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32화 (232/256)

평소처럼 막 쥐고 흔드는 게 아니었다.

혹여나 침대가 흔들려서 아프지나 않을까 걱정하는 듯한, 누나답지 않은 상냥한 애무였다.

그렇게 걱정스러웠으면 때리지나 말지.

나도 모처럼이니 누나의 상냥한 애무를 느긋하게 즐기기로 했다.

이럴 때 아니면 언제 누나가 이렇게 해주겠어.

“야. 뭐 하고 싶은 거 없냐?”

조용히 내 자지를 달래주고 있던 누나가 묻는다.

가만히 쓰다듬기만 하는 게 심심해졌을까.

“하고 싶은 거야 많지. 못 해서 문제지만.”

“뭐 하고 싶은데?”

“누나 가슴 만지고 싶어.”

나는 1초도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오른손은 수술받았으니 당연히 안 되고, 왼손에도 링거 바늘이 꽂혀 있어서 힘을 줄 수가 없다.

가슴조차 만질 수 없는 인생이라니. 이렇게 허무한 인생이 또 있을까.

누나는 내 솔직한 대답에 피식 웃는다.

“넌 이 쓸데없는 지방 덩어리가 그렇게 좋냐?”

“당연하지. 매일 보고 싶고 매일 만지고 싶고, 아예 주머니에 넣어놓고 만지면서 다니고 싶을 정도로 좋아. 아마 여자들은 이런 기분 절대 모르겠지만.”

내 말에 누나는 잠시 생각한다.

오. 어떻게 해줄지 고민하고 있는 걸까?

기대해도 되는 부분이야?

“야. 여기 간호사 막 안 들어오는 거 맞지?”

“이제 부르기 전엔 안 들어올걸?”

내가 수술 후 처음 병실에 들어왔을 때.

이 병원 간호사들은 돌아가면서 내가 있는 병실에 놀러(?) 왔었다.

병실 문밖에도 진선후 얼굴이라도 한번 보겠다고 우글우글 모여있고.

아무 용건도 없이 들어와서 체온을 잰다거나 혈압을 잰다거나.

환자가 도저히 편히 쉴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덕분에 엄마의 분노가 폭발.

회진 온 담당 교수님한테 강력하게 항의한 뒤, 간호사들의 발길은 아예 끊겨버렸다.

이제는 이쪽에서 먼저 부르지 않으면 들여다보지도 않는다.

“흠.”

자리에서 일어난 누나는 병실의 바깥 문과 안쪽 문이 모두 제대로 잠겨있는지 확인하고는 커튼도 다시 제대로 친 뒤 돌아왔다.

“흐흐.”

기대로 눈을 빛내는 나를 보며 누나는 웃는다.

“보고 싶냐? 응?”

“보고 싶지 당연히.”

“훗.”

내 대답에 누나는 느릿하게 상의를 벗기 시작했다.

잘록한 허리에 탄탄한 복근, 옴폭 파인 배꼽,

좀 더 올라가자 회색 스포츠브라로 압박된 가슴이 나온다.

역시 멋지구나, 누나는.

누나의 몸엔 단순한 스포츠웨어와 스포츠브라만 걸쳐도 빛이 난다.

장식품 같은 건 일절 달지 않는다.

누나는 그 육체 자체가 가장 아름다운 장식품이나 마찬가지니까.

나도 그게 자신감 넘치는 누나에겐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야. 만지고 싶냐? 응? 응?”

음흉하게 웃으면서 놀리는 누나.

스포츠브라 위로 가슴을 잡고서 주물럭거린다.

그 큰 가슴이 본인의 손 안에서 부드럽게 짜부라진다.

“……놀리지 마. 진짜 화나니까.”

사실 별로 화는 안 난다.

누나 가슴은 보기만 해도 즐겁다. 자지도 기뻐하고 있고.

그래도 내가 이렇게 말하는 걸 누나는 더 좋아하겠지.

“만지게 해주고 싶어도 손이 그래서야 만지지도 못하겠네?”

“큭!”

분하다! 손만 멀쩡했으면!

그 찐빵 같은 가슴을 지점토처럼 주물럭거려줬을 텐데!

그런 내 표정을 보고 누나는 만족스러운 웃으며 스포츠브라를 마저 벗었다.

오오! 가슴! 가슴 선생님!

“으으. 분하다. 바로 저기에 내 가슴이 있는데……!”

우윳빛 과실이, 연갈색 꼭지가 저기에 있는데!

손을 뻗지도 못하다니!

“그렇게 만지고 싶으면 제대로 나으라고. 실컷 만지게 해줄 테니까.”

“……알았어.”

누나만의 상냥함에 눈물이 날 것만 같다.

정작 제일 못 낫게 방해하는 게 누나지만 말이지…….

“뭐, 손으론 못 만지니까.”

“오?”

누나는 침대 리모컨을 조작해 침대 높이를 올렸다. 

누나는 또 뭘 하려는 걸까.

불안과 기대로 당혹스러워하던 내 얼굴에 무언가가 덮친다.

“자.”

“오오!” 

부드럽고 뭉클한, 무게가 느껴지면서 저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누나가 침대 머리맡에서 가슴으로 내 얼굴을 누른 것이었다. 

“오오! 누나 천재!”

“이제 알았냐?”

살짝 땀 찬 밑가슴이 얼굴에 착 달라붙는다.

콧속에 퍼지는 누나의 살내음과 안면을 누르는 뭉클한 감촉.

승천할 정도로 기분 좋다. 

“아아…….”

거기서 누나는 팔을 뻗어 내 자지를 문지르기 시작했다.

가슴으로 시야가 가려져 누나가 만지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그게 내 상상력을 자극해서 더 기분 좋았다.

“누나한테 잘하라고.”

“잘할게 누나! 손 다 나으면 엉덩이도 때려줄게!”

“……이 새끼가.”

열 받은 것처럼 중얼거리는 누나.

그래도 주먹이 나오지 않는 걸 보면 누나도 많이 유해졌다는 걸 느낀다. 내 자지도 계속 문질러주고 있고.

그리고 엉덩이 맞는 거 좋아하잖아. 왜 아닌 척해.

“얼른 싸라고. 이 자세 힘드니까.”

“조금만 더…… 얼굴에 꽉꽉 눌러줘, 누나.”

“변태 새끼. 질식해도 몰라.”

“죽지만 않으면 돼.”

오히려 이대로 죽으면 호상 아닐까? 행복사니까.

“흥.”

누나의 가슴이 내 얼굴을 더욱 강하게 누른다.

자지를 애무하는 손에도 힘이 들어갔다.

“우…….”

얼굴을 누르는 가슴의 압박감과 폐를 채우는 누나의 향기, 자지를 자극하는 누나의 손길.

오른손이 조금 아프지만 신경 쓸 정도는 아니었다.

이대로 영영 손을 못 쓰게 돼도 다고 생각할 정도로 좋았다.

아니, 물론 그럼 안 되겠지만. 그 정도로 좋았다는 얘기다.

잠시 그렇게 애무받고 있자, 아랫배 깊은 곳에서 찌릿찌릿한 신호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으아, 아어어아애.”

누나. 나올 거 같아.

그렇게 말하려고 했지만 얼굴이 파묻혀서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뭐래? 나온다고?”

“어어.”

“흥. 얼른 싸버려.”

내 말에 누나는 더욱 강하게 문지른다.

가슴도 뭉클뭉클, 내 얼굴을 짓누른다.

나는 올라오는 사정 기운을 거스르지 않고 그대로 분출했다.

“흣!”

-퓻! 

“오, 나온다 나와. 옳지 옳지.”

누나의 장난 같은 응원을 받으며. 

-퓨퓻, 퓨루룻.

나는 누나의 손에 전부 사정했다.

사정이 시작되자 한층 여유로워진 손놀림으로 누나는 내 정액을 쭉쭉 짜냈다.

“흐어아어어……,”

기분 좋구나. 승천할 것 같다.

“많이도 나오네. 아깝게.”

아. 내 가슴.

가슴이 멀어진다.

“푸하.”

사정이 끝나자 누나가 내 얼굴에서 가슴을 뗀다. 

나는 가슴에 짓눌려 참고 있던 숨을 내쉬었다. 

후아 좋았다. 손이 나으면 또 해달라고 해야지.

누나는 손에서 흘러내리는 정액을 날름 핥는다.

“음. 확실히 좀 연하네.”

그렇게 맛을 보고는 벽에 걸려있던 수건에 손을 쓱쓱 닦는다.

그리고 다시 돌아와 옆에서 내 자지에 얼굴을 가까이 가져간다.

“음, 츕.”

누나의 머리카락이 내 아랫배를 간질인다.

입술이 부드럽게 귀두를 감싼다.

오랜만에 느끼는 누나의 청소 펠라였다.

“오오…….”

사정 후 민감해진 귀두를 말랑한 혀가 할짝대며 달랜다.

나는 기분 좋게 힘을 빼고서 누나의 애무를 받아들였다.

“하아, 좋아…….”

천국이 따로 없구나.

손은 아프지만 가끔은 다치는 것도 좋구나. 다들 상냥하게 대해주니까 말이지.

그러던 그때.

-똑똑.

병실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

『오빠. 나야.』

문밖에서 들리는 미소의 목소리.

잠시 흠칫했던 누나는 미소란 걸 알고 다시 혀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누나. 좀 열어줘.”

“흥.”

누나는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다.

미소라면 좀 기다려도 상관없다는 태도였다.

나도 누나의 펠라치오가 너무 기분 좋아서 움직이기 싫은 건 마찬가지였다.

미소야, 미안하지만 조금만 기다려주면 안 될까?

『에이 언니도 왔어.』

“어! 잠깐만!”

미소 혼자라면 몰라도 손님이 왔다면 얘기가 다르다.

그것도 그 손님이 그 사람이라니까.

“츄룹. 에이면 그거야?”

누나가 자지에서 입을 떼고서 시큰둥하게 묻는다.

그거라니……. 

“아마 누나가 생각하는 그 사람 맞아.”

“흥.”

누나는 수건으로 내 자지를 닦고는 벗어두었던 옷을 입는다.

내 환자복도 정리하고선 커튼과 창문을 열어 환기도 시킨다.

생각보다 누나는 별 반응을 보이지 않는구나.

누나 성격상 에이한테 대놓고 욕이라도 하는 게 아닐까 했는데.

하긴, 아무 데나 욕하고 주먹질할 나이는 지났지.

-달칵.

누나가 자물쇠를 풀자 미소가 병실에 들어오고 그 뒤를 에이가 따라 들어왔다.

병문안 룩일까.

에이는 평소보다 화장도 연하고 옷차림도 얌전했다.

평소 눈이 아플 정도로 화려하게 꾸민 모습만 보다 보니 이런 것도 신선했다.

머리 색은 여전히 새빨갛지만, 초췌한 얼굴 탓인지 이전 같은 위압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다친 건 난데, 왜 본인이 그렇게 죽을상이야?

흠.

그나저나 어떡해야 좋을까.

나는 아직 에이에 대한 태도를 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본인 잘못이라고 하기엔 미묘하니까 용서하는 게 맞다고는 생각하는데.

사람 마음이란 게 그렇지가 않단 말이지.

그냥 조금 아프고 말면 모르겠는데, 의사 선생님 말로는 손에 영영 장애가 남을 수도 있다고 하니까.

피아노는커녕 젓가락질도 힘들 수도 있다고 하고.

의사는 항상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서 말한다곤 하지만, 엄마와 함께 그런 얘길 듣는 내 기분이 편할 리 없었다.

에이는 평소 태도도 영 좋지 못했고.

미소와도 사이 안 좋았고.

내 부상은 그냥 웃고 넘기기에는 너무 심각했다.

우선 무난하게 인사부터 할까.

“미소 어서 와. 에이 씨도 어서…….”

“이 꽉 물어.”

그런 내 말보다 먼저.

-빡!

누나가 때려버렸다.

주먹으로. 에이의 얼굴을.

……세상에!

에이의 병문안 

(※작가 주: 후반부에 변태적인 묘사가 있습니다. 주의해주세요.)

“와! 누나!”

“언니!”

나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려다 손에 링거가 연결돼있다는 걸 깨닫고 멈췄다.

다행히도 미소가 빠르게 누나를 말려준 덕분에 추가타는 막을 수 있었다.

“누나! 뭐 하는 거야?!”

“넌 닥쳐!”

“윽.”

누나의 무시무시한 일갈에 찔끔, 오금이 저린다.

조금 전까지 온화했던 누나는 온데간데없었다.

아수라 진소영 모드였다.

“뭘 뻔뻔하게 어슬렁어슬렁 기어들어 와! 어디서 피해자 상판때기를 하고 있어?!”

바닥에 쓰러진 에이를 향해 소리치는 누나.

당장이라도 달려들려는 누나를 미소가 온몸으로 커버한다.

“언니! 제발 좀! 내가 알아서 한다니까!”

“사람 하나 인생 망쳐놓고 잠수타면 그만이냐? 어? 너만 괴롭고 너만 재수 없이 엮인 거 같아?”

“언니, 나가자. 응?”

“넌 엄마 없을 때 와서 산 줄 알아 이 개 같은 년아!”

누나는 미소한테 밀려 나가면서도 끝까지 악담을 퍼부었다.

에이는 바닥에 주저앉은 채 누나에게 얻어맞은 뺨을 우울하게 쓰다듬고 있었다.

“진선후! 너도 그냥 넘어간다고 하면 나한테 죽는 거야! 알았어?”

그렇게 나한테 못박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알았으니까 좀 나가! 언니!”

누나가 미소에게 떠밀려 나간 뒤.

남겨진 나와 주저앉은 에이만이 병실에 남았다.

병실 안은 폭풍우가 지나간 듯한 삭막한 분위기만이 감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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