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밀과 화장품은 당장 ‘꽃당나’ 7화부터 광고가 들어간다고 한다.
피아노와 속옷은 아직 조율 중이라고.
물론 그 전에 TV나 인터넷 다른 곳에서 뜨는 광고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으음. 내가 정말로 광고에 나오다니.
이미 각 기업 유튜브 채널에는 올라와 있지만, 아직도 실감이 안 났다.
드라마도 그렇지만 광고도 잘 돼야 할 텐데.
큰돈을 받고 광고 모델을 맡은 만큼 책임감도 컸다.
‘광고 효과는 전혀 없었습니다’라는 결과만은 듣고 싶지 않았다.
부디 모든 광고가 대박 나기를.
나는 남몰래 기도했다.
누나와 ○○참기 내기
인간은 음식물을 통해 에너지를 섭취한다.
그리고 우리가 먹은 음식물의 남은 찌꺼기는 직장에 모여있다가 항문으로 배출된다.
그러한 활동을 배변이라고 한다.
배변은 신성한 행위이다.
인간의 생명 유지 활동에 있어 빠져서는 안 될 중요한 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배변 활동에 문제가 생기는 변비나 설사는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가 되기도 한다.
건강한 배변 활동은 몸에도 좋고 정신 건강에도 좋다.
변을 오랜만에 볼 때, 혹은 오래 참았다가 볼 때, 우리가 쾌감과도 비슷한 감각을 느끼는 것도 이 때문이다.
변을 볼 때 불쾌하다면 사람은 변을 보기 싫어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성행위가 기분 좋은 이유와도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인류는 종을 유지하기 위해 성행위가 기분 좋게 느껴지도록 진화했다고 한다.
섹스가 고통뿐이라면 누가 기를 쓰고 섹스하고 새끼를 까려 하겠는가?
즉, 배변은 섹스다.
증명 종료.
“……야, 진선후. 슬슬 힘들어 보이는데 포기하는 게 어때?”
내가 이런 같잖은 망상을 하고 있는 이유.
누나와 한 ‘어떤 내기’ 때문이다.
“누나야말로. 팬티에 지리기 전에 화장실에 가는 게 좋을걸?”
“후, 절대 싫어. 죽어도 싫어, 차라리 이대로 싸고 널 죽이는 게…… 윽……!”
누나는 말하다 신호가 왔는지 입술을 꽉 깨문다.
관자놀이를 타고 땀 한 방울이 미끄러져 내려오고 있었다.
“후우…….”
누나도 힘들어 보였지만, 사실 나도 내심 멀쩡하진 않았다.
우리 둘 다 관장약을 두 개씩이나 항문으로 주입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내 뱃속에선 전투가 한창이었다.
밀려 내려오는 중공군.
그리고 이를 막기 위한 낙동강 방어선이 펼쳐져 있었다.
이곳이 최후의 보루다.
이 선을 넘기면 끝장이다. 적화통일 당하고 만다.
나는 침대 한쪽에 보이는 무시무시한 검은색 성인용품 보며 순국을 결의했다.
* * *
내가 뱃속에 몰아치는 폭풍에 몸부림치기 약 30분 전.
누나와 함께 거실에서 ‘꽃당나’ 3화와 4화를 본 후, 나는 지나가는 투로 누나에게 제안했다.
“누나. 우리 그거 해볼까?”
“그거 뭐?”
분위기는 좋았다.
지금이라면 가능하다. 아니,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애널 말이야.”
이전에 누나와 애널 섹스에 대해 이야기한 후 나는 나름대로 공부했다.
이론은 마스터했다. 남은 건 실전뿐.
문제는 누나가 받아들일까 하는 것이었다.
“그래. 좋아.”
누나는 제안한 내가 깜짝 놀랄 만큼 순순히 승낙했다.
애초에 애널은 누나가 꺼낸 이야기이고 도구도 누나가 주문했을 정도다.
처음부터 누나는 거기에 관심이 있었다고 봐야겠지.
“대신 조건이 있어.”
“조건?”
“따라와.”
누나가 순순히 받아들이는 것부터 이상하긴 했다.
나도 엉덩이를 털리는 공포를 안다. 그러니까 어지간한 조건은 받아들일 생각이었다.
하지만, 누나가 내민 조건은 어지간한 게 아니었다.
“뭐, 뭐, 뭐……야, 그게?”
누나 방으로 따라 들어간 나는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
누나는 음흉하게 웃으며 벨트 형태의 그것을 사타구니에 착용했다.
그러자 누나의 다리 사이에 여자에게는 있어선 안 될 흉측한 그것이 생겨났다.
“뭔지 몰라?”
뭔지 알기는 안다.
스트랩온 딜도. 혹은 페니스 밴드라 불리는 그것.
여성끼리 섹스할 때, 혹은 여성이 남성에게 박을 때 쓰는 물건이다.
하지만, 흉악했다. 흉악해도 너무 흉악했다.
그 칠흑의 모형은 자지라고 하기엔 너무 컸다.
엄청나게 크고, 두껍고, 조잡했다.
그건 그야말로 철괴였다.
“누, 나…… 그걸로 뭘 어쩔 셈이야?”
“어쩌긴? 너한테 박겠다는 거지.”
누나는 장난스럽게 인공 자지를 튕기며 대답했다.
나는 마치 목에 흉기를 갖다 댄 것 같은 공포심에 떨어야 했다.
“……아니. 안 할래.”
“뭐? 네가 하자며.”
“박는다고 했지 박히겠다곤 한 적 없어.”
“사이좋게 한 번씩 박으면 되지.”
“되긴 뭐가 돼?!”
콩 한 쪽을 나눠 먹는 것도 아니고, 뭘 사이좋게 나눠 박는단 말인가?
애초에 크기가 말이 안 되잖아.
굵기는 거의 손목 굵기에 길이도 30cm는 돼 보였다.
처음부터 저런 걸 넣으려 하다니.
평생 항문질환에 고생하는 미래가 보이는 듯했다.
누나는 자기가 처음부터 내 자지를 넣었다고 남자도 그 정도는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아무튼 안 해. 애널 이야긴 없었던 거로 해.”
애널 섹스에 관심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나는 현재 내 성생활에도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 굳이 청년막을 바치면서까지 애널로 하고 싶을 만큼 구애받고 있는 건 아니다.
그러니까 나는 단호히 거절하고 나가려 했다.
“정말 괜찮겠어? 그럼 나도 다른 사람한테 부탁한다?”
“윽…….”
시험하는 듯한 누나의 말에 나는 발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누나의 자유로운 성생활에 참견할 권리는 나에게 없다.
나도 마음껏 하고 다니고 있으니까.
하지만 싫었다.
누나가 다른 남자와…… 그런 건 생각조차 하기 싫다.
그런 내 심리를 알고 누나가 미끼를 던진 거겠지만, 나는 알면서도 그 미끼를 물어버릴 수밖에 없었다.
“……누나. 그럼 이렇게 하자.”
──그렇게 해서 나와 누나는 이 어처구니없는 내기를 하게 되었다.
내기의 내용이란, 서로의 항문에 관장약을 주입하고 누가 더 오래 참나 하는 것.
더 오래 참는 사람이 승리, 참지 못하고 먼저 화장실에 가는 사람이 패배다.
이긴 사람이 진 사람에게 박는 데스 게임이었다.
“이런 거로 정말 관장이 된다고?”
“되니까 팔겠지?”
누나의 성인용품 박스에서 관장약을 꺼냈다.
작은 종이상자에 낱개로 포장되어있는 관장약은 겨우 30mL밖에 되지 않는 작은 사이즈였다.
누나도 나도 관장은 처음이다.
이렇게 작은 거로 정말 효과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이상한 짓 하기만 해.”
“알았다니까.”
처음엔 각자 본인 엉덩이에 직접 넣으려 했다.
그러다 내가 조작할 가능성이 있다는 누나의 주장에 따라 관장약은 서로가 서로에게 넣어주기로 했다.
서로 관장약을 넣어주는 시점에서 이미 이상한 짓이라고 생각하는데.
누나 기준에서 이상한 짓이란 건 뭘까? 설마 내가 관장도 하기 전에 넣기라도 할까 봐?
“으…….”
누나가 팬티를 내리고 엎드려 엉덩이를 내민다.
서로 알몸을 보여주는 것 정도는 익숙해졌지만, 항문에 무언가를 주입한다는 낯선 상황이 괜히 수치심을 불러오고 있었다.
부끄러워하는 누나의 모습이란 쉽게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나는 관장약을 뜯는 척하며 그런 누나를 차분히 감상해주었다.
먹음직스럽게 살이 오른 엉덩이와 그사이에 핀 진한 분홍색의 국화꽃, 그리고 그 아래 팬티에 숨어 빼꼼히 고개를 내민 보지의 중심선까지도.
“뭐해! 빨리해!”
누나가 말할 때마다 항문이 실룩거린다.
마치 엉덩이 구멍이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
“응. 누나, 엉덩이에 힘 빼.”
“으…….”
더 시간 끌다간 맞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 나는 바로 관장약을 주입했다.
캡을 열고 꼭지 부분을 항문에 끼운 뒤 내용물을 짜내기만 하면 끝.
“어때? 느낌 있어?”
“제대로 넣은 거 맞아? 잘 모르겠는데?”
다음은 내 차례였다.
누나와 똑같이 엉덩이를 내밀고 엎드렸다.
“흐흐. 귀여운 X구멍이네. 이따가 이 누나가 엉망진창으로 쑤셔줄 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누나가 검지로 내 항문을 쓰다듬으며 징그럽게 말했다.
조금 오싹한다.
귀여운 X구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절대로 지면 안 돼.
“누나. 이상한 소리 하지 말고 빨리해.”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나는 좀 더 천천히 해도 상관없었다.
시간을 끌수록 내가 유리하니까.
“자, 그럼 넣는다. 힘 빼.”
누나는 주사라도 놓듯이 괜히 엉덩이를 찰싹찰싹 치면서 내 엉덩이에 관장액을 넣었다.
“넌 어때? 느낌이 와?”
“아니. 아무렇지도 않은데?”
“그치?”
누나 말처럼 별다른 느낌이 들진 않았다.
“야, 그러지 말고 하나씩 더 넣자.”
“흠…….”
누나도 나도 건강한 체질이라 약이 잘 안 듣는 건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한 나는 누나의 추가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 선택을 후회하는 데는 3분도 걸리지 않았다.
“윽!”
단 3분도 지나지 않아 내 뱃속에선 지진과 화산폭발과 토네이도가 동시에 발생했다.
한 마디로 좆 된 것이다.
“큭!”
그리고 그건 누나도 마찬가지였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여유만만하던 누나가 아랫배를 누르고 웅크렸다.
“누나, 힘들어 보인다?”
“너, 야말로.”
나와 누나는 억지로 만든 웃음을 지었다.
화장실에 먼저 가는 사람이 진다.
그 말은 상대를 먼저 포기하게 만들면 이긴다는 뜻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상대를 포기하게 만들 수 있을까?
아무리 내가 참아봤자 상대보다 먼저 터질 게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면 된다.
한 마디로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연기했다는 말이다.
……그렇게, 5분이 지났다.
“후욱, 후욱,”
누나는 초조한 듯이 심호흡을 한다.
하지만 나는 무표정하게, 최대한 평상심을 유지한 척 연기했다.
“……야, 솔직히 힘들지?”
“아니. 별로. 아깐 신호 좀 왔었는데, 이제 들어간 것 같아.”
거짓말이다.
내 뱃속은 낙동강 방어선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쿠르르릉.
방금 또 한 차례 폭격이 쏟아졌다.
……이젠 정말로 위험할지도 모른다.
“……야. 진선후. 그러지 말고 무승부로 하지 않을래?”
“…….”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아니. 대답하지 못했다.
입을 여는 순간 항문도 같이 열릴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선후야. 누나 봐봐. 응? 누나가 차 사줄게. 벤틀리. 너 벤틀리 갖고 싶다며.”
아니.
벤틀리가 아니라 부가티가 와도 안 된다.
내 항문은 전투기와도 바꿀 수 없다.
“야, 진선후! 너 진짜 이런 식으로 나올래?”
말이 나오는 걸 보면 누나는 아직 여유 있는 것 같다.
나는 다리를 꼬아 가부좌를 틀었다.
그리고 눈을 감고 불교식 좌선을 시작했다.
지금이라면 열반에 들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큭…… 윽…….”
누나의 미묘한 신음 소리가 들린다.
이제는 말도 나오지 않는 것 같았다.
시간은 얼마나 지났을까.
7분? 8분?
아무튼 이제 끝이 얼마 남지 않았다.
조금만. 앞으로 조금만 더……!
“──윽!!”
왔다!
괴로운 소리를 내고서, 누나는 헐레벌떡 일어나 방에 딸린 화장실로 뛰어갔다.
……차마 말할 수 없는 미묘한 향기만을 남기고서.
“훗…… 내 승리야.”
하지만 나도 웃을 수만은 없었다.
누나 방에서부터 거실 화장실까지, 지옥의 행군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큭.”
일어서는 순간 폭발할 것만 같았다.
두 발로 설 수조차 없었던 나는 네발로 화장실까지 기어가야 했다.
하지만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고 했던가.
그 고난의 행군 끝에, 나는 세상에서 가장 황홀한 배변을 경험할 수 있었다.
게다가 이 뒤에는 누나의 포상 타임까지.
그 결실은 무엇보다도 달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