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0화 〉 69화. 옐로우 게이트.(39)
* * *
헐....님들 이거 실화임?
ㄹㅇ...저정도면 아카데미 훈련생이 아니라 걍 현직 헌터수준 아님?
진심 바퀴벌레새끼들한테...애들 찢기는 거 보고 ㅈㄴ 멘탈 나갔는데...이걸 이렇게 되갚아주네...
ㅇㅈ ㄹㅇ PTSD 개 오졌음... 애들 죽어나가는 거 보고 밖에 나가서 바퀴벌레 찾아다니면서 ㅈㄴ 죽였는데...
와...솔직히 사이비 거품이라 생각했는데...그냥 압도적으로 1위인데? 세 아카데미 다 합쳐서 서열 1위인듯;;
ㅇㅇ 세 아카데미에서 1학년 중 원 탑; ㄹㅇ 반박시 개 찐따 루저 열등감 덩어리;
ㄹㅇ 이건 ㅇㅈ하자. 그저 빛... 표지안 표정보임? 딱 그거임. 자신이 넘을 수 없는 벽을 느꼈을 때 저런 표정나옴.
그건 맞긴한데. 바퀴벌레 잡아 처먹는 놈인데..가능? 내가 여자였으면...ㅈㄴ 더러울듯...우욱..
ㅋㅋㅋㅋㅋ열등감에 찌든 새끼 바로 나오네. 사이비가 직접 먹었냐? 꼬리들(?)이 먹은 거지 ㅂ 신 ㅋㅋㅋㅋㅋㅋㅋ
자신에 대한 평가가 한층 더 높이...아니, 하늘을 뚫어버릴 듯 수직 상승을 하고 있다는 걸 전혀 알지 못하고 있는 사이비는 살아남은 훈련생들과 함께 여왕의 군락지인 동쪽을 빠져나와 서쪽, 남쪽, 북쪽 방향을 탐사했다.
그 이유는 아직 처리한 커스로치들의 숫자가 1만 마리가 덜 되었기 때문이다.
여왕과 그 무리들을 해치웠을 때는 9,000마리가 넘는 커스로치들을 죽인 상태였고, 나머지 숫자를 채우기 위해 탐사 중인 상황.
그렇게 탐사를 한 지, 이틀이 지나자 목표 완료를 바로 목전에 두고 있었다.
천만다행이게도 여왕과의 전투에서 목숨을 잃은 훈련생은 없었다.
워낙 사이비 자신의 어그로가 굉장했던지라, 커스로치들의 주된 목표는 사이비였기에.
한편, 오소리와의 전투에서 자신의 소중한 파이어에그를 잃었던 정희철은 그 정신없는 전투 중에서도 오소리가 뱉어낸 자신의 알을 챙겨 손에 꼭 쥐고 있었다.
그렇게 구석에 몸을 숨겨 살아남은 정희철은 가장 먼저 빛의 속성을 사용하는 훈련생에게 다가가 자신을 치료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렇게 빛의 속성을 사용하는 훈련생들 3명이 정희철에게 붙어 치료를 시작했고, 다행히도 뜯기기 전과 똑같은 상태로 돌아갔다.
정희철이 자신을 치료해준 훈련생들에게 고마워하는 것은 잠시였다.
그로부터 이틀이 지난 지금, 정희철은 여전히 처음과 같이 뻣뻣한 태도를 보이며 훈련생들을 대했고 특히 자신을 처참한 모습으로 만들어버린 오소리를 향해 바득바득 이를 갈았다.
...병신, 저 새끼는 그 꼴을 당하고도 어째 변하는 게 하나도 없냐.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던가, 정말 그 말이 잘 어울리는 정희철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며 눈앞에 보이는 커스로치 한 마리를 일미를 이용해 꿀꺽 삼킨 나의 귓가로 그 목소리가 들려왔다.
【올데스 하라마만타의 두 번째 시험을 통과하셨습니다.】
【커스로치 1만 마리를 처치하셨습니다.】
【시험에서 세운 공에 따라 알맞은 보상이 주어집니다.】
【알맞은 보상을 내리기 위해 검토 중입니다.】
【커스로치를 섭취하셨기에, 시험의 보상과는 별개로 숨겨진 히든 보상이 주어집니다.】
【 『키틴질』을 습득하셨습니다.】
【『신경차단』을 습득하셨습니다.】
【『끈질긴 생명력』을 습득하셨습니다.】
【『위기 속에 피어나는 가속』을 습득하셨습니다.】
【띠링!】
【시험에서 가장 큰 공을 세웠습니다.】
【특별한 선택적 보상이 주어집니다.】
【1. 냉기의 손길. 2. 지면 이동. 3.텔레파시.】
...씨발!! 그렇지!! 이거지!
전에 보았던 특별한 선택적 보상의 리스트가 떠오르자, 절로 두 주먹이 불끈 쥐어졌다.
지면 이동은 【산성독】을 이용해 비슷한 흉내를 낼 수 있으니 패스였고, 텔레파시는 이미 보유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냉기의 손길을 습득하겠다고 생각하자..
【냉기의 손길을 선택하셨습니다.】
【냉기의 손길을 습득하셨습니다.】
...이제 얻은 능력들 좀 확인해볼까?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상태창을 확인하려는 순간.
【D1 지역으로 이동합니다.】
환한 빛무리가 눈을 뒤덮어오고 약간은 따스한 느낌을 받으며 이 더러운 하수구에서 벗어난다.
...함께해서 좆 같았고 다신 보지 말자 씨발같은년아.
이곳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토해내며 눈을 질끈 감았다.
코끝에 맴돌던 역한 냄새가 사라지고서 상쾌한 공기가 흡입이 되자 감았던 눈을 뜬다.
눈을 떠서 바라본 주변은 너무나도 평화로웠다.
이곳의 크기는 50평 남짓한 신전 같은 곳이었는데, D2 지역과 마찬가지로 출구는 없었다.
50평 남짓한 크기라 육안으로도 확실하게 이 장소의 모든 곳을 볼 수 있었다.
.....없다...
몬스터도, 바퀴벌레도, 발밑을 기어 다니던 쥐새끼도.
이곳은 뭘 하는 곳일까 하는 생각이 들던 찰나.
"여, 여기도 출구가 없어. 대장."
오소리가 얼떨떨한 표정을 지으며 주변을 바라본다.
그건 다른 녀석들도 마찬가지였다.
연신 불안한 눈빛으로 주위를 둘러보던 녀석들이 하나둘씩 나의 곁으로 다가온다.
"출구가 없다는 건....뭔가 또 다른 탈출 방법이 있다는 거겠지?"
표지안이 미간을 좁히며 말을 하자, 나는 그녀의 능력인 【야생의 감】이 뭔가 느끼는 게 없는지 그녀에게 물었다.
그에 표지안은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위험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 순간.
쿠구구구궁.
무언가 기계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려왔고, 바짝 긴장한 상태를 유지하던 훈련생들은 반사적으로 내 뒤로 몸을 숨겼다.
그 소리의 근원지는 우리의 눈앞에 있는 바닥이었고, 그곳에서는 성인 남성 한 명이 누울 정도의 크기로 만들어진 돌침대와 비슷한 모양의 무언가가 천천히 올라오고 있었다.
잠시 후, 시끄러운 소리가 조용해짐과 동시에 움직임을 멈춘 그것은 마치 종교의식에서나 쓰일법한 제단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올데스 하라마만타의 세 번째 시험이 내려졌습니다.】
【순결한 처녀의 성이나 목숨을 제물로 바쳐야 합니다.】
【제한 시간은 60분입니다.】
【처녀의 성을 바칠 경우, 손등에 별의 문양이 새겨진 남성이 직접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그 말을 끝으로 딱딱한 기계음이 더는 들려오지 않았다.
그리고 이어진 침묵.
...........씨발. 무슨 시험을 내려도 이딴 시험을...
아니, 어떻게 보면 쉬어가는 보너스 스테이지라고 생각될 정도로 쉬운 난이도의 시험이었다.
문제는....모두가 보는 앞에서 성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수치심이 있었고, 최악의 경우 이곳에 처녀가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처녀의 성도, 목숨도 바치지 못하게 되면 어떻게 되는 거지?
불현듯, 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자.
【처녀의 성도, 목숨도 바치지 못할 경우, 전원 사망하게 됩니다.】
또 한 번 이어지는 침묵.
그때.
"흐흐흐...뭐, 아무래도 남정네들 중에서 주인공은 나인가 본데?"
정희철이 음흉한 웃음을 흘리며 오른쪽 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들어 올린 녀석의 손등에는 푸른색의 별 문양이 짙게 그려져 있었다.
녀석은 우쭐한 표정으로 다른 남 훈련생들을 바라보더니, 곧 시선을 돌려 잔뜩 움츠린 여 훈련생들을 보며 입술을 훑었다.
"흐흐...잘 들었지? 처녀의 성이나 목숨을 바치지 않으면 모두 죽는다잖아. 솔직하게 행동해. 자신이 처녀다. 거수!"
....하아...
절로 한숨이 나온다.
손을 들어 올린 여 훈련생은 0.
거짓말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 처녀가 아닌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손을 들어 올린 사람은 없었다.
그 모습에 말을 꺼냈던 정희철의 얼굴이 한껏 구겨졌지만, 이내 녀석은 한곳을 바라보며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정말로 처녀가 없는 거 맞아? 아닌데....내가 알기로는 처녀가 분명히 있는데...크크큭."
녀석이 바라보는 방향에는 표지안이 벌레를 보는듯한 눈빛으로 정희철을 노려보고 있었다.
"병신 새끼. 지랄을 하네."
차가운 목소리로 욕설을 내뱉는 표지안.
"아 왜~ 어차피 언젠가 한 번 줬어야 했잖아? 벌써 그 10년 전의 계약을 잊었어?"
자신의 그곳을 주물럭주물럭 만지며 키득대는 정희철의 말에 표지안은 작게 욕설을 내뱉고는 고개를 돌렸다.
....계약이라니? 무슨 소리지?
"잘 생각해. 우리가 남도 아니고 흐흐...아픈 어머니도 생각해야지? 어차피 기한은 아카데미 졸업 전까지인데, 빨리 끝내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라고?"
...어머니? 둘이 서로의 부모님을 알고 있을 정도로 사이가 깊었었나?
지금까지 지켜본 바로는 둘의 사이는 굉장히 안 좋아 보였다.
....뭔가 냄새가 나네. 좆같은 냄새가... 한 번 알아봐야겠어.
정희철의 말에 입술을 꽉 문 채로 분한 표정을 짓고 있던 표지안이 갑작스럽게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본다.
....아주 복잡한 감정이 담긴 눈빛이다.
어차피, 표지안 또한 내가 언젠가 함락해야 할 상대였고, 남이 먹었던 걸 내가 먹는 취미는 더더욱 없었기에 발걸음을 옮겨 정희철 앞으로 다가간다.
"....으음? 뭐, 뭐냐?"
여왕을 아주 손쉽게 죽이던 나의 모습을 본 상태라 그런지, 당황한 목소리로 묻는 녀석.
"그 손등에 문양 좀 보여줘 봐."
"...의, 의심 하는 거냐?"
"...의심이 아니라, 확인."
"...그, 그거나 그거나 마찬가지..."
녀석의 말에 나는 더는 대답을 하지 않았고, 그런 내 모습을 본 정희철은 혀를 차며 자신의 오른손을 뻗었다.
그리고는 그 뻗은 손을 마주 잡는 순간.
【사이코메트리】
..분명, 10년 전이라 그랬지?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 정희철의 10년 전의 기억을 탐닉하기 시작했다.
.....이 씨발같은 새끼 어릴 때부터 완전 쓰레기 새끼였구먼?
10살 때부터 자신의 집을 청소하고 관리하는 가정부들에게 성추행은 기본이었고, 집단 폭행, 괴롭힘, 등등 도저히 10살의 꼬마가 벌인 일이라고는 생각조차 못 할 정도로 인성이 박살 난 짓거리들을 해오며 살아왔다.
....찾았다! 어릴 적의 표지안.
드디어 그 더럽고 추악한 기억 속에서 10년 전의 표지안이 보였다.
정희철의 기억 속 표지안과의 첫 만남에서 표지안은 눈물, 콧물을 흘리며 정희철의 옆에 있는 누군가에게 도와달라고 매달리고 있었다.
그 후, 그녀에 대한 기억을 쭈욱 거슬러 올라갔고 둘 사이의 계약이 무엇인지 알아낼 수 있었다.
......으음...대충 무슨 사정인지는 알겠네.
표지안이 아주 어릴 때 그녀의 친아버지는 돌아가셨고, 그 후 몇 년이 지나 재혼을 한 어머니는 사람을 잘못 보았던 건지 인간쓰레기를 만났다.
표지안의 새아빠는 인성이 박살 난 쓰레기였고, 허구한 날 자신의 와이프를 패고 술주정을 부렸다.
표지안이 10살이 되고서 얼마 지나지 않아, 녀석은 인간으로써 해서는 안 될 짓을 표지안에게 저질렀다.
그건 바로 자신의 딸의 몸에 손을 댄 것이다.
......버러지 같은 놈.
표지안은 그런 쳐죽일 새끼에게서 도망치다, 우연히 그 길을 지나가던 정희철과 그의 아버지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정희철의 아버지가 직접 나서서 표지안의 새아빠를 불구로 만들어놓았다.
이후, 표지안과 그녀의 어머니는 그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간다.
선천적으로 몸이 약했던 그녀의 어머니는 병원 생활을 밥 먹듯이 하고 있었는데, 그 비용을 전부 정희철의 아버지가 지불한다.
그리고는 정희철의 아버지는 병원 침대에 누워있는 표지안의 어머니를 상대로 성욕을 풀었고, 우연히 그 장면을 목격하게 된 정희철 또한 자신의 아버지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된 것.
자신의 아버지가 그랬으니, 자신 또한 표지안을 상대로 음심을 품게 된 것이다.
....쓰레기 천지구만...
그런 생각을 하던 도중, 한시아와 김아영과의 첫 만남을 떠올린 후 절로 씁쓸한 미소가 지어졌다.
.......뭐, 내가 할 말은 아닌가.
그렇게 정희철이 표지안에게 음심을 품게 되고서 녀석은 표지안에게 어머니를 살리고 싶으면 자신이 바라는 소원을 한 가지 들어줘야 한다고 표지안에게 말했다.
그 소원이란 바로, 표지안과의 성관계.
23살이 지나가기 전에, 자신과 관계를 가져야한다는 계약을 그녀의 어머니를 이용해 맺었던 것이다.
정희철은 아주 영악했다.
그녀가 함부로 계약을 어기지 못하도록 아무것도 모르는 어릴 적의 표지안을 상대로 마력의 맹세로 계약을 맺은 것이다.
그렇게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표지안은 정희철을 역겨워하기 시작했다.
그 이유를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정희철과 그의 아버지가 자신의 엄마에게 한 짓을 알아차리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정희철의 기억 속에서 사춘기가 된 표지안이 그의 아버지를 죽일 듯이 노려보는 장면이 보였기에.
생각을 마친 난 잡고 있던 정희철의 손을 놓고서 표지안을 바라봤고, 그녀 또한 나를 바라보며 여전히 복잡한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어떡할래?"
"....넌 어떻게 했으면 좋겠는데?"
나의 물음에 또다시 물음으로 받아치는 그녀.
"난 살고 싶어."
나의 말에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는 표지안.
티를 안 내려고 하는 듯 했지만, 그 눈빛에는 적지 않은 실망감이 보였다.
"그래. 대장이 살고 싶다는데, 일개 따까리가 어떻게 거부하겠어."
표지안이 자조적인 어투로 제복 상의를 벗기 시작했고, 넥타이를 풀더니 윗단추를 풀기 시작한다.
그 모습에 주변에 있던 여 훈련생들이 안도감과 걱정스러움이 담긴 모습을 보였고, 정희철은 뜨거운 콧김을 뿜으며 표지안의 몸을 구석구석 훑고 있었다.
이윽고, 셔츠의 단추를 모두 풀어 헤친 표지안이었다.
새하얀 피부에는 선명한 식스펙이 그려져 있었고, 제복 상의에 감춰져 있던 그녀의 풍만한 사이즈가 드러났다.
이내, 손을 허리춤으로 옮겨 치마를 내리려던 표지안은 자신의 손을 꽉 잡은 누군가의 손이 느껴지자 고개를 들어 올린다.
"옷 입어."
그 누군가는 바로 사이비.
조금 전까지만 해도 살고 싶다며 자신에게 저 역겨운 놈과 관계를 맺으라고 강요했던 녀석.
"살고 싶다며? 살려주겠다는데 왜 지랄이야. 씨발..."
"어. 살고 싶어. 그러니까, 옷 입어."
바닥에 떨어진 자신의 제복 상의를 꼬리를 이용해 들고 와 덮어주는 사이비를 보니, 가슴이 답답해지는 표지안이었다.
"뭐 하는 건데? 다 같이 죽자고?"
"아니, 다 같이 죽자는 건 아니고...너만 죽어줘."
생각도 하지 못한 말에 표지안의 머리가 징하게 울린다.
"..하...뭐, 뭐라고? 너 이 씨발새끼 지금 말 다했..."
표지안은 죽을 수 없었다.
자신이 홀몸이라면, 상관없었겠지만 자신에게는 몸이 약한 엄마가 있었기에.
"그게 가장 깔끔해. 그냥 죽어줘."
"..씨발...좆까 이 개새끼야!! 네가 뭔데!! 네가 뭔데 뒤지라 마라야..이 씨발같으...."
표지안은 말을 하면서도 계속해서 두방망이질 치는 심장과 머릿속을 느꼈지만, 그건 자신이 너무나도 흥분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왜 자신이 제물이 돼서 이 이기적인 새끼들을 살려줘야 하는지, 왜 자신의 성관계 대상이 정희철로 정해졌는지에 대한 울분을 토해내며 사이비에게 계속해서 욕을 퍼부었다.
"씨발...다 꺼져!!! 너도 똑같아..이 이기적인 개새끼...."
푸우우욱..
쩌저저정.
파육음과 함께 무언가 얼어붙는 소리가 그녀의 귓가로 들려왔고, 곧 엄청난 고통이 심장 쪽에서 느껴지자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자신의 몸을 내려다본다.
"...크윽...쿨럭..너...너 이 개새끼....쿨럭.."
짧은 욕설을 내뱉고 쓰러지는 표지안을 받아들고서 제단 위로 다가간다.
순식간에 벌어진 상황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숨죽이고 있는 녀석들을 지나쳐 제단 위에 표지안을 눕혔다.
"흐으어...하아...쿨럭...아, 안 돼...엄마....."
멀어져가는 의식 속에서 따뜻하게 웃고 있는 엄마의 얼굴이 보던 순간.
당장 찢어 죽여버리고 싶은 그 녀석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잘자. 다 괜찮을 거야. 아마도?"
분명 찢어 죽여버리고 싶을 정도로 화가 났지만, 녀석의 목소리를 들은 순간 왠지 모르게 편안한 기분이 느껴졌고, 녀석의 따뜻한 손길을 받아들이며 두 눈을 감는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