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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인 아카데미의 NTL 왕이 되다-26화 (26/102)

〈 26화 〉 25화. 싸이코패스의 특정 성욕, 그 두 번째.

* * *

군침이 싹 돌았다.

".....저야 좋죠."

나는 혀로 입술을 훑으며 김아영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조금 전에 나누었던 아주 짧은 공방으로도 그녀가 여태껏 싸워왔던 그 누구보다 강하다는 게 느껴졌다.

.....뭐, 당연한 일인가...? 2학년의 A 클래스이니까….

적당히 봐주면서 할 상대가 아니었다.

오히려 전력을 다해도 제대로 된 공격을 할까 말까 한 그러한 상대라는 게 직감적으로 느껴졌다.

.....우선 제대로 된 정보부터 알아야겠어.

.........【뱀의 심안】

【이름: 김아영】

【나이: 21】

【크리쳐: 말】

【특성: 신체강화, 마법】

【속성: 대지】

【힘: A】 【민첩: B】

【마력: B】 【체력: A】

【고유 능력: 수호의 영역, 두 개의 심장, 경감의 방패】

과연 A 클래스라는 말이 허언이 아니라는 듯, 김아영의 상태창은 몰래몰래 훔쳐보던 D 클래스의 학생들과는 비교조차 안 될 정도로 뛰어났다.

그녀의 속성은 대지였는데, 대지 속성의 마법들은 주변의 바위나 모래 등등을 뒤집거나 조작해 상대방을 가두거나 자신들에게 유리한 지형을 만드는 마법으로 인해 서포팅 역할에도 뛰어났으며, 일반적으로는 대상의 방어력이나 체력을 올려주거나 두꺼운 바위로 이루어진 벽을 사용해 공격을 막아내는 보호에 특화되어 있었다.

바람 마법의 지원마법은 대상의 능력치와 속도 등을 올려주는 검과 같은 마법이라면, 대지의 지원마법은 대상의 방어력이나 체력을 올려주며 상대방의 공격을 받아낼 수 있게 해주는 방패와도 같은 마법이었다.

그녀의 입으로 자신은 수라지만, 라이칸에 가깝다고 말했었다.

그 말은 즉, 대지 속성의 공격마법을 이용하기보다는 그녀의 튼튼하면서도 강인한 신체를 대지 속성의 강화마법으로 강화한 뒤, 직접 부딪히며 싸우는 전투법을 이용할 것이었다.

.....흐음....방어에 몰빵이된 타입인가? 이런 경우는 처음인데...일단, 탐색전부터 해봐야겠어. 그나저나 왜 형태변화를 하지 않는 거지?

그녀를 향해 다시 한 번 공격하려던 찰나.

아직 인간의 몸 그대로인 그녀에게 의아함을 느낀 나는 그녀를 향해 물었다.

"....형태변화는 하지 않는 겁니까...?"

그러자 그녀는 나의 눈을 피한 채, 바닥을 내려다보며 얼굴을 붉게 물들였다.

"....신경 쓰지 마세요. 형태 변화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요."

혹시나 나를 무시하는 의미로 변화를 하지 않는 것이라면, 진심으로 혼쭐을 내줄 생각이었지만, 정말로 다른 이유가 있는 것 같았다.

".....으음? 그래요? 알겠습니다. 그럼...."

­ 슈화아아악!!!

일미와 이미가 그녀를 향해 빠르게 뻗어 나갔고, 그녀가 들고 있는 노란빛의 방패를 강하게 후려쳤다.

­ 콰아아앙!!

묵직한 진동이 일미와 이미를 통해 나의 허리까지 전달되었다.

.....치잇.. 역시 단단하네.

그녀는 그 어떠한 작은 흔들림조차 없이 아주 간단하게 공격을 받아내고는 나를 바라보았다.

"【독구름】【독구름】 【독구름】 "

나의 입과 일미와 이미의 입에서 자욱한 보라색의 독무가 뿜어져 나왔다.

­ 푸화아아아악!!

그러자 순식간에 훈련실 내부를 나의 【독구름】이 채워나가기 시작했고, 독무에 의해 시야가 좁아지기 시작했다.

물론, 나에게는 해당하는 일이 아니었지만...

나는 피트기관을 이용해 그녀가 서 있는 위치를 정확히 노려보고는 일미와 이미를 은밀하게 움직여 그녀의 전방이 아닌 뒤를 노렸다.

­ 쐐애애액!!

일미와 이미가 그녀의 작은 뒤통수를 노리며 휘둘러졌고, 독무로 인해 시야를 확보할 수 없는 그녀는 그대로 공격을 허용할 것만 같았다.

­ 콜록! 콜록!

독무로 인해 마른기침을 내뱉는 그녀를 보니 그러한 생각이 더욱 확실하게 들었다.

일미와 이미가 그녀의 머리를 후려치기 직전.

"수호의 영역."

그녀의 입에서 그녀의 상태창에 떠 있던 고유 능력의 이름이 흘러나왔다.

­ 콰아아앙!!

......쯧...

일미와 이미가 노랗다기보다는 황금빛의 가까운 얇은 벽에 가로막혀 튕겨져 나왔다.

그리고는 일미와 이미를 공격을 무효화시킨 그 황금 벽이 점차 커지기 시작하더니, 그녀를 중심으로 반경 3m 정도의 네모난 결계를 만들어냈다.

......미친...결계라니....

그녀를 괴롭히던 독무도, 그녀의 뒤를 노리던 일미와 이미도 소용이 없었다.

어느새 그녀 주변을 맴돌고 있던 짙은 보라색의 독무는 모두 결계밖으로 달아나버렸고, 일미와 이미는 쉬이이익!! 하는 소리를 내뱉으며 결계에 머리를 쿵쿵 부딪치며 그녀를 노려보고만 있었다.

방어나 보호에서만큼은 정말 사기적인 능력이었다.

나는 독무 속에서 최대한 기척을 죽이며 그녀가 펼친 결계에 다가갔고, 곧 손을 뻗어 결계를 만져보았다.

­ 우우웅!!

나의 손이 결계에 닿는 순간 신비함 공명음이 들려왔고, 전방을 바라보고 있던 김아영이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려왔다.

....결계 내부에서 여러 가지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건가?

물론, 그녀의 마력이 무한한 게 아니었으니, 이대로 시간을 죽이며 그녀의 마력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긴 했으나…. 그건 자존심이 너무 상했다.

평소라면 자존심이 밥 먹여주냐며, 바닥에 엉덩이를 깔고 앉아 그녀의 마력이 떨어지기를 기다렸겠지만, 괜히 이병찬의 좆집이 될 운명의 그녀였다고 생각하니 괜한 오기가 생겼다.

도저히 뚫을 방법이 없을 것만 같은 그녀의 결계때문에 답답히 밀려왔던 나는 그 감정을 해소하고자 일미와 이미를 이용해 결계를 강하게 후려쳤다.

­ 콰아아앙!!

­ 움찔.

......어라? 방금 움찔했던 것 같은데....

확인을 해봐야 했다.

­ 콰아아앙!! 콰앙!! 콰아아앙!!

나는 일미와 이미를 이용해서 결계를 계속해서 내려쳤지만, 먼지만 한 흠집조차 내지 못했다.

­ 씨익.

하지만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었는데, 그건 바로 내가 그녀의 결계를 공격할 때마다 그녀가 작게 몸을 흠칫거린다는 사실이었다.

상태창에서 보았던 그녀의 마력 랭크는 B였었는데, 이토록 사기적인 스킬을 사용하고 있음에도 너무도 여유로운 저 표정이 이상했다.

......보통은…. 이정도 크기의 결계를 치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력이 쭉쭉 빨려 나갈 텐데....? 설마...?

그때 나의 머리를 스쳐 지가 나는 하나의 가설이 있었다.

만약, 이 결계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마력이 없고, 공격을 막아낼 때만 마력을 소비하는 거라면?

꽤나 그럴듯했다.

실제로 아무런 움직임도 없이 여유로운 표정을 짓고 있던 그녀였지만, 내가 결계를 공격할 때마다 몸을 흠칫거렸던 그녀였으니...

....어차피, 지금 당장은 이 결계를 어떻게 할 방도가 없다.. 시도해봐서 나쁠 건 없어.

생각을 마친 나는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생각하다가, 여태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던 마법 하나가 떠올랐다.

"【독충 강림】"

나의 입에서 독 속성의 마법의 이름이 흘러나왔다.

그러자 나의 발밑에 자리를 잡은 그림자에서 불쾌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고….

­ 샤샤샤샤샤샥.

­ 바글바글바글바글.

­ 찌르르르르...키에에엑!!

나의 그림자로부터 작게는 엄지손가락만 한 크기의 각종 독충과 크게는 나의 주먹만 한 독충들이 셀 수도 없을 만큼 빠르게 쏟아져나왔다.

­ 찌르르르르...

­ 샤샤샤샤샤샷!!

그 작은 다리들을 재빠르게 움직이며 행군하는 독충들이 불쾌한 소리를 내며 나의 의지를 따라 김아영을 보호하고 있는 결계를 타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오오....아직도 더 나와?

나는 이미 결계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범위를 좀 먹어가고 있는 독충들과 아직도 그림자 속에서 계속해서 기어 올라오는 독충들을 번갈아 보며 감탄했다.

실질적인 물리력은 약했으나, 상대방에게 공포와 트라우마를 심어주기 아주 딱 좋은 마법이었고, 아무리 물리력이 약하다고 해도 이 정도의 숫자의 독충에게 물린다면 그 고통은 무시할 수가 없을 것이었다.

어느덧 황금빛으로 빛나고 있던 결계가 나의 독충들에게 뒤덮여 음울한 검은빛으로 변해있었고, 김아영은 결계 내부에서 쉴 새 없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으음? 정답이었나..?

숨을 거칠게 몰아쉬는 그녀의 모습은 너무나도 익숙한 모습이었다.

매일, 마력 훈련실에서 훈련을 하던 내가 마력 소비가 큰 마법을 반복적으로 사용할 때마다 저러한 상태가 되었으니까.

­ 씨익.

확실한 건, 그녀의 고유 능력인 【수호의 영역】은 결계를 유지하는 것이 아닌, 공격을 받아낼 때마다 마력이 소비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만약, 그 소비되는 마력이 최소한의 고정값이 있다면....?

단언컨대, 그녀는 절대로 내 독충들의 공격을 받아내지 못할 것이었다.

그녀에게는 난감하겠지만, 어떻게 보면 상성이 안 좋은 것도 한몫을 했다.

만약, 내가 강력한 파괴력을 중요시하는 불 속성을 가진 마법의 사용자였더라면, 죽었다 깨나도 그녀의 결계벽을 무력화시키지 못했을 것이다.

불 속성의 마법은 오로지 파괴력에만 모든 것을 몰빵한 공격 마법의 대표마법이었고, 그 강력한 파괴력을 위해 아주 많은 마력을 소비해야 했다.

마력의 소비가 큰 불 속성이나, 전기, 얼음과 같은 속성을 가진 마법사들은 몇 차례 결계에 마법을 사용하고 나서 마력이 고갈될 게 뻔했기에….

모든 속성 마법 중에서 유일하게 소환마법을 가지고 있는 독 속성을 가진 나였기에, 가능한 공략이었다.

이른바, 카운터였다.

어림잡아도 수만이 넘는 숫자의 독충들이 결계를 갉아먹었는데, 그 물리력이 아무리 약하다고 한들, 1초에 최소 1만 번의 공격을 받으니 마력이 버틸 재간이 없을 것이었다.

예전 내가 살던 지구에서 유행했던 별들의 전쟁이라는 게임에서 나왔던 저그란 종족의 개떼 러쉬와 비슷하다면 비슷한 전략.

......슬슬 끝내볼까.?

나는 일미와 이미의 비늘을 【산성독】으로 잔뜩 적셨고, 녀석들을 나의 발밑에 있는 지면으로 쑤셔 넣었다.

­ 치이이익!!!

그러자 일미와 이미의 머리가 맞닿은 지면이 타는 소리와 함께 빠르게 녹아내리기 시작했고, 나는 녀석들을 이용해 땅굴을 파기 시작했다.

­ 사각사각사각.

­ 샤샤샤샥!!

­ 찌르르르르르.

위에서는 독충들이 그 살벌한 식탐을 뽐내며 결계를 갉아먹고 있었고, 아래로는 일미와 이미가 【산성독】으로 모든 걸 녹여가며 길을 만들고 있었다.

"하아....하아.....흐으읏...."

이제는 한계에 도달했는지, 그녀의 거친 숨소리가 결계 밖으로 빠져나오기 시작했고, 그녀는 한쪽 무릎을 꿇고서 독충들의 공격을 막기 위해 집중하고 있었다.

.......도착했네.

­ 씨익.

일미와 이미의 머리 위로 김아영이 있다는 게 직감적으로 느껴졌다.

"선배님!!!!"

"..........?"

"아이스께끼!!!"

"........!!"

그 순간 그녀가 밟고 서 있던 지면이 흔들리더니, 곧 퍼어엉! 하는 소리와 함께 일미와 이미가 땅에서 솟구쳐 올라왔고 공중으로 내동댕이쳐진 그녀의 몸을 둘둘 감싸려고 했으나, 그녀의 발이 일미의 머리를 강하게 걷어차며 그 반동으로 그 자리를 벗어났다.

하지만 완전히 공격을 피하지는 못했다.

이미의 날카로운 송곳니가 그녀의 발목을 스치듯 긁어내, 출혈을 만들어내었다.

".....역시, 선배네요."

­ 짝짝짝짝.

나는 진심을 담아 그녀에게 박수를 치며 말했다.

"...하아...하아....적당히 봐주면서 상대해야 할 사람이 아니였네요...하아...."

"그렇게 생각해주시면 고맙고요."

".....형태변화까지 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좋아요. 저도 진심으로 상대해드리겠습니다."

김아영은 촥 가라앉은 눈빛으로 말하고 있었지만, 어째선지 그 참하고 아름다운 얼굴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왜 저러는 거지? 형태변화를 하면 미노타우로스로 변하기라도 하나? 하긴... 여자가 미노타우로스는 좀....

만약, 내가 생각하는 이유라면....그녀가 형태변화를 꺼리는 이유도 조금은 이해가 갔다.

그 순간.

마력이 휘몰아치며 김아영의 주위를 맴돌기 시작했고, 그녀의 하반신이 푸른색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기다란 무언가의 형태로 변하기 시작했고, 잠시 후 빛이 사라지자 그녀의 하반신이 변해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반인반마의 종족인 켄타우로스와 똑같은 모습이었다.

상체는 인간의 몸이었고, 허리 아래부터 뒷부분은 말과 같았다.

확실히 그녀가 말한 대로 라이칸과 수인족의 모습을 섞어놓은 것 같은 모습이었다.

그녀의 머리카락 색과 같은 어두운 보랏빛의 윤기 나는 털을 가지고 있는 그녀의 하반신을 바라보았다.

평소 그녀가 입고 다니던 긴 치마는 이 모습을 위한 치마였던 것 같았다.

그녀의 제복 치마는 그녀의 허리 밑 뒤로 달린 말의 육체를 부드럽게 덮고 있었는데, 그 치마 끝이 아슬아슬하게 그녀의 하반신의 엉덩이를 가리고 있었다.

그냥 뒤에서 보고 있으면 말의 엉덩이를 치마로 덮어놓은 모양새였다.

그리고 그녀는 그런 엉덩이가 자꾸만 신경이 쓰이는지, 얼굴을 붉히며 힐끔힐끔 뒤를 돌아보았는데 부끄러워하는 듯한 그녀의 모습이 묘하게 심장을 뛰게 만들었다.

.....으음? 그럼 보지는 어디에 달린 거지? 인어들이나 라미아들처럼 앞에 달려있으려나…. 아니면 뒤쪽이려나.....

그 순간.

【천살(??)의 기운이 폭주합니다.】

【숨겨져 있던 특전이 활성화됩니다.】

【이전에 싸이코패스 (천살 ??)의 특정 성욕 중 하나인, 디스모포필리아(Dysmorphophilia)의 성적 욕망을 해소했기에, 탐(?)의 힘을 사용할 수 있게됩니다.】

【탐(?)의 화신 모드가 적용됩니다.】

【탐(?)의 화신 모드로 인해 모든 능력치가 10% 상승합니다.】

【싸이코패스 (천살 ??)의 특정 성욕 중 하나인, 주필리아(Zoophilia)가 몸을 지배합니다.】

처음 한시아를 강간하던 그때처럼, 나의 머릿속을 울리는 목소리에 묘한 흥분감과 좌절감이 섞여들었다.

.....씨...발....또 강간 플래그냐....

나는 나의 머릿속을 지배하기 시작하는 맹렬한 성욕과 지배욕을 느끼고는 김아영을 바라보았다.

조금 전만 해도 그녀의 하반신이 그냥 커다란 말의 엉덩이로 보였다면, 지금은 내 눈에 보이는 그녀의 커다란 엉덩이가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엉덩이로 보였다.

.....역시 여자는 엉덩이가 커야지....크크큭...

그 순간.

­ 뚝.

나의 이성을 붙잡고 있던 무언가가 끊어졌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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