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섹스하지 않으면 나갈 수 없는 방-38화 (38/57)

〈 38화 〉 온천여행과 오타쿠(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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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멍하고 의식이 몽롱하다. 마치 한여름 밤의 꿈 같아 현실감각이 없다.

그러나 한껏 달아오른 몸과 아직 자지에 남아있는 감각은 내 기억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있었다. 분명히 현실에서 있었던 일이다. 아니 그보다 나는 [섹스하지 않으면 나갈 수 없는 방]을 두 번이나 경험하지 않았는가.

어찌 됐건, 나는 만족스럽게 그녀의 잘내에 한껏 정액을 사정했다. 그 이후 정신을 차려보니 그 장소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있었다. 노천탕으로 되돌아오게 된 우리는, 상황을 파악하자마자 후다닥 그 장소를 빠져나왔다.

“읏...! 차가워.”

물 온도 조절을 잘못한 탓에 온천수와 대비되는 차가운 물이 몸에 닿으니 깜짝 놀랐다. 그러나 덕분에 정신이 조금 맑하아진 기분이다. 다시 샤워를 하면서 몸에 묻은 체액을 씻어내고, 뒤처리를 한다. 그래 이건 분명 꿈이 아니야.

그러나 머릿속에는 여전히 그녀의 몸이 아른거린다. 그녀와 이렇게 헤어지게 되는 건 너무나도 아쉽다. 나는 어차피 곧 있으면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고, 그녀도 진지한 인연을 찾기 위해 혼탕에 들어 온 건 아니었을 테니, 애초부터 길게 이어질 인연은 아니었으나...

‘그래도 아쉽네. 몇 번은 더 할 수 있었을 텐데...’

...

수건으로 몸을 닦으며 마음 한켠에 남아있던 찜찜함도 함께 털어낸다. 옷을 주섬주섬 챙겨입고 복도로 걸어 나오자 그곳엔.... 그녀가 먼저 나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

눈이 마주치고 서로의 눈빛을 교환한다. 우리는 서로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걸 단박에 알아챘다. 역시 나 뿐만 아니라 그녀도 이렇게 끝내기엔 아쉬웠나 보다.

그녀의 손에 이끌려 발걸음을 옮긴다. 그렇게 따라 들어가게 된 그녀의 방. 어차피 남녀 가리지 않고 수많은 손님들이 이용할 장소임에 불과하지만, 어쨌든 여자의 방에 들어온 건 난생처음이었다.

어쩐지 특유의 좋은 향기도 나는 것 같고... [섹스하지 않으면 나갈 수 없는 방]에 갑자기 끌려간 바람에 어그러지긴 했지만, 그녀의 원래 목적이 나를 이곳에 데려오려는 것이라고 했었지.

“まだできるよね?”

맞다. 그러고 보니 현실에서는 그녀의 말이 자동으로 번역되지 않는다. 그러나 더는 우리에게 있어서 쓸데없는 말 따위는 필요 없었다.

아차. 그러고 보니까 [섹스하지 않으면 나갈 수 없는 방]에서는 서로의 말이 자동으로 번역되어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러나 더는 우리의 관계에 있어서 쓸데없는 말 따위는 전혀 필요 없었다.

그녀가 나를 이렇게 자신의 방으로 데려왔다는 것이, 내 몸을 원하고 있다는 이야기나 다름없으니.

...

은은한 달빛에 비친 그녀는 매혹적이다. 애니메이션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화려한 옷이 아닌, 료칸에서 잠옷 대용으로 기본 지급하는 아무런 무늬도, 장식도 없는 칙칙한 회색 유카타를 입고 있었으나. 그런 옷으로도 그녀의 색기는 숨길 수 없다.

펑퍼짐한 천 위로도 신체의 곡선이 훤히 드러난다. 심지어 옷을 고정해 주는 지퍼나 단추도 없이 묶여 있는 끈 하나만 풀면 바로 스르륵 하며 흘러내리게 되어 있는 구조다. 그렇게 하니, 그녀는 예상대로 속에는 아무것도 입고 있지 않았다.

...

나도 거추장스러운 옷을 훌러덩 벗어버리고 순식간에 다시 알몸이 되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서로는 알몸이었으니, 오히려 이 모습이 익숙하다. 천 쪼가리 따위는 그저 방해일 뿐이다.

그대로 나는 그녀를 부드럽게 다다미 바닥에 밀어 넘어뜨렸다. 이내 본능만이 남은 우리는 짐승처럼 게걸스럽게 서로의 몸을 탐했다.

뜨겁고 거친 숨결. 그리고 이어지는 키스. 혀와 혀가 뱀처럼 얽히며 체액을 교환한다. 옆으로 누워 키스하는 자세로 그녀는 내 몸을 껴안아 온다.

그녀의 한쪽 다리가 내 몸 위로 올라가자, 자연스럽게 가랑이 사이가 돌출됐다. 자지는 무언가에 이끌리는 듯이 그곳으로 향했다.

그런데 이렇게 키스를 하고 있는 동안에는 구멍의 위치를 찾을 수가 없다. 잠깐 얼굴을 떼네어 위치를 확인하고 삽입을 한 뒤, 다시 하면 될 뿐인 간단한 문제였지만. 지금, 이 순간 1초조차 그녀에게서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

갈 곳을 잃고 아등바등하고 있던 자지의 움직임을 그녀가 눈치채자, 한 손으로 자지를 붙잡고 자신의 구멍 위치에 인도해 주었다. 나는 그녀가 고정해준 방향을 향해서 허리를 밀어 넣으면 될 뿐이었다.

푸우우우우우우욱...

읏..., 핫..., 읏..., 흐읏.., 하앗... 허업....

그래도 이 자세는 본격적으로 허리를 흔들기에는 영 불편했다. 아까전에는 그녀가 내 위로 올라타 줬으니, 이번에는 내가 위로 올라탔다. 키스를 마치고 서로의 얼굴이 떨어지자 그녀의 몸 위로 은빛 실이 이어진다.

“うっ…はっ…うん…うっ… ”

밀고 들어갈 때는 부드럽게 감싸주고, 나올 때는 빨아들이는 듯이 조여오는 황홀한 감각. 허리를 흔드는 것을 멈출 수가 없다. 그럴 때 마다 그녀는 귀여운 신음소리를 낸다.

찌걱. 쯔업. 쯔걱.

“흣...! 하... 아... 으... 으으…”

“?ちいい....”(기모찌이이...)

이건 나도 알고 있는 말이다. 내가 느끼고 있는 만큼이나 그녀도 내 자지를 느껴주고 있다. 사정감이 올라왔지만, 질내사정의 허락을 구할 필요도 없었다. 내가 보지에 싸고 싶어. 라고 말하자마자 그대로 받아내 주지 않았던가.

븃., 뷰우웃. 뷰븃!

주르르륵..., 울컥. 울컥.

혼이 빠져 나가 버릴 것만 같은 황홀한 사정. 그녀도 내 사정에 맞추어 성대하게 조수를 내뿜으며 절정했다. 자지를 빼내자마자 보지에서는 정액이 새어 나오고, 서로의 체액은 뒤섞여 다다미 바닥을 적신다.

이렇게나 많은 양의 정액을 두 번째로 사정했음에도, 자지는 아직 만족하지 못했다고 말하는 듯이 전혀 발기가 수그러들 기세가 없었다.

푸우욱!

나는 자세를 못 가누고 누워서 여운을 즐기고 있는 그녀 위에 엎어져 다시 한번 자지를 삽입했다. 그러자 퍼져있던 엉덩이가 탄력 있게 오그라들고, 다리는 꼿꼿히 펴지며 가랑이 사이로 물총이 발사된다.

츗! 츄츗!

“읏... 하앗... 읏... 핫...., 응…. 그읏... 앗...”

꽤나 강압적인 태도였지만, 그녀는 싫어하는 기색이 아니었다. 이런 자세로 뿌리까지 삽입하니까 귀두에 자궁 입구가 닿는다. 인근을 자지가 건드려 줄 때마다 그녀의 반응이 특히 더 좋다.

“そこいいよ...もっとやって.”

꾸욱꾸욱. 문질문질. 집요하게 그녀의 약점을 괴롭혔다. 그녀는 온몸을 경련하며 자지에 몸 전체가 지배당하고 있었다. 부르르 떨기도 하고, 고개를 획 젖히기도 하고. 쾌락에 저항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귀엽다.

물론 버티기 힘든 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정액을 쥐어짜듯 자지 전체를 꾸물꾸물 감싸오는 질벽의 움직임 때문에 금세 다시 사정감이 올라온다.

“읏?! 으읏...!”

자지가 뽑힐듯이 쪼오옵 하고 당겨진다. 순간적으로 진짜 뽑히거나 부러지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들 만큼이나 위협적이었다. 그러나 뽑혀 나온 건 다행스럽게도 자지가 아니라 정액이었다.

이번에는 내가 뒤로 쓰러졌다. 아무리 만족스러운 사정이라도 보통 첫발만 진한 정액을 쌀 수 있고, 아무리 기분 좋아도 싸고 나면 현자 타임이 오는 게 당연한 상식일 터인데.

불알은 텅 비어서 쪼그라들었으나, 이 열락은 끝나지 않았다. 그녀의 몸은 상식을 거부하는 다른 세계의 존재 같았다. 몸은 여전히 달아올라 있었으나, 체력적으로 한계가 와서 더이상 지속하기란 무리였다.

‘하하... 성욕보다 체력이 먼저 떨어지게 되는 걸 경험하게 될 줄은 몰랐네.’

그러나 쉬고 있을 시간은 주어지지 않았다. 그림자가 시야를 가리고 살덩어리가 자지 위로 포개어진다. 가슴으로 자지를 감싸 쥐고, 내놓은 귀두를 입술과 혀로 빙글빙글 돌려대면서 다시 강제로 일으켜 세운다.

“자... 잠깐만..., 나... 휴식 좀...!”

그녀는 내가 말하는 한국어가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없었겠지만, 나는 보디랭귀지로 그녀에게 양팔을 가로저으며 내 의사를 표했다.

그러나 나의 필사적인 저항을 못 본 건지, 알면서 모른 척하는 건지는 알 수 없었으나 자지가 다시 단단해진 것을 확인한 즉시 그녀는 다시 한번 자지 위에 올라탔다.

“읏...! 헉....! 허억...! 헉...! 으윽....”

나는 그제야 깨달았다. 전 남자친구라는 사람은 어째서 이렇게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좋은 여자를 차 버렸는지. 그리고 보통 여자는 아무리 외로워도 혼탕에서 파트너를 찾으러 오지는 않는다.

평범한 섹스 두세번으로도 만족하지 못하는 성욕 괴물인 그녀 앞에서 나는 저항할 수 없었다. 그저 쓰러진 채 자지를 내놓고 있을 뿐.

비행기를 타러 가야 한다는 핑계를 대고 빠져나올 수 있었던 건 다음 날 아침이 되어서였다. 내 몸은 단 하루 만에 그녀에게 쪽 빨려서 만신창이가 되어버렸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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