들을 이용해 바닥을 내려쳐 자욱한 흙먼지를 피워올린 녀석의 행동이 이상했다.

그 순간.

­ 오싹.

온몸에 털이 곤두서는 감각이 느껴지자, 이한은 단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다리에 힘을 주어 뒤로 멀찍이 물러나며 자신의 정면을 향해 정권을 내질렀다.

­ 퍼어억.

­ 파지지직.

살이 터져나가는 탁한 파육음과 함께 흙먼지 속에서 튀어나온 무언가의 신체가 터져나가며 바들바들 경련을 일으킨다.

"....씨발... 이건...."

욕지기를 내뱉으며 털썩하는 소리와 함께 무너진 그것이 있는 자신의 앞에는.

2미터가 넘어 보이는 커다란 바퀴벌레가 바닥에 떨어진 채, 전신을 부들부들 떨어대더니 곧 새까만 그림자로 변해 지면 속으로 사라지기 시작했다.

­ 휘이이잉

어디선가 바다바람이 불어왔고, 그로 인해 사이비가 서 있던 곳에 있던 흙먼지가 천천히 벗겨지기 시작한다.

이윽고, 흙먼지가 어느정도 사라지며 모습을 드러낸 사이비는 재수 없는 이죽거림을 하고 여전히 팔짱을 끼고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자신의 앞에 떨어져 새까만 그림자로 변해 지면으로 녹아드는 바퀴벌레의 시체에는 눈길도 주지 않고서 말이다.

"꺄아아앗!!!! 나, 나 이거 봤어!! 이거 그거 맞지? 오빠가 옐로우게이트에서 전부 죽여버렸던 그 벌레들!!! 진짜 대박이야!! 대박!!!"

이석훈의 【차원안】을 통해 보았던 벌레.

사람들에게 엄청난 혐오감과 공포심을 불러일으켰던 커스로치가 눈앞에 나타나자, 팀원들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인다.

".......씨발새끼... 남자새끼가 비겁하게..."

이한은 자신도 【차원안】을 통해 보았던 커스로치들이 갑작스레 모습을 드러내며 튀어나오자 적잖히 놀란 상태였다.

그러나 그것은 빙산의 일각일 뿐.

"......!!"

흙먼지가 완벽하게 걷히며 녀석의 등 뒤에서 진한 살기를 내뿜으며 그 날카로운 턱으로 자신의 더듬이를 청소하고 있는 수백 마리의 벌레 새끼들을 보자니 본능적으로 위기감과 함께 혐오감이 들끓었다.

­ 히죽.

예의 그 재수 없는 히죽거림을 보이던 녀석이 입을 연다.

"...비겁해?"

녀석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수백 마리의 바퀴벌레들이 내뿜어내는 살기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거대한 악의가 담긴 살기가 녀석에게서 발산된다.

어느새 짙은 호선을 그리며 히죽거리던 입매를 일자로 만든 사이비는 살짝 벌어진 입술 틈에서 뱀의 쇳소리를 흘려냈고, 그 소리는 곧 사방으로 뻗어나간다.

"..이 힘을 얻기 위해서 어떤 고통을 버텨왔는데...뭐? 비겁해? 장난하냐? 이 씨발같은 새끼야."

마치, 자신의 목을 아주 거세게 옥죄어 오는 것 같은 그 무시무시한 살기에 먹혀버릴 것 같았던 이한이 주먹을 들고서 냅다 자신의 오른쪽 뺨을 가격했다.

­ 퍼어억.

비릿한 핏물이 입 안에서 조금씩 퍼져나가자, 뭔가에 홀린 것만 같던 정신이 다시금 돌아오기 시작한다.

"....씨발. 그딴 거 알 게 뭐야. 꼬우면 죽여보던가. 병~신."

자신의 말에 굳어있던 얼굴이 거짓말처럼 활짝 펴지며 새하얀 치아를 드러내던 녀석이 조용히 말한다.

"적당히 죽여놔."

그리고는 팔짱을 낀 채로, 그대로 자신을 등지고 뒤돌았다.

그런 사이비의 뒷모습이 자신의 어릴 적 기억 속에 있는 그 누군가와 겹쳐 보였다.

세상에서 제일 증오하고 이 세상을 같이 살아가며 숨 쉬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토악질이 나오는 그 존재.

언젠가 최대한 천천히 여유롭게, 최대한 잔인하고 고통스럽게 죽여야 할 그 존재.

그 존재가 겹쳐 보이는 사이비의 뒷모습에 머릿속에서 무언가 뚜둑 하고 끊어지는 소리가 들려온다.

"...으아아악!!! 이 개같은 새끼야아아아!!!"

자신을 명백히 무시하는 행동에 화가 머리끝까지 차오른 이한이 욕설을 크게 내지르며 다가오는 커스로치들을 향해 몸을 던진다.

그리고는.

"양날의 뇌(雪), 출력 30%!!! 뒈져버려. 이 개새끼야!!!"

사창가와 처음에 보여줬던 전기의 출력량에 최소 3배는 되어 보이는 푸른 전기로 이루어진 해골 머리가 이한의 양손뿐만이 아니라, 두 발을 감싼다.

자신을 향해 가시가 돋친 앞다리를 휘둘러오는 커스로치의 앞다리를 향해 마찬가지로 정권을 지른다.

그러자.

­ 파지지지짓!!!!

­ 퍼퍼퍼퍽!!!

앞다리와 주먹이 닿기도 전에 스파크에 의해 커스로치의 앞다리가 폭발하듯이 터져나갔고, 뇌속성의 특성인 【연쇄】, 【마비】가 그 성질을 제대로 드러내었다.

전기 스파크의 범위 내에 들어와 앞다리가 터져나갔던 녀석의 몸까지 팝콘 터지는 소리와 함께 터져나가더니, 아직도 만족하지 못한 전기가 순식간에 주변에 있는 커스로치들에게까지 이빨을 드러냈다.

­ 빠지지지직!!!

처음 감전된 커스로치의 주변에 있던 커스로치 수십 마리가 노릇노릇한 냄새와 희뿌연 연기를 뿜어내며 그 자리에 멈추어 선다.

신경을 차단해,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는 장점을 가진 커스로치들이라 하더라도 뇌속성의 특성인 【마비】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고통을 모르기에 자신이 상처를 입든, 말든, 전혀 신경쓰지 않고서 달려나가는 커스로치들이었지만, 행동에 제약을 걸는 【마비】에는 저항을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커스로치들은 아주 영리하고 똑똑했다.

이한의 전기 공격에 허무하게 몸이 터져나가며 죽는 모습을 지켜본 남은 커스로치들이 전기 스파크가 화려하게 춤을 추고 있는 곳을 빙 돌아서 이한의 옆과 뒤를 노리고서 달려들었다.

벌레답지 않게, 아주 똑똑한 지성을 가졌다는 바퀴벌레의 특성을 그대로 물려받은 커스로치들다운 모습이었다.

"..씨발!!! 이 좆같은 벌레 새끼들이!!"

그 새까만 파도가 정면을 제외하고서 자신을 삼키기 위해 몰려들자, 이한은 가장 근접해 있는 오른쪽에서 다가오는 커스로치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 타타탓.

그리고는 다시 한번 양손과 두 발에서 엄청난 전기를 발산해나가며, 스파크의 범위 안에 들어와 온몸을 덜덜덜 떨며 마비가 된 커스로치들을 처참하게 부숴나가기 시작했다.

­ 퍼억! 퍽! 콰직!

하늘 높이 다리를 찢으며 2미터 정도되는 높이에 떠있는 커스로치의 머리를 그대로 내려찍고선, 왼발에 힘을 주어 다시 한 번 앞으로 뛰쳐나가며 손날 모양을 만들고 있는 왼손을 눈앞에 보이는 커스로치의 가슴에 깊게 찔러넣는다.

­ 푸우욱!!

­ 파지지직.

­ 퍼어엉!

내부가 터져나가며 폭발한 벌레의 잔해들이 얼굴과 몸에 달라붙어 왔지만, 뒤에서 미친 듯이 쫓아오고 있는 벌레들 때문에 그딴 걸 신경 쓰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어떻게든, 이 오른쪽의 무리를 뚫고서 자신이 유리한 곳에 도달해야 했다.

그렇게 연쇄적으로 전기가 튀는 소리가 울리고 커스로치들이 차가운 바닥으로 녹아내리가를 몇 번.

이한은 드디어 자신의 구역 안에 도착을 할 수 있었다.

그곳은 바로.

파도가 바위에 부딪히며 새하얀 포말을 만들어내는 바다 옆이었다.

­ 바스락바스락.

묘한 두려움을 심어주고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날갯소리.

이곳에 도착하기 전까지, 꽤나 많은 숫자를 통으로 구워버린 것 같았는데 여전히도 더럽게 많은 숫자에 절로 혀를 차는 소리가 나온다.

­ 쯧..씨발.

선택해야만 했다.

아니, 이미 결정을 내렸다.

자신이 지금 최고로 낼 수 있는 출력은 30%였지만, 현재 상황은 그런 걸 따위를 가려가며 적당히 상대해야 할 때가 아니었다.

`....비겁한 새끼. 그 씨발새끼랑 겹쳐 보여서 좆 같았는데…. 싸움방식은 전혀 달라. 물론, 둘 다 좆 같은 건 마찬가지지만.`

자신을 보며 입맛을 다시는듯한 벌레들을 바라보던 이한은 단 한 번도 사이비의 털끝조차 건드리지 못한 사실에 수치스러움과 분노가 동시에 타오르는 게 느껴졌다.

`....씨발. 난 강해져야 해. 제대로 된 따까리들을 데리고서 그 씨발새끼를 죽여야 한다고. 고작, 이런 바퀴벌레들을 상대로...`

분명, 별다른 위협감이 들지 않던 녀석이 온종일 방에 처박히기를 2주.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몸에서 강함을 흘려내던 사이비에 자극받아 이한 또한 매일같이 훈련하며 지내왔다.

확실하게 이길 수 있다고는 장담하지 못했지만, 최소 반반은 갈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 생각은 사이비에게 닿기도 전에, 눈앞에 있는 바퀴벌레들로 인해 처참하게 부서져 버렸다.

'...씨발...씨발...씨발.'

하지만 질지언정, 절대 무릎을 꿇지는 않는다는 신조를 지니고 있던 이한이었기에, 이대로 곱게 물러나며 패배를 인정할 생각은 없었다.

`최소한 한 방은 먹여서 날려버릴 거야.`

저 멀리서 자신을 바라보며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지?"라는 표정을 짓고 있는 사이비.

그 얼굴을 보자니, 속이 뒤틀림과 함께 괜한 오기와 독기가 고개를 들며 어서 빨리 저 재수없는 녀석을 때려눕히라고 명령을 한다.

"양날의 뇌(雪) 출력 50%."

현재 자신이 낼 수 있는 최대 출력보다 20%나 더 높은 출력을 끌어올리자, 심장과 내장, 전신의 피부가 수천개의 바늘에 찔리듯이 따끔거리기 시작한다.

특히, 거대한 바퀴벌레들을 시야에 가득 담고 있는 두 눈이 불에 지져지는 듯한 고통에 물들어가기 시작하자, 절로 고통을 삼키는 신음이 흘러나왔다.

"...크으으윽."

이한의 두 눈에서는 푸른색의 전기가 뿜어져 양쪽의 관자놀이로 길게 늘어지며 멋들어진 모습을 연출해냈다.

­ 파지지지직.

30%의 힘을 사용할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몸속을 활개 치는 고통만큼 커다란 강력한 힘이 마구 솟구쳤다.

그 순간.

바닷가를 등지고 서 있던 이한의 모습이 눈 깜짝할 새에 사라졌고, 커스로치들이 당황스러운 듯한 모습을 보이며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을 때.

커스로치의 무리 중심 속에서 파지지직! 하는 소리가 아닌, 번개가 칠 때처럼 우르르 쾅쾅!! 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 빠드드득.

무언가 심하게 갈리는 소리와 함께 푸른 전기를 뿜어내는 두 눈에서 짙은 살기가 흘러나오고….

이한의 몸에서 그의 감정을 분출해내듯이, 눈이 시려올 정도로 엄청난 양의 전자기장이 아주 넓게 뻗어나가며 펼쳐진다.

­ 콰콰콰콰콰콰콰콰콰쾅!!!!!!!

지면의 긁어내며 굉음을 만들어내는 전자기장.

이한을 중심으로 반경 50미터 이상을 퍼져나가던 전자기장은 해골의 형상을 하고 있었는데, 그 전자기장에 휩쓸린 커스로치들이 아무런 움직임도 취하지 못한 채, 그 짧은 시간안에 먼지가 되어 바다바람과 타고서 흩날려갔다.

이한이 이 바닷가 근처로 온 이유는 바로, 이 한 방을 위해서다.

당연한 말이지만, 바닷가와 가까울수록 공기 중에 포함된 수분 함량이 높아지게 되고, 수분이 많이 함유된 공기는 이한에게 있어 좀 더 자신의 힘을 파워업 시켜줄 중요한 요인이었다.

양날의 뇌(雪)를 50% 이상 출력해 사용하게 되면, 공기 중에 포함된 수분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걸 알고 있던 이한이 짠 계획은 멋지게 먹혀들었고, 그로 인해 좀 더 강한 파괴력과 넓은 범위까지 퍼져나간 자기장은 가공할만한 위력을 선보였다.

그렇게 400마리 이상의 커스로치가 아무런 반항도 못 하고 사라져버린 광경에 모두가 놀란 눈으로 이한을 지켜보고 있던 찰나.

이한의 몸에서 한가지 특이점이 발견되었다.

그 특이점이란, 이한의 두 눈에서는 피눈물을 흘리듯이 붉은 피를 흘려내고 있었고, 마치 북이 터져나가는 듯한 소리와 함께 이한의 피부가 크게 들썩이며 군데군데에서 스파크를 일으키며 폭발하듯이 살가죽이 터져나가고 있었다.

­ 퍽. 퍽!

피와 살점이 튀며 바닥으로 떨어져내린다.

"...크으윽....."

­ 푸쉬이이이익.

도화선에 불을 붙이는듯한 소리도 함께 들려오며 이한의 몸에서 회색빛 연기가 피어오르고, 그 입에선 새빨간 피와 거친 숨을 연신 토해내고 있었다.

이한은 당장에라도 온몸이 터져나갈 것만 같은 뜨거운 열기가 자신의 몸속을 헤집고 다녔지만, 두 눈만은 사이비에게서 떼지 않고서 그를 노려봤다.

"..씨발새끼....어, 어떻게든...한 방...."

더는 시간을 1초라도 지체했다가는 무리한 출력을 사용해 망가진 몸이 움직일 것 같지가 않았기에, 다급하게 모든 힘을 쥐어짜 두 다리에 보내 사이비에게 쏘아져 나가며 오른손을 손날 모양으로 만든다.

말 그대로. 번개나, 번갯불과 같은 전광석화(?光?火)와 같은 속도였다.

이 싸움을 지켜보는 6팀의 팀원 중에서도 이한의 움직임을 쫓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아니, 없을 것이다.

이한은 그렇게 확신했다.

눈 한 번 깜빡하기도 전에 수십 미터의 거리를 빠르게 날아간 이한은 여전히 자신이 서 있던 자리를 바라보고 있는 사이비를 보고서 확신했다.

`전혀, 나의 움직임을 못 쫓고있어....최소한 팔이라도 잘라낸다…!`

같은 팀원이던, 자신들을 이끄는 대장이던 상관이 없었다.

상대가 그 누구든, 자신의 좆같음을 상대방에게 똑같이 돌려줘야만 직성이 풀리는 이한이었기에.

순간, "그냥 죽일까?"라는 생각에 손날을 목을 향해 조준하려 했지만, 팔 한쪽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았기에 사이비의 왼손을 조준했다.

그리고 자신의 손끝이 사이비에게 닿기 직전.

이한은 자신의 몸이 앞으로 쏘아져 나가던 방향성을 잃고 하늘 위로 붕 떠 오르는 느낌과 함께 차가운 금속과도 같은 무언가가 자신의 피부를 뚫고서 몸속 안으로 들어옴을 느꼈다.

"크, 크아아악...!!!"

어찌된 영문인지 몰라, 당황스러움에 현실을 부정하던 이한이 내려다본 그곳에는.

흡사 공룡과도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거대한 악어가 땅속에서 솟구쳐 올라와 그 거대한 아가리를 이용해 자신의 몸을 물고 있었다.

"....씨, 씨발...도대체 어, 어떻게....."

분명, 녀석은 자신의 공격이 닿기 직전까지, 자신의 공격에 대한 반응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니, 6팀 전원이 자신의 움직임을 읽어내지 못했다고 장담할 수 있었다.

패색과 경악이 가득 담긴 이한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사이비가 히죽이는 미소와 함께, 악어에 아가리에 물려있는 이한을 바라보며 말한다.

"너라면 왠지 그럴 것 같았어. 넌 누군가에게 굴복하거나, 도망칠 녀석은 아니거든. 네 자존심에 어떻게든 나에게 한 방 먹이려고 하는 건 당연한 일이고...뭐, 그에 대한 준비를 미리 했을 뿐이다. 이거지."

이한은 사이비의 말에 점점 흐려져 가는 정신에 몸을 맡기며 생각했다.

완벽하게 패배했다.

무력도, 심리전까지도.

`혀, 형...미안...다시는 지지않겠....다고....다짐했는데.....미안..해... 씨발...`

정신을 잃기 직전, 자신을 바라보며 환하게 웃는 누군가의 얼굴을 떠올리던 이한이 마침내 고개를 떨구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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