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섹스하지 않으면 나갈 수 없는 방-16화 (16/57)

〈 16화 〉 한밤의 공원과 변태녀

* * *

시원하고 상쾌한 밤바람이 기분 좋게 뺨을 스친다. 어둠이 적당히 깔린 골목길에 드문드문 박힌 가로등이 이정표가 되어준다. 언제나 걷던 거리는 눈에 익어, 고요하고 평화롭다.

똑같은 길이라도 등교나 출근할 때 걷는 느낌과 산책할 때 걷는 느낌은 전혀 다르다. 나는 그래서 밤 산책이 좋다.

정해진 산책 코스를 거의 다다랐을 때 쯤. 공원 입구 앞에서 발걸음이 멈췄다. 이런 시간에 공원에 들어가서는 안 되긴 하지만, 한밤중에 공원을 거닐면 어떤 색다른 느낌일까? 하는 호기심이 나를 자극했다.

입구에는 표지판이 막고 있지만, 높이가 그다지 높지 않아서 충분히 뛰어넘을 수 있어 보인다. 그렇게 별다른 망설임 없이 장애물을 뛰어넘어 공원 안쪽으로 발을 내디뎠다.

...

확실히 공원 내부는 어둡다.불빛 하나 없이 깜깜해서 살짝 으스스한 느낌도 든다. 괜히 들어왔나, 이제 슬슬 나가야지 하고 생각하던 그 순간. 어딘가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온다.

“응…. 으흣.... 하읏...”

“김 교수님... 사람이 올지도 모르는데...”

“괜찮아... 계속해줘...♥ 응그읏...!”

긴장감은 곧 민망함으로 바뀌었다. 한밤중의 공원에서, 야외 플레이를 즐기는 커플이 있었을 줄이야. 몰래 훔쳐볼까? 하는 생각도 잠깐 들었지만, 어차피 어두워서 제대로 보이지도 않을 테고. 들키면 곤란할 테니, 못 들은 척 빠져나가기로 했다.

부스럭.

부스럭부스럭.

...!

그 순간. 풀숲에서 또 다른 이상한 소리가 들려온다. 상당히 가까운 거리. 위협을 느낀 나는 빠르게 핸드폰을 꺼내 플래시 라이트를 켜서 소리가 나는 방향을 비췄다.

그 자리엔. 아무런 옷도 입지 않고, 개 목줄을 차고 몸을 드러내고 있는 여자가 그 자리에 서 있었다.

...

“하읏..., 흐응.., 하악...!”

...

“이... 이게 무슨 소리지 ...?”

“흐윽...! 처음 만난 남자랑 섹스해서 암퇘지 보지 또 절정 해버려 응흐으으으으읏...!”

“뭐야. 꿈이었나."

어떤 여자가, 내 위에 올라타서 교태를 부리며 허리를 흔들고 있었다. 아직 상황 파악이 덜된 나는 믿기지 않는 광경에, 시야에 들어온 것을 부정하고 꿈이라고 단정 지었다.

그도 그럴 게 나는 방금 전 까지 공원에 있었으니까. 응? 잠깐. 어디서부터 꿈인 거지? 이 푹신한 침대의 감각과...

“응흐읏...!”

자…. 자지에 연결된 이 감각은... 너무나도 생생한데.

“아. 주인님, 일어나셨어요? 죄송해요. 멋대로 시작해 버려서.”

붉은색 개 목줄, 길게 늘여뜨렸지만 윤기라곤 전혀 없는 부스스한 흑발,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살짝 쳐져 있는 커다란 유방, 어딘가 모르게 풍겨오는 음침한 이미지.

기억났다. 분명 마지막으로 기억이 끊기기 전에 봤던 그 여자다. 그런데 여긴 아까 그 공원이 아닌데. 시야가 제한돼서 제대로 볼 수 없지만, 새하얀 천장에... 방 한가운데에 침대 하나만 덩그러니.... 있는....

“뭐... 뭐야 이건...! 나…. 납치 당한 건가?”

역 강간을 당하고 있었다. 그제야 겨우 정신을 차린 나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크게 소리쳤다. 그런데 납치 당한 거 라고 하기엔 뭔가 좀 이상했다. 그녀가 내 위에 올라타고 있긴 하지만 내 몸이 묶여 있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개 목줄의 손잡이는 내 손에 쥐어져 있었다.

마음만 먹으면 그녀를 뿌리치고 제압하는 것 따위는 쉬워 보인다. 남들이 봤으면 내가 그녀를 이곳에 끌고 왔다고 오해해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그녀가 당황스러운 얼굴로 내게 반문했다.

“주인님…. 그 혹시... 그 한밤중 그 공원이 그런…. 용도로 유명했다는걸 모르고 계셨나요?”

기억을 곱씹어 보니 그 공원에서 야외플레이를 즐기던 커플이 생각났다. 그런 거로 유명한 공원이었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런데... 여긴 대체 ...? 공원은 아닌 것 같은데.”

“아…. 그게 갑자기 이런 장소에 와 있었어요. [섹스하지 않으면 나갈 수 없는 방]이라고 쓰여 있더라고요.”

그 짧은 대화를 이어나가는 도중에도, 그녀는 허리를 전혀 멈출 생각 없이 흔들고 있었다. 리듬에 맞춰서 꾸물꾸물 움직여 대는 질벽의 감촉 때문에, 더이상은 버티기가 힘들다.

“크으읏...! 싸.. 쌀 거 같아.”

“하앙... 흐읏... 주인님의 정액으로... 자궁 가득 채워주세요……. 하앗... 흣응...,”

“흐읏...! 흐아아아아아앙♥”

그녀도 내 사정과 맞춰서 몸을 부르르 떨다가, 그대로 옆에 누워서 안겨 왔다. 정사를 마치고 이러고 있으니, 마치 연인 같다. 푹신푹신한 가슴의 촉감이 팔에 달라붙어 온다.

“하아…. 하아..."

“저어... 그래서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원래는 그냥 음란한 몸을 남들에게 보이면서 보지 벌렁벌렁하고 씹물을 줄줄 흘리는 걸 즐기는 평범한 변태 년이었는데 말이죠...”

아무렇지도 않게 천박한 말을 거침없이 쏟아낸다. 변태인 시점에서 평범함 이랑은 거리가 있는 것 같았지만... 크흠.

“사실은 그것만으로는 만족 못 하고, 자궁을 정복해줄 듬직한 주인님을 원하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눈 떠보니 함께 이곳에 와 있었죠. 이건 분명 이분을 주인님으로 선택하라는 하늘의 계시 같은 거라고 생각해서...”

그녀는 몸을 일으키려다가, 자연스럽게 내 왼쪽 유두에 입맞춤해온다. 전기가 흐르는 것 같은 감각이 전해진다. 남자도 유두가 핥아져서 느낄 수 있었다니. 부끄럽고, 짜릿하다.

“츄웁…. 하아... 주인님이 되어 주실 거죠...?”

“으…. 으응..”

터무니없는 이야기였지만, 얼떨결에 수락해 버렸다. 하지만 성욕이 왕성한 20대 남자라면 누구라도 이런 제안을 거부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면... 자궁을... 정액으로 마킹해서... 정식으로 주종관계 체결해주세요...! 주인님에게 복종하고 싶다는 기대만으로도……. 자궁이 부르르 떨려오고 있어요....”

질척­

다시 한번 자지를 먹어 치우려고 질 입구에 가져다 대는 그녀. 하지만 나는 만류하며 일어났다. 그냥 편히 누워있으면서 일방적으로 움직여 주는 봉사를 받는 것도 좋았지만, 역시 주종관계라면...

“잠깐... 내가 움직일게.”

“혹시 제 봉사가 마음에 안 드셨나요...?”

“아니…. 그런건 아니고..."

갑자기 어두워진 그녀의 표정. 그러나 봉사 받는 게 싫은 게 아니라…. 라고 해명할 필요조차 없었다. 팔팔하게 보지를 향해있는 자지를 바라보더니, 금세 다시 헤벌레 하는 표정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럼…. 부디 주인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움직여 주세요...♥”

허벅지를 M자 모양으로 넓게 벌린 개구리 같은 자세를 취한다. 가슴과 배, 보지가 훤히 들어내서 자지를 애원하는 모습. 스스로 자신을 노예나 물건처럼 다뤄주기를 간청하는 태도.

“이런 거... 참을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철퍽. 철퍽. 철퍽. 철퍽.

펌프질해서 지하수를 끌어올리는 호스처럼. 깊숙히 찌를 때 마다 황홀한 표정을 지으며 조수를 내뿜는다. 마치 섹스만을 위한 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았다.

“주인님…. 더…. 더 깊숙히 찔러주세요..! 가장 깊숙한 장소를 함락시켜주세요..! 주인님께... 주인님의 자지에게... 굴복하고 싶다고 자궁이 떨리고 있어요오오오옷...!”

뿌리까지 깊숙하게 삽입하면, 귀두의 끝부분에서 딱딱한 무언가 자궁 입구가 느껴졌다.

그러나 딱딱하다는 것도 부드러운 질벽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것이다. 여기를 함락 시키는 것이 목표, 라고 하기도 허무한 싸움이었다. 귀두로 입구를 똑똑 똑 하고 노크해 주자 마자, 부드럽게 풀어지며 항복을 청해온다.

“이런…. 좆밥 프리패스 자동문 보지는 난생 처음 본다.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남자에게 항복해왔던 거냐...!”

“그…. 그게…. 흐응…. 하앗...! 처녀막은 진작에 자위하다가 찢어버렸지만... 진짜는... 주인님이... 처음이에요…. 하아아앗...!”

“이렇게 음란한 몸을 가지고 있으면서…. 지금까지 처녀였다고? 그런 말을 어떻게 믿으라는 거야...!”

“저…. 그... 자위에 눈뜨고 난 이후로, 거의 매일같이. 하루에도 몇 번씩. 혼자서 위로해 왔어요…. 그래도 성욕이 넘쳐서... 평범한 자극으로는 만족 못 하게 되었고... 노출까지...”

머릿속에 야한 생각만 가득한 사춘기 시기의 남자아이만큼의 성욕... 아니 그 이상이다. 저 말이 사실이라면, 오히려 지금까지 섹스를 안 하고 버텼다는 게 경이롭다.

“그래서... 처음으로 맛본 진짜 자지 맛은 어떠냐?”

“하아…. 하아앙...! 기분 좋아요...! 지금까지 넣어봤던 어떤 도구보다도... 진짜 자지가 최고예요... 이젠 이거 없으면 못 살아갈 거 같아요 오오...”

찔꺽. 찔꺽. 찌걱. 찔꺽.

“그리고…. 자지 뿐만 아니라... 주인님에게 굴종하고 애원하고…. 변태같은 말로 자신을 깎아내리는 것도 기분이 너무 좋아요...”

“진짜... 구제 불능한 변태 년이구나...!”

“주인님…. 이런 구제 불능한 음란 변태 보지 암퇘지 년은 싫으신가요...?”

“아니... 싫지 않아! 자지로 혼내줘서 교정시켜주마!”

목줄 손잡이를 꽉 쥐고 허리를 흔들었다. 어느새 그녀의 허리가 점점 올라와 내가 위에서 내려찍는, 일명 교배 프레스 자세가 되었다.

“흣응...,! 하윽,,,,! 주인님... 저 또 가버릴 것 같아요... 흐아아아앙...♥”

쮸걱 쮸걱 쯔걱 쯔걱

“나도…. 쌀 거 같다... 자궁문을 열어라! 단 한 방울도 흘리지 말고 받아들여...!”

“네…. 네헤에.... 주인님.... 자궁에 전부... 싸주세요.... 부탁드려요...”

푸슛! 푸슈우우우우웃

“하아…. 하아...”

우리는 성기가 연결된 그대로, 서로를 바라보며 다시 한번 침대에 쓰러졌다. 성욕에 지배당한 건 그녀뿐만 아니라 나도 마찬가지였다. 오늘 처음 만나서, 이름도 모르는 상대와 다짜고짜…. 주종관계를 맺어도 되는 걸까.

“저어... 주인님...”

“응...?”

“한 번 더 해주세요...”

“잠깐만... 쉬는 시간 좀...”

그리고... 앞으로도 과연 내가 그녀의 넘치는 성욕을 받아내 줄 수 있을까.... 벌써 부터 험난한, 쥐어짜이는 주인 생활이 예상된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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