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44화 (244/256)

하지만 선후의 몸은 하나뿐이다. 아무리 선후라도 몸에서 촉수가 돋아나지 않는 이상 세 여자, 네 여자를 동시에 안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자매는 누굴 먼저 안을지 고르도록 선후에게 선택권을 주기로 했다.

아마 속옷을 고르는 것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까다로운 선택이 되겠지. 그리고 어느 쪽을 선택해도 반대쪽에선 불만이 나올 것이다. 곤란해하는 오빠의 얼굴이 눈에 보이는 듯했다.

선하는 머릿속으로 그려본다.

만약 오빠가 선하를 먼저 선택하면 어떻게 될지를.

분통을 터뜨리는 언니들과 오빠에게 사랑받는 자신의 모습을 떠올린 선하는 은근히 미소를 지었다.

진짜 선택받겠다는 욕심은 없었지만, 어떤 결과가 나오든 재미있는 상황이 될 건 분명했다.

“좋아. 결정했어.”

미소는 고개를 끄덕이곤 두 장의 팬티 중 하나를 골랐다.

버린 것은 화려한 레이스가 많이 달린 흰색 팬티.

고른 것은 깨끗한 하얀색에 별 무늬 없는 청순한 팬티였다.

“소영 언니는 보나 마나 야한 속옷으로 승부하려 들 테니까, 우린 반대 청순한 속옷으로 승부하는 거야.”

“좋은 생각이라고 생각해요.”

마침 선하도 촌스러운 속옷을 입고 있었다.

매일 최고급 스시와 스테이크만 먹다간 오빠도 금방 질리겠지.

그러니 선하는 틈새시장을 노리기로 했다. 화려한 언니들 틈에 자신이 끼어있다면 불쌍해서라도 손을 내밀어주지 않을까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그때.

“야, 진미소.”

-벌컥.

노크도 없이 방문이 열리고 큰언니가 들어왔다.

“왜?”

이런 제멋대로인 언니에게 익숙해진 미소도 딱히 동요하진 않았다.

그리고 굳이 잔소리해봤자 자기 입만 아플 뿐이라는 것도 미소는 잘 알고 있었다.

“난 내일부터 스케쥴 있으니까, 오늘은 나한테 양보하고 넌 내일 해. 선하 너도.”

“언닌 또 그 얘기야? 그 얘긴 벌써 다 끝났잖아.”

미소는 폭군에게 맞서 눈썹을 치켜세운다.

선하는 머뭇거리며 두 언니를 번갈아 보았다.

“넌 꼭 오늘 안 해도 되잖아. 어차피 백수니까.”

“내가 왜 백수야? 나도 바빠.”

“바쁘긴 개뿔이. 유튜브? 그것도 일이냐?”

“일이지 그럼.” 

아이돌은 휴식 중이지만, 찐남매 튜브는 꾸준히 운영하고 있었다.

오빠가 복귀하면 언제든지 나올 수 있는 기반을 다지기 위함이다.

그리고 언니 진소영은 그런 동생을 보고 코웃음을 쳤다.

이전 막 나가는 무명 유튜버에 한 번 당한 뒤로 유튜브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이 박힌 탓이다.

“언니도 나올래? 출연료 줄게.”

“넌 내 출연료가 얼만지 알고 하는 소리냐? 됐어. 나중에 너처럼 망하면 불러주든가.”

“망하긴 누가 망해? 지금은 그냥 휴식기거든?”

“그러시겠지. 활동기가 돌아오지 않는 휴식기?”

“우씨!”

두 언니의 눈치를 보던 선하가 틈을 봐서 말했다.

“저, 저는 다음에 해도 괜찮아요.”

“그래, 잘 생각했어. 용돈 줄까?”

고분고분한 새 동생이 마음에 들었는지 소영은 방긋 웃었다.

미소는 선하를 언니에게서 지키듯이 끌어안았다.

“안 돼! 오늘은 오빠 퇴원 축하 파티인데 언니가 마음대로 빼는 게 어딨어?”

“본인이 빠지겠다는데 네가 왜 난리야?”

“언니가 협박했으니까 빠진다는 거지!”

“협박이 아니라 부탁이거든?”

“부탁은 무슨. 부탁을 그런 식으로 하는 사람이 어딨어? 명령이고 협박이지.”

“야. 김선하. 빨리 정해. 누구 편들 건지. 이 집이 누구 명의인지 알지?”

“저, 저는…….”

“그런 게 협박이란 거잖아! 두고 봐, 선하 쫓아내려 했다고 오빠한테 다 일러줄 거니까.”

“쫓아내긴 누가 쫓아내? 말 잘 들으면 명의이전 해준단 얘기지.”

“그 말을 듣고 누가 그렇게 해석해?!”

자매는 한 치도 물러나지 않고 맞섰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고 했던가. 한 가닥씩 하는 무서운 언니들의 자매싸움에 끼인 선하는 두 사람의 눈치만 보고 있었다.

“선하 너도 명심해. 절대 언니한테는 뭐라도 하나 양보할 생각 하면 안 돼. 하나 얻으면 또 하나, 또 하나 더 하면서 전부 뺏으려 드는 폭군이니까.”

“이게 진짜.”

까불대는 동생에게 주먹을 치켜드는 언니.

미소는 기죽기는커녕 얼굴을 내밀며 도발했다.

“흥! 때려봐!”

“누가 못 때릴 것 같아?”

언니가 때리지 못할 거라는 건 알고 있었다. 그리고 만약 때린다면 오히려 오빠의 관심과 동정을 독차지할 수 있을 테니 손해 볼 것도 없다. 그렇게 계산을 끝낸 미소였다.

그리고 그런 미소의 계산까지 읽은 선하는 ‘만약 정말 때리면 내가 말리는 척하면서 맞을까?’하는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차량이 도착했습니다.』

마침 홈 오토가 선후의 도착을 알렸다.

세 자매가 동시에 귀를 쫑긋 세운다.

“아! 오빠 왔다! 가자, 선하야.”

미소가 선하의 손을 잡고 오빠 방으로 서두른다.

“야! 너희 진짜 말 안 들을래?”

언니 진소영은 투덜거리면서도 두 사람의 뒤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

협상(협박)은 실패했다.

이젠 정정당당히 몸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었다.

“왜, 쫄려 언니? 하긴, 언니 나이쯤 되면 쫄릴 수밖에 없겠네. 좀 있으면 주름살도 생기는 거 아니야?”

미소는 언니가 은근히 나이를 신경 쓴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일부러 팍팍 도발하며 미소는 옷을 벗었다.

“……너 좀 있다 두고 봐.”

진소영은 그런 동생을 노려보면서도 똑같이 옷을 벗고 속옷 차림이 되었다.

“오빠도 큰일이구나…….”

진소영과 진미소의 싸움은 일반인인 선하의 눈에 고질라와 킹콩의 싸움과도 맞먹었다.

오빠는 대체 이 두 사람을 어떻게 감당하려는 걸까.

선하는 한숨을 쉬듯 중얼거리면서도 두 언니를 따라 옷을 벗는다.

세 자매가 나란히 속옷 차림으로 선다.

선하는 두 언니에 비해 상대적으로 초라한 자신의 몸에 위축되고 만다.

하지만 오빠를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지지 않는다. 그리고 남자는 너무 잘난 여자보다 남자로서의 자존감을 채워줄 수 있는 여성에게 끌린다지 않던가?

충분히 해볼 만하다. 얌전히 오빠를 양보할 생각은 없었다.

선하의 마음은 투지로 불타고 있었다.

그런, 여자들의 불꽃이 튀는 전장에.

“다녀왔습니다!”

주인공인 진선후가 도착했다.

세 자매 덮밥 1 

“다녀왔습니다~!”

현관에 들어서며 힘차게 인사했다.

집 안에 있는 모두가 들을 수 있도록.

“후아!”

나는 크게 한숨을 쉬었다.

오랜만에 느끼는 집안 공기.

마음이 놓인다.

이게 얼마 만이야.

드라마 마지막 화 촬영을 위해 잠시 퇴원했을 때도 집엔 오지 못하고 사흘간 촬영장 근처 숙소에 묵었다. 그땐 워낙 스케쥴이 빡빡했으니까 말이지.

찍는 동안에는 괴로웠지만, 그것도 지나고 나서 생각하면 좋은 추억이었다.

물론 또 경험하고 싶진 않다.

“누나? 미소? 선하? 아무도 없어?”

집안은 왠지 조용했다.

불도 다 꺼져있고.

아무도 없나?

“선후야. 네 방에 들어가 봐.”

뒤따라 들어온 엄마가 살짝 알려준다.

흐흐.

방에 들어가면 폭죽이라도 터뜨리면서 환영해주려나?

나는 그런 기대를 안고 방문을 연다.

-달칵.

하지만.

기다렸던 폭죽은 터지지 않았다.

“어라?”

방 안에는 어둠만이 펼쳐져 있을 뿐.

나는 조금 당황하며 전등불을 켰다.

“……어라?”

불이 켜지자 침대 위에 환상적인 광경이 펼쳐진다.

알록달록한 팬티를 걸친 세 개의 엉덩이.

세 자매가 얼굴이 아닌 엉덩이를 내밀고 나란히 인사하고 있었다.

왼쪽에서부터 검정, 하양, 분홍.

검은 팬티를 입은 엉덩이는 일단 크다. 엄마를 닮은 순산형 엉덩이다.

하지만 타고난 크기에 안주하지 않고 노력을 통해 한층 아름다운 모습으로 가꿔냈다. 재능과 노력을 동시에 갖춘 엉덩이라고 할 수 있겠다. 팬티도 화려하고, 노골적으로 야하다. 당장 달려들어 팬티를 옆으로 젖히고 박아주고 싶다.

하양 팬티를 입은 엉덩이에는 탄력이 넘친다. 작은 밥그릇에 밥을 꽉꽉 눌러 담은 고봉밥을 떠올리게 한다. 빵빵하게 부푼 엉덩이는 바늘로 찌르면 터지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그런 야한 엉덩이를 가지고 있으면서 또 팬티는 순결의 하양. 신조차 모독하는 천재적인 엉덩이였다.

분홍 팬티를 입은 엉덩이는 작고 귀엽다. 옆의 두 엉덩이와 나란히 있는 모습이 사자와 호랑이 사이에 낀 토끼를 연상하게 했다. 언제 잡아먹힐지 몰라 떨고 있는 듯 애처롭다. 하지만 그런 수수한 모습이 내 안의 정욕을 건드린다. 수수한 겉모습과는 달리 내용물은 얼마나 야한지도 나는 잘 알고 있다.

엉덩이만 봐도, 팬티색만 봐도 누군지 알 수 있었다.

아마 내가 아니라 누구라도 알 수 있겠지.

검은색이 누나, 흰색이 미소, 핑크색이 선하였다.

“오빠! 퇴원 축하해!”

미소가 고개만 뒤로 돌리고서 말한다.

“오늘은 뷔페야!”

“뷔페……!”

“오빠가 먹고 싶은 대로,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돼.”

이렇게 호화스러운 뷔페가 또 있을까.

최고의 퇴원 선물에 감동해서 눈물이 다 날 것 같았다. 내 자지도 감동의 눈물을 흘리고 있고.

“누나도?”

“……닥쳐. 빨리 하기나 해.”

침대에 얼굴을 묻은 채 돌아보지도 않고 대꾸하는 누나. 

누나는 아무래도 본의가 아닌 것 같다. 동생들의 어리광에 어울려준 거겠지.

누나의 상냥함에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흠. 그나저나.”

……마음은 고맙지만.

누구 먼저 하지?

잘 익은 수박처럼 크고 아름다운 누나의 엉덩이.

탐스러운 복숭아처럼 예쁜 미소의 엉덩이.

새콤한 자두처럼 귀여운 선하의 엉덩이까지.

각자 다른 매력, 다른 맛을 뽐내며 나를 유혹하고 있었다.

나는 선택 장애에 걸렸다.

지난번에도 이런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땐 어떻게 했더라?

나이 순서대로, 엄마부터 했던가? 

문 앞에 서 있던 엄마를 본다.

엄마는 웃으며 고개를 젓는다. 이번에는 딸들에게 양보하겠다는 의미였다.

그럼 역시 무난한 건 누나부터인가? 이 자리에선 누나의 엉덩이가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는 건 부정할 여지가 없었다.

“뭐해? 빨리 하라니까.”

누나가 째려보며 말한다.

……하지만, 누나 성향상 가장 먼저 하는 건 안 좋을지도 모른다.

오히려 실컷 방치했다가 마지막에 괴롭히면서 하는 걸 좋아하겠지.

그렇다면 미소나 선하인가?

미소의 엉덩이는 나를 유혹하듯 실룩인다. 선하의 엉덩이는 기도라도 하듯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

“……좋아. 결정했어.”

세 개의 엉덩이가 나란히 쫑긋거린다. 마치 ‘나부터지?!’라고 말하는 듯하다.

하지만 내가 결정했다는 건 그런 뜻이 아니다.

순서를 정할 방법을 결정했다는 뜻이었다.

“3분 줄게. 3분 안에 팬티를 가장 많이 적시는 사람부터 순서대로 할 거야.”

“뭐?”

“팬티?”

이런 걸 뚝딱 결정할 수 있을 리가 없다.

나의 소심함을 무시하지 말아줬으면 한다.

“야. 진선후. 너 진짜 보자 보자 하니까.”

“언니. 오늘은 오빠 하자는 대로 하기로 했잖아.”

예상대로 화를 내는 누나.

그리고 그런 누나를 말리는 미소.

그리고…….

“오빠…… 아아……!”

……선하는 혼자서 먼저 자위를 시작하고 있었다.

“어머나.”

보고 있던 엄마도 놀랄 만한 판단력이었다.

여전히 엎드린 채 엉덩이를 내 쪽으로 내밀고, 팬티 위를 손가락으로 문지른다.

뒤도 돌아보지 않는 결단력.

역시 내 동생이야.

“야, 김선하 너…….”

“2분 50초 남았어.”

누나가 또 선하에게 뭔가 말하려 했기에 내가 시간을 알리며 말을 끊었다.

경기 중에 다른 선수를 방해해선 안 된다. 페어플레이 정신에 어긋난다.

누나는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한창 자위 중인 선하를 본다.

누나의 얼굴에 떠오르는 고민의 기색.

내 말대로 팬티를 적실지, 아니면 화를 내면서 나갈지 고민하고 있는 걸까.

“나도 할래!”

먼저 결정을 내린 건 미소였다.

미소는 몸을 뒤집어 나에게 과시하듯 다리를 벌렸다.

“아앙! 오빠!”

그리고 과장되게 신음하며 팬티 위를 손으로 문지르기 시작했다.

누나는 그런 두 동생을 황당하다는 듯한 눈으로 쳐다본다.

“너희들 진짜…….”

하지만 나는 알 수 있었다.

누나의 마음이 동생들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걸.

길고 예쁜 손가락이 근질거리기라도 하는 듯 움찔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누나는 쉽게 자존심을 내려놓진 못 했다.

동생들 앞에서 비굴한 모습은 보이고 싶지 않은 거겠지.

“2분 30초 남았어.”

내가 다시 한번 시간을 말하자, 누나도 드디어 결정을 내렸다.  

자세를 바로잡고 자위를 시작한 것이다.

“……진선후 너. 나중에 두고 봐.”

동생들 앞에서 자위하면서 하는 말이 그거라니.

티끌만큼도 무섭지 않았다.

“응, 흣…….”

“아앙, 오빠~!”

“하아, 하아……읏…….”

세 자매가 나란히 내 침대 위에 누워 자위한다.

그야말로 절경이었다. 자지가 웅장해진다.

“엄마.”

딸들의 치태를 멍하니 보고 있던 엄마.

나는 엄마에게 접근해 옷 위에서 엉덩이를 꾹, 잡는다.

“엄마도 저기 끼고 싶지 않아?”

엉덩이를 주무르며 유혹하듯 속삭인다.

이런 이벤트에 엄마가 빠지면 섭섭하지.

오늘 엄마는 빠지겠다고 했지만, 엄마가 하겠다고 말만 하면 나는 편파판정으로 엄마를 우승시켜버릴지도 모른다.

“……엄만 됐어.”

“정말?”

엄마는 새침한 얼굴로 내 가슴을 꾹 밀어낸다.

조금 실망.

“그럼 엄마, 대신 내 거 세워줘. 3분 지나면 바로 넣을 수 있게.”

엄마의 옷 위로 봉긋 솟아오른 엉덩이에 하체를 비비며 껄떡댄다.

“엄만 싫어.”

엄마는 한 번 더 거부했다.

“퇴원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응?”

“……그럼 손으로만 할게.”

아들의 끈질긴 구애를 엄마도 어쩔 수 없다는 듯 받아들였다.

나는 빙긋이 웃었다.

“응. 대신 키스 첨부로.”

엄마를 끌어당기며 입술을 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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