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은 끝났다.
길고 긴 사정이. 떠내려갈 것만 같았던 사정이.
나는 거친 파도 속에서 유일하게 떠 있는 부표를 붙잡듯이 엄마에게 매달려 살아남았다.
“엄마…….”
내 품 안의 엄마를 더욱 끌어안는다. 내 안에 집어넣겠다는 듯이.
나도 엄마도, 서로의 사랑으로 눅진눅진 녹아버렸다.
“하아아아…….”
엄마도 나처럼 깊은 오르가즘에 빠졌었던 것 같다.
그리고 엄마는 나보다 조금 늦게 돌아왔다.
“선후야…….”
혼이 빠진 듯한 얼굴과 목소리로 나를 부른다.
나의 사랑하는 엄마.
쪽, 가볍게 입을 맞춘다.
“엄마 어땠어? 기분 좋았어?”
“……무서웠어. 이제 돌아오지 못하는 줄 알았어…….”
저런.
나는 엄마를 껴안고서 등을 쓰다듬었다.
그 떨림이 가라앉을 때까지.
엄마가 날 토닥여주었던 것처럼, 나도 엄마를 토닥여주었다.
“……그래도, 기분 좋았어.”
쪽.
엄마가 내 귀에 키스했다.
“행복했어. 선후에게 사랑받는 기분이 들어서. 엄마는 선후를 더 좋아하게 돼버렸어.”
“더 사랑해도 돼 엄마. 많이많이 사랑해도 돼.”
“……응.”
엄마가 내 가슴에 얼굴을 묻는다.
지금 이 순간, 나와 엄마는 세상 어떤 모자보다도 더 사랑했다.
나는 그렇게 장담할 수 있었다.
나와 엄마는 당분간 말없이 여운을 즐겼다.
폴리네시안 섹스는 장시간 연결된 채 시간을 보내기만 하면 되는 단순한 행위지만, 그 여파는 결코 단순하지 않았다.
나도 엄마도 그 한 번의 행위로 꽤 지쳐있었다.
“……좋긴 했지만, 그래도 자주는 못 할 거 같네. 몸에 부담이 너무 커.”
“그래? 많이 힘들었어?”
나도 지치긴 했지만 시간만 허락된다면 틈날 때마다 하고 싶었는데.
그 정도로 기분 좋았다.
“엄마는 이제 늙었잖니. 할머니라고 불릴 정도인걸.”
“엄마. 그런 거 신경 쓰고 있었어?”
조금 시무룩한 엄마의 말에 나는 깜짝 놀랐다.
“기다려 봐. 내가 내일 승희 혼내줄게.”
“됐어. 사실인걸. 그런 말 할 거 없어.”
“뭐가 사실이야? 엄만 내가 아는 여자들 중 가장 매력적인 여자야. 그런 말 하지 마.”
“후훗. 빈말이라도 고마워. 엄만 역시 선후밖에 없어.”
쪽.
빈말이라니.
그렇게 내 마음을 전했는데도 모르는 걸까.
엄마가 엄마라서가 아니라, 남자 대 여자로서 엄마를 이렇게 사랑하는데.
“빈말 아니라니까? 내 눈엔 엄마가 제일 예뻐. 섹스도 제일 기분 좋고.”
“정말이야? 엄만 선후 말이라면 곧이곧대로 믿어버릴 거야.”
그렇게 말하는 엄마는 어디까지나 농담조였다.
“믿어도 돼. 사실이니까.”
쪽, 쪽.
내 맘을 몰라주는 엄마에게 화풀이로 키스한다.
츕, 츄룹. 츗츕.
엄마도 키스를 돌려준다.
내 화는 엄마의 키스에 의해 10초도 안 돼서 가라앉고 말았다.
나란 남자, 쉬운 남자.
“……엄마. 한 번 더 할까?”
내 말에 엄마는 청천벽력이라도 들은 것처럼 반응한다.
“한 번 더? 엄마 힘들어.”
힘들다곤 해도 내가 하자고 하면 엄마는 할 것이다.
그렇다고 힘들다는 엄마를 상대로 억지로 하고 싶진 않았다. 나도 지쳤고.
조금 부족하다 싶을 때 끝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그럼 이대로 넣은 채로 잘까?”
“엄만 좀 씻고 싶은데.”
그 말엔 나도 동의했다.
1시간 이상 들러붙어 있다 보니 엄마도 나도 땀 범벅이었다.
이대로 잠들면 내일 아침엔 땀 냄새가 진동하겠지.
엄마에게 그런 냄새를 풍기고 싶진 않았다.
“그럼 같이 씻어 엄마.”
계속 엄마와 연결된 채였다. 지금 빼기는 왠지 아쉬웠다.
그리고 지금은 내 자지가 마개가 되어 있지만 자지를 빼면 엄마 안에 낸 정액이 주르륵 흘러버릴 것이다. 모처럼 빵빵하게 채워놨는데, 그것도 왠지 아깝게 느껴졌다.
“꽉 잡아, 엄마. 흡!”
“꺅.”
나는 허리와 하체에 힘을 빡 주고, 앉은 자세에서 그대로 일어섰다.
엄마는 내 목에 팔을 감고 내 허리에는 다리를 감으며 내 몸에 매달렸다.
“선후야, 안 무거워?”
“뭘 이 정도쯤이야. 엄마라면 세 명은 들 수 있어.”
솔직히 허벅지가 땅겼다.
아마 매일 섹스로 단련된 코어 근력이 아니었으면 일어서는 것조차 불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좋아하는 여자 앞에선 센 척하고 싶어지는 게 남자의 본성.
나는 후들거리는 다리를 모른 척하며 허세를 부린다.
당당한 걸음걸이로 욕실을 향해 걸었다.
“선후야, 무겁잖아. 내려줘.”
“하나도 안 무겁다니까?”
엄마의 걱정스러운 말에도 고집을 부린다.
결국 나는 엄마를 안은 채 욕실까지 와버렸다.
물론 엉덩이를 받치는 척하면서 슬쩍 주무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엄마. 물 틀게.”
샤워기에서 미지근한 물이 엄마의 뒷머리에 뿌려진다.
“후훗. 이상한 기분이야.”
엄마는 눈을 감고 움츠리면서 내 몸에 더욱 꽉 달라붙었다.
샤워 물이 엄마의 몸을 타고 내 몸으로 흘러내린다.
물에 젖어가는 엄마는 120% 섹시했다.
아름다웠다.
나는 어떨까.
젖은 머리가 비루해 보이지나 않았으면 좋겠는데.
“엄마.”
쪽.
엄마의 뺨에 입을 맞추자 엄마는 고개를 돌려 내 입술에 키스를 돌려준다.
츄, 츄웁.
샤워는 뒷전이었다.
샤워기 물을 맞으며 나와 엄마는 열렬한 키스를 나누었다.
“하아…… 선후야. 엄마…… 못 참겠어…….”
“엄마…….”
엄마의 질이 꿈틀거리며 새로운 정액을 요구했다.
“……해줘…….”
엄마가 말하지 않아도 그럴 생각이었다.
나도 참을 수 없었으니까.
“흣, 읏!♡”
그대로 엄마를 안은 채로 2차전에 들어간 건 말할 것도 없다.
그 후유증으로 다음날 허리가 좀 아팠지만, 후회는 없었다.
찐남매 튜브! - 찐잘남
“찐린이 여러분~ 안녕~! 찐남매 튜브의 진미소!”
“진선후입니다.”
“반갑습니다~ 와~ 짝짝짝.”
“진선후 씨!”
“예.”
“지금 본인이 출연 중인 드라마 ‘꽃과 당신과 나’가 엄청 화제인데요.”
“아 예.”
“최신화 시청률이! 벌써! 25%를 넘겼대요!”
“예. 감사합니다.”
“무려! 올해 공중파 드라마! 시청률 최고기록이랍니다!”
“올해라고 해봐야 며칠 지나지도 않았는데…….”
“진선후 씨! 그 시청률 25% 중에 본인 기여도는 몇 퍼센트라고 보세요?”
“어…… 제 기여도라면, 음, 2% 정도?”
“어허! 또 겸손한 척하시긴! 전엔 ‘내 덕분에 20% 넘었다’고 했으면서!”
“뭔 소리야?! 내가 언제!”
“자, 그래서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볼 건데요.”
“야, 진미소. 빨리 거짓말이라고 말해.”
“진선후 씨! 소감 한 말씀 해주시죠!”
“아, 예,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저희 꽃당나 많이 사랑해주세요.”
“아니, 왜 그렇게 부끄러워하세요? 본인 드라마가 부끄러우세요?!”
“아닙니다. 아무래도 드라마는 처음이다 보니 아직…… 배우로서 행동하는 게 어색해서 그런 거 같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진선후 씨 드라마는 처음이신데요, 드라마뿐만 아니라 연기 자체가 처음이시잖아요. 그런데도 그렇게 연기가 자연스러운 이유는 뭔가요?”
“어, 음…… 다른 인터뷰에서도 이야기했었는데, 제가 어릴 때부터 어머니랑 연기 연습을 했었거든요. 여러 배역을 경험해보고, 연기 후에는 어머니한테 바로바로 피드백도 받고, 그러다 보니까 연기가 는 거 같습니다.”
“말씀대로라면 연기계의 금수저라고 봐도 되겠어요. 당대 최고의 여배우한테 개인과외 받은 거잖아요.”
“예……정말 그런 거 같습니다.”
“그런데 진선후 씨는 혹시 ‘찐잘남’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으세요?”
“찐잘남이요?”
“네. 찐잘남.”
“아니요……처음 듣는데요.”
“정말이세요?”
“네. 신조어인가요? 제가 그런 거엔 좀 약해서.”
“‘찐잘남’이 바로 진선후 씨 본인 별명이세요.”
“예? 제 별명이요? 그런 게 있나요?”
“정확하게는 드라마에 나오는 ‘황진우’ 캐릭터 별명이지만요. 연기하시는 건 진선후 씨니까 본인 별명이나 마찬가지 아니겠어요?”
“아……네…….”
“그래서 진선후 씨, 그 ‘찐잘남’ 뜻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혹시 그 찐이 찐남매 튜브에서 따온 건가요? 찐으로 잘…… 잘생긴 남자?”
“땡! 정답은 ‘찐따 같지만 잘생긴 남자’였습니다!”
“아.”
“별명 어떠세요? 혹시 기분 나쁘진 않으세요?”
“아니요. 좋은 거 같습니다. 왜 그런 별명이 붙었는지 이해도 되고. 무엇보다 별명을 지어줄 만큼 시청자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신다는 뜻이니까.”
“‘찐따 같다’는 말에 불만은 없으신가요?”
“예. 전혀 없습니다. 평소에도 찐따 같다는 소리 자주 들어서.”
“네? 평소에도 들어요? 누구한테요?”
“……저희 누나한테.”
“아!”
“누난 평소에도 툭하면 저한테 찐따 같다, 찌질하다고 그러거든요.”
“그런 말 들으면 화 안 나세요? 남매끼리 막 치고받고 싸우거나.”
“아니요…… 다 사실이라서…….”
“사실인가요? 본인이 찐따 같다는 말에 동의하시는 건가요?”
“……예. 무엇보다도 드라마 속 황진우 캐릭터는 굉장히 멋진 남자인데, 찐따 같은 이미지가 붙은 건 다 제 잘못인 거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뭘요, 그런 거로 죄송할 거까지야. 지금 황진우 캐릭터가 인기인 것도 그 찐따 같은 면 때문인데.”
“에? 정말로요?”
“그렇다니까요. 요즘 여자들 사이에선 이상형이라구요. ‘찐따남’.”
“거짓말하지 마세요. 아무리 제가 찐따라도 그런 말에는 안 속습니다.”
“진짜라니까요? 지금 동생 말을 못 믿겠다는 건가요?”
“당연하죠.”
“자, 그런 진선후 오빠를 위해 준비해봤습니다! ‘여자가 좋아하는 찐따남의 조건’!”
“예? 그런 게 진짜 있어요?”
“자타공인 찐따남인 진선후 씨. 이 조건에 본인이 해당되는지 솔직하게 답변해주세요. 아셨죠?”
“아, 예.”
“그럼 찐따남의 조건 첫 번째. ‘잘생겼다. 하지만 본인은 잘생긴 걸 모른다’.”
“어……이건…….”
“솔직하게 말씀해주세요.”
“지금은 압니다. 잘생긴 거.”
“지금은? 그럼 전에는 몰랐나요?”
“예…… 고등학생 때까진 그런 생각 전혀 안 했습니다.”
“거짓말하지 마세요. 솔직하게 말씀하세욧!”
“아니요, 정말로요. 저한테 잘생겼다고 해주는 사람은 저희 어머니밖에 없었어요. 너도 그런 말 안 했잖아.”
“남매끼리는 원래 그런 말 하는 거 아닙니다. 솔직히 오빠도 나나 언니나 예쁘다고 생각 안 하잖아.”
“어……그거야 뭐……,”
“찐남매끼린 그게 정상입니다. 그래서, 주위에서 잘생겼단 말을 안 해줘서 몰랐다는 건가요? 거울 보면 모르나요?”
“거울…… 보면 ‘나도 의외로 잘생긴 거 아닌가?’ 싶다가도, 주위에선 아무도 그런 말 안 하니까, 아무래도.”
“친구들이나 다른 여자들이 잘생겼다고 말 안 해줬나요?”
“예. 친구가 없어서.”
“…….”
“왜요.”
“……그럼 학교에서 여자애들이 막 잘해주고 그러진 않았나요?”
“예. 저한테 말 걸어주는 여자애 자체가 없었습니다.”
“정말요?”
“예. 괴롭힘이나 안 당하면 다행이죠.”
“그럼 물건 살 때 서비스받은 적은요?”
“제가 쇼핑 자체를 거의 안 합니다. 대부분 인터넷에서 사고요. 아, 선인장 살 때 서비스로 하나 더 받은 적은 있네요.”
“그럼 여행 갈 때 스튜어디스 누나들이 사탕이나 먹을 거 챙겨준다거나, 그런 적도 없나요?”
“태어나서 비행기 한 번도 타본 적 없습니다. 여권 자체가 없습니다.”
“……알겠습니다. 일단 본인은 최근까지 잘생긴 줄 몰랐다는 걸로.”
“그럼 찐따의 조건, 두 번째입니다. ‘친구나 여자친구가 없어서 시간이 널널하다’.”
“시간이 널널하지는 않은데요. 친구나 여자친구는 없긴 하지만.”
“정확하게 말하자면 ‘친구가 없어서 친구나 다른 여자한테 쓸 여유 시간을 온전히 나한테 쓸 수 있다’라고 봐야겠네요.”
“아.”
“어떠세요? 방금도 친구가 없다고 하셨는데. 정말 친구가 없나요?”
“예……없습니다. 몇 번이나 말하게 하지 마세요.”
“알겠습니다. 믿도록 하죠.”
“네가 제일 잘 알잖아. 나 친구 없는 거.”
“사실 오빠가 일 없을 땐 계속 집에만 있긴 해요. 푸하하.”
“여자가 좋아하는 찐따의 조건, 세 번째. ‘힘을 숨기고 있다. 사실은 힘숨찐’.”
“힘숨찐?”
“힘을 숨긴 찐따라는 뜻인데요. 뭔가 자신만의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걸 드러내고 자랑하지 않는다는 뜻이에요.”
“아. 뭔지 알 거 같아요.”
“진선후 씨는 뭔가 숨기고 있는 거 없나요?”
“저요? 저는 별로…….”
“있잖아요. 피아노.”
“피아노가 왜?”
“어떤 곡이든 3번만 들으면 피아노로 칠 수 있는 능력.”
“그걸 능력이라고 봐야 해? 피아니스트는 대부분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오빤 피아니스트가 아니잖아. 여러분, 오해하지 마세요. 이 사람은 정말로 그걸 당연한 거라고 생각해서 이렇게 말하는 거니까. 절대 기만질이 아닙니다.”
“기만질이라니.”
“그리고 오빠, 연기도 있잖아. 오빠 드라마 나오기 전까지는 나도 몰랐어. 오빠가 연기도 하는지.”
“그거야 뭐…… 그전까진 연기자가 되겠다는 생각 자체를 한 적이 없었으니까. 어쩌다 운이 좋아서 써먹을 일이 생기긴 했지만.”
“그리고 오빠, 몸도 좋잖아.”
“몸?”
“그래. 수영장 씬 미리 보기로 잠깐 나온 거, 그거 땜에 얼마나 난리 났는데.”
“어, 정말?”
“오빠, 카메라 향해서 복근 한 번 보여줘 봐.”
“뭐래. 미쳤어?”
“다음 주에 수영장 씬 나오잖아. 시청률 30%, 하기 싫어?”
“윽.”
“보여줘! 보여줘! 보여줘!”
“자. 됐지?”
“꺅!”
“그럼 여자가 좋아하는 찐따남, 그 네 번째 조건입니다. ‘안 해봤지만 잘한다’.”
“? 뭘 안 해봤는데 잘해?”
“흐흫흫흐.”
“와, 얘 진짜 미쳤나 봐. 너 아이돌 아냐? 엄마! 진미소 좀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