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화 〉 아이돌과 팬사인회(2)
* * *
“윽...! 컥... 커헉... 큭...크헉... 헉... 헉... 헉... 콜록콜록...”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에 흐뭇한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저항하지 못하는 상대를 괴롭히는 게 이렇게도 재미있었다니.
“어..;. 어떻게 할 거야...! 옷에 자국이 남잖아!”
“그딴건 내가 알바가 아니지.”
옷에 묻은 정액을 어떻게든 손등으로 털어대며 자국이 남지 않게 안간힘을 쓰는 모습. 실컷 일진 무리에게 구타를 당하고 나서도, 맞았다는 걸 들키지 않기 위해서 털어내고 숨기던 과거의 내 모습이 오버랩 된다.
“뭐... 나는 네가 순순히 내 지시에 따라준다면, 때릴 생각은 없으니... 이 이상 옷이 더러워 지는 게 싫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지?”
“읏...!”
스스로 옷을 벗고 전라가 되라는 의미. 과연 눈치 빠른 그녀답게, 괜히 뻐팅기는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는지 곧바로 벗기 시작했다.
“역시 아이돌답게 몸매가 괜찮구만. 그 몸으로 날 만족시켜 보라고.”
“크읏...!”
확실히 아름다운 가슴과 골반이다. 남자를 유혹하기 위해 만들어진 몸. 타고난 라인도 있겠지만, 필사적인 식이요법과 운동을 통해 관리하며 가꿔왔겠지.
“분해? 몸뚱이를 팔아서 돈 버는 주제에.”
“날…. 대체 어디까지 모욕해야...”
이를 악물고 분함을 삼키고 있다. 그러나 방금 한 말이, 오히려 아이돌이라는 직업의 본질을 꿰뚫는 말이다.
사람들은 화면에 나오는 그 사람의 모습이 진짜라고 생각할 뿐, 실제 면모에 대해 잘 알면서 좋아하는 게 아니다. 요컨대, 캐릭터를 연기하며 그 이미지를 팔아 돈을 버는 것.
그 때문에 추악한 본성이 까발려 졌을 때 사람들은 실망하며, 연예인으로서의 생명은 끝장난다. 마치 어떤 식당에서 벌레나 쥐가 나왔다는 소문이 돌아 손님이 발길이 뚝 끊기는 것처럼.
결국 아이돌은 몸을 팔아 돈을 번다는 점에서, 창녀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흐음... 그래. 알몸으로 한번 춤을 춰 보라고.”
그녀는 치욕스러움에 얼굴을 붉게 물들이고 굴욕을 강요당한다. 대답 없이 시작한 안무는 꽤 능숙해 보였다. 나는 그녀가 속한 그룹에 대해 모르지만, 무대 위에서 하기 위해 연습하던 동작들이려나?
알몸인 상태로 유방과 엉덩이를 흔들며 출렁이게 하는 모습은, 상당히 우스꽝스러워서 재미있었다.
“잠깐, 그대로 멈춰!”
양다리를 넓게 벌리고, O자 모양으로 만든 뒤 허리를 흔드는 동작에서, 멈추게 시켰다. 섹시 컨셉을 강조하기 위한 안무로 보인다.
확실히 신생 아이돌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로 친구가 말해주었던 게 생각났다.
인기 많은 그룹에서는 볼 수 없는, 노골적인 컨셉들. 그렇게 해서 인기가 많아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인기가 시들어질 때 까지 절대 그런 컨셉의 안무를 볼 수 없게 된다고 한다.
치욕스러운 자세로 다리를 벌리고 서 있는 그녀에게 다가가 사타구니 사이를 한번 스윽 훑어주고, 한 바퀴 주변을 빙빙 돌면서 조각상 관찰하듯이 몸매를 감상하고, 볼기짝도 한 대 찰지게 때려줬다.
꽤 굴욕스러울 텐데도, 고분고분 말을 따르고 있는 건 공포심 때문일까. 아니면 아이돌 생활이 끝장날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일까. 반응해봤자 나를 더 즐겁게 만들어 줄 뿐이라는 걸 알고서 하는 소극적인 저항일까.
뭐 상관없다.
짝!
“으흣...!”
한쪽만으로 끝내기 아쉬워서 다른 쪽 엉덩이도 손바닥의 스냅을 이용해서 때려줬다. 힘 조절을 잘못했는지, 생각보다 큰 소리가 나면서 탄력 있게 손바닥에 감겨온다.
손을 뗀 자리는 선명하게 붉은색으로 물들었고. 그녀의 입에서는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러고 보니 내가 때릴 생각은 없다고 했던가.
뭐 엉덩이가 빨개진 것 정도는 남들이 눈치채지 못할 테니, 이 정도는 괜찮을성싶다. 맞아도 티가 안 나는 부위만 교묘하게 때리는 것도 일진들에게 맞아가며 배운 스킬중 하나지.
“흑.... 흐윽....”
눈물을 흘리며 흐느끼기 시작했다. 이내 뺨을 타고 흐른다. 빛이 반사되어 반짝거리는 눈물은, 크리스탈같이 아름답다. 이 보석이야말로 만들어진 게 아닌 진짜 아름다움이다. 내가 만들어 주었으니 더더욱 그렇다.
물이 흐르고 있는 건 얼굴뿐만이 아니었다. 쪼그려 앉아 아주 가까이서 보지를 관찰하니, 애액이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다.
“아주 음란한 경치야. 이런 상황에서도 씹물을 질질 흘리고 있는 건... 씹 변태 년이라는 증거지.”
“그런 거…. 아니야…. 흐윽.... 흑...”
푸욱
검지와 중지 손가락으로 보지를 단숨에 찔렀다. 오돌토돌한 돌기들을 박박 긁어내듯이 손가락을 왕복하자, 더욱 많은 양의 애액들이 푸슛 푸슛 하고 틈새에서 쏟아져 나온다.
“원래 이렇게 물이 많지는 않은데.... 모르겠어... 흐윽....”
굳이 이런 말을 내게 하는 이유는, 자신은 원래 이런 변태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은 거겠지. 이런 상황이라 더 흥분하는 신체를 머리로는 필사적으로 거부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음란한 신체이기에 더 가지고 노는 맛이 있다.
“진정해. 나는 너를 괴롭히려는 게 아니야. 어차피 이 정도는 그냥 평범한 섹스에 질린 연인들이 하는 SM 수준에 불과하잖아? 즐겨보라고.”
그녀가 진짜로 이 상황을 즐기든지 어떤지는 별 관심이 없다. 한껏 무시해 왔던, 하등인간 취급하던 찐따에게. 몸을 함락당해 기분이 좋아져 버렸다는 굴욕감을 심어주는 것이 진짜 목표다.
말하면서도 피스톤 운동을 하는 손가락은 쉬지 않았다. 어느새 딱딱하게 발기한 클리토리스도 한 번씩 꼬집어 준다. 그럴 때마다 움찔움찔 반응이 온다.
“으흑……. 아... 안돼...!”
그 순간, 세차게 체액을 내뿜으며 허리가 들썩거리고 온몸을 떨어댄다. 곧이어 바닥을 적신 자신의 즙 위로 쓰러지듯 풀썩 주저앉았다.
손가락만으로 절정해 버리다니. 몹쓸 보지다.
“일어나. 나는 자세를 움직여도 좋다고 한 적 없어.”
“흑…. 흐윽... 제발... 용서... 용서해줘...”
“뭐 용서?”
“나에게 동정심을 유발하려 해 봤자 소용없어. 너는 내가 용서해달라고 할 때 용서 안 해줬잖아. 이제 와서 나보고 해달라는 건 양심이 없지 않아?”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그러니깐...”
“진짜 미안하다면, 말로만 그러지 말고. 몸을 써서 용서를 구해봐.”
“용서를…. 구하라니... 어떻게...”
“그걸 하나하나 말해줘야겠어? 나는 가만히 있을 테니, 알아서 해봐.”
침대에 걸터앉아 상반신을 뒤로 향하고, 양팔을 뒤로 쭉 뻗었다. 자지만 우뚝, 하늘을 향해 곧게 서서 껄떡대고 있었다.
그녀는 슬며시 다가와 자지의 높이에 맞춰서 엉덩이를 뒤로 쭉 내민다. 질 입구와 귀두가 맞닿는다.
그러나 나는 가만히 기대어 있고, 혼자서 엉덩이만 실룩실룩 대며 좀처럼 삽입으로 넘어가지 않았다. 사실 이건 내가 의도한 부분도 있다.
차라리 누워있으면 모를까 이렇게 걸터앉아 있으면 체위도 제한될뿐더러, 남자가 가만히 있으면 여자 혼자서 움직이기가 쉽지 않다. 일부러 아등바등 하는 모습을 보려고 한 건데... 삽입부터 막힐 줄이야.
삽입하려는 건지, 귀두를 간지럽히려고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살짝 허리를 들어 올려 준다.
“응흐읏...!”
한번 들어가기 시작한 자지는 쉽게 미끄러져 들어간다. 결합부가 훤히 보이고, 얼마 안 있어 내 위에 앉게 되었다.
“무겁다.”
실제로 별로 무겁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런 무신경한 말 하나하나가 사람이 아니라 성욕처리 배설구와 같이 취급하는 악랄한 정신공격의 일환이다.
아래로 내려오는 건 수월했지만, 다시 올라가는 건 오르막길을 오르는 경차처럼 지지부진했다. 느긋하게 감상하고 있으니, 탐스럽게 뻐끔대는 다른 구멍에 눈길이 갔다.
아까 하도 쑤셔대서 여전히 애액으로 젖어있는 검지손가락을, 항문에 단숨에 쑤셔 넣었다. 그 순간 잠시 엉덩이가 경련하더니, 힘이 빠지며 주저앉았다. 하지만 지금 주저앉게 되면, 다시 자지가 뿌리까지 박힐 뿐이지만.
“응그으흐으으으으읏....!”
찌익! 찌이이익!
그 순간 조수를 세차게 내뿜으며 또 한 번 혼자서 가버렸다. 자궁이 부르르 떨리는 게 전해져 온다. 오르가슴을 느끼느라 제정신이 아닌 그녀의 귓구멍에 대고 나지막이 속삭였다.
“혼자 기분 좋아져 버리느라... 나는 안중에도 없지? 그런 식으로 해서 언제 끝낼 수 있겠어?”
“헤흐....흐으....하아...”
제대로 대답조차 못할 정도로 정신이 아주 나가버렸나. 할 수 없지. 슬슬 가지고 노는 것도 질렸고.
몸을 일으켜 세우며 그 반동으로 허리를 튀겼다. 골반을 잡고, 자지를 빼내다가 있는 힘껏 뿌리까지 처박았다.
“응그읏...! 흐으으으읏...!”
방에 팡! 팡! 팡! 팡! 하는 소리가 울려 퍼질 정도로 거세게 그 움직임을 반복했다. 이제야 좀 자극이 제대로 전해지고, 금방 사정감이 올라온다.
“전부 자궁에 쏟아주마! 임신해라!”
“아…. 안돼! 그것만은! 제발…. 부탁이야…. 안돼!!!!”
방금 전까지 제대로 된 대답도 못 하더니, 그 말을 듣고서는 정신이 들었는지 필사적으로 애원해온다.
뒤로 되는 데로 팔을 휘저었지만 무의미한 저항이었다. 양팔로 있는 힘껏 끌어안고 정액을 주입했다. 가장 깊숙한 곳에 마지막 한 방울을 쌀때 까지 놔주지 않았다. 이것으로 마침내, 복수는 완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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