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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인 아카데미의 NTL 왕이 되다-6화 (6/102)

〈 6화 〉 5화. 한시아.(2)

* * *

­ 쉬이이익!

매우 날카로운 뱀의 쇳소리가 짐승 같은 숨소리만이 유일하게 들려오던 골목길에 울려 퍼졌다.

"......!!"

".......!!"

그러다 새까만 덩어리 새끼는 한 손으로 부여잡은 자지를 안대녀의 팬티의 문지르던 자세 그대로 멈췄다.

"이, 이런..씹....좆됐다."

이내 덩어리는 다급하게 자신의 자지를 다시 팬티 속에 집어넣고는 헛기침 소리와 함께 하늘을 올려다보며 옷매무새를 정리하고 있었다.

"....병신. 지 옷만 정리한다고 끝이 나나, 저렇게 확실한 증거가 바닥에 누워있는데……"

입 밖으로 흘러나온 비웃음이 잔뜩 섞인 나의 말에 덩어리의 어깨가 흠칫 놀라며 들썩였다.

하지만 이내 덩어리는 놀라는 것도 잠시, 몸을 돌려 나를 바라보았고 곧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주변을 둘러보다가 물었다.

"....뭐야? 혼자야..?"

"어, 아직 싱글이야."

혼자란 나의 말에 그는 픽 하고 비열한 웃음소리를 내더니, 짐짓 한 손을 주머니에 넣고선 한껏 가오가 가득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야. 좋은 말로 할 때 가라? 내가 누군지 알면 넌 절대 살아남지 못할 테니까."

"......그래? 네가 누군데?"

나는 어떻게든 이 상황을 벗어나 보려 목소리에 힘을 팍 주고서 허세를 부리는 녀석의 재롱을 아주 흥미롭게 바라보았다.

"아, 아놔 씨발 새끼가...귀가 처먹었나? 내가 이런 말까지 하지 않으려 했는데, 레드문 아카데미의 A 클래스의....."

"김현우 맞지...?"

".......!!!"

나는 너무나도 놀라 눈알이 튀어나올 것 같은 녀석의 얼굴을 스윽 쳐다보고선, 이내 내 눈앞에 떠 있는 상태창으로 시선을 돌렸다.

여태껏 몰랐지만, 【뱀의 심안】을 사용해 상대방의 마음의 소리를 읽어내기만 했던 나는 훈련을 하는 도중 나의 상태창을 다시 한 번 점검했고, 그 결과 【뱀의 심안】에는 또 다른 능력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뱀의 심안】

뱀의 시력은 의외로 나쁘기에 눈과 코 사이에 있는 피트 기관으로 먹잇감을 스캔한다.

이러한 특징을 섞어 외적인 시야가 아닌 상대방의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으며, 상대방의 생각마저 읽어낼 수 있다.

야간에 적외선 모드의 엄청난 시력은 덤이다.

그건 바로 상대방의 본질을 꿰뚫어 본다는 것이었고, 그 능력은 이렇게 내 눈앞에 녀석의 상태창을 나타내고 있었다.

【상태창】

【이름: 김현우】

【나이: 20】

【크리쳐: 버팔로】

【특성: 신체 강화】

【속성: 불】

【힘: C】 【민첩: D】

【마력: D【체력: D】

【고유 능력: 질긴 가죽, 맹렬한 돌진】

나는 내 앞에 떠오른 녀석의 상태창과 녀석을 번갈아 보며 조소를 짓고 있을 때.

천천히 내게 다가와 내 얼굴을 확인한 덩어리가 삿대질을 하며 말을 더듬거렸다.

"너, 너!!! 너 이 뱀 눈깔 새끼!!! 이 씨발 새끼가....아휴...씨발 난 또 누군가 했더니, D 클래스 새끼였잖아...씨발놈 간 떨어질 뻔했네..."

참 웃긴 새끼였다……. 자신도 D 클래스인 걸 잊었나? 제 얼굴에 침 뱉기라니....

덩어리는 자신의 심장을 부여잡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나를 죽일 듯이 노려보다가 이내 표정을 풀더니, 다가와 내 어깨에 자신의 팔을 올려 어깨동무를 시전했다.

.........뭐지? 죽여달라는 건가?

차라리 개처럼 짖으며 발광을 떨어대는 게 훨씬 편했지만, 우선 지켜나보자라는 생각으로 녀석이 발걸음이 이끄는 대로 몸을 맡긴 채 상황을 주시했다.

덩어리는 순순히 발걸음을 옮기는 나를 보고선, 아주 추잡한 미소를 짓고는 신나게 떠들기 시작했다.

"아...왠지...으이! 이, 이 그 좆같은 아니, 카리스마 있는 뱀 눈깔이.. 으이! 딱 보니까 우리 사람 같드라고!! 으허허허!! 으이!"

­ 씨익

"........그래?"

이제야 상황파악이 되는 것 같았다.

안봐도 뻔했다.

이미 내게 발각된 이상, 바닥에 흘린 물을 도로 주워담을 수가 없었기에, 그는 내게 공범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었다.

역시 쓰레기들은 쓰레기였고, 그 본질은 주변의 사람들까지 좀 먹어가는 그런 악질적인 바이러스 그 자체였다.

덩어리를 따라 발걸음을 옮기던 나는 어느새 바닥에 쪼그려 앉아 몸을 덜덜덜 떨어대는 안대녀의 앞에 도착했고, 덩어리는 꿀꺽 침을 삼키며 다시 자신의 허리띠를 풀고 있었다.

"더 이상은 말 하지 않아도 알지? 물론 순서는 내가 먼저야. 그다음이 너고 오케이?"

녀석은 토가 나올 것 같은 추잡한 면상과 함께 손가락으로 오케이 모양을 만들고서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며 물었다.

"........."

나는 역겨운 그의 얼굴에서 시선을 뗀 뒤, 나를 바라보며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는 안대녀를 바라보았다.

"야야! 신경 쓰지 마, 어차피 이 년 말도 못하는 장애인이라 어디 가서 말도 못해. 요즘에 수화를 아는 사람이 얼마나 있다고…. 그리고 뭔가 이상한 낌새를 보이면, 그냥 우리 둘이 죽여버리고 어디 가서 묻어버리면 그만이야. 물론 그전엔 저 좁디좁은 보지로 우리한테 봉사를 해줘야겠지만! 으하하하!!"

역시 쓰레기는 쓰레기다.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고, 그런 나의 모습에 덩어리는 오케이 싸인으로 알아들었는지 음흉한 웃음소리와 함께 자신의 바지를 내리고는 천천히 안대녀를 깔아뭉개고 있었다.

『아...신이시여.....제, 제발...도와주세요. 누구라도...누구라도 제, 제발....』

아직 심안을 꺼두지 않았기에, 그녀의 절망적인 목소리가 머릿속을 울렸고, 나는 이 순간만큼은 그녀의 신이 되어주기로 마음을 먹었다.

덩어리는 자신의 자지를 꺼내 그녀의 순백 팬티에 살살 문지르고 있었는데, 이미 덩어리의 자지에선 쿠퍼액이 질질 흐르고 있는 것을 보아하니, 덩어리가 지금 그녀에게 얼마나 큰 욕정을 하고 있는지 느껴졌다.

....먹고 죽은 귀신이 때깔도 좋다는데, 넌 어쩔거야…. 처먹지도 못하고 뒤질텐데...

­ 씨이익.

"하아...이 씨발년...팬티에다 문지르기만 해도 쌀 것 같네...하악!"

나는 정신을 못 차리고 쿠퍼액을 질질 흘리는 녀석을 내려다보며 미소를 짓던 찰나.

그녀와 눈이 마주쳤고, 그녀는 떨리는 눈동자로 하늘을 향해 들어 올려진 나의 꼬리를 쳐다보았다.

­ 쉬이익!

나의 꼬리 끝에 달린 뱀의 머리에서 불길한 징조가 담긴 쇳소리가 흘러나왔고, 나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꼬리 끝에 마력을 집중했다.

그리고는 꼬리의 끝에 달린 뱀의 아가리를 크게 벌린 후, 헉! 헉! 하는 더러운 숨소리를 내는 덩어리의 머리를 삼키듯이 물었다.

"허억! 하아....이, 이제 보, 본방 들어간...으흡!!! 으으흐읍!!!! 아악!!!"

뱀의 아가리에 머리부터 어깨까지 삼켜진 덩어리는 두 발을 아등바등하며 어떻게든 자신이 처한 상황을 빠져나가려 했지만, 녀석이 빠져나올 수 있는 확률은 0%에 가까웠다.

그렇게 녀석이 옴짝달싹 못 하고 나의 꼬리에 제압되자, 나는 꼬리에 모아놓은 마력을 터트리기 전에 광기가 어린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고서 물었다.

"죽일까..? 말까...? 네가 정해..."

아아...또 이 느낌이었다.

주체할 수 없는 쾌감과 희열감이 내 전신으로 빠르게 번지기 시작했고, 지금 당장에라도 덩어리 새끼를 죽여버리고 싶었다.

나는 마치 파충류의 눈처럼 세로로 길게 찢어진 눈동자를 번뜩이며, 그녀를 향해 재차 물었다.

"죽여? 말어?"

나의 말에 그녀는 난처한 표정을 띠며 바쁘게 손을 움직이는 게, 수화인듯했다.

하지만 수화를 할 줄 모르는 나였지만, 내 머릿속으로 들려오는 그녀의 목소리에 집중한 나는 곧 입을 가로로 길게 찢으며 웃었다.

"흐흣...그래. 알았어…. 죽여달라고?"

나의 말에 그녀는 최선을 다해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지만, 이미 나의 시선은 그녀에게서 떨어진 지 오래였다.

­ 스윽 스으윽.

무언가 질질 끌리는 소리와 함께 그녀가 풀려버린 두 다리를 바닥에 끌며 나에게 다가오는 것을 보았지만, 나는 이제 덩어리가 반쯤 삼켜져 있는 뱀의 머리를 바라보고선 작게 중얼거렸다.

"유감이야.. 그녀는 네가 살아있는 꼴을 보기가 싫다네. 잘 가."

뱀에게 삼켜진 상태에서도 내 말이 들리는 것인지, 나의 말이 끝나자 녀석은 온 힘을 다해 발버둥을 쳤지만, 부질없었다.

"산성독."

나의 입에서 마법명이 흘러나왔고, 곧 꼬리 쪽에 모여있던 마력들이 소모되며 【산성독】을 만들어냈다.

그렇게 【산성독】이 사용된 위치는 바로 꼬리..정확히는 덩어리를 삼킨 뱀의 아가리 속 그 내부였다.

그러자, 뱀에게 삼켜져 있던 녀석의 몸이 전과는 비교할 수도 없이 파닥파닥 거리는 게 마치 땅 위에 떨어진 생선을 보는듯했다.

"잘 뛰네?"

­ 치이익..

그리고는 뱀의 아가리에서 하얀 증기가 피어오름과 동시에 치이익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싱싱한 생선처럼 몸을 이리저리 튕기던 덩어리는얼마 가지 않아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잠시 후, 뱀의 아가리가 미처 삼키지 못했던 덩어리의 발까지 모두 삼키고선, 【산성독】으로 녀석을 완전히 녹여버리며 세상에서 덩어리의 존재를 완전히 지워버렸다.

그리고 그 광경은 재밌다는 듯이 바라보던 나는 고개를 돌려 나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있는 그녀를 향해 물었다.

".....어때? 마음에 들어?"

"........"

그녀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내 머릿속에선 공포심이 가득 담긴 그녀의 말들이 들려왔다.

『..아, 안 돼... 내, 내가 바라는 건 이런 게 아, 아니었어…. 흐흑흑....』

그녀는 제법 많은 눈물을 흘렸음에도 불구하고 안대를 차지 않은 한쪽 눈에선 계속해서 맑은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리고 그런 그녀를 바라보던 나는 다리를 굽히고 앉아 그녀와 시선을 마주쳤다.

"....참 멍청한 년이네. 널 겁탈해서 강간하려던 쓰레기가 죽었다고 이렇게 눈물을 흘리는 거야? 착한 것인지, 호구 새끼인 것인지."

『흐흐흑....우우...나, 난 분명 죽이지 말라고....』

"그렇게 병신 같은 생각으로 사니까, 이딴 일이나 당하는 거지. 크크큭. 뭐, 됐어. 이미 물은 엎질러졌고 다시 담을 수 없거든. 오늘 본 일은 머릿속에서 지우는 게 좋을 거야. 알아들어?"

­ 스윽.

나는 손을 뻗어 그녀의 새하얀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조용히 압박을 넣었고, 그녀는 내 손이 머리에 닿자 흠칫 놀란 듯 몸을 떨었지만, 이내 곧 울먹이는 얼굴로 연신 고개를 끄덕거렸다.

하지만 무작정 그녀의 말을 믿을 수는 없었다.

이러한 일들은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했기에, 나는 심안으로 그녀의 마음속을 꿰뚫어보았고 곧 그녀의 말이 진심임을 확인했다.

『...흐흑....이, 이 사람이 살인을 하게 된 건…. 결국 나를 도와주기 위해서야...이 모든 건 결국 내가 못나서...흐흐흑...내가 말도 못하는 장애인...이라서...』

자신에 대한 자존감이 굉장히 낮은 타입인듯했다.

뭐, 내가 신경 쓸 일이 아니었지만, 묘하게 신경을 거스르는 그녀를 보고선 쯧 하고 혀를 찬 뒤,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몸을 돌려 골목길을 빠져나가려던 찰나.

그녀의 제복 상의가 짐승에게 공격을 받은 것처럼 찢겨나간 것을 바라본 나는 나의 제복 상의를 벗어 그녀의 앞에 툭 던졌다.

"그 꼴로 돌아다녔다간, 또 강간당한다? .. 1학년 D 클래스니까, 내일 우리 반으로 가져와."

나의 말에 그녀는 떨리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선,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후들거리는 얇은 다리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공포와 두려움으로 인해 풀렸던 다리가 조금은 괜찮아진 듯 했다.

그렇게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난 뒤, 나에게 한 번 더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나를 앞질러 골목길을 빠져나가려 했다.

그 순간.

【???의 조건을 충족시켰습니다.】

【천살(??)의 기운이 폭주합니다.】

【숨겨져 있던 특전이 활성화됩니다.】

【싸이코패스 (천살 ??)의 특정 성욕 중 하나인, 디스모포필리아(Dysmorphophilia)가 몸을 지배합니다.】

머릿속으로 수많음 알림음이 들려왔고, 서서히 나의 정신이 무언가에 좀 먹히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그리고는 딱 한 가지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건 바로 저 여자를 당장에라도 내 밑에 깔아뭉개고서 지배하고 싶다는 생각이 나의 머리와 전신을 지배했다.

이마에서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고, 이대로 조금만 더 지나면 완전히 이성을 잃어버릴 것 같았다.

­ 하아.. 하아..

나의 거친 숨소리가 골목길에서 메아리치자, 골목을 빠져나가려던 안대녀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았고 나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크크큭....."

"......."

"......야. 도망쳐. 뒤지기 싫으면."

나는 최대한 살기를 담아 그녀에게 경고했고, 나의 살기를 정면으로 받아낸 그녀가 두려움에 가득 찬 눈빛으로 뒷걸음질을 치며 골목길을 벗어나려 했다.

이윽고 그녀의 모습이 골목길에서 완전히 사라졌고, 나는 억누르고 있던 무언가를 놔버렸다.

".......술래잡기는 좋아하려나 몰라...?"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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