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화 〉 수인 검투사와 관리자(2)
* * *
“음...그러니까 이미 지금 촬영중 인건가? 뭐... 소감 이라도 말해야 하나? 아니면 신체 사이즈를...”
나는 이게 무슨 이야기 인가 싶어서 어안이 벙벙해졌다. 촬영? 영상기록용 마정석에 야한일을 하는 자료를 기록시켜 암암리에 거래하기도 한다고 들어본적 있는것 같기는 하다.
“저...그게... 촬영같은게 아닙니다...”
“음, 그러면 유력자들에게 성접대로 불려갔을때의 예행연습인가?”
“그런것도 아니고 그냥... 갑자기 아무런 징조도 없이, 이런 이상한 장소에 와 있었습니다.”
“그...랬던 거였나, 미안하네. 내가 괜한 이상한 오해를 했군. 노예 검투사에게... 이렇게 좋은 대우를 해줄거라고는 생각치 못해서....”
깨끗한 침대에 눕혀준것 만으로도 생각치 못할 정도로 좋은 대우 라고 하는건가. 확실히 지금까지의 처우를 생각해 보자면, 오해할만 하기도 하다.
“그런데... 나는 이렇게 묶여있어 저항할수도 없고. 그냥 범해버렸어도 어쩔 방법이 없는데. 그러지 않고, 이렇게 눕혀준 이유는 뭔가...?”
“편하게 해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런거였나. 자네는 보기드문 착한 심성을 지닌 인간이었군.”
겉으로 보이는 작은 체구와 귀여운 외모와는 대비되는 말투, 자신은 어떻게 대해져도 괜찮다는 의연한 태도. 그리고 범상치 않은 실력까지.
나이를 물어보는건 실례라서 차마 그러지는 못하겠지만 지금까지 산전수전을 다 겪어 온 듯 했다.
“그럼... [섹스하지 않으면 나갈 수 없는 방] 이니만큼... 얼른 해버리고 나가지 않겠는가.”
“그렇지만...”
그 좁은 철창 안에 비하면, 이곳은 얼마나 꿈같은 장소일까. 자신을 구경거리로 삼는 이도, 모욕을 주는 이도 없다. 내가 만약 그렇게 묶여 있었다면 몇일 지나지도 않아서 미쳐버렸을 것이다.
그녀는 기꺼이 돌아가자고 했지만, 돌려보내기 싫다. 마음같아서는 차라리 여기에 계속 있고 싶다. 하지만 비록 안전은 보장될 지언정 물과 먹을것이 없으니 나가지 않을수는 없다. 늦게 나가서 다른 직원들이 우리가 없어진걸 눈치 챈다면 그것도 큰일이다.
“망설일 필요 없네. 내가 몸이 묶여있지 않았더라면...그대를 유혹해서 하고싶은 마음이 들게 했을텐데... 이런 상황인지라...”
그러는 와중에도 어떻게든 안간힘을 써서 허리와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 모습은 충분히 요염해 보였다.
“토로씨는... 인간들이 싫지 않은건가요?”
대부분의 검투사들은 자신들을 끌고와서 가축만도 못한 처우로 대하는 인간들에 대한 극도의 증오심을 품고 있다. 여기서라면 구경하는 사람은 없지만, 인간에게 범해진다는 것은 굉장히 모욕적인 일일 것이다.
“나는 죄인이야... 내게 주어진 운명을 거스를 자격이 없네.”
“그게 무슨 뜻이죠?”
“우리 부족은 항복해서 2등시민으로 살아가는걸 거부하고 제국에 반기를 들었지. 그리고 그걸 주도한게 나였어. 부족민들은 전부 죽거나... 나처럼 노예로 팔려가게 되었다네. 끌려가면서 나를 보며 원망하던 그 눈빛은, 아직도 잊을수가 없어."
“그건 제국이 나쁜 거잖아요!”
“아니, 모두를 지키기에 힘이 부족했던것, 대세를 따르지 못한것, 그리고... 무고한 사람들 까지 지옥의 구렁텅이로 끌려가게 만든것... 이 모든게 지도자의 책임이야.”
나는 그 말을 듣고 숙연해졌다.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올것만 같았다. 그러나 여전히 내가 그녀에게 해줄 수 있는건...
다가가서 꼬옥 껴안으며 말했다.
“가능한한... 기분좋게 해드릴게요 ...!”
“그래주면 고맙네.”
품 속에서 그녀는 지긋이 눈을 감았다. 가슴이 서로 맞닿아 심장소리가 가깝게 들려오고 내 시선은 자연스럽게 연분홍색의 탐스러운 입술로 향했다.
빨려들어 가는 듯한 키스. 서로의 입술이 겹쳐지고, 숨결과 타액이 섞인다. 고양이혀 에서는 부드러우면서도 꺼끌꺼끌한 상반되는 두가지 감촉이 동시에 느껴진다.
“응....하읏....츄웃.... 하앗.... ”
이 감정은 사랑일까? 아니 애달픔이다. 애처롭고 쓸쓸하게 이어지는 기나긴 키스. 실제로는 겨우 몇분 이었지만 체감상 시간은 느리게 흘러간다.
“하읏...츄웁.... 푸하...”
이윽고 서로가 떨어졌을때, 그녀또한 내 감정의 일부분을 받아내어 주었다.
“저... 미안하네만, 자세가 좀...”
끌어안은 양 팔을 풀어주고 나서야, 내가 키스에만 열중해서 그녀를 불편하게 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더러운 구속구는, 신체의 자유를 빼앗을 뿐만 아니라, 소중한 순간까지 방해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미처 신경쓰지 못해서...”
“아니야, 나는 상관없으니 자네 편할대로 해 주게.”
나는 그 말을 듣고, 그녀의 하반신을 침대 머리에 올려두었다.
이 구속구의 목적에 알맞는, 구멍이 잘 보이도록 적나라 하게 벌리는 자세. 비록 철창 안에서는 굴욕을 주기 위해 시키던 자세였으나, 지금은 달랐다. 오직 그녀를 만족시켜 주기 위한 정성스러운 애무를 시작했다.
봉긋하게 솟은 작은 가슴에도 수많은 상처, 흉터들이 가득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웠다. 연한 분홍빛으로 물들어있는 양 유두를 번갈아 가면서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흐으으읏...! 흐으으으응...”
오랫만에 부드러운 자극을 느껴봐서 그런것일까. 거친 숨소리와 함께 감미로운 신음이 새어나온다.
“혹시... 아프거나... 간지러웠나요...?”
“아니야... 기분좋아서 그런것이네. 내가 비록 경험이 없어서, 다른이와 비교할수는 없지만 손길에서 상냥함이 전해지는구나."
“그럼 계속하겠습니다... 이쪽도...”
나는 그 상태로 왼손을 쭉 뻗어 사타구니를 더듬거렸다. 수인답게 확실히 털이 많았다. 한가닥 한가닥이 촉감이 훌륭한 비단결 같았다. 그 사이를 헤쳐나가 겨우 발견한 구멍은, 위쪽과
마찬가지로 뻐끔거리며 뜨거운 숨을 토해내고 있었다.
찔꺽
“하읏...?”
내 중지손가락은 자연스럽게 빨려들어가, 끓어오르는 듯이 뜨겁고, 축축한 미지의 공간을 탐험했다.
“흐읏...! 하읏...! 흐으응...!”
귀여운 외모와는 다른 말투 때문에 놀랐었지만, 신음소리는 정말 전형적으로 귀여운 음색이었다. 중지가 한 마디정도 더 깊숙히 파고드니 확실히 무언가 막고있는 것이 느껴졌다. 고양이 수인도 처녀막이 존재한다는건 사실이였나 보다.
처녀막을 손가락으로 찢을수는 없으니, 엄지손가락으로는 클리토리스 인근을 누르며, 질 입구를 왕복했다. 그것 만으로도 그녀는 움찔움찔, 부들부들 온 몸을 전율하며 손가락의 움직임을 느껴주었다.
“하윽...! 하아아앙.... 이... 이런건...”
기분좋게 만들어 주겠다. 라고 말하긴 했지만, 내가 특별한 테크닉을 지닌것도 아닌데 이렇게 느껴준다는 데서, 신체 감도가 굉장히 민감 하다는걸 알 수 있었다. 이윽고 손가락을 빼내자, 그 궤적을 타고 거미줄이 길게 늘어졌다.
봉 때문에, 정면에서 무얼 하기란 영 불편했으므로, 나도 침대위에 올라가 그녀 위에서 반대 방향을 향한다. 허벅지 사이로 얼굴을 파묻고 혀로 보지를 핥아내기 시작했다.
“자...잠깐... 나도 그대의 물건을 핥을수 있게 해주게.”
그 말을 듣고, 바지와 팬티를 동시에 내렸다. 그순간 자지가 내려오며 그녀의 인중을 찰싹 때렸다.
“헉, 괜찮으신가요?”
그녀는 대답대신 크게 입을 벌려 귀두를 머금었다. 그리고는 사탕을 빠는 어린아이처럼 쭙쭙 빨아댄다. 제대로 빨기 어려운 구도이기도 했지만, 혹여나 자신의 돌기있는 혀가 내 민감한 귀두를 상처내지는 않을까 배려해준 모양이다.
그렇게 계속 핥다보니, 침과 애액으로 아래쪽이 흥건해졌다. 보통 여자라면 이정도만 해도 충분하지만, 그녀는 처음이라고 했으니 고통을 느끼지 않게 풀어주기 위해서 계속해서 커닐링구스를 지속하려던 찰나. 입에서 내 물건을 빼고 나지막히 말했다.
“그... 언제까지 애타게만 할건가.. 이제 그만... 삽입해주게.”
침대에서 일어나며 그녀의 하반신을 들어올리고, 그대로 천천히 밀어넣었다. 충분히 풀어줬다고 생각했는데, 압박감이 장난이 아니다.
“응...그읏....흐으읏.... 하아아앙...♥”
자지를 찌부러트릴 기세로 강하게 쪼여오는 질벽과 뜨거운 체온 때문에 녹아버릴것만 같았다. 천천히 움직이는 것 만으로도 사정해버릴것 같다.
“흐읏...! 흐으으으으읏...! 이상한 감각이... 흐으으읏...!”
그순간 질벽이 떨려온다. 꾸물거리며 달라붙어 오는 돌기들 때문에, 얼마 버티지 못하고 나도 사정해 버리고 말았다.
사정하기 직전에 자지를 빼서 침대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정액이 흘러나오는걸 다른 직원들이 혹여나 눈치채지는 않을까 해서 밖에다 쌋다.그녀는 내 만류에도 불구하고 침대 시트에 뭍은 정액을 핥아마셔 주었다.
그리고 벌써 헤어질 시간이 다가왔다. 아니, 정확히는 헤어질 시간은 아니지만, 철창 하나를 두고 이어지지 못하는 관계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그... 부탁이 하나 있는데... 들어주지 않겠나...?”
“네. 제가 들어드릴수 있는 거라면 뭐든지...”
“어쩌면 두번만 더 이기면 나는 검투사 신분에서 해방될수 있을지도 모르네. 진짜 해방시켜 줄지는 의문이다만, 부디 응원해주면 고맙겠어.”
“네... 토로씨라면 분명 10연승을 달성할수 있을거에요. 제가 몰래 사탕이나 회복약 같은 것도 챙겨 드릴게요.”
나는 거의 울부짖으며 대답했다. 그리고 그 대화를 끝으로, [섹스하지 않으면 나갈 수 없는 방]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