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소설들로 들어갈 수 있다 (1화) (192) (192/310)



〈 192화 〉하얀 고래의 발자취

또다시 아침이 밝았다.
요 며칠간  연금 공방에서 지내면서, 나도   건물의 구조가 눈에 익기 시작했다.

하루 일과는 그닥 달라지지 않았다.
매일같이 멜과 크리스가 그날 겪은 일과를 이야기하러 찾아왔다.
크리스는 내가 쉬는 동안 실력을 키워 나를 따라잡겠다며 열의를 보였고,
멜은 수도에서 유명한 식당을 돌아다니며 그 감상을 내게 말해주었다.


둘과 하는 잡담은 재미있었다.
당연하다.
대화 상대가 내 연인들인데, 무얼 하든 즐겁지.


크리스와 멜이 조용하던 공방에 한바탕 소란을 일으키고 사라지면, 나와 데이지만 남는다.
아무래도 비약의 조사는 헨리한테 맡겨두려나 보다.
내겐 상관없는 일이다.
 비약의 정체가 늦게 밝혀지는 것도 지금 당장은 나쁘지 않은 일이었기에.

이번 기회에 능력 있는 연금술사와 친분을 터두고 싶었다.
데이지가 만드는 치료 포션은 어느 소설에 들어가도 유용하게 쓰일 테니까.
게다가 크리스의 감이 못 박아 둔 나와 데이지 사이의 남녀 관계는 없단 말.
어디까지나 감이기에 무조건 신뢰할 수는 없지만,
 말이 내가 데이지에게 편히 다가가게끔 해주었다.

- 띠링!

=
[스킬 이름] 고요한 발자국
[레벨] 0 → 1
[속성] 행동
[타입] Active / Passive
[상세]
기척이 영구적으로 줄어듭니다.

마나를 지속적으로 소모하며 효과를 강화할  있습니다.
마나는 고정된 수치만이 소모됩니다.
즉, 마나를 많이 사용하여 효과를 한층 강화하지 못합니다.

- Lv 1
기척이 줄어드는 패시브가 조금 더 강화됩니다.


[재사용 대기시간] -
=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며 생긴 한가지 희소식은,
‘고요한 발자국’스킬이 드디어 Lv 0에서 Lv 1로 올랐단 것이다.
카르마를 하나도 쓰지 않은 채.
넘쳐나는 마나가 아까웠기에 습관적으로 아공간 스킬을 비롯한 액티브 스킬을 수련한 노력의 첫 번째 쾌거다.


고작 첫걸음을 뗀 정도였기에 효과는 제대로 체감을 하지 못하고 있지만.

- …저벅. …저벅.

게다가 발에 부목이 대어져 있는 한 어떻게든 기척을 죽이려고 해봐도 발걸음 소리가 날 수밖에 없다.
특히 지금처럼 부축을 받지 않고 혼자서 움직이면.

하지만 데이지에게 장난을 치기엔 충분했다.
그녀는 집중력이 뛰어난 건지, 한번 책 속에 빠져들면 불러도 듣지 못하기 때문이다.
딱히 마나를 소모하며 고요한 발자국 스킬을 활성화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데이지는 내가 그녀의 뒤로 다가가는 걸 눈치채지 못하였다.


- 턱!


“뭐해?”

“으가아악!!”

내가 데이지의 어깨에 손을 얹자 튀어 오를 기세로 놀란다.
그녀가 놓쳐 떨어지기 직전인 커다란 책을 어렵지 않게 잡아채었다.
책이 땅에 떨어져 더러워지면 진심으로 화내기 때문이다.


- 휘익!


데이지는 표독스럽게 뒤를 돌아 날 노려봤는데, 그 이유는 이런 놀래킴이 종종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혼자서 따분히 시간을 보내긴 너무 심심한걸.
진짜로 싫어하면 그만두겠지만 그런 낌세는 아니었다.
적당히 귀찮아하면서도 결국 내 말 상대가 되어주곤 했으니까.

“너! 그거 하지 말라고 했지!”


“그럼 조금만 놀아줘. 내게도 읽을거리를 주던가.”


“…우리  중 누가 어린애일까? 응?”

하지만 이 공방에는 읽을만한 거리가 전혀 없었다.
전부 연금술에 관련된 전문 서적이었기 때문이다.
적당히 입문용 책이라도 있었으면 심심풀이 삼아서 배워 보기라도 했겠지만,
그런 상냥한 서적이 그녀에게 있을 리가 없었다.

“내가 놀라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네 다리가 문제라고!”

“다리? 아.”

하얀 고래의 발자취 세계에서는 항상 통각을 줄여놓고 다니고 있다.
 다리 부상으로는 밤에 잠도 제대로 못 잔다.
통각을 절반 이상 내렸음에도 욱신거리는 다리가 그 사실을 증명했다.

이런 큰 부상을 입은 사람들은 현대에서도 부분 마취를 하곤 하니, 그 대용으로 내 능력을 쓰고 있다.
굳이 필요 없는 고통을 즐기는 취미는 없기에.


“조금 정도는 움직여도 괜찮아.”

“멍청아! 사람의 몸이 그리 단순할 리 없잖아!”


“으음…”


내게 『자연치유』와 포션, 프룸까지 있다는  모르는 데이지로서는 충분히 걱정할만했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회복하지 못할 상처니까.
최악은 괴사로 인한 절단.
그나마 운이 좋아야 평생 다리를 절며 사는 정도리라.

물론 매일같이 붕대를 갈며 포션을 들이붓는 나도 과연 이 다리가 완치될지는 장담  하겠다.
시꺼멓게 멍이 들었던 종아리의 피부가 침식되어 거무죽죽한 색을 내었기 때문이다.
꽤 혐오스러운 광경이었기에, 멜과 크리스에게는 보여주지 않고 있다.
혹시 내 다리를 봤다가는 눈물을 글썽이며 멘탈이 흔들릴 것이 눈에 훤히 보였으니.

“매일 찾아오는 네 동료한테 들었어. 그거 완전히 부러졌다면서?”


“좀 아프긴 했지.”


“그… 다친 지 얼마나 지났다고?”

“한 일주일… 정도 됐나?”

“…얼마 안 됐네.”

이 세계에서 지낸 날만을 세어보니 딱 그 정도  것 같다.
확실히 멜이 항상 호들갑을 떨던 이유를   같다.
부러진  일주일 고작 지난 다리로 혼자 걷겠다고 한다니,
무모하기 그지없는 행동이긴 하네.

실제 내 몸이 아니고, 포션도 썼으며, 통각도 낮춰 고통도 거의 느껴지지 않기에 심각하게 생각되지 않았나 보다.
그런 나의 모습이 멜의 눈에는 안전 불감증처럼 비췄을지도 모르겠다.


- 힐끗.

데이지가 붕대에 감싸인 내 다리를 흘겼다.
그러고 보면 그녀는 첫 만남부터 내 다리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였다.
무언가 할 말이 있는 걸까?

드륵.

하지만 결국 말이 나오는 일은 없었다.
데이지는 얌전히 자신의 옆자리 의자를 빼주며, 내가 도로 건네준 책을 읽기 시작했다.
좀 더 친해지면 다리에 관해 무언가 물어볼지도 모르겠다.


돌아가라고 하지 않고 옆자리에 의자를 빼준 건 데이지의 배려다.
내 다리를 조금이라도 혹사 시키지 않게 하기 위한.
그녀의 호의를 곱게 받아들이며 옆자리에 앉았다.

“…오늘  해독약.”


- 스윽.


데이지가 퉁명스럽게 내게 붉은 약을 내민다.
첫날 해독약이라며 받았던 약과 동일한 색이었다.

- 띠링!


=
[아이템 정보 확인] - [아이템 정보 상세 확인]
이름: 데이지의 자작 힐링 포션 #3
종류: 소모품
레벨: -
효과: 생명력 재생 (中)
상세:
경구 섭취로 상처 재생을 높입니다.
제작자의 연금술 실력이 뛰어나 비싸지 않은 재료들로 준수한 성능을 뽑아내었습니다.
‘하급 포션’보다 약간 효과가 좋습니다.
‘중급 포션’보다 약간 효과가 덜합니다.


* 추가 정보


제작자의 주관이 들어간 포션입니다.
인체의 하반신에 효과가 좋은 재료가 사용되었습니다.

[부작용]
상반신의 상처 재생이 10% 덜한 패널티를 얻습니다.

[추가 효과]
하반신의 상처 재생이 15% 더한 어드밴티지를 얻습니다.



* 연금술로 만들 수 있는 힐링 포션입니다. [재료 열람]을 눌러 재료를 확인 가능합니다. - 아이템 정보 확인 Lv 2
* ‘헨리의 연금 공방’ 소속 데이지 (제작자) - 아이템 정보 확인 Lv 2
=

데이지는 해독약이라 속이며 진짜 해독이 필요한 독을 건네어 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리하지 않았다.
건네어 받은 건 상처를 치료하는 재생 포션이었다.


 해독제를 받은 날.
혹여 이 물약이 독은 아닐지 진지하게 의심하며 상태창을 펼치고,
힐링 포션의 정보를 읽으며 전혀 예상치 못한 반전 감을 느꼈던 때는…


나도 모르게 살짝 감동하고 말았다.
귀여운 꼬맹이 같으니라고.

자작 힐링 포션은 #1, #2를 거쳐 #3까지 도달했다.
추가 정보를 보면 이 포션은 나만을 위해 제작되었단  알 수 있었다.


“뭘 봐?”


“고맙다고.”


“…네게 독약을 먹인 사람이 나란 걸 알고 있을지 모르겠네.”

“그런가?”

피식 웃으며 힐링 포션을 먹었다.
그녀는 포션이 내 목으로 넘어가는 걸 보더니, 다시 책으로 시선을 돌렸다.


- 파락! 파락! …탁.

하지만 그조차 오래가지 못했다.
무언가 큰 불만이 있는지 책의 페이지를 소리 나게 넘기던 데이지는 결국 책을 덮었다.
글이 눈에  들어오나 보다.
곧, 한숨을 푹 내쉬더니 나를 노려보았다.


“넌 진짜 호구야. 어떻게 내게 감사 인사를 할 수 있어? 그것도 해독약을 받을 때마다 항상!”


“할 수도 있지.”

“보는 내가 답답해서 그래! 너 그러다 사기당하면 어쩌려고?”

정작 감사 인사를 받았을 때는 기분이 나빠 보이지 않았으면서.
오히려 의외라는 듯이 나를 보는데, 그 시선에는 분명한 호의가 섞여 있었다.
당연하다.
그 누가 상대를 위해 안 해도 될 일을 했는데 욕을 얻어먹고 싶어 할까?


이렇게 우리 둘은 느리지만 순조롭게 친해져 가는 중이다.
데이지는 첫인상과 전혀 반대되는 성격이었지만, 오히려 이쪽이 더 친해지고 싶어지는 타입이었다.
며칠 같이 안 지냈지만 그녀가 착하다는 건 너무나 잘 알 수 있었다.


오죽하면 방금 나보고 답답하다고 한 말도 진심으로 걱정해서 하는 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정도였으니.

“나 돈 많아서 사기 한두 번쯤은 괜찮아.”


“아니! 그게 문제가!… 후… 됐다. 말을 말자.”


절레절레.


결국 데이지는 고개를 저었다.
얼굴에는 체념이 깃들었다.


나는 즐거운 기분으로 그 변화를 관찰했다.
어린아이는 표정이 확확 바뀌어서 보는 맛이 있다.
놀리기 딱 좋단 말이지?


“듣자 하니 다리도 동료를 지키려다가 그런 거라며?  대가가 다리를 잘라내야 할지도 모르는 부상? 나 같으면 절대 안 그랬어. 도대체 얼마나 호구여야 그런 발상이 가능…”

- 따악.


“아큿!”

데이지가 이마를 부여잡고 나를 쳐다보았다.
꽤 아픈지 눈물까지 고여있다.


나는 그녀를 진지한 얼굴로 쳐다보았다.

평소의 부드럽게 웃던 내가 정색을 하고 쳐다보자 데이지가 살짝 놀란다.
아무래도 딱밤을 맞은 것보다 굳어진 내 표정이 조금  충격이었나보다.


하긴, 독약을 먹여도 화내지 않던 나인데.
그녀가 아는 나는 화를 낼 줄 모르는 사람일 것이다.
하지만 동료 이야기에 처음으로 화를 내는 것으로 비출 테니 당연한가?


“……”

얼굴로만 화난 티를 내었을 뿐,
따로 말로 설명하지는 않았다.
 정도면 똑똑한 데이지는 확실히 알아들었을 것이다.
나는 스스로의 행동을 후회하지 않는데,  과거에 대해 평가하는 건 상당히 실례인 것이라고.


“…병신. 머저리.”


- 챠락.

책으로 고개를 돌리며 욕설을 읊조렸지만,
내 쪽을 계속 힐끗 보는 것이 아무래도 상당히 신경 쓰이나 보다.


충분히 반성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자존심 때문인지 사과는 못 하는  같네.
나는 굳어진 표정을 부드럽게 풀며 웃었다.
이미 용서는 했고, 화 역시 풀렸다는 의미로.

어린애를 진심으로 이기려 들지 말자.
여기서는 어른의 넓은 관대함을 보여 줘야 할 때다.

- 힐끗.

대화가 오가지는 않았지만 서로 화해는 했다.
그럼에도 그녀는 계속해서 나를 신경 쓰고 있는 듯했다.
 눈빛이 예사롭지 않아서 어쩐지 나의 불안을 불러일으켰다.


어…
설마 방금 나의 행동이 여성을 유혹하는 것으로 비추기도 하나?
나는 차분히 지금까지의 행동을 돌아보았다.
그리고 나온 결론은 ‘그럴 수 있다.’라는 것이다.


크리스의  때문에, 나는 안심하고 데이지에게 잔뜩 호감을 비추었다.
어지간해서는 남녀의 기류가 흐르지 않을 것이라 안심하고.
그런 나의 행동이 데이지의 입장에서 본다면…
어쩌면 정말 그렇게 보였을 수도 있을  같다.


아직까지는 괜찮으니 앞으로의 행동은 조심하기로 결심했다.
조금만 조심을 해도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나의 다짐은,

조금 늦어 버렸다.


“야. 있잖아…”


“응?”

“너 혹시 소아 성애자냐?”


- 콜록콜록!!

방금 뭘 들은 거지?
잘못 들은 것인지 확인할 필요는 없었다.
입을 연 데이지의 얼굴은 진지했기에.
하지만 나는 이리 물을 수밖에 없었다.


“농담이지?…”

“그리 놀랄 게 뭐 있어? 이미 이 왕국의 썩어 빠진 귀족들은 전부 소아 성애자인데, 뭘. 유명하잖아?”


데이지는 거리낌 없이 그리 말했다.
어린애가 성인 남성에게 소아 성애자냐고 묻는 장면은 정말이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아주 부정적인 방향으로.

애초에 이 나라의 귀족 사이에서 소아 성애가 유행한단 이야기는 처음 듣는다.
그게 제정신으로 가능한지 의문이 들었지만,
과거 지구의 귀족 사이에도 난쟁이를 모으는 경악스러운 취미가 유행했다고 하니 억지로 납득은   있었다.

그러고 보면 자넷이 해준 그녀의 과거 이야기가 떠오른다.
분명…


‘고향에 잘 차려입은 남자가 여자아이를 돈 주고 사들였다고 했지…?’


그리고 자넷은 팔리지 않기 위해 어렸을 때부터 온갖 일을 해야 했다고 한다.
멜의 고향에서도 어린 여자아이가 실종되는 일은 종종 있었던 모양이고…


“네가 나를 노리고 있다면, 미리 말할게. 나는 네가 기대하는 것처럼 ‘깨끗한 소녀’가 아니야.”


“…뭐?”

“소아 성애자들 대부분이 그렇잖아. 다른 남자의 손길에 닿지 않은 여자를 원하니까 어린 여자에 손을 대는.”

말을 따라갈 수가 없다.
살면서 이런 터무니 없는 오해를 받긴 처음이기에,
잠깐 입을 벌린 채 듣고만 있었다.


“잠깐. 데이지.”


“난 처녀가 아니야. 비처녀라고. 알겠어?”

“데,데이지? 방금 뭐라…?”


“나 남자를 아는 몸이라고. 그러니까 나를 노리고 있다면,  그만둬 줄래? 나로선 네 기대에 맞춰줄 수가 없어서.”


그리 말하는 데이지의 눈빛은 너무나도 서글퍼 보였다.
그녀는 말하면서 아파하고 있었다.
아직까지 아물지 않은, 아물지 못하는 상처이리라.
스스로를 향한 자초도 섞여 있기에, 저 발언이 거짓이라곤 생각할 수 없었다.


데이지는 처녀 지신을 잃었다.


전혀 궁금하지도, 바라지도 않던 정보다.
이 사실을 알고 있는 것 자체만으로 무언가 죄를 짓는 기분이다.
데이지의 외견은 10대 초중반의 여리디 여린 소녀였기에.

말이 벌벌 떨린다.
자연 치유도 지금 상황에서는 쓸모가 없었다.
그만큼 나는 극도로 당황했다.

“도,도대체 네가 뭘 오해하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오해? 글쎄. 네가 내게 일방적인 보이는 호의는…”


“잠깐. 내 말을 끝까지 들어. 난 연인이 이미 있다고. 그것도 번듯한 성인으로.”

“…무,뭐? 연인?”


“전에 같이 봤잖아. 자신을 크리스라고 소개한 주홍빛 머리의 예쁜 여자애. 걔가 내 연인이야.”

그리고 옆에 같이 왔던 하얀 머리의 중성적인 미녀도 마찬가지고.
하지만 그 사실은 숨기기로 했다.

지금은 그딴 것보다는 내게 쓰인 오명을 벗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시 되어야 한다.
내가, 내가 소아 성애자라니??
액체 골렘을 대적할 때보다 몇 배는 식은땀이 흘렀다.


“데이지. 네가 봤을 때, 크리스가 앳된 소녀였어?”


“어… 누가 봐도 성인이었지?…”

“맞아! 난 절대 그쪽 취향이 아니라고! 애초에 내게 연인이 있는데, 너한테 관심을 보이겠어?”


“그,그럼 지금까지 내게 보인 호의는 뭔데?”


“그냥 친하게 지내고 싶어서 그랬던 거지! 전에 말했잖아! 굳이 우리끼리 날 세울 필요가 있냐고!”


“……”


데이지의 표정이 점점 이상해져 갔다.
자신이 이상한 오해를 했다고 깨달은 모양이다.
나의 진실성은 데이지에게까지 닿았다.

“…그… 미안… 내가 큰 실수를…”

“아니야. 오해가 풀려서 정말 다행이다. 진심으로…”


“어…어어… 진짜 미안해…”


“두 번은 겪기 싫다… 이런 오해.”

진심으로 두려웠다.
어쩌면 용사보다도 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