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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화 (251/256)

〈 251화 〉 필로 토크

* * *

네 모녀가 사이좋게 돌아가며 배뇨 플레이를 했다.

덕분에 엉망이 돼버린 내 방은 가족 총출동으로 청소했다.

쓸고 닦고 세탁하고. 침대 매트리스는 ‘강아지가 오줌을 싸서 버립니다’라는 메모를 붙여 수거장에 내놓았다.

모든 작업이 끝난 뒤엔 가족 다 같이 욕실에 들어왔다.

넓은 욕실도 다섯 명이나 들어와 있으니 좁게 느껴졌다.

“선하야, 이거 봐.”

먼저 탕 안에 들어와 있던 미소가 선하에게 자랑스럽게 아랫도리를 내보인다.

미소는 허벅지 사이에 딜도를 끼우고 있었다.

“꺅! 언니, 망측하게!”

마치 발기한 자지가 돋아나 있는 듯한 모습에 선하는 진저리를 친다.

미소는 그런 선하를 보며 깔깔대며 웃었다.

그리고 나는 탕 안에 얌전히 잠겨 자매가 노는 걸 구경했다.

……그런데 그거, 누나 엉덩이에 들어가 있던 그거 아냐?

그런 걸 탕 안에 가지고 들어오는 건 좀……아니, 난 괜찮지만 말이지.

이어서 누나가 한발 늦게 탕 안으로 들어왔다.

“후아~! 좋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며 기지개를 켜는 누나.

오랜만의 섹스 파티에 누나도 개운해진 모습이었다.

오늘도 누나의 몸은 예술적이었다. 실전 압축 근육이라는 말로는 부족하다. 극한의 효율과 미의식을 동시에 추구하면 저렇게 될까. 나한테도 그 유전자를 좀 나눠줬으면 좋겠다.

그런 누나를 보고 미소가 한마디 했다.

“언니, 아줌마 같아.”

누나의 이마에 핏줄이 튀어나오는 환영이 보였다.

“……너, 진짜 무서운 게 없지?”

누나가 미소의 유두를 꽉 잡아 비틀었다.

“아아아야! 젖꼭지 떨어져! 떨어진다니까!”

미소는 호들갑을 떨며 펄쩍 뛰었다.

탕 안의 물이 출렁이며 넘친다.

누나도 진심으로 비튼 건 아니겠지만……아니겠지? 누나가 진심으로 당겼으면 정말로 젖꼭지가 떨어질지도 모르는데.

“흥.”

“우왕~ 오빠~!”

누나가 놓아주자 미소가 울상을 지으며 나한테 안겨 왔다.

나는 그런 미소를 토닥이며 달래주었다.

“많이 아팠어?”

“웅……쪽 해줘.”

미소가 누나에게 집힌 젖가슴을 내민다.

유두가 가엾게도 빨갛게 부어있었다.

“어디? 여기?”

“아앙~.”

누나에게 괴롭힘당해 빨개진 유두를 입술과 혀로 할짝이며 달래준다.

그런 우리를 누나가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에휴. 지랄들을 해요.”

“아앙! 오빠~!”

한심해하는 누나와 그런 누나에게 보란 듯이 과장되게 신음하는 미소였다.

그 와중에 선하는 누나에게 붙었다.

선하는 누나를 잘 따른단 말이지.

“언니도 제가 쪽 해드릴까요?”

“징그럽게 무슨. 네 오빠 자지에나 쪽 해줘.”

“헤헤.”

그거 좋은 생각이군.

오빠 자지는 항상 부어있으니까 언제든지 쪽 해줘도 돼.

“……그런데 김선하, 너 혹시 그쪽이냐?”

가만히 선하의 얼굴을 들여다보고 있던 누나가 묻는다.

“그쪽이요?”

밑도 끝도 없는 누나의 물음에 선하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원래 여자랑도 하냐고.”

“네에?”

누나의 말에 괜히 뜨끔한 나도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 부분은 나도 신경 쓰고 있었다.

선하는 경험이 훨씬 적은데도 불구하고 남자인 나보다 여자를 애무하는 재주에 능숙했다.

그걸 단순히 재능의 영역이라고 치부할 수 있는 걸까. 혹시 선하는 그쪽이 더 잘 맞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안 들 수가 없었다.

하지만 선하는 누나의 물음에 황당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전혀 아닌데요?”

“진짜 아니야? 아닌 것치곤 너무 자연스럽던데?”

“에…….”

누나의 추궁에 선하는 왠지 내 눈치를 봤다.

응? 혹시 내가 있어서 말하기 껄끄러운 거야? 나한테는 말 못 할 비밀이라도 있는 거야?

“솔직하게 말해. 언니가 어떤 사람인지 알지? 그쪽으로 아는 사람 소개해줄 수도 있으니까.”

누나가 음흉하게 웃으며 말한다.

그쪽으로? 아는 사람을? 소개해?

“누나. 선하를 어디로 보내려는 거야? 선하도 귀담아들으면 안 돼.”

누나에게서 선하를 지키듯 사이에 끼어들어 선하의 귀를 양손으로 막았다.

아마 누나가 말하는 ‘그쪽’ 사람이란 여자 동성애자를 말하는 거겠지.

누나는 그 강한 이미지 때문인지 남자뿐만 아니라 여자에게도 인기가 많다. 일 관계로 친해진 지인 중에는 진심으로 고백해오는 여자도 있었다고 한다.

물론 누나는 그쪽 성향이 아니라며 거절했다. 그래도 그런 이야기를 전해 듣는 나로선 내심 불편한 게 사실이었다. 이 여자 저 여자 건드리고 다니는 내가 할 말이 아니니까 말하지는 못했지만.

“진짜 아니라니까요. 오빠도 오버 하지 마.”

선하가 귀를 막고 있던 내 손을 잡고 내렸다.

“나는 그게…… 그런 걸 오빠가 좋아하니까 그런 거예요.”

“흥?”

“응? 나?”

내가 그런 걸 좋아한다고?

물론 그런 플레이를 보는 걸 싫어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딱히 좋아하는 건……아닌 것도 아닌가?

내가 병원에 입원해있을 당시 미소와 선하가 보여준 자매 백합 플레이는 내 머릿속에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있다. 엄마나 누나, 미소가 선하에게 애무받아 허덕이는 모습 또한 나에겐 강렬한 자극이 되어주었다.

어쩌면 나보다 선하가 나를 더 잘 이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역시 내 동생이야.

“그럼 그런 이상한 테크닉은 어디서 배운 거야?”

“동시에 상대할 사람이 많으면 오빠 혼자선 다 감당 못 할 거 같으니까……제가 있을 때만이라도 오빠를 거들어줄 수 있도록, 혼자 연습하다 보니까…….”

“혼자서 연습했다고?”

“그러니까! 오빠 있을 때만 그러는 거니까요! 여자를 좋아해서 그런 게 아니에요! 그렇죠, 미소 언니?”

“응? 나?”

남의 이야기처럼 듣고 있던 미소는 바통이 본인에게 넘어오자 눈을 동그랗게 뜬다.

“언니가 그랬잖아요. 오빠 앞에서는 해도 된다고.”

“응? 내, 내가 그랬나?”

“그랬어요. 여자는 많지만 오빠 몸은 하나뿐이니까, 집에선 여럿이 같이해야 할 때가 많다고. 그러니까 함께 오빠를 즐겁게 해줄 방법을 생각해보자고 했잖아요.”

“그, 그랬던 거 같기도 하고.”

미소가 민망한 듯 머리를 긁적인다.

내가 모르는 곳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니. 기특하기도 하지.

나는 고마운 마음에 미소를 끌어안아 주었다.

“고마워, 미소야. 오빠 생각해줘서.”

“오빠…….”

미소도 나를 반짝이는 눈으로 올려다본다.

자연스럽게 입맞춤하는 우리를 보며 누나는 어이없다는 듯이 한숨을 쉬었다.

“저것들은 또 지랄하네. 아무튼 선하 넌 레즈비언 아니란 거지?”

“네……딱히 그런 데 거부감은 없지만, 오빠 없을 때는 조금…….”

“뭐, 그럼 다행이고.”

누나는 대답 들었으니 됐다는 듯이 탕에 몸을 뉘었다.

남은 우리도 다 같이 안심하며 탕에 몸을 가라앉혔다.

그리고, 한 타이밍 늦게 엄마가 탕에 들어왔다.

“휴우.”

살며시 탕에 발을 담그는 엄마.

몸을 가라앉히는 동작 하나하나가 우아하다.

평소 행동에서도 우러나오는 저런 ‘아우라’ 같은 건 나도 배워야 할 텐데. 저런 것도 훈련으로 되는 걸까? 아니면 역시 타고나야 하는 건가?

“엄마는 왜 늦게 왔어?”

“자식들이 차려놓은 밥을 안 먹어서 치우고 오느라 늦었지.”

생각해보니 엄마는 방에 밥 먹으라는 말을 전하러 들어온 거였지.

도중에 나한테 붙잡혀서 그렇게 돼버렸지만.

“미안, 엄마. 씻고 나가면 꼭 먹을게. 내가 차려 먹을게. 세 그릇 먹을게.”

“됐어. 엄마가 차려줄게. 이제 전업주부니까 밥이라도 차려야지.”

자학하듯 웃는 엄마.

그 웃음에서 왠지 그늘이 느껴지는 건 내 착각일까.

“엄마, 얘네 다 백수야. 그냥 지들 알아서 먹으라 해.”

“언니, 내가 왜 백수야? 이번 달 수입이 얼만데.”

“난 환자야.”

“저는 대학생인데…….”

“웃기고들 있네. 집에서 놀고먹는 것들이.”

자매들끼리는 알아서 투닥거리게 두고, 나는 물살을 헤치며 엄마에게 다가갔다.

“엄마, 무슨 일 있어?”

엄마의 허리에 팔을 두르고 찰싹 달라붙는다.

“별로. 아무것도 아니야.”

엄마는 허무하게 웃었다.

그 웃음이 왠지 마음에 걸렸다.

역시 섹스 중에 억지로라도 알아냈어야 했나? 선하의 배뇨 유도 플레이에 혹해서 어영부영 넘어가는 게 아니었는데.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닌데? 응? 무슨 일인데 그래?”

나는 좀 더 아양 부리듯 엄마에게 달라붙었다.

성적인 느낌은 최대한 나지 않게 주의하면서. 서로 알몸인지라 그런 조절이 조금 어려웠다.

“나한테는 말 못 하는 일이야? 아니면 아들이 못 미더워서 그래?”

일부러 조금 강하게 말해본다.

그러자 엄마는 울컥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런 거, 아니야, 선후야.”

화났을 때의 ‘울컥’이 아니다.

슬플 때의 ‘울컥’이었다.

“미안해…… 엄마가 미안해, 선후야…….”

“응?”

그리곤 그 ‘울컥’은 곧 ‘왈칵’이 되었다.

엄마는 갑자기 흐느끼기 시작한 것이었다.

“어, 엄마?”

그렇게까지 심각한 일이라곤 생각하지 않았던 나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걸 깨달은 누나도 이쪽으로 다가왔다.

“엄마, 왜 그래? 무슨 일인데? 선후가 또 사고 쳤어?”

억울하다

나는 항상 사고를 당하기만 했지 사고를 친 적은 없었다.

미소와 선하도 걱정스러운 눈으로 이쪽을 본다.

엄마는 울먹이는 얼굴로 나에게 말했다.

“미안해, 선후야. 엄마, 선후랑 한 약속 못 지킬 것 같아.”

“약속……?”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약속이란 ‘그거’밖에 없었다.

엄마가 내 아이를 낳아주기로 한 약속 말이다.

그야, 안 된다면 할 수 없지만, 엄마는 어째서 이렇게까지 슬퍼하는 걸까.

대체 무슨 일일까. 혹시 엄마는 병이라도 걸린 걸까? 그래서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말을 들은 걸까? 아니면…….

머릿속으로 온갖 불안한 망상이 떠오른다.

엄마는 울음을 삼키며 말을 이었다.

“엄마, 이제 생리가 안 와. 약 안 먹은 지 벌써 한참 지났는데……엄마는 이제……이제 여자로서 끝났나 봐……!”

엄마는 이제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울기 시작했다.

너무나 뜻밖의 이야기에 나를 포함한 남매 모두가 눈을 휘둥그레 뜨고 있었다.

지금 약이라는 건 그거겠지. 배란 조절제.

나도 자세한 건 모르지만 생리를 멈추는 약이라고 알고 있다.

엄마는 배우 일을 하는 동안에 약을 먹어왔고, 배우 일을 은퇴하면서 약을 끊었다.

끊은 지 벌써 몇 달이나 지났으니 주기를 생각하면 분명 생리가 왔어야 했다.

하지만 안 왔다는 건…….

“엄마, 그거 혹시──”

──임신 아니야?

그렇게 물으려던 내 입을 누나가 막는다.

‘왜 막아?’

불만 어린 눈으로 누나를 쳐다본다.

그러자 누나는 나를 잡아먹을 듯이 쏘아보았다.

‘너 미쳤어? 아니면 어쩌려고 그래?’

……아니면? 아니란 건 뭐야? 임신이 아닐 수도 있다고?

“선후야 미안해. 엄마가 약속 못 지켜서 미안해…….”

엄마는 흐느껴 우느라 누나와 내가 하는 행동을 보지 못했다.

미소와 선하는 눈을 끔뻑이며 나와 엄마를 보고 있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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