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화 〉 23화. 금기.
* * *
또 다른 또라이가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나였다.
"그럼, 시작해라."
교수님의 목소리가 조용하면서도 또렷하게 훈련실의 내부를 울렸다.
타타타탓.
투다다다다다.
시작을 알리는 교수님의 목소리에 맞춰 긴장과 설렘이 가득한 눈으로 2층을 바라보던 1학년 훈련생들이 선두경쟁을 하듯이 2층을 향해 뛰어 올라갔다.
"서, 선배님!! 저, 저와 팀을 이뤄주십...."
"싫은데?"
"..........서, 선배님?"
"나와 팀을 이루고 싶어? 내가 왜? 뭘 보여주면서 부탁이라도 하든가, 그렇게 떼쓰듯이 하면 저절로 팀이 이뤄지나?"
"................"
어느 정도 예상했던 그림들이 곳곳에서 연달아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 훈련은 단순히 2학년 선배들에게 일대일 맞춤훈련이라기보단, 아카데미 졸업 후 이어갈 인맥을 쌓는 만남의 광장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그랬기에, 선배에게 부탁을 하는 입장인 1학년 훈련생들도 충분히 자신에게 득이 될만한 선배들을 가려가며 구애를 보내야 했고, 2학년 훈련생들 또한 귀여운 자신들의 후배를 무작정 의리로써 받아들이기보다는 지금 맺게 될 인연이 훗날 자신에게 도움이 될 만한 그것인지를 냉철하게 비교해가며 후배들을 고르는 게 보통이었다.
..........뭐, 학벌 좋고 집안 좋은 녀석들끼리는 이미지들끼리 다 해 처먹고 있겠지만….
그리고 그런 나의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
한시바삐 2층을 향해 뛰어 올라가는 훈련생들을 비웃으며, 여유롭게 발걸음을 옮기던 몇 명의 훈련생들이 2층에서 두 팔을 활짝 벌리며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는 선배들과 손을 맞잡고서 너무나도 쉽게 팀을 이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모습에 약간의 현타를 느끼며 혀를 차는 훈련생들도 있었지만, 녀석들은 곧 고개를 세차게 젓고는 다른 선배들을 향해 발에 땀이 나도록 뛰어다니며 눈물겨운 구애를 보내기 시작했다.
...........어차피 우리 같은 D 클래스 녀석들은 찬밥 신세지. 백날 빌어봐라, 까이고 까이다 결국, 같은 D 클래스 선배들과 팀을 이루던가 그 선배들에게조차 팽이나 당하겠지.
쯧.
인간은 어리석고 이기적인 동물임이 확실했다.
.....오르지도 못할 나무는 꿈도 꾸지 않는 게 좋을텐데....
나는 1학년 C, D 클래스 훈련생들을 보며 생각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신분을 잊은 것인지, 자신들과 같은 클래스인 2학년 선배들을 제치고서, A, B 클래스 선배들을 최우선 목표로 삼으며 정열적인 구애를 펼쳐대었다.
기왕이면 녀석들 또한, 좀 더 강하고 급이 높은 선배들에게 일대일 코치를 받고 싶었기에….
하지만 녀석들의 바램이 이루어질 확률은 굉장히 낮았고, 어떻게 보면 자신들의 무덤을 스스로 파는 꼴과 다를 게 없었다.
당연한 얘기지만, 그런 모습은 결코, C, D 클래스에 속한 2학년 선배들에게 좋게 보일 리가 없었고, 뒤끝이 심한 선배의 경우 돌고 돌아 자신들에게 찾아온 시건방진 훈련생들을 팽하기도 했다.
그러한 행동은 자신들을 무시하는 것과 다를 바 없었고, 주제 파악을 못하는 녀석들은 언젠가 한 번 크게 사고를 치기 마련이었으니...
이렇듯 선배들을 향해 끊임없이 팀 결성을 제안하는 훈련생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예외는 있었다.
한설화...
한설화는 오히려, 반대로 수많은 선배들에게 둘러싸인 채 열렬한 애정공세를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재밌는 건, 한설화는 단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는데, 2학년 선배들끼리 서로 물고 뜯으며 언성을 높이고 있었고 한설화는 그러한 상황을 덤덤히 지켜보았다.
...........확실히 유명하긴 하네. 역시 사람은 유명해지고 봐야 해.
저번의 먹이사슬 정립으로 인해 1학년 훈련생들 사이에서는 제법 유명해져 있는 상태였지만, 아쉽게도 그 날의 내 모습을 본 건 1학년 훈련생들과 몇몇 교수님들뿐이었다.
상관없었다.
어차피, 지금 이 순간부터 나는 이 아카데미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해질테니..
모두가 사용하는 정공법이 아닌 방법.
설령 생각은 해본다고 해도 도저히 행동으로 옮길 수 없었던 일종의 금기와도 같던 행동.
그 금기....지금 내가 깨러 갑니다.
터벅터벅.
천천히 계단을 올라서며 적당한 상대를 고르기 위해 물색을 하던 중, 나의 레이더에 포착된 건장한 체격을 가지고 있는 한 선배.
그 선배를 본 나의 눈이 반달을 그렸고, 입에서는 뱀의 쇳소리가 흘러나왔다.
이 선배에게 아무런 감정도 없었지만, 화려한 포포몬쓰를 위해 해야만 하는 일이었다.
콰아아아아.
나는 나의 목표가 된 선배, 가슴에 변민관이라는 이름이 새겨진 선배에게 다가가며 나의 온몸에서 강력한 살기와 함께 마력을 뿜어내어 변민관에게 보냈다.
"............!!!"
"......미, 미친!!! 어, 어떤 새끼야!!!"
너무나도 뜬금없이 쏟아지는 진득거리는 살기와 흉폭한 마력에 2학년 선배들이 표정을 싸늘하게 굳히며, 살기의 주인을 찾아 나섰다.
"당장 안나와?!!! 이 정신 나간 새끼....우리가 못 찾을 거 같냐?!!"
이렇듯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살기의 주인을 찾아다니는 건 내가 점찍어둔 변민관도 마찬가지였다.
아니, 그는 얼굴을 찌푸리는 정도가 아니었다.
변민관은 얼굴을 아주 붉게 물들인 채로 내가 쏘아 보내는 살기와 마력을 당당하게 받아내며 나를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이런 건방진 새끼가!!!!"
결국, 참지 못한 변민관이 나를 향해 크게 소리를 지르자 주위에 있던 모든 훈련생들의 시선이 나와 변민관에게로 쏟아졌다.
물론, 시선뿐만이 아니라, 나를 향한 적개심을 가득 품고 있는 욕설과 분노가 주위에 있는 2학년 선배들에게서 튀어나오는 것은 당연했다.
"...하...저 미친 새끼가 돌았나..."
"하여튼간, 요즘 애새끼들은 개념이 없어요. 개념이..."
"...존나 어이없네? 지금 저 신입생 새끼가 민관이한테 이 지랄을 떤 거야? 레알 미칠 거면 곱게 미치든가…."
역시나 예상했던 반응들이 튀어나왔다.
물론, 조금 의외의 반응이 있기도 했다.
남자 선배들과 똑같이 나를 바라보며 한마디씩 거들 거라고 생각했던 여자 선배님들이 내 얼굴을 보더니, 놀란 표정을 짓고서 자신들끼리 귓속말을 하는 모습은 내가 예상했던 반응이 아니었다.
......역시, 잘생긴 게 최고야...늘 새로워...짜릿해.
저벅저벅.
처음과 똑같이 여유롭게 발걸음을 옮겨 변민관 앞에 도착한 나는 천천히 허리를 숙인 뒤 인사를 했다.
"안녕하십니까, 선배님. 저는 D 클래스 훈련생 사이비라고합니다."
그러자 주변에서 나를 띠꺼운 표정으로 바라보던 남자 선배들이 당황한 것도 잠시, 비웃음을 흘리며 나를 향해 비아냥대기 시작했다.
"..뭐? D 클래스? 야, 정신 나갔냐? 아나..이거 진짜 골때리는 새끼네."
"..어휴 병신...야, 네가 D 클래스라서 어떻게든 어그로라도 끌어보려는 것 같은데....지킬건 지켜야지? 씨발새끼야...하여튼간 D 클래스 이 열등한 새끼들은..."
그들이 뭐라 떠들던 상관이 없었다.
내 눈은 오직 나의 앞에서 잔뜩 굳은 표정을 짓고 있는 변민관에게만 고정이 되어있었다.
그 순간. 처음의 욕설을 제외하고서 단 한마디도 내뱉지 않고서 가만히 나를 노려보던 변민관의 입이 열리며 두꺼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어그로를 끄는 게 목적이라면...이미 성공했다...그래서? 다음은 뭘 보여줄 거지? 설마 이대로 끝....."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메인 이벤트는 아직 시작도 안 됐는데....."
빠직.
내가 의도적으로 말끝을 흐리며 말을 놓자, 둔감한 녀석은 아니란 걸 증명하듯이 변민관이 주먹을 꽉 움켜쥐고서 말했다.
"....안됐는데...? 우리 후배님은 윗사람에게 존댓말을 써야 한다는 기본 상식도 못 배웠나 보지? 가정교육을 못 받고 자랐나?"
웅성웅성.
주위에서 떠드는 겉절이들을 무시한 채 변민관과 얘기를 주고받다가 고개를 돌려보니, 어느새 훈련실 내부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나와 변민관을 주시하고 있었다.
불안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한시아와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는 한설화, 매우 흥미로운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교수님들과 수많은 훈련생들까지...
얘기를 나눌수록 점점 더 험악해지는 분위기에 이 모든 사람들이 자신들의 할 일을 멈추고서 뭔가에 홀린듯이 나와 변민관을 바라보았다.
"...예. 태어나보니 고아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그 중요한 가정교육을 못 받았는데, 뭐 문제라도...?"
진심이었다.
이전 세계에서도, 지금 세계에서도 나는 평생동안 부모님이란 존재를 모르고 살아왔다.
"......뭐, 뭣?......하아....이 새끼가....또 반말을....씨발...그렇게 감성팔이 하면 내가 미안하다고 사과라도 할 줄 알았냐? 하여튼간 가정교육 못 받은 새끼들은 어딜 가도 티가 나요..."
변민관의 말에 흥미로운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던 교수님들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뭐, 그 이유는 안 봐도 뻔했다.
.....가족 얘기 때문이겠지...단 한 번도 가족이란 단어에 의미를 두지 않았던 나로써는 이해가 잘 안 가지만...
어쨌든, 어그로는 먹혀들었고, 변민관을 자극해 판을 깔아두었다.
그 순간.
씨익.
나의 입꼬리가 아주 날카롭게 말려 올라갔고.
쉬이이이익!!!
나와 일미와 이미 입에서 섬뜩한 뱀의 쇳소리가 들려왔고, 이내 낮은 목소리가 낮게 울려 퍼졌다.
".....알려주시죠."
".....뭐, 뭐? 하...이 새끼가 지금 뭐라는...."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부모님을 대신해서 선배가 좀 알려달라고요……."
".....하아? 뭐, 뭐....이런 미친 새끼가...."
슈우욱!!!
변민관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나의 오른손이 빠르게 쏘아져 나가며 변민관의 제법 두꺼운 목을 잡았고 그 뒤를 이어 일미와 이미가 변민관의 전신을 빙빙 둘러 감았다.
화아아악.
"....크읍...히이익!!!"
그리고는 변민관을 확 잡아당겨 시뻘게진 그의 얼굴에 나의 얼굴을 갖다 대고서 말했다.
"왜 내가 그딴 좆같은 가족 얘기나 들어야 하는지, 왜 내가 당신들 똥꼬나 핥으면서 간택 당하기나 기다려야 하는지, 전~부 알려달라고요. 선배... 아아...물론, 그 방법이 유쾌하거나 즐겁지는 않을 거예요. 선배는 나의 가족이 아니니까....그렇죠, 선배님?"
뚜두둑.
나는 말을 마치며 일미와 이미로 둘둘 감긴 틈사이로 빠져나온 변민관의 검지하나를 부러트렸다.
"끄, 끄아아아악!!!!"
"으음? 질문을 하기 도전에 저질러버렸네…. 으음...남은 손가락이 9개니까, 가정교육이나 뭐, 이것저것 해서 딱 9가지만 물어볼게요…. 오케이?"
"....끄으읏!!! 아, 안 돼...!!! 이, 이 미친...새....."
나의 친절한 설명에도 매우 험악하게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욕설을 내뱉으려 하는 변민관이었고, 나는 그런 그를 제압하기 위해 【마비독】을 쏘아 보내며 그의 중지를 움켜쥐었다.
피슈욱.
뚜둑.
"끄, 으아아악!!!!"
씨익.
"자, 첫 번째 질문. 부모가 없는 고아인 저는 도대체 어디에서 가정교육을 받아야 할까요? 응?"
나는 질문을 던지며 그를 쳐다보았고...
"모, 몰라!! 이 개새끼야!!!"
"으음...가정교육에 대해 좆도 모르는 제가 들어도 오답인 것 같네요? 그쵸?"
뚜두두둑..
"끄아아아아아아!!!"
......아, 교수님이 나서기 전에 빨리 끝내야 하는데....몇 개 더 부러뜨리면 교수님들이 직접 나설 것 같아..
처음에는 흥미로운 눈빛으로 지켜보던 교수님들이 어느새 나의 일방적인 괴롭힘으로 전락해 버린 상황에 미간을 찡그린 채 바라보고 있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나쁠 건 없었다.
이대로 변민관의 손가락을 모두 부러뜨린 후, 그에게 나에 대한 공포심을 심어 팀을 이루자는 제안을 거절하지 못하게 할 수도 있었고, 이런 나의 흉폭하고 강렬한 포포몬쓰에 이끌린 누군가가 나에게 제안을 해 올 수도 있었다.
.......너무 심했나? 내가 바랬던 눈빛들이 아닌데?
변민관의 부러진 중지를 쥐고서 주위를 둘러보니, 나와 눈이 마주친 선배들이 슬그머니 시선을 돌리고 있었다.
......아아, 모르겠다. 몇 개 더 부러뜨리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어떻게든 되겠지.
그렇게 결론을 내린 나는 곧장 변민관의 약지를 쥐어 잡았고 처음과 똑같은 여유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두 번째 질문. 왜 제가...."
기왕 이렇게 된 거 아주 철저하게 변민관에게 공포심을 심어 넣어 제안을 거절하지 못하게 할 생각으로 두 번째 질문을 말하려던 찰나.
"....멈추세요....!!"
정의로움이 가득 담긴 가녀린 여성의 목소리가 훈련실 내부에 울러 퍼졌다.
.".........!!!"
누군가가 걸려들었다.
.......나에 대한 호기심인지, 변민관에 대한 연민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고요한 적막과 뼈가 부러지는 소리만이 들리던 이 적막을 깨고 누군가가 차분하게 가라앉은 발소리를 내며 내 앞으로 다가왔다.
저벅저벅.
"그만하시죠."
나를 제지하려는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나는 한 귀로 듣고 흘려버렸다.
어두운 보라색의 긴 머리칼을 가지고 있는 그녀의 모습을 두 눈에 가득 담기 위해서였다.
다른 여 훈련생들과는 다르게 제복 상의의 모든 단추를 걸어 잠그며 모범생의 표본을 하고 있는 그녀였다.
매끄러운 다리를 감싸고 있는 검은 스타킹, 그리고 무릎을 넘어서서 종아리까지 내려가 있는 아주 긴 제복 치마.
지금껏 봐왔던 아카데미의 여 훈련생들과 너무나도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그녀의 모습에 처음 떠오른 생각은 【샌님】, 【범생이】, 【안경녀】였다.
그녀는 대충 보아도 175는 되어 보이는 굉장히 큰 키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길쭉길쭉하고 늘씬한 몸매를 온통 제복으로 꽁꽁 싸매고 있었다.
모든 단추를 걸어 잠갔음에도 그녀가 숨을 쉴 때마다 금방이라도 단추가 뜯겨져 나갈 듯이 움직였고, 기다란 치마로 그 예쁜 다리를 가리고 있었지만, 결국, 예쁜 여자는 뭘 어떻게 해도 태가 났고 예뻤다.
꿀꺽.
자신의 아름다운 몸매를 일부러 감추고 있다는 게 더욱 꼴리는...그녀였다.
저렇게 꽁꽁 감싸두며 아껴둔 완벽한 몸매를 그녀의 소중한 그 누구에게 드러내며 다리를 벌릴 것이라 생각하니, 누군지도 모를 남자 새끼에게 배알이꼴렸다.
터업.
그녀는 자신이 쓰고 있는 검은색의 큰 뿔테안경을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쓰윽 밀어 올리더니, 다시 한 번 나를 향해 말을 걸어왔다.
"그만두시라고 말했을 텐데요?"
".....아니, 그전에 누구신데요?"
하아....
나의 말에 그녀는 작게 한숨을 내쉬고는 티 없이 맑고 굳건한 눈빛을 보이며 대답했다.
"저는 레드문 아카데미의 2학년 A 클래스의 훈련생이자, 선도부 소속인 김아영이에요."
.........서, 선도부?
무언가 낚이긴 했는데, 그게 독이든 생선인지, 행운을 가져다주는 황금 물고기인지, 쭉쭉빵빵한 인어공주인지 판단이 잘 안 됐다.
".......그래서요? 저는 지금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만?"
모르면 확인을 해보면 될 일이었다.
"후우...일단, 지금은 멈춰주시죠."
"...싫은데요? 저는 지금 살면서 정말 중요한 가정교육에 대해서...."
"....그 중요한 가정교육을 비롯한 인성교육도 제대로 해줄 테니까, 우선 그 손가락부터 놓으세요...!!"
씨익.
절로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쪽....아니, 선배님이요?"
"맞아요. 제가 책임질테....."
후다닥.
"잘 부탁드려요. 선배님. 이것저것 많이 알려주시면 고맙...아, 아니 너무 감사할 것 같네요."
나는 그녀.. 김아영에게 반듯하게 허리를 숙인 뒤, 일미와 이미의 눈으로 그녀의 몸매를 집요하게 훑어댔다.
그녀가 독이든 생선이든, 방사능에 오염된 생선이든, 남자라면 못 먹어도 고였다.
......뭐, 확실한 건 먹어봐야 알겠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