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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0화 〉 하얀 고래의 발자취

* * *

크리스가 눈으로 묻는다.

정말 이럴 거야?

나 역시 눈으로 대답했다.

응. 그럴 거야.

내 대답이 불만스러웠던 걸까.

크리스의 볼이 심통에 차 약간 부풀었다.

허나 난 앞으로 나선 것을 무를 생각은 없었다.

지금 내가 해야 할 건 하나다.

당장 두 명의 내 여자를 보호하고, 나중에 크리스에게 혼나는 것.

조금 무식해 보일지 몰라도…

이것이 내가 책임지는 방식이다.

나는 멀뚱히 눈을 깜빡이는 멜과 자넷을 돌아보며 말했다.

“멜. 자넷. 크리스한테 말했어. 우리 관계에 대해서.”

“찬영!”

크리스가 깜짝 놀라 나를 쳐다보았다.

첫마디부터 패를 전부 까버릴 줄은 몰랐던 모양이다.

허나 내게 있어선 당연한 선택이다.

멜과 자넷이 당황하지 않게끔, 이야기의 단계를 차근차근 밟고 나아가기엔 크리스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언제든지 내게서 빈틈이 보인다면 주도권을 빼앗아 갈 낌새였다.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게 심혈을 기울이며 이야기하려 해도, 애초에 상황 자체가 크리스에게 극도로 유리하게 만들어져 있다.

…내 업보긴 하지만.

아무튼 연인을 공유하게 생긴 크리스가 빈틈이 보여도 봐주고 넘어갈 리 없으니…

이야기를 길게 끌 수는 없었다.

“으아악! 너,너너, 파계승 너 제정신이야?!”

“차,차,찬영님?! 저희의 ‘관계’라니, 저는 그게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는데요…!”

멜과 자넷이 크리스를 쳐다보고선 호들갑을 떨었다.

최선을 다해 시치미를 떼는 것이, 마치 유부남과 만나다 남자의 아내에게 들통이 난 내연녀 같아 보였다.

또 하나 이상한 것이, 저 두 명의 몸짓을 보니 서로의 눈치도 보고 있었다.

아…

그러고 보면 저 둘도 상대가 나와 어떤 관계인지 모르지?

심지어 자넷은 멜이 여자인 것조차 모르고 있다.

“멜, 자넷, 더는 모르는 척 안 해도 돼. 크리스는 우리 관계를 알고 이러는 거야. 너네들 속 타라고.”

“하아… 찬영 때문에 계획이 전부 박살 났잖아…”

“내가 원한 대로네. 크리스, 화는 나한테 풀어. 나중에 다 받아줄게.”

“……죽어. 박찬영.”

“킥킥. 그럼 넌 과부인데?”

“아주 한마디를 안 져!”

크리스가 내 옆구리를 꼬집었다.

그만큼 얄미웠나 보다.

나는 선령일일 만요월월(???? ??月月)스킬을 써서 통각을 줄이며 아파하는 척만 했다.

폭력에 의한 죗값은 어제 치렀지 않은가?

당장 볼에 멍이 사라지지 않기도 했고.

“…저… 찬영님? 정말 말씀하신 건가요?…”

멜이 조심스럽게 물어왔다.

자넷과 달리 분위기를 눈치챘던 만큼, 거짓이 아니란 것을 깨달았나 보다.

허나 멜의 질문을 받아 간 건 내가 아니었다.

크리스가 내 대답을 가로챘다.

“그러게 말이야. 남의 남자를 건드리는 글러 먹은 여자가 내 주변에 있을 줄이야. 심지어 하나도 아니고 둘이나. 안 그래?”

“으으…… 죄,죄송… …그런데 둘이요?”

땅에 머리를 박을 기세로 사죄를 하던 멜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었다.

내연녀는 두 명이라는 단어가 의문을 불러왔나 보다.

하지만 이상함을 느낀 건 멜 뿐만이 아니었다.

자넷 역시 무언가를 눈치챘다는 듯, 눈이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잠깐, 두 명의 여자…? 여자라고? 멜 너 서,설마 여자였어?! 평소에 너무 중성적이다 싶긴 했는데…!”

“단장님도 찬영님이랑 만나고 계셨어요?!”

“단장님‘도’? 도?”

“으악! 저 아니에요! 아니, 틀리지 않긴 한데, 아니, 으, 그,그게…!”

“잠깐, 나 머리 아파. 존나 어지러워. 아.”

자넷이 머리를 한 손으로 짚은 채 상황을 이해하려 애썼다.

상황은 한 줄로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했으나,

어렵지 않게 납득할 정도로 흔히 있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그러니 내가 이해에 도움을 주기로 했다.

“음… 제가 이런 말을 해도 될진 모르겠지만, 단장. 지금 상상하고 계시는 상황이 맞아요.”

“……나 이젠 네가 수도원에서 파면된 이유를 알 것 같아. 진심으로.”

“하하하.”

“웃음이 나오냐 이 미친놈아?!”

이런 상황이니까 억지로라도 웃는 거다.

나조차 심각한 채 있으면 분위기가 말도 안 되게 무거워지지 않겠는가?

당장 크리스도 팔짱을 낀 채, 친구이자 연적이 된 누군가를 노려보고 있고.

“자넷. 나한테 뭐 할 말 없어?”

“크,크리스? 아니야! 나,나는, 난 그러려던 게…”

“예비 신부로서 듣고 싶은데. 내 신랑이랑 도대체 어디까지 한 거야?”

“아무 일도 없었…지는… 않긴 한데… 이,이거 하나는 확실히 말할게! 끝까지 안 갔어! 애초에 우린 그런 사이 아니야! 그날도 실수였고, 그 이후에 둘이서만 만난 적도 없다고!”

맞는 말이다.

우리는 종종 눈을 마주치고, 또 그럴 때마다 서로에게 애틋한 시선을 보내긴 했으나…

공식적으로 우리는 연인 사이가 아니다.

자넷이 거부했기 때문이다.

로저를 잃고 슬퍼하는 자넷을 위로해 준 그 날 밤 이후.

우리는 따로 만난 적이 없었다.

그날 밤에 있었던 일은 술기운 때문에 벌어진 실수로 넘기기로 정했다.

자넷은 친구와 사랑 중 하나를 포기하길 무척 괴로워했다.

그것을 알고 있기에, 지금까지 나는 자넷에게 손을 뻗을 수 없었다.

“크리스, 오해하지 마. 나랑 파계승은 연인 관계가 아니야. 그렇지?”

“아뇨? 하얀 고래 용병단의 단장 자넷은 명실상부 제 연인인데요.”

“너,너!! 도움은 주지 못할망정 이러기야?! 그냥 넌 입 닥치고 있어 이 개자식아!”

“하지만 그날 약속했잖아요. 저희 둘의 관계가 크리스에게 인정받으면, 정말로 연인이 되기로.”

“그래! 그랬지! 하지만 그건 크리스에게 인정을 받아…야…그러기로…”

­ 휙!

자넷은 크리스를 소리 나게 돌아보았다.

설마 인정해 줬을까 싶어서 확인차 시선을 돌린 것이다.

하지만 크리스의 표정은 여전히 꿍해 있어, 아직 심통이 풀리지 않았음을 알게 해주었다.

“…찬영? 난 인정한 적 없는데.”

“크리스.”

“그러기로 했던 거 아니었어? 대외적으론.”

“그럼 암묵적으로라도… 안될까?”

입으로 수락한다는 건 바라지도 않으니,

적어도 저 부정의 의지가 가득 담긴 표정과 몸짓을 풀어주었으면 한다.

그러면 멜과 자넷도 그녀가 암묵적으로 넘어가 주겠다는 것을 알아챌 테니까.

“어제 이야기했지? 자넷은 최선을 다해 나를 포기하려 했다고. 친구인 네게 죄를 짓기 싫어서.”

“……”

“멜과 자넷, 원래는 둘 다 물러서려 했지만… 내가 붙잡은 거야. 그래서 이 사달이 난 거고.”

“…알아. 이 나쁜 놈아.”

“멜도 상황은 비슷해. 얼빵해 보이지만… 아니, 실제로도 좀 얼빵한 구석이 있지만… 얘가 은근 생각이 많고 눈치가 빨라서, 깊게 알면 미워할 수 없다니까?”

조용히 숨죽이고 있던 멜의 어깨가 움찔거렸다.

내게 호명된 것이 원인인 듯하다.

멜이 불안한 얼굴로 내게 물어왔다.

“저요?…”

“내가 몰랐을 줄 알았어? 너… 내가 헤어지자고 하면 망설이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려 했지? 그것도 아니면 얼마 뒤 네가 직접 내게 관계를 끝내자고 말하려 했다든가.”

“힉! 그,그걸 어떻게…”

“네 생각이야 뻔하지 뭐. 대충 연인 사이는 과분하고, 곁에서 내게 지은 죄를 갚을 수만 있다면 만족한다 했으려나?”

“읏…!”

멜의 경우는 원인은 다르나, 결과적인 상황은 자넷과 비슷했다.

여태 티는 안 낸 그녀지만…

멜은 내게 거대한 마음의 빚으로 인해 묶인 상태였다.

이미 연인이 있는 남자에게 억지를 부리며 위태롭게나마 맺어진 관계.

현재는 흉터 없이 나았지만, 당시엔 후유증을 걱정해야 할 정도의 상처를 입었던 과거의 다리 부상 사건.

심지어 난 크리스를 비롯한 용병단원에게 멜의 실수를 덮어주기까지 했다.

아무리 멘탈이 좋은 사람이라도 자기 혐오증이 생길법하다.

그러고 보면 멜과 나, 둘만의 시간을 보낸 기억이 가물가물하지 않은가?

자넷의 경우와 달리 멜과 나는 연인 관계이었음에도.

원인은 간단하다.

다리 부상 사건 이후.

멜이 나와 둘이서 만나는 상황을 은근슬쩍 피해왔기 때문이다.

이미 지은 죄가 무거워, 여기서 나와 크리스의 사이에 금이 갈만한 짓을 차마 할 수 없다는 깜찍한 발상이리라.

연정 같은 개인적인 가치 따윈 배제하고, 정말로 날 위해 모든 것을 헌신할 생각이었겠지.

…이런 자기희생적인 결정을 남몰래 내리는 게, 딱 소설 속 선(?) 성향의 주인공이네.

“으으… 오늘 같은 일이 터지기 전에 관계를 정리할 생각이었는데…”

“그런데 멜. 나는 널 놓아줄 생각이 없어.”

내가 아무리 무리한 요구를 그녀에게 부탁한다 한들, 멜로썬 결코 거부하지 못하리라.

설령 이런 억지스러운 관계를 그만두자는 요구라도.

물론 그런 부탁을 내가 할 리가 없다.

애초에 어지간하면 멜이 힘들어하는 부탁을 하진 않으려 했으나…

지금, 딱 하나 요구할 것이 생겼다.

그녀에게 있어선 무엇보다 들어주기 힘겨운 부탁을.

“멜. 이대로 나와 연인 관계를 이어가자.”

“읍……!”

나는 멜에게 있어 변명이 되어줄 생각이다.

내가 요구하고, 멜은 거절할 수 없으니, 그녀에겐 죄는 없다.

대충 이런 핑계를 그녀의 머릿속에 박아 넣을 예정이다.

조금 추해 보이고 빈약하지만…

없는 것보단 멘탈 관리에 도움이 되겠지.

“…알아. 나도 저 둘이 양심을 가져다 버린 년이 아니란 건 충분히 아는데… 그래도 내 눈에는 충분히 양심이 부족해 보이거든?”

“큼… 그렇겠지. 미안해.”

“그런데 내 눈앞에 요! 요! 요! 양심이라곤 쥐뿔도 없는 남자를 보니까!!”

­ 꽈아악!!

“악! 잠깐, 볼, 멍든 곳인데! 손손, 놔쥬…!”

“니들은 태양 앞 반딧불이긴 하네. 이런 남자를 내 예비 신랑이라고… 어휴!”

고통을 차단할 새도 없이 크리스의 손가락에 멍든 뺨이 잡혔다.

힘 조절을 하지 않아 볼살이 떨어질 것만 같이 아려왔다.

내 볼에서 손을 뗀 크리스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변했다.

나의 고통 어린 신음이 그녀에겐 기쁨이 되었나 보다.

…그래.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어찌 되었든 크리스에게서 풀풀 풍기던 부정의 분위기가 사라졌지 않은가?

의도치는 않았지만, 방금 손길에 당해줘서 나름 기분이 풀린 모양이다.

“아아! 피곤해! 이 짓도 더는 못하겠다. 정신이 닳는 느낌이야…”

크리스는 그리 말하며 방에 놓인 침대로 풀썩 쓰러졌다.

나는 그런 그녀를 보곤 쓰게 웃으며 속으로 감사의 인사를 보내었다.

이 짓도 더는 못하겠다, 이건 크리스가 아까의 내 질문에 주는 답이었기 때문이다.

침대에 얼굴을 묻은 크리스는 아무 말 없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마치 방에 다른 사람이 있든 말든 신경조차 쓰지 않는 모양새였다.

자넷이 그런 크리스를 보곤 조심스럽게 물었다.

“저기… 크리스?”

“…뭐. 난 할 이야기 끝냈으니까 가보던가.”

“응? 가라고? 하지만 나랑 너, 그리고 파계승의 관계에 관한 이야기는 아직…”

“……흐앗?! 네,넵!! 이해했습니다! 크리스님, 찬영님! 그럼 저흰 가볼게요! 단장님…! 저 따라서 밖으로…!”

“야, 멜? 잠깐 잡아당기지 말… 나 쟤들이랑 대화를…”

“일단…! 오세요…!”

­ 끼익. 쿵.

그래 멜.

눈치 빠른 너를 둬서 정말 다행이다.

방금 크리스의 언행에 대한 해석을 성공적으로 해낸 것 같은데,

깨달은 것을 자넷에게도 공유 부탁하마.

닫힌 문을 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내가 했으면 피곤했을 역할을 대신 맡아준 멜에게 감사하며.

“…에휴 자넷 저 한심한 년. 쟤한테는 왜 질투심도 안 드냐.”

“그럼 멜한테는 들어?”

“난 어제까지만 해도 멜씨… 아니, 멜 걔가 남자인 줄 알았는데? 당황스러운 감정이 앞섰지.”

“그건 그러네.”

“…나도 이유는 모르겠지만, 질투가 잘 안 생기네. 부러움이라면 몰라도. …아니, 생각해 보면 그리 부러워할 만한 것도 아닌가.”

“네가 다른 여자를 부러워한다고?”

“찬영의 지구에 있는 연인과, 다른 세계의 에일린? 이라는 여자. 그 둘은 계속 모를 거라고 했지? …그럼 나랑 쟤들처럼 서로 부딪힐 일도 없잖아.”

모르는 것이 더 행복하다는 뜻일까.

실제로 크리스는 아무것도 모르던 때의 기억이 있었으니, 비교가 가능할 법했다.

하지만 말은 그리한 그녀지만 진심으로 부러워하는 것은 아닌 듯했다.

크리스에게 진실을 알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냐 물어도, 고개를 저을 것이 분명하리라.

불편한 진실을 깨닫느냐, 모른 채 살아가느냐…

고르기 힘든 선택지긴 하다.

알아챈다고 한들 상황을 바꿀 수 있는 건 아니기에.

“…내 고향에도 한 명 있다고 했나? 찬영에게 꼬리 치는 년.”

“으음… 있다고 해야 할지, 없다고 해야 할지… 아직 친구 이상 연인 미만 같은 관계라서?”

“흥! 어차피 거기서 결혼식을 올릴 텐데, 알아서 떨어져 나가겠지.”

“글쎄…… 너도 알다시피, 걔가 좀 자기주장이 강한 성격이잖아.”

“그러고 보면… …진짜 어디까지 손을 뻗친 거야? 이 바람둥이…!”

“으음… 할 말이 없네…”

테라포밍 세계에서 종종 만나며 친해지고 있는 동기 한 명이 떠올랐다.

누구냐고?

오랜 옛날 테라포밍의 훈련소에서 크리스에게 대들다 눈알이 파일 뻔한, 리 샤오린이다.

나랑 한바탕 말싸움도 하고, 이후 같은 팀으로 걸려서 이래저래 손발도 맞춰 봤으며, 훈련소를 수료할 때가 돼서야 내게 숨겨뒀던 호감을 내비쳤다가…

결국 둘이서 밥까지 먹는 사이까지 발전한.

첫 만남에는 견원지간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사이가 안 좋았는데,

이제는 언제 그랬냐는 듯 좋은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물론 아직 아무런 일도 안 생겼다.

“건방져. 제자 주제에 스승의 남자를? …아무튼 걔는 아직이라고 하니, 좀 미룰래.”

“…그래? 의외네.”

“지금 내게 있어서… 진짜 상대는 그 천사야. 다른 것들이랑 싸우며 뺄 힘이 아깝다고.”

안젤리는 크리스 다음으로 나와 관계가 깊다.

내 다른 연인들과 달리, 인간보다 월등히 뛰어난 천사라는 종족이다.

천계 소속이라는 입장 상 내게 누구보다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으며,

나와 같은 집에 계속 살고 있기도 했다.

가장 큰 문제는 크리스로썬 얼굴을 마주친 적 없는 초면의 상대지만, 안젤리는 크리스를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내겐 정보가 없으나, 상대에게는 내 정보가 전부 까발려졌다고?

그만큼 경계심을 불러일으키는 상대는 없을 것이다.

“그럼… 좀 쉬었다 지구로 갈까?”

“아니. 지금 바로 가자. 찬영.”

“괜찮아? 피곤해 보이는데, 안 쉬어도 되겠어?”

“응. 일단, 그 낯짝부터 좀 보고 싶어서.”

“……”

­ 우두둑.

크리스가 목을 꺾어 근육을 풀며 말했다.

오랜만에 진심으로 전투 모드가 켜진 크리스는…

정말로 옛날 훈련생을 휘어잡던 교관 광년이 같았다.

음…

PTSD가 올라와서 살짝 쫄았다는 건 비밀로 하자.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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