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섹스하지 않으면 나갈 수 없는 방-20화 (20/57)

〈 20화 〉 고고학자와 에로트랩 던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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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문명이 건설되기 훨씬 전에 알수없는 이유로 멸망해 버렸다고 하는 초고대문명. 그들의 기록은 현재로서는 남은것이 거의 없다.

초고대문명이 있었다는것 자체가 지어낸 이야기 아니냐 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지상에는 그 흔적을 눈씻고 찾아볼수 없다. 수많은 세월이 흐른걸 감안해도, 건축물의 잔해따위 조차 남아있지 않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초고대문명은 분명히 실존했다. 지하던전들 중에서는 초고대문명이 만들어 낸 것이 분명한 던전들이 존재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던전들을 탐사하며 초고대문명의 흔적을 뒤쫓는것이, 고고학자들의 일이다.

"이번에도 에로트랩던전인가... 어쩔수 없지. 조수 준비됐어?"

"뭐 저야 준비할게 없죠. 언제나 밀리아씨가 고생하시니까요."

"내 모습을 사소한것 하나 빠짐없이 세세하게 묘사해줘. 기록을 읽는 사람이 당하는 내 모습을 상상하며 자위할수 있을정도로 말이야."

"그...그래도 괜찮을까요...?"

"말이 그렇다는거지. 어디까지나 학술기록 이니까 진짜 야설을 쓰란 이야기는 아니지만, 디테일이 중요하단 소리야."

"알겠습니다."

"부끄럽다고 눈을 돌리지 말고, 똑바로 보고 있어야해."

...

그렇게 말하며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훌렁훌렁 옷을 벗는다. 그녀의 이름은 밀리아. 제국에서도 손꼽히게 촉망받는 고고학자이다.

갈색 단발머리에 별다른 꾸밈없는 수수한 스타일. 외부활동을 나갈때면 편하고 실용적인 옷을 선호해서 평소에는 그다지 눈에 띄지 않지만, 벗은 몸을 바라보니 몸매가 상당하다.

에로트랩 던전을 탐사하기 위해서는 어차피 더러워지니까 아예 입구부터 벗고 들어간다고 한다. 내게 알몸이 보여지는것 따위는 별로 부끄러워 하지 않는듯 하다.

안그래도 눈을 뗄수 없는 육감적인 가슴과 골반이지만, 에로트랩 던전 연구를 위해서라도 그녀의 몸을 자세히 관찰해야 한다.

끼이익­ 뚜벅. 뚜벅. 뚜벅. 뚜벅.

낡은 문을 열고, 계단을 내려간다. 사람이 출입한 흔적이라곤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1층부터...이거라니..."

어느정도 내려왔을까. 지하1층 방이 나왔다. 방 중앙에는, 말 모양의 석상이 우리를 반겨주고 있다. 역시 초고대문명의 기술력으로 만들어진것 답게, 진짜 살아있는 말을 그대로 석화시킨것 처럼 사실적이다.

그냥 잘만든 조각상이 아니다. 에로트랩던전 아니라고 할 까봐, 안장 한 가운데에는 남근형상을 한 기둥이 우뚝 솟아 있었다.

...

초고대문명에 대한것은 하나부터 열까지 미스테리로 가득하지만, 그중에서도 에로트랩던전은 특기할만 하다. 도대체 누가, 어떻게, 왜 만들었는지 전혀 알수가 없다.

알려진건 단 한가지. 각 층마다 존재하는 함정을 여성이 발동시켜 일정시간 동안의 벌을 받고나면, 다음층으로 가는 문이 열린다는것.

침입자를 막기위한 장치라고 하기엔 허술하다. 아니 애초에 막기위한 장치가 맞긴 한걸까? 에로트랩던전에 대해 알고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떻게 해야 문이 열리는지 유추할수 있는데.

그녀는 미리 준비해온 젤을 기둥에 뿌린뒤, 석상위에 올라탔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장치가 작동되지 않는다. 허리를 높이 들어 기둥의 끝부분에 보지 구멍을 맞추고, 천천히 내려서 삽입하기 시작했다.

"응그읏... 하읏... 그으읏... 응고곡...!"

뿌리까지 삽입을 마친 직후, 석상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기둥만 따로 움직이지는 않는것 같으나, 실제 말을 탄 것 처럼 그녀는 끊임없이 상하좌우로 흔들리고 있다. 양손으로 말의 목 부분을 꽉 붙잡고, 흔들림에 견디고 있다.

"응긋,. 흣응., 하앗., 흐읏.., 윽 앗., 윽 ., 읏.., 핫.,. 흥그읏.., 하악..,!"

5분정도 지났을까. 흔들리던 석상은 겨우 움직임을 멈췄다. 그녀가 앉아있던 자리는 축축하게 변했고, 맞은편 벽에는 다음층으로 내려갈 수 있는 문이 생겨났다.

에로트랩 던전의 진행은 대부분 이런식이다. 열쇠 역할을 하는 트랩의 종류는 던전마다, 층마다 천차만별이지만 언제나 자물쇠 역할을 하는건 여체뿐이다.

"밀리아씨! 자극은 어느정도였어요?"

"하아... 흐읏... 하아... 그 그러니까... 한... 7점쯤...?"

"지속시간 5분... 자극 [7/10] ... 1층부터 이정도라면, 꽤나 힘든 여정이 되겠네요."

"잠깐만 쉬었다 가자..."

나는 수첩을 꺼내 에로트랩이 어떻게 작동하며 여자를 괴롭히는지 상세하게 묘사했다. 그녀의 체험 후기까지 함께 기록했다.

이런 고고학자들의 기록이 모여, 초고대문명의 미스터리를 파헤칠수 있는 자료가 된다.

언젠가 에로트랩던전의 정체를 파악할수 있는 날이 오겠지. 그러나 지금으로서는, 에로트랩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도저히 알수가 없다.

...

남자나 어린아이는 트랩에 가까이 가도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는다. 아까 그 기둥처럼, 직접 올라타는 종류의 트랩에 자위기구를 끼워서 속이려고 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대체 초고대인들은 어떤 사람들이었을까? 그토록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정상적으로 작동하며 자동으로 여성임을 인식하는 엄청난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시설.

이런 시설을 만들 능력으로 고작 이런것이나 만들었다는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이런게 그들의 유희거리 였던 걸까?

...

유희거리 하니까 떠오른 생각인데, 그녀는 평소에 대체 뭘 하면서 노는지 알수가 없다.

언제나 고고학 연구에만 메달려 있고 전혀 놀거나 쉬지 않는다. 연구실에서 나설때는, 이렇게 직접 탐사를 다닐때 뿐. 일과 사랑에 빠졌다. 라고밖에는 볼 수가 없다.

그러나... 굳이 그녀에게도 유희거리가 있다고 한다면... 이 에로트랩던전 탐사가 아닐까?

사실 고고학자가 직접 에로트랩에 당해줄 필요는 없다. 적당한 여자 노예나 죄수를 데려와서 대신 함정에 걸리게 만들어도 될 일이다.

"하아...하아... 그럼 이제 다음 구역으로 내려가볼까?"

얼굴은 빨갛게 상기되어 있고, 거칠게 숨을 내쉰다. 그녀는 에로트랩던전을 연구하기 위해서라면 직접 겪어보는 수 밖에 없다며, 이렇게 체험 하면서 종류와 자극을 평가하고 있지만...

이게 진짜 학술적인 목적때문에 반드시 필요한 작업일까? 직접 에로트랩을 체험한다고 하는 다른 고고학자 이야기는 들어본적 없다. 어쩌면... 그녀는 에로트랩에 당하는걸 즐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변태."

"응? 뭐라고 그랬어?"

"아무것도 아니에요."

나도모르게 입밖으로 생각이 새어나갈뻔 했다. 그녀가 못 들은것 같아서 다행이다.

어느새 지하2층에 도착했다. 이번 방에는 1층에서 봤던것 같은 흉악한 물건이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방 한 가운데에 붉은색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을 뿐이다.

저 원의 의미는 아마 여자를 저곳에 위치시키라는 뜻이겠지. 그런데 맞은편에 그려져 있는 이상한 그림이 신경쓰인다.

. l

┌┐

대체 이게 무슨 의미일까? 무슨 문자인것 같기도 하고, 기호같기도 하고, 그림같기도 하다. 난데없이 맞닥들인 수수께끼에 혼란스럽다.

그녀는 잠깐 고민하더니, 원 위에 올라섰다.

"밀리아씨! 저 그림의 의미를 알아낸 건가요?"

"으음... 아마도 이건...이렇게..."

그녀가 취한 자세는 너무나도 천박하기 그지 없었다. 다리를 180도에 가깝게 벌리고 무릎을 굽혀서 사타구니를 훤히 드러내고, 양 팔은 머리 뒤로 올려서 깍지를 낀다.

마침내 나도 그 의미를 깨달았다. 저 모양의 포즈를 취하라는 뜻 이었구나. 정답이라고 말하는 듯이, 문이 생겨나고 있다.

...!

그순간 어디선가 분홍색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이것의 정체는 에로트랩 던전에서는 흔하게 볼수있는 최음가스. 남자는 맡아도 아무렇지도 않지만, 여자는 몸이 후끈 달아오르게 된다.

"콜록 콜록!"

"괜찮으신가요?"

"하읏...! 괘...괜찮아. 하도 많이 맡아봐서 이젠 익숙해."

"그럼... 계속 내려가죠."

##

이 던전은 대체 어디까지 이어지는 걸까. 벌써 지하 10층을 돌파했는데, 계속 내려가고 있다. 에로트랩던전 탐사 경험이 많은, 처음엔 여유만만했던 그녀조차 안색이 나쁘고 너무나도 힘들어 보였다.

"하악... 하악.... 하악.... 흐윽.... "

최음가스는 감각을 민감하게 만들뿐 별다른 인체에 위해는 없다고 알려져 있다.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괜찮아 지겠지만, 여기까지 오는동안 벌써 7번이나 들이마셨으니, 멀쩡할리 없다.

처음에는 내가 앞장서서 걸었지만, 그녀가 뒤에서 내 모습을 바라보는것 만으로도 자꾸만 이상한 상상이 떠오른다고 해서, 내가 뒤따라 가기로 했다.

철퍽. 철퍽. 철퍽.

그녀의 상태는 마치 목욕탕에서 나온 직후의 모습 같았다. 몸에서는 김이 나오고, 지나간 길을 따라 액체가 흥건하다. 그냥 물이 아닌, 땀과 애액이 뒤섞인 액체가. 이쯤되면 탈수증세도 걱정된다.

마침내 도달한 다음 방. 이번에는 어떤 무자비한 함정이 기다리고 있을까. 긴장하던 찰나. 그 자리에는 마침내 함정대신, 꿈에 그리던 초고대문명의 고문서가 있었다.

"하악...하악...흐읏... 드디어...찾았어..."

고문서를 코 앞에 두고, 자세가 무너진다. 나는 걱정하는 마음에, 배낭에서 물통을 빼 들고 그녀에게 달려갔다.

"괘...괜찮으세요? 물 드릴게요!"

"아...안돼... 지금 다가오면...흐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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