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조금 새기야 하겠지만 완전히 비워놓는 것보단 낫겠지.
“아빠는 금방 씻고 올게.”
나는 젖은 엄마의 보지에 키스하고는 욕실로 향했다.
* * *
샤워를 마치고 나왔더니 마침 돌아온 누나와 현관에서 마주쳤다.
“야!! 진선후!!”
“오옷?”
나를 보자마자 달려와 날아 차기를 날리는 누나.
마치 불구대천의 원수라도 만난 듯한 기세였다.
나는 누나의 발을 피해 옆으로 살짝 비켜섰다.
그리고 날아온 누나를 받아 안으며, 그 관성으로 빙글, 한 바퀴 돌았다.
“오오?! 누나, 지금 봤어?”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동영상으로 찍어놨어야 했는데! 아깝다!
“야! 너는 이 씨발!”
하지만 누나는 그런 거에 별 관심이 없나 보다.
나에게 안겨있던 누나가 내 명치에 엘보우를 먹였다.
“쿠억.”
제자리에 주저앉는 나.
바닥에 내려선 누나는 웅크린 나에게 발차기를 먹인다.
“내가! 얼마나! 쪽 팔았는지! 아냐고! 찐따 새끼야!”
“윽. 겍. 켁.”
사정없이 두들겨 패는 누나였다.
왠지 이렇게 얻어맞는 것도 오랜만이구나.
나는 고향에 돌아온 듯한 그리움을 느끼고 있었다.
“언니!”
그런 나를 구해준 건 따라 들어온 미소였다.
아아, 내 동생. 오늘따라 더 천사 같구나. 아니, 내 눈에 보이는 건 진짜 천사인가? 설마 죽은 건가? 벌써 천국에 와버린 건가?
“그만해 언니! 오빤 안 그랬다잖아!”
“흥! 안 했으면 다야? 그만큼 내가 몸가짐 조심하라고 했지?”
“으으…… 누나가 언제…….”
“이 시키가! 말대꾸?!”
“아 언니!”
왁자지껄 떠들던 우리 삼 남매는 누나가 겨우 진정하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실컷 얻어맞은 나는 넝마가 되어있었지만.
“그래서, 어떻게 된 건데? 솔직하게 말 안 하면 더 처맞을 줄 알아.”
누나…… 진정한 거 맞지?
“크흠. 그게 어떻게 된 거냐면.”
나는 누나와 미소를 소파에 앉혀놓고 사연을 설명했다.
엄마한테 이미 한 번 설명한 내용을 그대로.
선하가 누군지, 앞으로 어떻게 할 건지.
두 사람 모두 하고 싶은 말은 있어 보였지만, 내가 이야기를 끝마칠 때까지 잠자코 있었다.
“그래서 지금은 소속사에서 대응할 때까지 기다리는 중이야.”
내 이야기가 끝나자 누나가 입을 열었다.
“그래서, 했냐?”
“하긴 뭘 해! 동생이라니까!”
누나는 내 말을 어디로 들은 걸까.
가족끼리 그런 짓을 할 리가 없잖아!
“그럼 난 오빠 동생 아니야……?”
미소가 복잡한 표정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묻는다.
나는 말문이 막혔다.
“미소는…… 내 동생인데도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손을 대 버렸어. 참을성 없는 오빠라 미안해.”
“오빠……♡”
미소가 사랑에 빠진 듯한 눈으로 나에게 안긴다.
나도 그런 미소를 살포시 안아주었다.
“지랄은. 그래서 결국 안 했다 이거지?”
누나는 나를 그렇게 때리고도 화가 안 풀린 것 같았다.
“누나. 무슨 일 있었어?”
“별거 아냐. 기자가 귀찮게 해서 때렸어.”
“뭐?! 때렸어?”
그건 별거 아닌 게 아니잖아?!
내가 깜짝 놀라 되묻자 누나는 뻘쭘한 표정으로 변명하듯 말했다.
“아니, 대회 때문에 집중하고 있는데 와서 헛소리를 씨불이잖아.”
“……그래서 기자를 때렸다고?”
“때린 게 아니라! 그냥 팔 휘둘렀는데 재수 없게 맞은 거야!”
“그게 때린 거잖아…….”
나는 머리를 감싸 안았다.
아이고.
내가 못 살아.
“그래서, 사과는 했어?”
“내가 미쳤냐? 내가 때린 게 아니라 자기가 와서 맞은 거라고! 거기서 들이댄 놈이 잘못이지!”
누나는 마치 학폭 가해자나 할 법한 변명을 했다.
자기가 와서 맞은 거라니.
그런 말을 누가 믿어줄까.
“언니, 큰일 난 거 아냐? 고소당하면 어떡해?”
“몰라 나도. 될 대로 되겠지. 에이전트한테 알아서 하라 그래.”
누나는 이제 신물이 난 것 같았다.
이것저것 생각하기도 귀찮다는 듯이 소파에 누워버렸다.
아. 속바지 보인다.
“누나, 대회는 어떻게 했어?”
“시끄럽게 굴어서 기권하고 왔어.”
“아이고.”
자꾸 그렇게 기권하면 안 좋을 텐데.
누나도 신문 1면에 나오겠네.
나는 연예면이랑 사회면에, 누나는 스포츠면에.
신난다! 진씨 가문이 차트 올킬이다!
그나저나 이걸 어쩌면 좋을까.
내 탓으로 누나한테까지 이런 불똥이 튀다니.
일이 커지길 바라긴 했지만, 이런 식으로 커지길 바란 건 아니었다.
누나는 박지승, 김연하의 뒤를 이어 한국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다.
이런 일로 누나의 커리어에 흠집을 내다니…….
역시 나는 괜한 일을 벌인 게 아닐까.
첫날부터 그런 후회가 들기 시작했다.
“언니. 그 사람 기자가 아니라 유튜버래.”
“유튜버?”
“벌써 인터넷에 다 떴어.”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고 있던 미소가 영상을 재생시켜 보여준다.
“야! 꺼! 꼴도 보기 싫어!”
“아니, 끄지 마.”
누나는 짜증을 냈지만, 나는 꼭 봐야 했다.
나는 미소에게서 휴대폰을 빼앗을 기세로 받아 영상을 확인한다.
영상에서 누나는 갤러리의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었다.
그 와중에 갤러리에 있던 한 남자가 누나에게 카메라를 들이댄 것이었다.
이 사람이 그 유튜버인가.
『진소영 선수! 동생 진선후 씨 스캔들 어떻게 생각하세요?』
다른 팬에게 사인해주던 중에 무례하게 끼어드는 유튜버.
그러나 누나는 어른스럽게 흘려 넘겼다.
『저 그런 거 몰라요. 본인한테 직접 가서 물어보세요.』
그렇게 대답하는 누나는 웃고 있었지만 나는 알 수 있었다.
저 누나는 지금 폭발하기 직전이라고.
상대가 나였으면 벌써 주먹이 날아오고도 남았다.
집에서는 이런 누나지만 밖에서는 멀쩡한 사람이라 다행이지.
사인도 잘 해주고. 사진도 잘 찍어주고.
나한테도 그 절반만 잘해줬으면 좋을 텐데.
『그러지 말고 한 마디만 해주시죠? 동생이 미성년자 성매매를 했다는데……』
어……어어!?
『아! 모른다고!』
결국 누나는 폭발했다.
어깨에 올라온 손을 떨쳐내듯이 누나가 팔을 휘두르고, 그와 동시에 ‘퍽’하는 소리가 들린다.
찍고 있던 카메라가 바닥에 떨어진 듯 화면이 빙빙 돌았다.
『으악!』
그리고 카메라로 찍던 사람도 바닥에 쓰러졌다.
마치 일부러 내는 듯한 작위적인 비명을 지르면서.
“뭐야 이 새끼…….”
영상을 보면서 나는 조용한 분노를 느끼고 있었다.
가족이라는 색안경을 빼고 보더라도 거기에 누나의 잘못은 없었다.
저 남자가 먼저 누나의 어깨에 손을 댔으니까.
이건 패 죽여도 정당방위였다.
스포츠 선수의 몸에, 그것도 여자 선수의 몸에 손을 대는 건 심각한 매너 위반이다.
게다가 이때는 대회가 시작되기 직전이었다.
예민한 누나는 저 사건 뒤로 곧바로 대회를 기권하고 집으로 돌아와 버렸다.
이건 반대로 누나가 고소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 아닐까?
해당 영상을 올린 유튜버는 자신이 현재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 중이라고 했다.
떨어진 휴대폰 액정도 깨졌고 아직 진소영 선수에게 사과도 받지 못했다며, 그렇게 누나를 비난하면서 영상을 끝내고 있었다.
“봤지? 내 잘못 아닌 거.”
“응. 봤어. 누나 잘못 아니야.”
“그렇지?”
누나의 표정이 조금은 밝아졌다.
누나도 겉으론 이러고 있지만 사실은 초조했던 거겠지.
“누나는 걱정하지 마. 내가 저것들 싸그리 다 묻어버릴 테니까.”
“흥. 멋있는 척은.”
기레기들, 인방충들, 악플러들.
이번에 싹 다 끌어모아서 묻어버린다.
나는 다시 한번 굳게 마음을 먹었다.
“야! 진선후! 섹스하자!”
“어? 갑자기?”
맥락도 없이 벌떡 일어나서 옷을 벗기 시작하는 누나.
“그 새끼가 만져서 기분 더러워졌어. 네가 덮어씌워 줘.”
누나는 더러운 거라도 묻은 듯이 어깨를 털며 말했다.
“……알았어!”
조금 피곤하지만, 그런 거라면 어쩔 수 없지!
하자! 누나의 더러운 기억이 완전히 지워질 정도로 하자!
“오빠! 나도!”
미소도 따라서 벌떡 일어났다.
“넌 왜! 넌 안 해도 되잖아!”
누나는 갑자기 끼어든 미소에게 짜증을 냈다.
“나도 힘들었단 말이야! 사람들이 얼마나 꼬치꼬치 물었는데! 멤버들도 묻지, 매니저도 묻지, 회사 사람들도 묻지. 만나는 사람마다 얼마나 귀찮게 했는데!”
“……미안해 미소야.”
“아니! 괜찮아! 나도 열 받았어. 오빠, 이참에 확실히 다 쓸어버리자! 나도 최대한 어그로 끌어볼게!”
“어, 어그로?”
“나만 믿어 오빠. 우리 뒤엔 200만 구독자가 있으니까!”
미소의 눈동자가 날카롭게 빛나고 있었다.
불안하다.
“그, 그래. 뭘 하려는지는 몰라도 살살하렴.”
미소가 실수하진 않겠지만, 반대로 도가 지나치진 않을까 걱정이었다.
죽는 사람은 나오지 않아야 할 텐데.
“야. 진미소. 내가 먼저 말했으니까 나부터야.”
“힝. 그럼 난 오빠 손으로 만져줘.”
“넌 구경하면서 자위라도 하고 있어. 아니면 장난감이라도 빌려주리?”
“필요 없거든!”
어제오늘 엄마한테 바짝 짜여서 힘들 것 같다고는 도저히 말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
“하, 하하하하.”
……힘내자.
phase 1. 기사 공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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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찐잘남’ 진선후, 미성년자 성매매 스캔들
조회수 290,881 추천 24,566
(기사 첨부)
찐선후 소속사에선 아무 대응 없음
제이업에서도 사실상 백기 들었다고 봐야
이건 커버 불가능인 듯....
출처: 남자 연예인 갤러리 [원본 보기]
추천 24,566 비추천 8,955
댓글 6,332개
-선후야 제발 거짓말이라고 해줘....
└대깨찐 아직도 남았노
└아직 자살 안함?
-나도 남잔데 남자들 성매매 다들 하는거다 연예인이라고 찐잘이만 욕먹는거 같아서 불쌍하다
└나도 남잔데(여자임)
└찐줌마들 아직도 포기못하네 ㅋㅋㅋㅋ
└공짜캐쉬 15000원 받아가라 http://***
└고도의 찐까
└고도는 니 비만지수가 고도비만이고
└이건 솔직히 어그로임
└티난다 찐까야
-더럽다...진짜 세상에 믿을놈 하나도 없다....
-우리엄마 이 기사보고 몸져누움 ㅅㅂ 치료비 물어내라
-나도 스폰서해줘 선후야 아니 내가 돈 줄게 만나줘
-와 ㅋㅋㅋㅋ 어떻게 ㅋㅋㅋ 진선후가 ㅋㅋㅋㅋ 이럴수가 ㅋㅋㅋㅋㅋㅋㅋ
-도대체 얼마나 예뻐야 진선후가 돈주고 섹스함?
└일단 한녀는 불가능
└불고기 아줌마
└예쁜게 문제가 아니라 여고생이니까
└2살밖에 차이 안난다며
└아줌마도 30년만 젊었으면 진선후가 해줬을텐데...
└2살 차이는 불법 아니냐?
└야갤에 사진 떴던데 솔직히... 그닥?
└너무 예쁜 여자들만 봐서 흔녀가 땡겼나봐 소고기만 먹으면 라면 땡기는 것처럼
-아직 모르니까 좀 더 기다려보자 무죄추종의 원칙 몰라?
└추종은 뭘 추종함?
└이럴때만 무죄추정이래 ㅋㅋ
└한남들한테도 좀 무죄추정 해주라 잘생긴 애들한테만 그러지 말고
-구라지 ㅅㅂ 솔직히 진선후가 뭐가 부족해서 성매매를 하는데?
└연예인들 원래 다 함 몰래몰래 해서 그렇지. 우리 선후는 순진해서 걸렸나봐~~
-세상이 무너진다는게 이런기분이구나
-알파남도 어쩔 수 없는 사먹충....
└사먹는것도 알파남들이나 사먹지 우리같은 도태남들은 사먹지도 못함....무서워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찐줌마멸망의날★☆★☆
-★☆★☆찐줌마멸망의날★☆★☆
-비추수 뭐냐?
-찐줌마들 통한의 비추
-찐들찐들잼 ㅋㅋㅋㅋ
* * *
제목: 진선후 입장 표명 촉구 공동 성명문
진선후 배우 팬 커뮤니티인 진선후 갤러리, 꽃과 당신과 나 갤러리, 남자 연예인 갤러리는 최근 진선후 배우의 미성년자 성매매 스폰서 논란 소식을 접하고 참담한 심정을 금할 길 없어 이와 같은 공동 성명문을 발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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