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5화 〉 (19) 지구
* * *
“히얏…? 흣…”
한 번.
왕복을 한다기 보다는, 부드럽게 허리를 들었다 원상 복귀 시켰다 말하는 것이 어울리는 피스톤 질이었다.
그것만으로 자넷은 질 안을 가득 채운 물건의 존재를 크게 실감했는지,
눈을 크게 치켜뜨며 벅찬 신음을 흘렸다.
“흐,앗. 숨이 턱 막혀… 하으읏… 워,원래 이런 거야? 아님… 네 것이 큰 거야?”
“고마워요.”
“칭찬이 아니라 진짜 물어본 건데…!”
자넷이 무어라 추가로 중얼거렸지만, 내 정신은 이미 다른 곳에 가 있었기에 제대로 듣지 못했다.
전부 자넷의 보지가 선사하는 압박감 때문이다.
“…아. 콘돔 안 꼈네.”
그제야 불찰을 깨달았다.
끈적축축한 침을 흘리며 내 자지의 전체를 조물조물 물어대는 질벽이 그대로 느껴진다.
감촉이 어찌나 선명한지,
가만 눈을 감으면 번들거리는 액체로 점칠 된 자넷의 안쪽이 아른거리는 것만 같았다.
“하읏… 콘…돔?”
“있어요 그런 게.”
어차피 이 방에 피임 기구는 없다.
그렇다고 자지를 빼낸 뒤 옷을 입고 밖으로 나가 콘돔을 가져오자?
장담하는데, 그건 독한 놈을 넘어선 5욕과 7정을 전부 벗어던진 신선이다.
그리고 지금의 난 이성이 반쯤 나간 쾌락의 노예고.
‘…밖에다 싸면 되겠지.’
일단 생각을 뒤로 밀었다.
냉정해지기엔 질의 조임이 끊임없이 나를 자극하고 있다.
마치 벌어져선 안 될 곳을 억지로 비집고 들어간 것만 같이.
보지에 넣은 것이 아니라 뒷구멍에 잘못 넣은 것이 아닐까 하는 착각마저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애널에 처녀막 같은 것이 있을 리 없으니…
귀두 부근의 성감대를 중점으로 물어대는 이 버릇 나쁜 고기벽은 보지란 이야기가 된다.
“이제 진짜 움직일게요. 자. 혀.”
“헤읍. 츄…”
가볍게 요구하자, 자넷이 얼른 혀를 입 밖으로 내밀며 키스를 졸라왔다.
마침 머리카락도 갈색이겠다, 말을 잘 듣는 강아지가 연상되네.
나는 자넷의 혀를 입술로 물며 허리를 깊숙이 올렸다.
귀두를 밀어 올리듯 문지르자 느껴지는 질벽과 다른 감촉의 말랑말랑한 무언가.
분명히 아기방의 입구였다.
이 비밀스러운 곳을 하얀 씨로 덮어 버리고 싶은 원초적인 욕구가 이성을 건드린다.
물론. 안 되겠지만.
“츄웁! 하앗…으앗? 헤윽?”
“츕. 왜 문지른 것만으로 그런 귀여운 신음을 흘리나요?”
“이,이상한 감각이 느껴져서…”
처음 포르치오에 자극을 느끼면 아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정도로 끝나다니?
재능이 있다는 소리다.
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었다.
오늘은 첫날밤이니까.
“흐읏… 핫…! 응큿!”
자넷의 허벅지 안쪽을 쓸며 멈춰있던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몸이 이끄는 대로 자넷의 가장 소중한 곳을 부드럽게 만끽했다.
아랫배가 저릿저릿한 걸까?
자넷의 입에서 달콤한 한숨이 흘러나온다.
그 열기 담긴 숨을 본능적으로 들이마셨더니,
가장 깊숙한 곳의 내장까지 그녀의 향에 점칠 된 것만 같은 느낌이다.
“하앗! 흡! 으응…!”
“하아… 후…”
서로의 숨이 엇박자로 갈렸다.
나의 숨을 자넷이 받았고, 자넷의 숨을 내가 받았다.
평범한 보지에 삽입하는 것으로 끝나는 섹스가 아닌,
몸 전체를 뒤섞는 것 같은 기묘한 합일감에 정신이 고양되어 갔다.
자넷의 손이 디딜 곳을 잃은 채 움직인다.
나의 뒷목. 팔뚝. 이불보. 머리맡의 베개. 자신의 입가.
팔을 자주 움직이는 것 치곤 스스로의 행동을 의식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이러한 행동을 보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더한 쾌락을 얻기 위해서 조금이라도 편한 자세를 본능적으로 찾아 움직이는 것이다.
즉, 섹스에 익숙지 않은 여자들이 주로 보이는 행동이다.
이런 언뜻 내비치는 그녀의 순수함은…
내 조금 남은 이성을 깔끔하게 날려버리려 들었다.
“하읏? 아! 잠, 왜 빨라졌…! 흐얏?”
“미안해요. 속도 줄일까?”
“으,흐앗! 아,냐. 그냥 놀란 거… 하…우웃… 괜찮으니…까.”
자넷이 꿈틀대며 허리를 내밀었다.
그 움직임은 무척이나 어색해서,
말 그대로 꿈틀거리는 것에 그쳤다.
방금 행동의 의미를 유추해보건대…
관계에 적극적이고 싶었지만 그 방법을 몰랐던 것이 아닐까?
…아무래도 정답이었던 것 같다.
그녀가 허리를 꼼지락거리던 중.
어느 순간 내 자지가 더 편하게, 더 깊은 곳을 찌를 수 있게 되었다.
쯔걱 쯔걱 하는 음란한 소리가 한층 강하게 나자, 제 위치에 맞추는 것에 성공했음을 느낀 자넷의 표정이 뿌듯하게 변했다.
목적에 달성했다는 뜻이다.
“후, 왜 이렇게 귀여워요.”
“흐읏? 으,으어? 하윽… 왜애?”
“오늘은 첫날밤이니 좀 봐주면서 하려 했는데… 안 되겠다.”
“어? 어어?…”
생에 처음으로 남자를 받아들이는 날.
많은 것을 알고 있을 리 없다.
허나, 자넷은 최선을 다해서. 내게 확실히 모든 것을 허락하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추잡하지 않은 정신적 쾌락이 치솟는다.
너를 사랑한다고, 난 네게 숨김없이 마음을 열었다고, 몸으로 말해주는 그녀가 사랑스러웠다.
쾌감에 노곤히 풀렸던 얼굴이, 평소 그녀 특유의 ‘해냈다!’는 표정으로 잠깐 바뀐 것도 불을 지폈다.
그녀의 언행 하나하나가 내 애정을 펌프질하듯 키우는 건…
침대 위에 알몸으로 얽히고 있으면 생기는 수컷의 본능 때문인 걸까?
아니면 자넷이 정말로 내 마음을 더 깊숙이 파고들었기 때문?
잘은 모르지만,
중요한 건 더는 참기가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처음 결심했던 오늘 섹스가 격렬하지 않을 거라는 이야긴 취소다.
체위를 조금 바꿨다.
자넷의 허리와 골반을 한 손을 잡은 채 그녀의 신체를 고정했다.
많이 흔들려도 그녀의 자세가 틀어지지 않게끔.
“파,파계… 저기? 찬영아?”
내 눈빛에서 무언가를 느낀 자넷이 몸을 떨었다.
아무래도 조금은 무서웠나 보다.
이미 진작에 닿은 한계를 노력으로 넓히고 있던 도중에,
갑자기 단계를 껑충 뛰어넘어 가버릴 상황에 직면했으니.
“단장. 자넷.”
“…응.”
“사랑해요.”
내가 말했지만 나조차 속으로 깜짝 놀라버렸다.
그만큼 진심이 꽉 눌려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계산하지 않고 무의식중에 뱉어버린 말이라서 그런 걸까?
이성이 조금 돌아오며 부끄러운 말을 했다는 자각이 생긴다.
쪽팔림이 몰려오기 직전.
자넷이 한발 늦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흐,앗? 어?”
내 팔뚝을 쥔 손에 알아보기 쉬울 정도로 힘이 들어갔다.
그것이 아니더라도, 원체 강했던 질 조임이 한층 더 강해졌다.
아무래도 빈말이 아니란 걸 확실히 느꼈나 보다.
좋아…해야 하나?
한창 기뻐하는 자넷에게는 미안하지만,
뜬금없는 사랑 고백에 대한 대답은 기다리지 않기로 했다.
쾌락에 이성이 반쯤 날아가 버린 내게는…
방금까지 자넷에게 보였던 미약한 긴장과 두려움이 말끔하게 사라진 것만이 눈에 들어왔다.
이를 타이밍이라고 판단한 나는 허리 움직임을 재개했다.
“히얏?! 자,잠… 흐읏,핫…!”
쯔걱! 쯔걱!
어제까지 그 누구도 침범한 적 없는 보짓살을 나의 자지 둘레에 맞게 넓혀 나갔다.
때론 왕복하기 편하라고 찔꺽대며 애액을 내뿜는 보지를 칭찬하듯 상냥하게.
때론 남자의 정을 받아내는 것에 최적화된 명기를 가졌으면서 여태 내게서 숨겨온 죄를 묻듯 격렬히.
“하응! 핫, 흐앙! 히웃!”
내 기둥을 조여오는 피부 점막과 혼연일체가 될 기세로 자넷의 몸을 탐식했다.
아니, 내가 느끼려 하지 않아도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 정도로 생생히 전달되었다.
두개골을 열고 끈적한 용암이라도 부은 것 마냥 뇌수에 열 오른 쾌감이 퍼졌다.
“히익!! 하앙…! 흐앗!!”
자넷이 골반이 부르르 떨리며 버거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내게 허벅지와 허리를 붙들렸던 탓에, 강제로 보지를 헌납하는 무방비한 자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유전자 속에 새겨진 번식 본능을 한계까지 일깨우는 광경이었다.
운동량이 늘어날수록 숨이 가빠졌다.
자넷의 입에서 터지는 신음도 격해져 갔다.
“흐앙, 항, 아읏…!! 나,나, 히끅! 이상, 하아앗! 이거, 뭐야, 흐얏!”
“괜찮아요. 괜찮으니까.”
“괜찮…하앙! 정,말? 히읏! 흣!”
평소의 클리토리스로 느끼던 쾌락이 아닌, 질로 느끼는 쾌락이었기 때문인 걸까.
절정까지 가는 것에 무의식 중 거부감이 있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나의 괜찮다는 말에 자넷의 표정이 한층 더 풀어졌다.
앙증맞은 발가락이 연신 꼼지락대다 쫙 펴지길 반복한다.
질은 단순히 조여대는 것으로 끝이 아닌, 자지를 짜내기 위해 연신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그 작정하고 착정하는 듯한 몸부림에, 점점 버티기가 버거워졌다.
“큭… 저 이제…”
“흐응! 흐악! 싸! 싸도 되니…까! 히윽?! 나도, 나도, 나,나…!”
“네… 걱정 마요. 밖에, 밖에 쌀 거니까.”
“흐얏? 밖? 왜애! 안돼…!!”
자넷이 내 몸을 와락 껴안았다.
전신이 성감대처럼 민감해져 있던 나는 여체의 부드러움을 피부로 느끼는 것을 쾌감으로 인식했다.
한계 직전에서 사정과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던 나에게는 거대한 타격이 아닐 수 없었다.
허나 초인적인 인내심 덕분에, 딱 한 번 사정을 버티는 것에 성공했다.
방금의 행위는 자넷의 자폭 공격도 되었다.
내가 신체를 맞닿은 것에 쾌락을 느꼈듯이, 그녀도 동일했기 때문이다.
절정까지 한 티끌 남았던 자넷의 보지는 주인의 의지를 무시한 채 멋대로 절정을 시작했다.
내게는 불행한 이야기였다.
절정과 동시에,
그녀의 질이 마구 요동치기 시작했으니까.
“히으으윽! 흐앗,흐끅! 하으으으으읏!!”
“잠깐, 큭?”
그 압도적인 움직임에 순간도 버티지 못했다.
내가 당황스럽게 입을 열었을 땐,
그녀의 질 안쪽 가장 깊숙한 곳에 한 움큼의 씨앗을 뿌린 뒤였다.
울컥! 울컥울컥!
자지가 성이 난 듯 맥동하기 시작했다.
머리를 때리는 쾌감에, 이미 늦었음을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내가 한 선택은 간단하다.
그냥 자넷의 몸을 꽈아악 끌어안고 내 모든 정을 그녀의 안에 쏟아 붓는 것.
이미 싸버렸으니, 되돌릴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럼 억울하지라도 않게 즐겨야지.
자궁구에 귀두를 가져다 붙이고 원 없이 사정했던 터일까.
아까부터 정신력을 끊임없이 갉아 먹던 정복욕, 번식욕이 찰나에 해소되었다.
눈이 저절로 질끈 감기는 쾌락이 몰아쳤다.
“하아… 하아…”
조금 숨을 돌리니 그제야 눈앞이 보이기 시작했다.
자넷은 나와 마찬가지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절정을 겪은 여자 특유의 나른함과 만족감이 가득 찬 얼굴이었다.
일단 좋아 보이니 다행이네.
“단장. 어쩌려고 그랬…”
“넌 왜 밖에 싸려고 했…”
둘의 말이 겹쳤다.
왜 밖에 싸려고 했냐고?
설마 자넷도 임신하고 싶었던 걸까?…
“혹시 단장은 아이를 가지고 싶나요?”
“아니?… 아무래도 곤란하지. 내 밑에 딸린 식구만 몇인데.”
“단원들 말하는 거죠? 아무튼, 임신하기 싫은데 왜 안에 싸길 원한 건가요?”
“……어라? 안에 싸는 것까지가 섹…스 아니…야?”
자넷의 얼굴에 당황이 떠올랐다.
안에 싸는 것까지가 섹스라니, 그런 파격적이고 극단적인 소리는 난생처음 듣는다.
도대체 누가 그런 상식을 주입한 걸까?
설마 하얀 고래의 발자취 세상 전체에 그런 말도 안 되는 말이 퍼진 건 아닐 테고…
“그… 우리 애들이… 분명… 그랬…는데…? 안에 안 싸면… 섹스… 아니라고……”
“…성교육을 용병들한테 받았군요.”
그냥 용병이 용병했을 뿐이었다.
어찌 보면 내 실수다.
그녀가 사실상 용병단에서 자라 왔다는 걸 잊어선 안됐는데.
“후… 잘 들으세요. 섹스는 그렇게 범위가 좁지 않아요. 사실, 옛날에 저희가 한 것도 어찌 보면 섹스의 종류 중 하나죠.”
“그,그,그것도 그거였어?!”
“어떤 사람은 그렇게 여길 걸요. 심지어 이 세계에서는 콘돔이라는 걸 끼고 하는 것이 보편적이라고요?”
성교육 겸.
나는 자넷에게 콘돔의 존재에 대해 알렸다.
대충 고무 비슷한 재질로 만들어졌으며, 어떻게 사용하고, 무슨 목적인지에 대해.
“무,뭐? 그건 가짜! 가짜 섹……스야!”
“가짜…섹스?”
“그래! 그건 너랑 섹…하는 게 아니라 고무랑 섹…하는 거잖아!”
“고무는 무생물체인데 어떻게 고무랑 섹스하는 게…”
“콘돔? 아무튼 난 그거 인정 못 한다. 나는 너랑 하고싶… …너랑 하는 거면 몰라도, 고무랑 왜 해?”
자넷이 단호하게 거부감을 내비쳤다.
저 고집쟁이.
일단 설득은 나중에 하기로 하자.
그녀의 보지에서 실시간으로 처녀혈 섞인 정액이 흘러나오는 것이 신경 쓰이니,
일단 닦아줄 필요가 있었다.
혹시 모를 경우를 대비해 사두었던 사후 피임약도 먹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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