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28화 (228/256)

특히 미소는 척추기립근이 발달해서 한층 더 아름답게 보인다.

피부도 깨끗하고. 날씬하고. 솜털도 하나 없고.

미소는 정말 부족한 게 없는 아이구나.

오늘도 예쁜 딸을 낳아준 엄마에게 감사의 마음을 적립한다.

“자, 이제 말할 생각이 들었어?”

“마하께, 말할 테니까하…….”

물론 나도 미소가 진심으로 말하고 싶어 하지 않는 이야길 억지로 캐낼 생각은 없다.

하지만 미소는 고민하고 있었다.

이걸 오빠에게 말해도 될지, 안 될지.

그리고 나는 미소에게 고민이 있다면 뭐든 오빠로서 상담해주고 싶었다.

무엇보다도 이건 나와도 관련된 일이니까.

그래서 나는 지금 ‘그 몸에 묻겠다!’는 핑계로 미소와 이렇게 사랑을 나누고 있다.

만약 미소가 뭔가 잘못한 게 있어도 웃으며 넘어갈 생각이었다.

중요한 건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미소를 성적으로 괴롭히는’ 시츄에이션 자체다.

연이한테는 미안하지만, 이번엔 우리 가족의 단란한 한 때를 위한 재료가 되어줘야겠다.

“히이, 히이, 히잉…….”

오르가즘 이후 조금 진정된 미소를 다시 돌려 눕힌다.

귀여운 얼굴이 엉망이 돼 있었다.

내가 우리 미소를 이렇게 만들었구나.

“……오빠, 들어도 화 안 낼 거지……?”

“응? 내가 화를 낼 리가 없잖아?”

얼굴에 붙은 머리카락을 정리해주고 있자 미소가 입을 열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심각한 이야기가 나오려는 걸까.

설마 연이를 편집자로 쓰면서 무보수로 갑질이라도 한 건 아니겠지?

“……실은, 연이 언니랑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어.”

미소의 입에서 나온 내용은 의외의 이야기였다.

내가 고등학생 시절, 연이와 사귈 때부터 미소는 연이와 만났던 것 같다.

게다가 오빠와 헤어지게 종용하거나 연이를 통해 내 정보를 수집하기도 했다고.

뭐야.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약하잖아.

귀여운 녀석.

“오빠 미안해……나는 오빠가 걱정돼서…….”

“괜찮아.”

불안으로 떨리는 미소의 눈동자.

나는 그 마음을 달래려 가볍게 키스한다.

“미소 마음은 오빠도 잘 아니까. 미소한테 남자친구가 생기면 오빠는 당장 달려가서 결투라도 벌였을 거야.”

“오빠……!”

미소는 나에게 있어 연이와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소중한 존재다.

겨우 그런 일로 미소를 탓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미소가 나를 걱정해서 그런 일을 벌인 것도 충분히 이해한다.

게다가 연이도 정말 날 좋아했다면 미소가 뭐라 하든지 나와 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연이로선 마침 나와 헤어질 좋은 핑곗거리가 생긴 거겠지.

“그리고 연이 대신 미소가 오빠 여자친구 역할 해주고 있잖아?”

여자친구 정도가 아니다.

미소와 나는 어지간한 부부보다도 가까운 사이 아닐까.

“오빠 너무 좋아! 오빠!”

미소가 쪽쪽, 나에게 입을 맞춰온다.

애교부리며 안겨 오는 미소를 보고 있자 또 아랫도리가 불끈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뭐든 오빠한테 비밀로 한 건 잘못이니까, 벌은 받아야겠지?”

“아아……오빠, 미안해, 죄송해요, 아앙……!♡”

그렇게 나는 미소와 두 번째 섹스에 돌입했다.

분위기는 최고.

미소도 날개에 박혀있던 작은 가시가 뽑힌 것처럼 마음껏 날아올랐다.

“아앗! 오빠! 더 세게! 하아앙! 더 세게, 오빠!”

“크! 미소야! 쌀게!”

“오빠! 어서 와줘! 오빠! 오빠아! 아아앙──!!♡”

-퓨루룻!

그렇게 나는 미소의 안에 두 번째 사정을, 미소는 여섯 번째 오르가즘을 맞았다.

“하아, 하아, 하아…….”

나도 미소도 기분 좋은 나른함에 침전되어.

그렇게 침대에서 서로의 몸을 끌어안아 체온을 나누고 있었다.

두근대는 서로의 심장 소리가 톱니처럼 맞물린다.

마음이 안정된다.

“오빠. 빨아줄게♡”

오늘 미소의 특별 서비스는 청소 펠라였다.

“잠시만. 그 전에.”

더러워진 자지를 빨면 키스를 못 하게 되니까.

“응♡ 츕, 츄릅, 하아 오빠……♡ 쯉♡”

나는 그 전에 미소와 배불리 키스를 나누었다.

혀가 얼얼해질 정도로 키스한 뒤, 다음은 자지에 미소의 키스를 받는다. 

“츄룹, 후움. 쯉.”

“후아.”

섹스 후 받는 청소 펠라치오에는 거친 운동 후 뜨거운 물로 목욕하는 듯한 안락함이 있다.

나는 미소의 세밀한 머릿결을 손으로 느끼며 정성 어린 봉사를 느긋하게 즐기고 있었다.

“츄룹. 오빠, 이건 또 다른 이야긴데.”

“응?”

아직 하지 않은 이야기가 있었던 걸까.

미소가 내 자지에서 입을 떼고 말했다.

“실은, 내가 오빠랑 같이 공연하기 싫어했던 건 다른 이유가 있어.”

“싫어했던 이유?”

“아니, 싫은 게 그 싫은 게 아니라.”

“응. 알고 있으니까 말해줘.”

연이 이야기는 에피타이저고 본론은 이쪽일지도 모른다.

왠지 그런 예감이 들었다.

“……요즘 우리 멤버들끼리 분위기가 별로 안 좋아서.”

“그래?”

전혀 몰랐다.

요즘도 세아 씨한테 연락이 오고, 진이한테서도 장난 같은 문자를 받는다.

방송에서도 다들 잘 지내는 것 같고, 별로 분위기 안 좋다는 느낌은 못 받았는데.

“나랑 에이 언니랑 싸웠거든.”

“싸웠어?”

말다툼이라거나 의견충돌이라거나, 그런 순화된 말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싸웠다고 표현하다니.

“어쩌다가? 때린 건 아니지? 아니면 미소가 맞았어?”

에이가 내 험담은 했어도, 그건 본인 나름대로 미소를 걱정해서 한 소리니까 넘길 수 있었다.

하지만 선을 넘어서 미소에게 상처 준다면 나도 가만있을 수 없다.

“그 정도까진 아니야. 직전까지 가긴 했지만…….”

“직전까지 간 것도 큰일이잖아.”

본격적인 몸싸움이 일어나기 전에 다른 멤버들이 말려서 폭력사태까진 벌어지지 않은 것 같다. 그것만은 다행인데…….

미소의 이야기를 요약해보면 대강 이렇다.

세아: 선후 씨 스폰서 스캔들 났어!

미소: 오빠가 그럴 리 없어!

진: 미소네 오빠도 참, 어린애가 필요하면 나를 부르지.

에이: 내가 그럴 줄 알았어. 미소, 내 말이 맞지?

미소: 아니라니까!

에이: 정신 차려, 남자는 다 똑같다니까.

미소: 이씨!

세아: 미소! 참아!

진: 우와~!

……대략 그런 분위기였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미소와 에이가 싸울 뻔했지만, 다행히 세아 씨가 재빨리 말려줘서 난투극까진 벌어지지 않았다고.

그놈의 스캔들이 여럿 괴롭히는군.

엉뚱한 곳에서까지 불화를 일으키다니.

스캔들이 터진 직후 미소에게서 걸려왔던 전화는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오빠! 아니지?!’라는 미소의 다급하고도 억울한 목소리.

내게 전화할 때 미소의 심정이 어땠는지 이제는 알 것 같았다.

다시 한번 그 일이 잘 끝나서, 미소한테 부끄럽지 않은 오빠일 수 있어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아직까지 사이가 안 좋은 거야?”

미소에게서 그 전화가 온 건 스캔들이 터진 날 아침이었다.

시간이 지나도 한참 지났는데.

아직도 안 좋을 정도면 멤버들 사이에 본격적으로 균열이 간 거 아닐까.

“나는 사과 받았지만! 오빠한텐 사과를 못 하겠다잖아!” 

“윽.”

미소는 말하다가 또 화가 치밀었는지 내 자지를 꽉 움켜쥐었다.

미소야. 자지는 죄가 없어.

나는 미소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타일렀다.

“너무 화내지 마. 사실 나한테 직접 말한 것도 아닌데 나한테 사과하는 것도 웃기잖아?”

“그래도! 멤버끼린 더 편들어줘야지!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가 있어?”

기사를 본 미소는 크게 충격을 받았겠지.

그런데 같은 그룹 멤버인 에이가 편들어주긴커녕 오히려 내 욕을 하는 데에 미소는 상처 입은 것 같다.

나도 에이 편드는 것처럼 들리지 않게 조심조심 말을 골라 미소를 타일렀다.

“에이는 남자 때문에 고생했다며. 그래서 마음이 비뚤어져 버린 걸 거야.”

“그래도!”

에이는 예전에 사귀던 남자가 헤어진 후 스토커처럼 돌변했다고 한다.

그런 사정이 있었다면 본인이 남자를 싫어하게 된 건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괜히 그 화풀이를 나랑 미소한테 하는 건 좀 봐줬으면 한다.

“게다가 자존심도 무척 세니까 한 번 내뱉은 말을 사과하는 것도 힘들었겠지. 스캔들 터뜨린 디스매치 봐봐. 끝까지 사과 안 하고 잡혀간 거. 그래도 에이는 미소한테 사과는 했잖아?”

“우…….”

“에이도 불쌍한 아이야. 좋은 남자 만나서 진짜 사랑을 못 해봤으니까 남자를 못 믿는 거지. 연애 선배인 미소가 넓은 아량으로 용서해 줘.”

“내가……연애 선배?”

“그럼. 못난 남자나 만나는 에이보단 오빠같이 멋진 남자와 사귀는 미소가 훨씬 선배지.”

“히히. 그건 그래.”

미소는 겨우 기분이 나아진 것 같았다.

다행이다.

나는 사과 같은 거 안 받아도 되니까, 이대로 에이랑도 화해했으면 좋겠네.

“미소야. 이번 축제 건 정식으로 진행해보자. 나, 미소랑 같은 무대에 서보고 싶었어. 이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잘 되면 스프링 콘서트에 불릴지도 모르잖아?”

“오빠……나두……오빠랑 같이 해보고 싶었어.”

“미소야. 그쪽은 오빠가 아니라 자지라고 몇 번이나 말했잖니.”

내 자지를 보며 애틋하게 속삭이는 미소였다.

“헤헤. 오빠 이제 뭐 해줄까?”

“음, 미소가 깨끗이 청소해줬는데, 미안하지만 미소한테 한 번 더 넣어도 될까?”

“후응……♡”

귀두로 입구를 살짝 비벼주자 미소가 녹아내린 콧소리를 낸다.

“……못 말린다니까 정말. 오빤 그렇게 내 몸이 좋아?”

“좋아.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미소가 좋아.”

“그럼 오빠가 나 한 번 더 가게 해주면, 우리랑 같이 공연하는 거 생각해볼게.”

이미 하기로 마음 정했으면서, 미소는 선심 쓰듯이 조건을 걸었다.

나는 씩 웃었다.

“정말이지? 약속한 거다?”

그냥 하는 섹스도 좋지만 그 끝에 보상이 걸려있다면 더욱 좋다.

나는 내 능력을 120% 발휘해서 미소를 무너뜨렸다.

“하아앙! 오빠아! 한 번이라고 했잖아아아앙──!!”

미소는 3연속 오르가즘을 맞았다.

스프링과의 합동 공연은 2주 뒤로 잡혔다.

스프링과 합동 공연 

“우와~ 대단하네요.”

“……그러게요.”

매니저의 순수한 감탄에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오늘은 내가 다니던 S대의 봄축제가 있는 날.

스프링과 함께 행사에 초청된 나는 매니저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대학 정문으로 들어갔다.

캠퍼스 안에는 보는 사람의 기분이 이상해질 정도로 엄청난 인파가 우글거리고 있었다.

족히 몇만 명 단위는 되지 않을까.

오늘 같은 날 감히 차를 타고 학교 안에 들어오는 건 우리밖에 없었다.

초대받고 온 연예인이니까 가능한 사치라고 할 수 있겠지.

캠퍼스 안으로 들어가자 나를 환영하는 현수막도 곳곳에서 보였다.

[진선후 배우님의 복학을 기다립니다]

[왕의 귀환! 배우 진선후!]

[S대 최고 아웃풋, 2X학번 진선후]

[금의환향 진선후! 어서 오세요!]

[진선후 복학할 때까지 숨 참는다!]

……오글거려!

특히 현수막에는 ‘파랑새’라는 글자와 새 마크가 자주 눈에 띄었다.

저게 학교에 있다는 내 팬클럽 심볼인 걸까?

“환영해주는 건 기쁘지만 너무 띄워주는 거 같은데요.”

“그만큼 진선후 씨를 좋아해 준다는 거겠죠. 모교니까 특히요.”

그런 걸까? 졸업생 중엔 나보다 훨씬 대단한 아웃풋도 많을 텐데.

지금 내 인기는 어차피 스캔들 덕분에 반짝 오른 거고.

이런 대접을 받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학교 안쪽에 지정된 주차장으로 들어간다.

그 근처만 왠지 분위기가 삼엄했다.

공연에 참여하는 연예인 전용 주차장이라 그런 걸까?

파랑새 완장을 찬 여학생들이 눈을 번쩍이며 돌아다니고 있다.

아무래도 자원봉사자인 것 같다.

그 근처에 파파라치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카메라를 들고 삼삼오오 모여서 돌아다니고 있었다.

파랑새와 파파라치들은 왠지 서로 눈치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 같았다.

“진선후 씨, 대기 장소는 저쪽 천막이라네요.”

“아. 네.”

주차장 한쪽에 있는 수십 명은 동시에 들어갈 수 있을 법한 커다란 천막.

거기가 초대가수 대기 장소였다.

나는 가수는 아니다만 스프링에 딸려오는 부록 같은 느낌이니까.

“차 세우면 바로 저기로 뛰어갈게요.”

그사이에 나는 천막 안으로 무사히 도망칠 수 있었다.

“하아, 하아, 우와. 무서웠어. 세상에.”

천막 안에서 겨우 한숨을 돌린다.

나는 자신의 안일함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밖에 잘 안 나다니긴 하지만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졸업식 때도 열렬히 환영받긴 했다.

하지만 그건 여고라서 그런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여기는 대학교인데도 그때보다 훨씬 심했다.

다들 성인인데. 저래도 괜찮은 걸까.

“진선후 씨가 이런 행사에 예고하고 온 건 처음이니까요.”

“그런가요?”

그러고 보니 그렇구나.

선하 졸업식 때도 내가 온다는 소문만 돌았지 확실히 온다곤 말 안 했으니까.

공식적으로 행사에 나오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진선후다.”

소곤소곤 나를 보며 쑥덕대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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