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79화 (179/256)

천하의 황수아가 뭐가 그리 불안한 걸까.

좀 더 자신감을 가져도 될 텐데.

“당연히 좋지. 수아 누난 아프진 않아?”

“응…… 나도…….”

휘유우~

옆에서 느닷없이 휘파람 소리가 들려온다.

말할 것도 없이 지혜 누나였다.

분위기 깨는 데는 선수라니까.

“지혜 씨, 진짜 이럴래?”

수아 누나도 드물게 화난 듯 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보지에 자지가 들어차 있어서 그걸 소화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얼굴이었다.

“팍팍 좀 해요, 팍팍! 기다리는 사람 생각도 해야지!”

“……누나, 이상한 사람은 신경 쓰지 말고 우리끼리 하죠.”

“응…….”

“야! 무시하기냐?!”

신지혜는 안 그래도 막 나가는 사람이다.

술까지 들어갔으니 말해봤자 입만 피곤할 것이다.

나중에 자지로 다물게 할 수밖에 없다.

“후우으으으…….”

부외자는 무시하고, 나는 천천히 허리를 움직였다.

“하아아아…….”

수아 누나는 심호흡과 같은 신음을 흘린다.

자지를 뺄 때는 숨을 마시고, 넣을 땐 숨을 내쉰다.

흠. 속도를 올리면 어떻게 될까?

“하아, 후우, 하아, 후우…….”

기어를 한 단계 올리자 수아 누나의 호흡도 좀 더 빨라진다.

“선후, 야, 하아, 조금만, 천천히, 하앗……!”

수아 누나의 주문대로 속도를 늦춘다.

좀 더 느리게.

그러나 좀 더 무겁게.

“흐으으으응……!”

그렇게 몇 번 왕복하자 수아 누나의 아랫배가 경련하기 시작한다.

“오?”

아랫배에 손바닥을 대자 진동이 느껴졌다.

당연히 자지에도 그 진동이 전해졌다.

가벼운 오르가즘의 징후였다.

“누나, 벌써?”

예상외로 빠른 오르가즘에 지원사격이 늦고 말았다.

알았으면 확실하게 느끼게 해줬을 텐데.

자위 도중 누가 들어오는 바람에 억지로 끊은 듯한, 그런 어중간한 오르가즘이 되고 말았다.

“……묻지, 마…….”

수아 누나는 토라진 것처럼 고개를 돌렸다.

안 그런 척하지만 그 얼굴은 상기되어있었고 호흡도 흐트러져 있었다.

내가 두 손을 잡고 있지 않았다면 얼굴을 가렸을 텐데.

일그러진 얼굴을 나에게 보이고 싶지 않아서 열심히 표정 관리를 하는 게 훤했다.

여자가 숨기는 게 있으면 남자는 보고 싶어지는 게 남자의 본성이다.

다음번에는 표정 관리로 도저히 숨길 수 없을 만큼 큰 오르가즘에 일그러지는 수아 누나의 얼굴이 보고 싶어졌다.

“……손, 놔줘.”

그런 내 속마음이 들켰을까.

아니면 이번엔 참았지만 다음은 못 참을 거란 예감이 들었을지도.

어쨌든 내 대답은 정해져 있었다.

“싫어.”

“아아…….”

자지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번에는 좀 더 크게,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확실하게 녹여버리겠다고 내가 다짐하는 순간.

찰싹.

내 엉덩이를 때리는 손이 있었다.

“아야.”

나는 고개를 돌려 범인을 한껏 째려보았다.

말할 것도 없이 지혜 누나였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선 넘었지.

교미 중에는 개도 안 건드린다는데.

“체인지!”

지혜 누나가 뻔뻔하게 외쳤다.

“……뭐가 체인지예요?”

“수아 선배는 한 번 했잖아? 그럼 이제 내 차례지.”

당당하게 가슴을 펴고 주장했다.

수아 선배는 한 번 절정했으니까 다음은 내 차례라는 건가.

언제부터 그런 룰이 생겼어?

“하아…….”

수아 누나의 한숨에서도 깊은 빡침이 느껴졌다.

“선후야. 체인지해줘.”

의외로 수아 누나는 순순히 양보했다.

“……괜찮겠어요?” 

“괜찮고 뭐고, 이래서는 제대로 하지도 못하잖아?”

허탈하게 웃는 수아 누나.

넣고 흔들고 싸기만 하면 되는 남자와 달리, 여자가 흥분하는 데에는 정신적인 부분이 큰 영향을 끼친다고 들었다. 방금 수아 누나의 그 미묘한 오르가즘도 지혜 누나의 방해가 일조한 거겠지.

그럴 바에야 차례는 밀리더라도 좀 기다렸다 제대로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흠.

수아 누나가 마음이 넓다고 해야 할지, 비굴하다고 해야 할지.

가볍게 양보 당한 입장인 나로선 미묘한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대신에…….”

수아 누나가 내 귓가에 입을 댄다.

‘확실하게 눌러버려. 두 번 다시 까불지 못하도록.’

그리고 나에게만 들리도록 속삭이는 것이었다.

여배우 두 사람과 3차 3 

신지혜는 우수한 배우다.

뛰어난 연기 기술, 감정 표현, 연기를 대하는 태도, 무엇 하나 나무랄 데가 없다.

나도 한 사람의 배우로서 신지혜 배우에게선 많은 걸 보고 배우고 있다.

배우 신지혜에게는 존경심마저 느낄 정도다.

하지만, 인간 신지혜는 어떤가.

예민하고, 조급하고, 주위를 배려하지 않는다. 

철이 없고 미성숙한 인간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그러다 보니 ‘배우 신지혜’로서의 능력은 인정하지만 ‘인간 신지혜’는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런 신지혜도 그렇게 싫지는 않았다.

저 사람보다 몇 배나 심한 사람을 알고 있으니까.

바로 우리 누나다.

이기적, 폭력적, 안하무인.

모든 감점 요인이 우리 누나에 비해 한 수 아래다.

지금은 그 누나도 많이 착해졌지만. 그 질풍노도의 시기를 직접 몸으로 체험한 나로선 지혜 누나 정도는 귀엽게 느껴질 정도였다.

“자, 됐어. 시작해.”

내 자지에 묻은 애액을 깨끗이 닦아낸 후, 지혜 누나는 침대에 바로 누웠다.

이 사람은 부끄러움도 없는 걸까. 

아무렇지도 않게 다리를 벌리고 보지를 노출하고 있었다.

예쁜 가슴, 날씬한 몸매, 깨끗한 보지.

모든 재료가 훌륭하지만, 부끄러움이라는 양념이 빠진 탓에 귀신같이 꼴림도가 떨어졌다.

최고급 식재료로 만든 요리에 간이 안 맞는 듯한 느낌이었다.

“뭐해? 빨리 오라니까.”

으음…… 뭔가 말이지…….

좀 그런데…….

“……야. 너 진짜 죽을래?”

아차.

자지가 죽어버렸다.

“죄송해요. 좀 피곤해서 그런가 봐요.”

“푸훗.”

머리를 긁적이며 말하자 이불을 뒤집어쓰고 구경하고 있던 수아 누나가 코웃음을 날린다.

지혜 누나는 그런 수아 누나를 한 번 째려봤지만, 선배다 보니 대놓고 욕은 하지 못했다.

“치. 할 수 없네. 이번만이야.”

“오오…….”

츕, 츄퓹, 츄풉──

자지가 따뜻한 입안에 감싸인다.

빨기 시작했다. 내 자지를. 지혜 누나가.

자존심 강한 지혜 누나가 이런 서비스를 해줄 줄이야.

수아 누나도 경악한 표정으로 입을 가린 채 보고 있었다.

“츕. 자, 이제 됐지?”

내 자지는 금방 원래 크기와 강도를 되찾았다.

그러자 지혜 누나는 할 일은 마쳤다는 듯 미련 없이 빼버렸다.

“아 누나, 조금만 더요.”

“싫어. 네 건 너무 커서 턱 아파.”

할 수 없네.

나는 지혜 누나의 다리 사이로 기어들어간다.

조금 전까진 화도 났었는데, 자지 한 번 빨아줬다고 그런 앙금 따윈 눈 녹듯이 사라져 버렸다.

아아. 나란 남자가 이렇게 쉬운 남자였다니.

사실 지혜 누나도 나쁜 사람은 아니란 말이지.

남의 눈치를 좀 안 보는 것뿐이지. 좀 심하게.

그것 말고는 능력도 있고 예쁘고 몸매도 좋고. 성격도 밝고.

내가 불평을 말할 처지가 아니다.

“영광인 줄 알아.”

“예예, 영광입니다.”

그 영광스러운 보지에 자지를 밀어 넣는다.

지혜 누나도 거기는 알맞게 젖어있었다.

내 자지도 어려움 없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후으응…….”

역시 수아 누나와는 느낌이 다르다.

수아 누나가 로션 바른 손으로 꽉 잡아주는 느낌이라면, 지혜 누나는 젤리를 가득 채운 입으로 빨아주는 느낌이다.

나도 나름 여러 보지를 맛본 보믈리에로서 이제 그런 차이도 감별할 수 있게 되었다. 

“누나, 남친 있어요?”

지혜 누나의 보지는 왠지 길들여진 느낌이다.

평소에도 제법 사용하고 있는 거겠지.

“후우, 왜? 있으면 뺏으려고?”

“아뇨, 설마.”

수아 누나를 의식해서 한 말이겠지. 나는 얼른 부정했다.

지혜 누나는 매력적인 사람이지만 연애대상으로는 볼 수 없었다.

지금처럼 친한 누나·동생, 좋은 직장 동료로 지내고 싶다. 가끔 이렇게 섹스도 할 수 있으면 더 바랄 게 없고.

“후후, 어때? 나랑 수아 선배, 어느 쪽이 기분 좋아?”

“지혜 씨! 그런 거 묻지 마!”

지혜 누나의 당돌한 물음에 수아 누나가 당황해 끼어 들어왔다.

나는 살짝 수아 누나의 눈치를 봤지만 지혜 누나는 그쪽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솔직히 평가하자면 수아 누나가 부족할 게 없다.

하지만 그 낮은 자존감 때문인지 심리적으로 위축된 모습을 보인다.

“누나 먼저 말해줘요. 지금 사귀는 남자랑 저랑 어느 쪽이 좋은지.”

지혜 누나와 수아 누나, 어느 한쪽이 좋다고 하면 다른 한쪽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어떻게든 얼버무리기 위해 되물었지만, 묻고 나서 뒤늦게 선택지를 잘못 골랐다는 걸 깨달았다.

“훗. 내가 말하면 너도 대답할 거지? 으응…….”

어차피 이 자리에 지혜 누나의 남친은 없다. 나는 누군지도 모른다.

지혜 누나는 대답하기 어렵지 않겠지만, 누나가 대답하면 나도 대답할 의무가 생기고 만다.

“너. 선후 네가 더 크고, 후우…… 더 능숙해. 네가 더 좋아.”

역시 지혜 누나다.

섹스의 베테랑인 만큼 어떻게 답해야 남자가 기뻐할지 잘 알고 있었다.

그게 빈말인지 진심인지는 모른다.

어쨌든 지혜 누나는 답했고, 다음은 내가 대답할 차례였다.

“너도 말해. 나야, 수아 선배야? ‘둘 다’는 안 되는 거 알지?”

“후우.”

나는 잠깐 고민하는 척, 수아 누나를 미안한 눈으로 한 번 쳐다보고, 지혜 누나의 귓가에 속삭였다.

‘수아 선배요.’

“풋.”

수아 누나의 눈치를 보고, 수아 누나의 귀에 안 들리게 속삭이면서, 굳이 수아 누나라고 할 줄은 몰랐겠지.

지혜 누나는 끅끅거리며 웃는다.

웃을 때마다 보지가 조여서 기분이 좋았다.

“수아 누나한텐 비밀이에요.”

“글쎄, 수아 선배한테도 말해주고 싶은데?”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는 수아 누나는 울상이었다.

내 태도나 지혜 누나의 반응을 보고 엉뚱한 상상을 하는 게 틀림없었다.

“너 좀 친다? 다시 봤어.”

“영광입니다.”

잡담 타임은 끝났다.

나는 본격적으로 허리에 힘을 준다.

“훗, 후읏.”

지혜 누나는 여유 있는 표정에서 금방 심각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야, 너…… 흣……!”

지혜 누나와는 이번이 세 번째 섹스다.

그중 한 번은 싸지도 못하고 도중에 그만뒀어야 했지만, 지혜 누나의 약점을 찾는 데는 그 정도로도 충분했다.

“누나, 여기가 약하죠?”

질의 입구와 자궁 입구의 중간지점, 거기서도 바닥 부분.

이상하게 애매한 장소에 스팟이 있었다.

“혹시 누나 남친이 여기까지밖에 안 들어갔나요?”

지혜 누나의 몸에서 반응이 좋은 부분은 질 입구에서부터 여기 중간 부분까지였다.

내 부족한 상상력으로는 평소에 관계하는 남친의 물건이 여기까지밖에 닿지 않아서 입구 부근만 길이 든 거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흣, 너, 매너, 위반이야……!”

지혜 누나가 애써 담담한 태도로 내 옆구리를 꼬집는다.

별로 아프진 않지만 자국이 남을지도 모르겠다.

“뭐 어때요, 궁금하잖아요.”

“후우, 하아…….”

나는 귀두의 갈고리로 지혜 누나의 약점을 집요하게 긁으며 대답을 재촉했다.

매너 위반은 지혜 누나가 먼저 했으니까 이 정도는 괜찮을 거다.

“그래, 내 남친이, 읏, 그거밖에 안 돼서, 흣, 그랬다. 됐냐?”

내뱉는 듯한 말에 나는 오히려 기분이 좋아졌다.

나는 칭찬하듯이 지혜 누나의 뺨을 쓰다듬으며 한층 기세를 올렸다.

요란하게 부딪히는 살과 살, 점점 소리를 참을 수 없게 되어 목소릴 높여가는 지혜 누나.

“하아, 아아, 아아!”

지혜 누나의 오르가즘이 가깝다.

수아 누나도 그랬지만 지혜 누나도 빠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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