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40화 (240/256)

* * *

“아니, 그렇게 손 쓰면 안 된다고 했는데. 도대체 뭘 한 겁니까?”

4일간의 초고속 촬영을 마친 후.

다시 병원에 입원한 나는 담당 교수님에게 무척 혼이 나고 말았다.

절대 안정 기간도 2주 연장되었다.

으으.

집에 가고 싶어!

에이의 병문안 #2 

지루한 입원 생활이 다시 시작되었다.

……사실 지루하다는 건 거짓말이다.

엄마, 누나, 미소와 선하, 가족들이 돌아가면서 보살펴주니까.

가족들은 올 때마다 나와, 정확히는 내 자지와 놀아준다.

섹스만은 못 하지만 섹스를 못 하는 만큼 여러 가지 놀이를 개발해서 즐길 수 있었다.

지루할 틈이 없었다.

그리고.

여기에 가족도 아니면서 가족보다 더 자주 보는 사람이 있다.

“읏……핫……응…….”

내 손을 다친 원흉을 제공한 여자.

용서받을 때까지 무슨 일이든 하겠다고 한 여자.

촬영 때는 가발을 쓰고 내 매니저 역할까지 자청했던 여자.

미소가 속한 걸그룹 스프링의 멤버, 에이다.

“앗……아……앗…….”

-퓨츗, 퓨츕, 퓨춥.

소리만 들어도 알겠지. 뭘 하고 있는지.

물론 섹스는 아니다.

사랑하는 가족들과도 못 하고 있는데, 나에게 이런 지루한 입원 생활을 하게 만든 원흉인 에이와 할 리가 없다.

“에이 씨. 잘 안 보여요. 엉덩이 조금만 더 들어줘요.”

“읏……네…….”

내 요청에 에이는 좀 더 엉덩이를 들어 보지를 내 눈높이에 맞춘다.

지금 에이는 내 침대 위에서 알몸으로 자위 쇼 중이다.

내 눈높이까지 보지를 들고 다리를 벌린 채로.

내 자지만 한 딜도로 자신의 구멍을 쑤시고 있는 것이다.

-풉, 푸춥, 푸춥.

“아……읏…….”

젤을 잔뜩 묻힌 딜도가 에이의 구멍에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한다.

그때마다 츄풉, 츄풉, 하면서 보지에서 바람 빠지는 소리가 들렸다

젤과 애액으로 범벅이 된 에이의 보지가 전등 빛을 받아 반짝거린다.

“흣, 읏, 읏…….”

에이의 자위 쇼는 지루한 병원 생활의 활력소다.

요즘은 거의 매일 보고 있을 정도다.

작고 가지런했던 에이의 소음순은 어쩐지 처음보다 조금 늘어지고 색도 탁해진 것처럼 보인다.

짧은 기간에 열심히 사용한 보람이 있었다고나 할까.

물론 내가 한 건 아니지만, 내 분신인 딜도가 노력해주고 있으니까 말이지.

“흣, 읏, 읍…….”

-추풉, 푸풉, 추풉.

그래. 지금 에이의 보지를 쑤시고 있는 저 딜도는 다름 아닌 내 자지를 본떠서 만든 딜도다.

내가 다니는 단골 왁싱점 사장이자 소영 누나의 학창시절 선배인 ‘은하 선배’(누나는 그렇게 부르고 있었다)가 성인용품 사업을 새롭게 시작했다.

‘여자도 자유롭게 성생활을 즐기자’라는 슬로건을 걸고 창립한 은하 선배의 성인용품 사업은 선배의 사업 감각도 있어서 기대 이상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그리고 농담인지 진담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놀라운 성장세의 원동력에는 ‘진선후 딜도’가 있었다고 한다.

진선후 딜도.

처음 성인용품 사업을 창립할 때 누나의 권유(강제)로 시험 삼아 내 자지를 본떠 만든 여성용 자위기구다.

창립자인 은하 선배의 테스트 결과 이 딜도의 사용감(?)이 워낙 좋아서 누나의 동의를 받아(나는 동의한 적 없다) 정식 상품화하기로 결정했다.

물론 이 아이템의 정식 명칭이 진선후 어쩌고는 아니다. ‘알파메일#1’이라는 명칭이다. 내 자지를 본떠 만들었다는 것도 당연히 기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진선후 딜도’는 입소문을 타고 퍼져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지금은 그 성인용품점의 시그니처 상품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라고 한다.

그리고 지금 에이는 내 자지를 본뜬 딜도로 내 눈앞에서 자위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멀쩡한 진짜 자지를 놔두고 가짜 자지로 논다는 게 웃기긴 하지만.

자지는 멀쩡해도 몸이 멀쩡하지 않으니 어쩔 수 없단 말이지. 손이 나을 때까진 참아야 했다.

“흣, 핫, 핫……!”

“에이 씨. 제대로 즐기고 있는 거 맞아요? 목소리가 작은데.”

“읏……네……!”

내 요구에 에이의 목소리가 조금 더 커진다.

“하앗, 하앗, 아앗……!”

-츄풉, 츄풉, 츄풉.

하지만 볼륨을 키우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아무래도 병실은 완전 방음은 되지 않으니까.

아무리 이 병실이 접근 금지라고 해도, 절대 밖으로 소리가 새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었다.

“읏, 하앗, 앗……!”

잠깐 커졌던 에이의 목소리도 금세 다시 작아졌다.

이것만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하긴, 나를 위해서라도 소리를 죽이는 게 맞겠지.

나는 소리를 끄고 몰래 야동을 보는 기분으로 에이의 자위 쇼를 즐겼다.

-츄풉, 츄풉, 츄풉.

굵은 딜도가 들락거리며 에이의 속살을 파낸다.

딜도가 쑤시는 보지 구멍 주위에는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털이 보인다.

에이도 처음 봤을 땐 스프링의 다른 멤버들처럼 민둥산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붉은색과 검은색 털이 반반 섞인 숲이 제법 자라있었다.

물론 에이의 음모가 선천적으로 붉은 건 아니다.

내가 그저 재미로 머리 색과 같은 색으로 염색해달라고 했을 뿐.

“에이 씨. 검은 털이 많이 났네요. 다시 염색해야 할 거 같아요.”

“읏……네, 다음에, 염색해오겠습니다…….”

으음.

이 대화만 들으면 꼭 내가 나쁜 사람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본인이 내 취향에 맞춰준다고 한 거니까 말이야.

오해는 하지 말아줬으면 한다.

딱히 털을 기르는 게 내 취향인 건 아니다.

그저 내 주변에 털을 기른 사람이 별로 없으니까.

희소성을 따지다 보니 그렇게 됐다.

우리 가족들도 누나와 미소, 선하는 모두 민둥산이다. 

엄마도 깔끔하게 정돈하면서 털이 많은 편도 아니다.

처음엔 덥수룩했던 승희 어머니도 지금은 깔끔하게 정리하고 있고.

스프링도 전원 민둥산에, 수아 누나도 털이 적은 편이고.

너무 민둥산만 보다 보니 덥수룩한 것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보지털 염색은……에이가 뭐든지 하겠다고 해서 시켰다.

거기에 딱히 별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다.

“에이 씨. 자세 뒤로 돌려줘요. 엉덩이를 이쪽으로.”

“……읏……네…….”

에이가 엉금엉금 자세를 바꾼다.

보지에 딜도를 꽂은 채로 나에게 엉덩이를 내민다.

보지뿐만 아니라 엉덩이와 항문, 그리고 정리되지 않은 뒤쪽 털도 보인다.

에이는 지금 내 명령을 따라 보지털뿐만 아니라 엉덩이털, 겨털까지 기르고 있다.

그야말로 성욕 쓰레기통이라고나 할까.

나는 다른 사람한테는 말도 못 꺼내는 이상한 짓들을 에이에게 시키고 있었다.

본인이 그렇게 하겠다고 하니까.

미소도 그렇게 시키라고 하니까.

몇 번이나 말하지만, 딱히 내가 그렇게 시키고 싶었던 건 아니다.

나는 분명 용서했다고 했는데…….

솔직히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모르겠다.

해주겠다면야, 나는 좋지만.

“에이 씨. 관장은 제대로 하고 있어요?”

“윽……네, 네…….”

아무것도 안 하더라도, 매일 관장해서 장을 깨끗이 비울 것. 

언제든지 후벼 파도 상관없을 정도로.

그것 또한 에이가 나에게 한 약속 중 하나였다.

“흠. 어디.”

나는 에이가 약속을 잘 지켰는지 검사하기 위해, 링거가 연결된 왼손을 에이의 엉덩이에 가져간다.

꽉 오므린 에이의 항문에 중지를 꾹 찔러 넣는다. 

“아, 흑……!”

마른 손가락이 빡빡한 항문 괄약근을 뚫고 들어간다.

에이의 항문은 반사적으로 강하게 조여들었다.

“흠.”

휘적휘적, 후비적후비적.

나는 코라도 후비듯이 에이의 항문 안쪽을 휘젓는다.

갑작스러운 자극에도 에이는 도망가지 않고 가만히 참고 있었다.

“에이 씨. 손은 멈추지 말고요.”

“으, 네…… 아, 으…….”

멍하니 멈춰있던 딜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츄풉, 츄풉, 츄풉.

굵은 딜도가 에이의 뱃속을 들락거리는 느낌이 항문에 꽂힌 손가락을 통해 전해졌다.

“흠. 어디.”

-퐁.

에이의 엉덩이를 괴롭히던 손가락을 빼본다.

다행히도 이물질은 묻어나오지 않았다.

“깨끗하네요.”

“가, 감사합니다.”

“그래도 혹시 더러울지 모르니까, 에이 씨가 청소해줘요.”

“윽…….”

내 말에 에이는 다시 엉금엉금 자세를 바꾼다.

얼굴을 이쪽으로 돌리고, 내가 내밀고 있던 가운뎃손가락을 핥기 시작한다.

할짝, 할짝.

자신의 엉덩이에 들어갔던 손가락을 두말도 없이 핥는 에이.

-츄풉, 추풉, 츄풉.

그러면서도 보지를 쑤시는 딜도는 멈추지 않고 있었다.

……흠.

그래도 이건 좀 심한 게 아닐까.

내 손을 핥는 에이의 눈이 죽어 있었다.

“……에이 씨. 우리 이제 이런 거 그만할까요?”

“읏……! 죄, 죄송합니다…….”

에이는 내 말에 깜짝 놀라 더욱 열심히 내 손가락을 핥는다.

에이의 태도가 성의 없어 보인다는 의미처럼 들렸을까.

그런 게 아닌데.

할짝, 할짝, 할짝.

개처럼 내 손가락을 핥는 에이.

손가락이 간지럽다.

이쯤 되면 본인이 이런 대접을 받고 싶어서 그러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흠.

본인이 이러길 원한다면야 뭐.

당분간은 이런 관계가 계속될 것 같군.

“붓기는 많이 가라앉았네요.”

“……네. 덕분에.”

에이가 핥아준 왼손으로 에이의 뺨을 쓰다듬는다.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뺨이다.

얼마 전까지는 누나한테 얻어맞은 탓에 퉁퉁 부어있었다.

지금은 맞았던 흔적은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 

“깨끗이 나아서 다행이에요.”

“……네. 죄송합니다.”

뭐가 또 죄송하단 걸까.

설마 나는 아직 아픈데 혼자 나아서 죄송하다는 거야?

내 말이 비꼬는 것처럼 들렸어?

나 참. 뭔 말을 못 하겠네.

“에이 씨. 그럼 입으로 해줘요.”

“아, 네…….”

“엉덩이는 이쪽으로 돌리고. 딜도는 제가 할게요.”

“……네.”

에이는 다시 엉금엉금 기어 엉덩이를 돌린다.

딜도에 실컷 쑤셔진 에이의 보지에선 침 같은 애액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나는 왼손으로 그 딜도를 잡고 쑤시기 시작했다.

-츄풉, 츄풉, 츄풉.

윤활제 역할을 하는 젤과 애액 덕분에 굵은 딜도도 스무스하게 질내를 왕복했다.

파르르 떨리는 에이의 엉덩이와 실룩거리는 항문을 구경하며 딜도를 움직였다.

손가락을 직접 넣고 쑤시는 건 손에 데미지가 오지만, 이 정도 가벼운 조작 정도는 괜찮았다.

“하아, 츕, 츄릅.”

아래쪽에선 에이가 내 자지를 빨기 시작했다.

에이의 자위 쇼를 감상하느라 이미 잔뜩 화가 나 있던 자지는 에이의 펠라치오를 기쁘게 받아들였다.

처음엔 빠는 것조차 거북해했던 에이지만, 매일 수련한 덕분인지 지금은 혀 놀림이 제법 능숙하게 느껴졌다.

“에이 씨는 손으로 클리 애무해요. 내 손은 못 움직이니까 그 대신이라고 생각하고.”

“흡……헤……츄릅, 츄븝.”

내 자지를 빨면서 클리자위를 시작하는 에이.

다친 손 얘기를 자꾸 꺼내는 건 미안하지만, 에이의 반응이 좋으니까 나도 모르게 자꾸 꺼내게 된단 말이지.

“흐읍, 츄풉, 츄룹, 쯉, 흐응…….”

에이의 콧김이 거세다.

클리토리스를 문지르는 손도 점점 빨라진다.

에이는 이런 상황에도 흥분하는 걸까. 여자로서는 굉장히 굴욕적인 상황이라고 생각하는데.

“에이 씨. 이제 금방 나올 거 같으니까 조금만 힘내줘요.”

“츄룹, 우, 에. 츄풉, 츄풉 쮸풉.”

에이도 아마 곧 절정하겠지.

나는 타이밍을 맞추기 위해 딜도를 느긋이 돌리며 질을 괴롭힌다.

에이는 나를 사정시키기 위해 일심불란 자지를 빤다.

-츄룹, 쮸붑, 쥬풉, 쥬픕.

……슬슬 낼까.

에이의 엉덩이가 쫑긋쫑긋 경련하는 타이밍에 맞춰, 나는 막고 있던 정액 댐을 열었다.

“쮸븝, 흡, 읏……!”

“아. 저도 쌀게요.”

“헷, 큽!?”

사정 타이밍에 맞춰서 허리를 번쩍 든다.

귀두가 에이의 목구멍을 푹 찌른다.

“큽, 컥……!”

에이는 숨 막히는 소리를 내면서도 뒤로 물러나기는커녕 고개를 더욱 앞으로 들이밀었다.

내 자지는 에이의 입안에서 더욱 깊이, 목구멍까지 들어간다.

“컥……컥…….”

올라오는 기침을 억지로 참으며, 에이는 목구멍으로 내 귀두를 조인다.

-퓨루룻!

나는 그 물리적인 압박에 눌려 그대로 사정했다.

-퓨룻, 퓨루루루.

내가 사정하는 동안에도 에이는 목구멍으로 내 자지를 물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곧 한계에 다다랐다.

“크흡! 콜록! 콜록콜록!”

주르륵, 내 자지를 뱉어내고 기침하기 시작하는 에이.

자지 꼭대기에서는 나머지 정액이 허무하게 솟아 나왔다.

“콜록, 죄송, 콜록, 합니, 다, 콜록콜록.”

“아니에요. 전 좋았어요.”

나는 왼손으로 에이의 엉덩이를 주물럭거리며 에이를 격려했다.

정액이 기도에 들어갔는지, 에이의 기침은 한동안 멈출 줄을 몰랐다.

에이의 보지에 꽂혀있던 딜도가 미끄러져 내 가슴에 툭, 떨어졌다.

누나의 병문안 #2 

나는 오늘도 병원이다.

지겹다.

좀이 쑤신다.

스킵 버튼이 있다면 누르고 싶다.

손이 제대로 나을지도 궁금했다.

빨리 결과를 받아보고 싶었다.

하지만 인생에 스킵 버튼 같은 건 없다.

내 인생이 웹소설이라면 후루룩 넘기고 퇴원 후부터 봤겠지만, 현실에선 어쩔 도리가 없었다. 퇴원 날짜를 얌전히 기다릴 수밖에. 

드라마 ‘꽃당나’는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최종화 시청률은 47%.

50%를 넘느냐 못 넘느냐가 초미의 관심사였지만, 50%는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했던 거 같다.

비록 50%는 못 넘었어도 최근 10년간 최고 시청률이니 불만은 조금도 없다. 앞으로도 당분간은 깨지기 힘든 기록이라고 하고. 생태계교란종이라고 할 수 있는 해외 거대 영상 플랫폼의 범람과 공중파 드라마의 침체가 맞물려 앞으로 공중파에서 이런 시청률을 내는 건 불가능하다는 분석이었다. ‘TV 드라마 최후의 불꽃’이라는 문구가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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