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9화 〉테라포밍 (Epilogue)
소설의 완결을 눌렀다고 테라포밍의 밖으로 튕겨 나가지는 않았다.
나는 여전히 소설 내부에 있었다.
그런 나를 마중하는 것은 수많은 시스템의 알림창이었다.
띠링! 띠링! 띠링!
[소설, ‘테라포밍’이 완결되었습니다!]
[완결로 인해 새로운 물품이 상점창에 해금되었습니다!]
=
* Tip
[소설의 완결과 상점창]
상점창에 물품을 늘리는 방법은 새로운 물건을 소유하는 것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소설이 완결되면 그 세계관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물건이 상점창에 해금됩니다.
무기·방어구·잡화뿐만이 아닙니다.
조건을 만족하게 된다면 스킬까지도 해금되죠!
단, 일부 세계관 귀속 물건들은 상점창에 등록이 되지 않습니다.
또한 극도로 얻기 힘든 몇 가지 물건은 본인이 직접 찾아내어 상점창에 등록하기 전까지 해금되지 않습니다.
=
[최초의 완결로 인해 상점창에 숨겨져 있던 기능, ‘파티원 지정’과 ‘인벤토리 통합’, ‘완결 세계관 시간축 조정’이 등장 했습니다!]
팁으로 나온 알림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아기천사와 안젤리에게 설명을 들었으니까.
새로 얻은 정보는 완결한다고 세계관의 모든 물건이 해금되지는 않는다는 것 정도다.
사실 이 정보도 어느 정도 예측은 했다.
이미 상점창에는 지구의 물건이 해금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허나 지구에 명백히 존재하는 초대형 입자 가속기나,
국제 우주 정거장의 일부 모듈 같은 괴랄한 물건은 찾아볼 수 없었으니까.
‘인벤토리를 다른 차원과 공유하는 기능은 소설을 한 번 이상 완결하기 전까지 숨겨져 있었던 것이었네. 어쩐지 기능 상점에서 안 보이더라…’
해금하면 정말 유용할 기능인 것이 당연했기 때문에 가장 우선순위를 두어 찾던 기능이었다.
하지만 몇 번을 뒤져 보아도 발견할 수 없었다.
결국 ‘때가 되면 나타나겠지’라고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나는 시선을 틀어 빙글빙글 돌아가는 로딩창을 보았다.
이 알림창을 마지막으로 시스템 창의 등장은 멈춰 있었다.
[완결 정산 중…]
로딩이 시작 된 지 고작 5초도 안 되었다.
지금까지의 내 모든 행적을 정산하고 있는 것이라면 오래 걸릴 만도 했다.
나는 느긋한 마음으로 기다리려고 했지만,
곧 반가운 알림음과 함께 다시 시스템 창이 시야를 메우기 시작했다.
띠링!
=
[’테라포밍’ 완결 정산]
*소설 난이도
어려움 - 보상 상향 中
*소설 길이
중·장편 - 보상 변화 없음
*소설 완성도
100% 초과 - 보상 상향 大
*엔딩 구분
HAPPY END - 보상 상향 小
*사망 횟수
0회 - 보상 감소 없음
*추가 가점
노 데스(PERFECT 클리어) - 보상 상향 大
노 데스 + 완성도 100% 초과 동시 달성 - 보상 상향 特大(특대)
최초의 소설 완결 - 특전
[박찬영님의 최종 평가] - 영웅
=
“영웅은 무슨…”
시스템창도 나를 띄워주긴 하는구나.
별로 영웅이라고 불릴만한 행동은 한 것 같지는 않은데.
누가 봤다면 좀 쪽팔렸겠지만, 그런 것도 아니니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중요한 것은 말로만 하는 칭찬이 아닌 보상이니.
내가 줄곧 기다리던 완결 보상이 적힌 시스템 창 또한 나왔다.
띠링! 띠링!
=
최초 완결 특전으로 보상이 상향 조정되었습니다!
[30,000 카르마 지급] → [’파티원 지정 1Lv’기능 잠금 해제]
[일반 퀘스트로 얻는 카르마 25% 증가] → [일반 퀘스트로 얻는 카르마 50% 증가]
[랜덤 특성 지급] → [소설 내 특성 선택권 지급]
=
=
[소설(테라포밍) 내 특성 선택권]
* 크리스 베넷 -『자애』 [선택]
* 제라드 호프만 - 『중언』 [선택]
* 이강인 - 『강인』 [선택]
* 이강인 - 『팔방미인』 [선택]
=
“특성… 선택권?”
내 예상보다 훨씬 대단한 것들이 보상으로 나왔다.
무려 특성을 준다니.
자연치유의 덕을 정말 많이 봤던 만큼, 가슴이 무척이나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
『자애』
사람을 쉽게 믿습니다.
가끔은 더 많은 사람을 구하기 위해 소를 희생하고는 합니다.
이득만이 존재하는 특성은 아닙니다.
정신 공격 저항 35%
믿음을 쉽게 건네줌.
=
“…일단 『자애』는 절대 선택하면 안 되겠고.”
정신공격 저항 35%는 정말 탐나긴 하지만, 그 패널티가 얼마나 심한지 똑똑히 아는 만큼 상당히 꺼려졌다.
정신에 대한 대비는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자연치유의 덕에 어느 정도 되어 있기도 하고.
‘나중을 생각한다면 『중언』이 끌리긴 하네. 매력이 높아지려면 한참 걸리겠지만, 그 유용함을 내가 직접 확인했으니까.’
일부로 내 외모를 친근감 있게 만든 만큼, 매력이 높아져서 카리스마를 늘리면 좀 손해를 보겠지만…
충분히 감수할만하다.
그 정도로 중언 특성은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단점도 정말 많다.
우선 스킬과 달리 내 마음대로 효과를 ON/OFF가 불가능하다.
분명 중언의 특성으로 인해 내가 원치 않은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충분 하다못해 넘친다.
또한, 매력 스텟은 보이지 않는 숙련도를 채우면 올라가는 기본 스텟과 달리, 자연적으로 성장하지 않는다.
외모 편집의 끝나 매력의 성장이 멈춘 지금.
오로지 카르마를 사용해 올려야 하는 것이다.
‘…예전에 마이너스 포인트인 매력을 올리는 것에도 150 카르마나 들었지… 그렇다면 지금 십의 자리가 4인 매력의 포인트를 올리려면 얼마나 카르마가 필요하지?’
띠링!
=
[매력]
42 → 43
[필요 카르마] 25,000
=
“젠장, 이럴 줄 알았어!”
고작 하나의 스텟을 올리는 것에 비해 비싸도 너무 비쌌다.
아마 다른 기본 스텟을 40으로 올리는 것보다 더 많은 카르마를 요구하는 것이 뻔했다.
제라드 호프만처럼의 효과를 보려면 카르마가 얼마나 필요할지 짐작이 안 되었다.
분명 천문학적인 카르마가 들겠지.
차라리 그 카르마를 다른 곳에 사용하는 것이 더 이득일 만큼.
그렇기에 성급한 선택은 보류했다.
시간제한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강인이 가진 특성은 아직 파악하지 않았으니까.
리스트를 전부 확인하고 난 뒤에 선택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띠링!
=
『강인』
정신이 쉽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공격이 아닌, 고통에 대한 저항을 가집니다.
판단이 빨라지지만, 무조건적으로 옳은 판단을 내리지는 않습니다.
고통 저항 15%
정신 공격 저항 10%
매혹·기절·공포·혼란 저항 5%
판단이 조금 더 빨라짐.
=
‘나쁘지 않네. 판단이 빨라지는 건 좋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좋아 보이긴 하는데, 『중언』보다는 좀 덜 매력적이군.’
아무리 매력 스텟을 올리는 것이 카르마를 많이 잡아먹는다고 하더라도…
중언 특성 자체에 매력 +50이 달려 있기 때문에 당장 눈에 보이는 효과를 볼 수 있으리라.
매력 스텟에 카르마를 전혀 투자하지 않아도 90의 매력 스텟은 보장되어있으니까.
그렇기에 강인보다는 중언이 더 좋다고 판단했다.
마지막 남은 특성의 정보를 열어보았다.
팔방미인, 이름만 보아서는 괜찮아 보이는 특성이었다.
약간의 기대감을 안고 특성의 정보를 열람했다.
띠링!
=
『팔방미인』
대부분의 일에 재능을 추가로 보정 받습니다.
허나 이류가 되기엔 쉽지만, 일류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그 효과가 빛이 나는 특성입니다.
모든 스킬에 대한 숙련도 획득량 + 100%
5Lv 이상의 스킬은 특성의 영향을 절반만 받음.
=
“?… 뭔 이런 개사기 특성이…”
패널티 따위는 눈 씻고서도 찾아볼 수 없는 사기적인 특성의 등장에 나를 5초간 멍때리게 만들었다.
5Lv 이상의 스킬은 특성의 영향을 절반만 받는다고?
그건 절대 패널티가 아니다.
‘스킬 레벨 4 이하는 숙련도 추가 획득 50%의 효과를 2배로 받습니다.’라는 사기적인 옵션이지.
이런 행복 회로를 돌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냥 깡으로 숙련도 추가 50%만 주어도 망설임 없이 이 특성을 선택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보다 5레벨 스킬이 이류라고?…’
나는 크리스가 가진 3레벨의 ‘아공간’ 스킬이 얼마나 유용한지 알고 있다.
그렇기에 스킬 레벨 5면 굉장히 높은 레벨이라 생각했기에 시스템을 믿지 않을 뻔했지만…
생각해 보니 단순한 ‘검술 5Lv’은 이류가 맞다.
지구의 여러 무술도 5Lv 정도면 일류라고 말하기엔 좀 부끄럽겠지.
파이어볼 같은 스킬의 5Lv도 테라포밍 세계관이 아닌 수많은 마법사가 있는 세계에 간다면 이류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5Lv은커녕 3Lv만 찍어도 말도 안 되는 성능을 가진 스킬을 얻을 기회가 많다.
천권일각, 선령일일 만요월월은 물론이고 앞으로 내가 얻을 수많은 판타지적인 스킬과 무술들을 생각하면…
“…답 나왔네.”
물론 기본적으로 숙련도가 쌓이는 속도가 무척 느리긴 했다.
나는 하얀 고래의 발자취 세계에서만 대략 300시간 정도를 천권일각(千拳一脚)의 수련에 매진했다.
하지만 50,000 카르마에서 17,000 카르마로, 숙련도 65%를 조금 안되게 채운 것이다.
고작 0Lv에서 1Lv로 레벨업 하는 것이었는데도 이렇게나 느렸다.
‘대부분의 사람이 시스템을 가지게 되면 숙련도로 스킬 레벨을 올릴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닌, 카르마를 모아서 올릴 생각을 하겠지…’
하지만 나는 아니었다.
나는 무술을 진실 된 의미로 익히기 위해, 내가 직접 수련할 의욕이 가득 차 있는 드문 종류의 인간이었다.
그렇기에 이 특성을 나보다 더 본전을 뽑을 사람은 없으리라.
『중언』은 나름 매력적이지만, 내가 포기해야 하는 것도 많았다.
반면에 『팔방미인』은 패널티가 하나도 없었다.
선택에 망설임이 사라졌다.
띠링!
=
[이름] 박찬영
[직업] -
[힘] 28 [민첩] 32
[체력] 27 → 28 [지능] 15
[기교] 26 → 27 [매력] 42
[마나] 231 → 252
[특성] 『자연치유』 『팔방미인』
선령일일 만요월월(仙令日日 灣謠月月)의 버프, 매력 제외 모든 스텟 +6 (00:00:02)
프룸의 버프, 힘·민첩·체력 스텟 성장률 증가 33% (00:31:03)
마나 각성, 힘·민첩·체력·지능·기교 스텟 성장률 증가 50% · 마나 흡수 小
현재 진입 중인 소설, ‘테라포밍[完]’- 에필로그(Epilogue) 진행 중.
보유 카르마: 27,900
=
*
“세상에… 찬영님, 그건 특성을 받을 만한 위업이지요… 그렇고 말고요.”
“모르겠어? 한 번도 죽지 않고, 완성도 100%를 넘겨서 완결하는 건… 말 그대로 소설 속 주인공 같은 영웅이나 해낼 법한 일인 거야!”
“…그런가?”
특성을 받은 일을 안젤리와 아기천사에게 이야기해 주기 위해 잠깐 지구로 나왔다.
천계에서 그토록 주기 싫어서 용을 쓰던 특성을 당당히 얻어 냈다고 자랑하기 위해서.
물론 질문할 것도 있기도 했고.
예상대로 안젤리와 아기천사는 나를 보고 무척 놀란 얼굴을 했다.
그 원인이 특성을 얻어서가 아닌, 완성도 100% 퍼팩트 클리어에 있다는 것만 달랐을 뿐.
“그렇게 들으니 안젤리 네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무력이 엄청 강해졌을 때면 몰라도, 찬영이 아직 약할 때 그걸 이룬 건 하나의 위업이지! 충분히 특성을 받을만해!”
“우,우와… 생각보다 엄청 대단하신 분이시네요… 하긴, 그러니 천계가 시간을 그렇게나 돌려야 했겠죠…”
“음… 생각 외로 칭찬만 들으니 간지럽네.”
이제 완결이 되었기에 지구에서 시간이 흐르는 만큼 테라포밍에도 시간이 흘렀지만, 얼마 뒤 들어갈 것이기 때문에 별로 신경 쓰지는 않았다.
질문할 것만 질문하고 다시 들어가려고 했기에.
“혹시 지금부터는 테라포밍에서 시간을 보내도 지구에서 시간이 흐르는 거야?”
“응 맞아. 이제 완결이 되었으니 하나의 독립 된 세계라는 느낌?”
“그럼 내 빈자리는 어떻게 해??”
“그걸 방지하는 기능이 해방되었을 걸?”
“…그냥 처음부터 완결을 맺어도 시간이 정지되게 해주면 안 돼? 왜 괜히 카르마 소모를 유도한 거야?”
“그게… 차원 관련된 복잡한 법 때문에 불가능해. 소속이 있는 차원과, 독립된 차원은 해당하는 법률의 범위가 다르거든. 걱정하지 마! 그래서 ‘편법’으로 카르마를 소모한다는 원인을…”
“음… 미안. 지금 시간이 없어서, 길게 설명을 듣지는 못해.”
“응. 내가 할 말의 요약은 기능 상점을 열어보면 이해할 수 있을 거야! 전혀, 전혀 걱정 안 해도 될걸?”
‘전혀 걱정 안 해도 된다’라는 안젤리의 말은 지금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녀의 말이 길어질 것 같았기에 중간에 끊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 이시간에도 테라포밍 속 시간은 흐르고 있으니까.
나는 테라포밍으로 다시 들어가서 그녀의 조언대로 기능 상점창을 열어 보기로 했다.
띠링!
=
[소설 진입]
테라포밍 - [完]
현재 상태: 에필로그(Epilogue) 진행 중
하얀 고래의 발자취 - 51화 연재 중단. 작가 필명: 파맛첵스
현재 상태: 연재 중
- 비어 있음.
현재 상태: -
=
[테리포밍으로 진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