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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들로 들어갈 수 있다 (18)화 (18/310)



〈 18화 〉(19) 테라포밍

"흐악! 헤윽!”

타악! 타악! 타악! 타악!

힘 조절은 없었다.
가장 깊숙이 박을  있는 자세로, 가장 깊숙이 자지를 넣었다가 빼길 반복했다.

단순히 피스톤 질만 하는 것이 아니었다.
넣을 때는 일부러 각도를 틀어 질벽을 짓누르듯 찔렀고,
뺄 때는 귀두에 힘을 단단히 준 채 성감대를 의식하며 긁어내었다.


‘윽… 조임이 너무 강해서 보짓살이 끌려 나올  같아…’


애액이  젖다 못해 침대의 시트를 전부 적시고 있을 정도로 많이 나오고 있음에도 상당한 마찰력이다.
할 수만 있다면 한평생 박아넣고 싶을 정도로 박음직한 보지다.


“또!… 또 갔… 헤으엑…!!♡”
“큭…”

찌직…

광년이가 잡고 있던 이불이 약간 찢어졌다.
너무 강렬한 쾌감으로 인해  조절을 하지 못한 그녀가 찢은 것이다.


찌거억… 쯔걱…


나는 절정 도중에 더욱 느낄  있게, 자지를 빼지 않은 채 허리를 좌우로 흔들며 보짓속을 휘저어 주었다.
마찰 보다는 질벽 곳곳을 자극해 준다는 느낌으로.
이런 방법은 무척 자극적이면서 여자 쪽에서 느껴지는 부담은 없기에 절정의 쾌감이 훨씬 커진다.

“좋아?”
“흐아…! 조…조하…! 흐에… 하으…♡”


정신을 못 차리고 묻는 말에 솔직히 대답하는 그녀의 귀여운 모습이 내게 오싹오싹한 정신적인 쾌감을 선사했다.
오전에 봤던  세고 안하무인 했던 그녀와 동일 인물이라곤 도저히 생각할  없었다.
육체적인 쾌락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쾌락까지 상당히 고조된다.

사랑하는 사이도 아니고, 서로의 얼굴을 알게 된 지 며칠이 지나지 않았는데 이렇게 서로 정신없이 몸을 섞다니…
그 사실 하나만으로 등골이 저릿하게 울린다.
이게 바로 원나잇이 주는 범죄적인 쾌감이다.
여자도 남자도, 원나잇을 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어떤 시선으로 보이는지 뻔히 알면서도 한번 맛 들이면 도저히 그만둘 수 없다.

나 또한 그런 여자들을 많이 봤다.

뭐, 아무리 봐도 광년이는 원나잇에 중독된 것 같지는 않았지만.
그녀는 원나잇 중독자라고 하기엔 섹스 자체를 너무 오랜만에  느낌이다.


‘오랜만? 아니. 그것보다…’

 지금 상황과 어긋나는 해석이지만,
역으로 원나잇이란 걸 처음 겪어 보는 눈치다.

“진정 됐어? 다시 시작할게?”
“바안말… 하지마아…”

헐떡거리면서도 자존심을 챙기는 게 귀엽기 그지없다.
말을 놓기 시작한 건 30분도 전이다.
이전까지는 정신이 없어 제지하지 못했다는 듯, 절정의 여운이 가시고 정신이 좀 돌아오자 이제서야 제지했다.

‘그마저도 혀가 풀려 말이 늘어졌네.’

“존댓말 좋아하세요? 연하남이 취향?”
“씨이발… 그게 뭔 상관… 꺼져… 난 연상이… 흐윽?”

또또 말이 험해지기 시작했다.
이럴 땐 다시 허리를 흔들어 주면 된다.


찌걱… 찌걱…

자지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곧바로 조용해지며 한숨 섞인 신음이 새어 나오기 시작한다.
이렇게 너무 내 자지를 좋아해 주니 허리를 흔드는 맛이 난다.

‘진짜 더는  참겠다.’


 정도면 많이 참았다.
아직 나는 한 번도 싸지 않았다.

“저도 슬슬 한계라… 격하게 할 테니 좀 참아주세요?”
“격하게라니… 하으… 방금보다 더?…”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질문에 대답해 주었다.
광년이의 눈빛이 변했다.
쾌감과 불안함이 뒤섞여 있었지만, 약간의 기대하는 눈빛 또한 있었다.

‘이런 눈빛을 하면서… 뭐? 격렬한 걸 싫어한다고?’

절정 직후다 보니 느긋하게 흔들던 허리에 속도를 높기 시작했다.
보지를 왕복하는 속도가 서서히 높아지더니, 금세 격렬하게 변했다.

퍽! 퍽! 퍽! 퍽!

“히익?! 잠…까아안…!! 읍!!… 으븝!!… 읍!!!”


어느 때보다 신음이 커졌다.
이 정도면 밖에 들리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그녀도 그걸 알았는지, 자신의 팔뚝으로 입을 틀어막아서 새어 나오는 비명을 막았다.


이미   절정에 올라 한참 달아오른 광년이는 쉽게 절정할 기세였다.
보지의 조임이 조여졌다, 풀어지기를 반복하는 것이 마치 자신이  절정할 거란  알게 해주었다.

퍼억! 퍼억! 퍼억!

어둠에 완전히 익숙해진 내  눈에는 모든 것을 담을 수 있었다.


땀에 범벅이 되어, 쾌감과 향락에 지지 않고자 입을 틀어막고 신음을 참는 아름다운 얼굴.


너무 격렬한 피스톤질이었기에 엇박자로 흔들리는 가슴과 시선을 빼앗는 유두.

질구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투명한 애액이 자지에 마찰하며 맺힌 천박한 흰색빛 거품.

그리고 질에 박힌 내 자지로 인해 좌우로 벌어진 변색 하나 안된 분홍빛 소음순.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자지에 피가 몰렸다.

“간…!! 흐아!!  것…! 으븝! 이제 금방!!…”
“저도… 이젠…”
“나 갔어! 가는 도주우웅…!♡ 콜록! 헤윽!!… 켁!!… 머…멈추…♡ 끄흑…!♡”
“으윽! 엄청… 조이는… 큭…”

퍽! 퍽! 퍽!

피가 극도로 몰려서 돌처럼 단단해진 자지와 놓치지 않겠다는 듯 미친 듯이 조여대는 보지.
나는 끊임없이 절정하는 보지를 신경도 쓰지 않은 채 나의 쾌감을 위해서 허리를 흔들어 대었다.
역시 이건 너무 자극적이었는지 광년이의 침이 볼에 질질 흘러나왔다.

나도 오래 버티지 못했다.
절정하며 미칠 듯이 조이는 보지에 끊임없이 박아대는 건  상상 이상으로 버티기 힘든 쾌락이었다.

‘으… 싼…다…!’


나는 한줄기 남은 이성으로 겨우 자지를 보지 속에서 빼내는 데 성공했다.
아무리 그래도 피임할 방법이 전무한  세계에서 질내사정은 꺼려진다.

뷰븃! 뷰뷰뷰븃!!


후두둑-!

범상치 않은 양의 정액이 새하얀 나신에 흩뿌려진다.
정액이 얼마나 힘차게 나가는지 대부분이 가슴 위쪽에 뿌려졌다.
그러나 나는 그런 것을 신경 쓸 틈이 없었다.
미친듯한 쾌감이   속을 송두리째 지배해 생각을 이어갈 수 없게 만들었다.

뷰뷰븃!

“크윽!…”

사정은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이렇게 참고 또 참다가 싸게 되면 무너진 댐처럼 머릿속을 새하얗게 만드는 쾌감이 몰아친다.
영혼에 공업용 알코올을 통째로 들이붓는 것 마냥 정신이 시원해진다.

“허억… 헉…”
“흐아… 하아…”

나와 광년이는 둘  강렬한 쾌감의 여운에 취해있었다.

와… 지금 보니 정액이 얼굴과 머리카락까지 닿아있는 것이 보였다.
멀리도 날아갔네.
주황빛 단발머리에 새하얀 정액이 달라붙어 있는 것이 무척이나 선정적이다.


“흐아… 하… 뭐야, 안에  쌌네? 안에 쌌으면 불알을 걷어차 주려고 했는데…”

상당의 놀란 얼굴이다.
하긴, 이런 열락에 이성이 흐트러진 상태에서 여자 쪽에서 밖에 싸라고 말도 안 했는데 알아서 밖에 싸는 남자는 드물긴 하다.
나는 단순히 책임없는 쾌락을 추구하기 때문일 뿐이지만.
그러나 이런 쓰레기 같은 말을 할 수는 없다.
좋게좋게 포장해서 말해야지.


“전 제 스스로가 매너가 있는 편이라 생각해 왔는데요.”
“…”

‘뭐야?  화를 안내?’

농담삼아 말을 건넸지만, 기다리던 반박은 돌아오지 않았다.
말로 꺼내지 않았을 뿐, 오히려 내 말을 인정하는 눈치다.


…뭔가 광년이에게 매너 있다고 인정받으니 좀 오묘한 기분이다.
살짝 기분이 좋기도 하면서 ‘얘가 뭘 잘못 먹었나?’싶기도 하고…

‘내가 너무 원작 소설 속 광년이의 이미지에 고정관념이 박혀 있었나?’

오죽하면 이런 생각까지 들었다.
내가 아는 그녀는 안하무인하고, 난폭하고, 고집을 꺾지 않았으니까.
그러나 오늘  내가 느낀 그녀는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의외로 부끄러움도 많이 탔고, 내게 알게 모르게 져주기도 했었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앞으로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는 조금 주의하도록 해야 할  같다.
눈앞의 그녀처럼 내가 모르던 면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


“으아… 피곤해… 뭐, 같이 뒹굴 만 했어. 너도 만족했지? 그럼 이제…”
“예? 만족했다뇨? 그게 무슨 소리예요?”


나는 아직도 단단히  있는  자지를 가리키며 말했다.
애액에 젖어 번들번들 광택이 생긴  자지는 그렇게 많은 양의 정액을 쌌음에도 전혀 수그러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뭐?… 남자는 대부분 한번 싸면 수그러든다고 하던데…”
“제가 그 대부분이 아닌가 보죠.”
“아니… 하지만 나 이제…”
“총 6번 가셨죠?  아직 한 번밖에 안 쌌는데, 좀 불공평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내 잘못은 아니잖아…”
“딱 2번. 더도 덜도 말고 2번만 더 쌀게요. 이번에는 참지 않고 금방 쌀 테니 첫 번째 만큼 오래 걸리진 않을 거예요.”


한번 싸고 끝이라니, 절대 용납 못 한다.
나는 강력하게 내 주장을 피력했다.


기본으로 3번은 싸야 만족하지.
다행히 이 신체는 괜찮은 정력을 가지고 있는 듯, 앞으로  번은 걱정 없을 것 같다.
아니, 자연치유의 덕인가?
무엇이든 상관없다.

나는 ‘더 이상의 양보는 없다!’라는 눈을 하며 목소리에 힘을 주어 설득했다.
광년이도 단시간에 6번 간 것 치고 상당히 쌩쌩해 보였다.
역시 초인이라 그런지 쉽게 지치지 않는 것 같다.

“뭐… 정 그렇게 부탁한다면 조금 더 해도 괜찮을  같기도 하고…”


나를 바라보던 아름다운 붉은 눈동자가 구석을 향한다.
그녀는 약간 부끄러워하며 흘리듯 작게 말을 꺼내었다.
목소리는 갈수록 점점 작아져 그 끝에는 결국 말이 흐려졌다.
귓볼 또한 붉게 물들여져 있다.


‘…낮이랑 정말로 같은 사람이야?’


꿀꺽.


자꾸 꼴리게 하네.

나는 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그녀를 이끌어 침대에 도로 눕혔다.
구차하게 넣어도 되냐고 물어보거나 일일이 허락을 구하는 건 멋 없지 않은가.
알아서 잘  깔끔하고 센스 있게.


손을 살며시 보지에 가져다 대며 대화하던 동안 약간 마른 보지를 다시금 애무하기 시작했다.

“흐으…♡”


열락의 밤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철컥!

창문을 열자 시원한 밤공기가  안에 들어온다.
몇 시간이나 몸을 섞으며 달궈진 공기가 밀려난다.
숲의 맑은 공기를 마시니  수 있었다.
이 방에서 꽤나 야한 냄새가 나고 있다는 것을.


‘아…  섰다…’

냄새뿐만이 아니라 이 방 곳곳에는 열락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었다.
대표적으로 땀과 애액, 정액으로 흠뻑 젖은 침대 시트.


“설마 지금 또 선거야?… 여러 의미로 대단하네…”
“하하… 아직 젊으니까요. 그나저나 침대 시트… 어떻게 하실 건가요?”
“…네가 빨아와.”
“예? 제가요?”
“그럼, 내가 해? 넌 훈련생. 난 교관. 알잖아?”


여기서 짬을 때린다고?
아니 분명 내 탓 또한 있기는 하지만…
 멀쩡한 세탁 담당 직원을 놔두고 내가 빨아야 해?


‘에휴… 생각해 보니…’


땀과   할 액체들에 젖어 음란한 냄새를 풀풀 풍기는 시트를 남에게 빨게 하기도 좀 그랬다.
눈치가  있는 사람이라면 1M 밖에서 냄새만 맡아도 이 시트가 어떤 흔적인지 손쉽게 알아채리라.
이곳에는 세탁기도 없어 손빨래를 할 텐데, 그럼 알아챌 확률이 99%에 가까웠다.

심지어 광년이는 여기가 직장이다.
나처럼 3개월 뒤 떠날 사람이 아닌, 앞으로도 직원들과 같이 얼굴 마주하며 생활해야 한다는 뜻이다.
소문이 안 나려야 안 날 수가 없다.
아무리 광년이라도 그런 상황은 꺼려지겠지…
도저히 거절할 명분이 없었기에 땀으로 푹 젖은 시트를 돌돌 말아 들어 올렸다.


“아, 나는 목욕하고 올 거니까 빨래방에서 새로운 시트 한  가지고 와서 침대에 깔아둬라?”
“이불도 가져올까요? 이거 찢어졌는데.”
“됐어. 저 정도는 나중에 내가 꿰매면 돼.”
“어… 재봉하실  아세요?”
“왜 시발 불만 있어?”


도리도리.

얘는 또  실컷 즐겨놓고 화가 나 있지?
뭔가 복잡한 얼굴이다.

“혹시 뭐 언짢은 일 있었나요?”
“…아니 걍 네 이름 마음에 안 들어서.”
“네?”
“너 박찬영 하지 마. 넌 앞으로  뺄 때까지 이름이 돼지다. 아,  파는 걸 좋아하니 멧돼지인가? 그래. 멧돼지로 하자.”
“…”

아니 시발 섹스하기 전까지만 해도 내 이름 마음에 들었다면서.


또 히스테릭이 도졌나 보다.
역시 이렇게 제정신이 아닌 것이 바로 내가 아는 광년이다.
귀엽고 부끄럼 타는 광년이?
그런 게 존재할 리가.


똑똑똑!


그때였다.
갑자기 누군가가 이 방에 노크했다.
나는 범죄라도 저지르다 들킨 것처럼 깜짝 놀라고 말았다.
생각해 보면 불륜도 아니고, 제 발이 저릴 이유는 하나 없는데.


그나저나 누가  시간에 그녀의 방을 찾아왔지?
설마 아까 섹스하던 소리가 밖까지 세어 나갔나?
그래서 조용히 좀 해달라고 찾아온 다른 사람?

‘아! 설마!’


원작 소설 대로라면 오늘 광년이의 방에 찾아오는 사람은 따로 있었다.
내가 아닌, 원래 광년이와 문 앞에서 대화를 하는 엑스트라가 있다는 뜻이다.
아마 이 밤에 찾아온 사람은 그 사람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았다.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상식적으로 남녀 둘이 반나채로 한 방안에 같이 있는데 그걸 남에게 보여 줄 사람은 없다.
광년이가 알아서 자는 척을 하거나, 없는 척을 하며 노크를 무시하겠지.
나는 그냥 숨죽이며 이곳에 없는 척을 하면 된다.



…그러나 그건 아직도 광년이란 사람을 모르고 한 생각이었다.


“뭔데?”

끼이익…

‘잠깐! 지금 우리는 속옷 차림…’

미친! 그걸 열어준다고?
몸이 땀에 전부 젖어 옷을 입기는 꺼림직했기 때문에 나와 광년이는 서로 속옷만 입은 상태였다.
그런 상태에서 문을 열어버리면!…

“어… 안녕하세요? 교관님?”


노크 소리의 주인은  앞의 속옷 차림의 광년이를 보고 놀라 굳어져 어색하게 손을 펴 흔들었다.
그런데 방문자의 얼굴이 많이 낯이 익다.
 애매하게 못생긴 얼굴은…

‘블랑! 원작에 나온, 광년이보고 섹스를 요구한 상대가 너였어?!’

생각해 보면 블랑은 원작  이름도 나오지 않는 엑스트라다.
오늘  광년이와 대화를 한 상대와 블랑을 연관 짓지 못한  당연했다.


블랑은 광년이의 옷차림에 당황해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방 안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바로 내가 멀뚱히 서 있는 곳을 향해.

“훈련생?  왔어?”
“어… 그… 저…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끼익! 쿵.


블랑은 문을 닫고 도망치듯 1층으로 내려갔다.
나는 내가 좆됐음을 예감했다.


“뭐야? 벨튀?”

방금 전 블랑은 반나체 상대로 있는 나와 눈을 마주쳤다.
심지어 나는 팬티를 입고 있었음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발기해 있는 상태였다.

반나체의 남녀가 음란한 냄새를 풀풀 풍기는 방 안에 같이 있다라…
보통 사람들은 무슨 상상을 할까?
…제대로 좆됐다.

“아… 망했다…”
“왜? 아는 사람이야?”
“제 룸메이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전 오늘 여기서 자겠습니다.”

나는 아주 당당하게 말했다.
이런 건 물어보는 것 보다 이렇게 확정 짓듯 말하는 것이 허락을 얻어낼 가능성이 높다.
‘이 방에서 자도 되나요?’라고 물어보면 99%로 ‘꺼져’라는 답이 돌아올 테니.

광년이는 입을 쩍 벌리고 황당한 얼굴로 내게 물어봤다.
아주 미친놈을 바라보는 표정이다.

“정신 나갔어?”
“아니, 교관님이 문을 열어버려서 룸메이트한테 들켰잖아요. 저 방으로 들어가면 오늘 밤잠도  자고 하루종일 시달릴걸요? 책임지세요.”

이왕 뻔뻔해  거, 좀  뻔뻔하기로 했다.
나는 당연히 그래야 한다는 표정과 말투로 그렇게 말을 했다.
과연 넘어올까?


“그렇다고 여기서 자겠다고? 그게 아니꼬우면 식당에서 자던가.”
“살도 섞은 사이인데 침대쯤은 공유   있죠.”

광년이는 들을 가치도 없다는 듯 내게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역시 이 정도의 억지는 안 통하나…
 공기를 마시며 정신 든 광년이는 더는 내게 휘둘리지 않았다.

혀가 풀린 채로 ‘기분조아♡’를 남발하던 1시간 전이 귀여웠는데…

“저는 앞으로 무슨 얼굴로 다니라고요…”
“내 알빤 아니지. 나는 니들 3개월 뒤면 안 볼 사이인데?”
“…”
“킥킥킥! 공짜로 떡 쳤으면 달게 받아! 고생  하고~ 큭큭…”


뭐가 그리 즐거운지 아주 그냥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싱글벙글 웃는 얼굴.
이마에 딱밤을 쎄게 놓고 싶은 충동이 든다.


얄밉지만 웃는 얼굴이 꽤나 귀여웠기에 내가 한번 접어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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