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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인 아카데미의 NTL 왕이 되다-12화 (12/102)

〈 12화 〉 11화. 먹이사슬 정립.(3)

* * *

­ 휘이이잉

을씨년스러운 바람 소리가 훈련실을 울리는 순간.

­ 캬오오오오오!!!

­ 아오오오오올!!!

­ 크르르릉....

여러 가지 동물의 포효소리 또한 차가운 바람을 밀어내려는 듯, 아주 커다랗게 울려 퍼졌다.

"시, 시작됐다...."

누구의 것인지 모를 음성이 내 귓가로 들려왔다.

....흐음....어디 A 클래스 녀석들의 실력이나 구경해볼까.

각 클래스의 교수님들은 각자 두꺼운 종이 문서와 볼펜을 들고선, 날카로운 눈으로 먹이사슬 정립을 치르는 A 클래스 녀석들을 바라보았다.

아마, 저 종이 문서는 실시간으로 훈련생들을 평가하는 평가지 같았다.

그런 교수님들에게서 시선을 떼 다시 A 클래스 녀석들을 바라본 나는 나름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그 이유는 보통의 인간과 다를바 없던 모습을 하고 있던 A 클래스의 녀석들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그곳에는 제각각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녀석들이 보였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고양이의 귀와 꼬리가 달린 수인족으로, 누군가는 거친 갈색의 갈기 털을 자랑하는 늑대인간의 모습인 라이칸으로…. 30명의 모든 학생이 각각 가지고 있는 크리쳐의 힘을 토대로 수인족과 라이칸으로 변해 서로를 향해 이빨을 들이미는 그 모습은 장관이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었다.

.....이, 이게... 이 차원의 싸움방식....크리쳐와 마법의 힘이 공존하는 세계....

­ 두근두근

가슴이 뛰었다.

나도 어서 빨리 저 무리에 껴서 누구라도, 아무라도 잡아서 피가 튀기는 전투를 벌이고 싶었다.

"쉬이이이이!!!"

그때,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뱀의 쇳소리가 흘러나왔고, 그 때문인지 이제는 제법 괜찮아진 한시아가 내게 말을 걸어왔다.

【괘, 괜찮으세요...? 그, 그리고...조금전엔...고, 고마웠....】

­ 콰아아아앙!!!

【꺄아아아악!!!!】

나는 머릿속으로 들려오는 한시아의 비명을 신경 쓰고 있을 틈이 없었다.

서로를 바라보며 탐색전을 벌이던 A 클래스의 훈련생들이 드디어 움직여 서로를 향해 서슴없이 급소를 노리는 맹렬한 공격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중 라이칸은 날카롭고 예민한 동물적인 감각을 가진 짐승 그 자체였으며, 평범한 인간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뛰어난 짐승의 장점을 신체강화 특성으로 극대화시키며 싸우는 전투방식을 지니고 있었다.

라이칸들이 싸우는 모습은 흡사 전투민족이라 불리던 바이킹의 전사를 보는 듯 아주 용맹하고 거침없었다.

라이칸은 기본적으로 수인모드를 사용하는 훈련생들에 비해 덩치가 2배에서 많으면 3배까지 차이가 났으며, 그 커다랗고 육중한 몸과는 다르게 상당히 빠른 스피드로 이리저리 움직이며 눈에 보이는 상대들을 닥치는 대로 물고 뜯고 할퀴며 공격을 했다.

­ 콰아앙!!

­ 푸우욱!!

­ 콰드드득!!!

상대방을 집어 던지며 손톱과 발톱으로 찌르고, 할퀴고, 날카로운 송곳니를 이용해 상대의 육체를 물어뜯는 공격에서 생겨나는 섬뜩한 소리가 울려 퍼질 때마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다른 클래스의 학생들은 마른침을 삼켜가며, 두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대, 대단해... 이런 진귀한 광경을 내 눈으로 보게 될 줄이야…….

나는 순수하게 감탄하며 그들의 싸움에 빠져들었다.

반면에, 라이칸과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의 전투방식을 구사하는 훈련생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바로 마법이라는 특성을 가진 훈련생들이었다.

그들은 라이칸과는 다르게 머리 위에 솟아난 동물의 귀와 꼬리뼈 근처에 생겨난 동물의 꼬리가 인상적인 수인족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수인들은 강력한 신체와 빠른 속도를 무기로 삼아 육탄전을 벌이는 라이칸과는 다르게 마법을 이용해 원거리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불화살!!"

"물폭탄!!"

"칼날바람!"

갖가지의 속성 마법의 이름이 들려오는 순간, 폭발이 일어났고, 누군가가 마법을 맞고 날아갔으며, 또 누군가는 아주 날카로운 바람으로 이루어진 칼날에 신체가 잘려나갔다.

­ 퍼어엉!!

­ 콰아앙!!!

­ 서거걱!!

두 눈을 어지럽히며 날아가는 형형색색의 수인들의 마법과 거대한 몸을 고속으로 움직이며 마법을 쳐내고 상대방의 목을 물어뜯는 라이칸이 뒤섞인 싸움은 정말이지 너무나도 흥분되는 장면을 연출하며, 싸움을 지켜보는 모두의 감탄을 자아냈다.

그때. 처음부터 끝까지 압도적인 살상능력을 보여주며 A 클래스의 훈련생을 5명이나 처리한 회색의 갈기 털을 가진 늑대인간의 모습을 한 라이칸이 또 한 명의 멧돼지 인간의 형태를 한 라이칸의 경동맥을 날카로운 이빨로 찢어버리고선, 녀석의 얼굴을 지그시 발로 밟아 눌렀다.

"크르르르르...."

늑대인간 라이칸의 입에서 시뻘건 핏물이 뚝뚝 떨어지며 숨이 턱턱 막힐 정도의 살기가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

....호오...저 녀석 물건인데…? 처음부터 끝까지 닥공으로 몰아붙이는 게 아주 마음에 들어.

나는 녀석에게 꽤나 후한 평가를 내리며 조금이나마 그가 좀 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기를 바랐다.

.....어? 뭐야.....

그 순간. 그 라이칸은 자신의 들끓는 야성을 주체하지 못했는지, 넘어선 안 될 선을 넘기 시작했다.

그 선을 넘음이란 바로...먹이사슬 정립이 시작되고서부터 단 한 번도 움직이지 않으며, 아무런 공격도 하지 않고 있던 한설화를 살기를 흘리며 다가가고 있음을 뜻했다.

이윽고, 그녀와 열 발자국 정도 떨어진 곳에서 그 라이칸이 아주 사나운 하울링을 내뱉었다.

"아오오오오오올올올!!!!!"

그리고선...

­ 타타타타탓탓

네 발로 지면을 빠르게 박차 그녀에게로 달려들었고 뒷다리에 크게 힘을 주고선, 한설화를 향해 뛰어들었다.

"크르릉!!"

피가 군데군데 묻어있는 날카로운 송곳니가 당장에라도 그녀의 희고 가녀린 목을 꿰뚫어 목과 몸을 분리시켜놓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녀는 라이칸의 송곳니가 자신의 목을 물어뜯기 직전까지도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당연히 뭔가 숨겨둔 게 있겠지.

­ 휘이이이잉!!!

어디선가 북극의 매서운 바람이 내는 소리가 들려왔고,

­ 쩌저저저적..

무언가가 깨지는듯한 소리인지, 갈리지는 소리인지 모를 소름이 쫙 끼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역시......강하다...

라이칸의 송곳니는 그녀의 희고 가녀린 목을 꿰뚫지 못했다.

바닥에서부터 올라온 작은 고드름의 모양을 한 얼음에 닿은 라이칸이 단 한 순간에 얼어붙은 채, 허공에 멈춰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너무나도 손쉽게, 매우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며 활약하던 라이칸을 눈빛 한 번으로 동사시켜버린 한설화는 남아있는 10명의 훈련생을 바라보고선, 왼손을 쭈욱 뻗었다.

그러자.

­ 쩌저저정

보기만 해도 얼어버릴 것만 같은 새파란 마력이 그녀의 왼손을 중심으로 나선을 그리며 모여들어 검집의 형태를 만들어갔다.

­ 휘이이잉!

그 마력의 흐름에서 생겨나는 한기에 훈련실 내부 곳곳에 서리가 끼며 온도가 급격하게 낮아지기 시작했다.

.....미, 미친... 무슨 마력이....

나는 제멋대로 내 머릿속을 계속해서 울리는 경고음을 듣지도 못했다.

내 두 눈과 정신은 오로지 한설화, 그녀가 만들어내는 살벌한 광경을 쫓기 바빴다.

어느새 투명한 하늘색으로 이루어진 검집이 완성되자, 검집을 허리춤에 갖다 대었고, 곧 아주 여유롭게 발도 자세를 취했다.

그 모습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우아했으며, 전투를 위한 동작이라기보다는 마치 살랑살랑 아름답게 춤을 추는듯했다.

훈련실 내부에 있던 모든 훈련생이 넋을 잃고 그녀의 우아한 몸짓을 바라보았는데, 그건 교수님과 나도 예외가 아니었다.

"............"

그 순간.

그녀의 오른손이 검집에 꽂혀있는 손잡이로 향했고, 아무런 감정이 보이지 않는 그녀의 입술이 움직이며 청량하면서도 아주 맑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살(?)해(?)검. 제1식, 심해 가르기."

말을 마침과 동시에 그녀의 오른손이 아주 빠른 속도로 움직이며, 검집에 꽂혀있던 투명한 얼음 검을 휘둘렀다.

­ 콰콰콰과과과곽!!!!

그러자. 어디선가 들려오는 커다란 물소리와 함께 거센 진동이 지면을 울렸고, 그녀의 검으로부터 쏘아져 나간 물과 얼음의 속성을 담고 있는 검기가 남아있는 A 클래스의 훈련생들을 무자비하게 덮쳐버렸다.

그제서야 사태를 파악한 훈련생들이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았던 자세를 벗어나, 혼비백산하며 두려움이 가득 담긴 비명을 질러댔다.

"으, 으으...도, 도망쳐!!!!"

"으아아아악!!!!"

"꺄아아아....."

­ 쩌저저저저저적!!!

조금전만 해도 전투로 인해 뜨거운 숨을 내뱉고 있던 훈련생들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A 클래스의 훈련생들과 진작에 탈락해 바닥에 드러누워 있던 훈련생들까지, 모두가 단 한 순간에 덮쳐온 얼음 폭풍에 짧은 비명만을 남긴 채 전부 얼어버렸다.

단 한 명, 한설화, 그녀 본인을 제외하고서 말이다.

마치 고대에 존재했던 빙하시대가 재림한듯했다.

".....미, 미친....저, 저게 뭐야...."

"......히끅! 히끅!! 어, 엄마 나 집에 갈래……."

수많은 훈련생이 그녀를 보며 기겁을 하고 있을 때.

"A 클래스의 먹이사슬 정립을 종료한다."

그런 교수님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곧 교수님들 중 한 분이 어떠한 버튼을 누르자 꽁꽁 얼어붙은 얼음 인형이 되었던 A 클래스의 훈련생들이말끔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잠시 후 A 클래스의 훈련생들이 무대에서 물러나며 C 클래스의 훈련생들이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여러 명의 교수님들이 물러나는 한설화를 바라보고선, 무어라 얘기를 하며 토론을 하기 시작했고, 1분 정도가 흐르자 "C 클래스 먹이사슬 정립을 시작한다."라고 외치고선 그들을 날카로운 눈으로 쳐다보았다.

이어진 C 클래스 훈련생들의 먹이사슬 정립은……. 그냥저냥 볼만한 수준이었다.

특히, 전 순서가 A 클래스 훈련생들이라 그런지, 상당히 수준 차이가 많이 났고 재미나, 긴장감도 별로 없었다.

그게 원래 그들의 실력인지, 아니면 한설화와 A 클래스 훈련생들의 엄청난 포포몬쓰를 봐서 위축된 것인지는 잘 모르지만 확실한 건 더럽게 재미없었다.

"....흐아암...."

나는 더럽게 재미없는 C 클래스 녀석들에게서 시선을 뗀 후, 엄청난 포포몬쓰를 보여줬던 한설화를 힐끔 쳐다보았다.

그녀는 처음과 마찬가지로 아무런 표정의 변화도 없이 무감정한 눈빛으로 C 클래스 녀석들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암만 봐도 존나게 예뻤다.

.....으음....확실히 그 병신 같은 덩어리 새끼가 발기하며 쫓아다닐 만한 외모야...크큭...그 덩어리 새끼……. 매일 저년 얼굴이랑 몸매를 반찬으로 써가며 딸이나 존나 치겠지…. 저 년은 그 사실을 알까 몰라...

그런 생각을 하며 다시 한 번 더 한설화의 얼굴을 바라보던 나는 문득, `저런 완벽한 여자를 밑에 깔아뭉개고서 지배하는 남자는 누굴까?`라는 생각이 떠올랐는데....

【그건 바로 이병찬님입니다.】

길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씨발....개 좆같네...?

뭔 개소리야....씨발... 서, 설마.....이병찬 그 쓰레기 새끼의 그녀 중 한 명이 한설화는 아니지....?

【맞습니다. 한설화 그녀는 이병찬을 사랑할 운명의 그녀들 중 한 명입니다.】

좆같은 예감은 항상 틀린 적이 없었다.

씨발....그래 좆같은 예감은 항상 국룰이지....왠지 그럴 것 같긴 했어....누가 봐도 히로인이 될 관상이잖아….

나는 복잡한 눈으로 한설화를 쳐다보았다.

생전 처음 내게 두근거리는 가슴의 울림을 심어준 여자였다.

이게 정확히 무슨 감정인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호감이라는 것은 마음이 고장 난 병신 같은 나라도 알 수 있었다.

......근데.... 이병찬의 좆질이나 당할 씨발년이었다. 이거지.....?

답은 정해져 있었다.

....세상은 넓고, 보지는 많았다. 그리고 받은 고통은 최소 100배로 돌려줘야 했기에, 그녀는 나의 히로인이 될 자격이 없었다.

... 너 같은 년은 그냥 내 좆이나 빨면서 정액을 쥐어짜대는 오나홀일 뿐이야.

"자, B 클래스 종료!!! 마지막 순서가……. 흠흠!! 마지막 먹이사슬 정립을 시작한다!!! D 클래스의 훈련생들은 모두 나오도록."

이병찬의 그녀들에게서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한 첫 무대인 D 클래스의 먹이사슬 정립이 시작되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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