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73화 (173/256)

이것도 진이의 ‘시정마 효과’일까.

세아 씨의 가슴은 미소보단 훨씬 작지만, 진이 걸 보다 보니 이것도 크게 느껴졌다.

손에 잡힐 가슴이 있다는 건 얼마나 축복받은 일인지.

진이한테도 조금만 상냥하게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아 씨 가슴은 정말 예뻐요.”

햇빛에 한 번도 노출되지 않은 듯한 우윳빛 피부.

벚꽃잎 색 유두와 한 손에 꽉 잡힐 듯한 B컵의 유방에는 탄력이 넘친다.

“……고마워요.”

수줍은 입술에 다시 입을 맞추며 두 손으로 가슴을 잡는다.

역시 가슴은 좋구나.

진이와 했을 때 느꼈던 아쉬움을 지우기 위해 더 열심히 주무른다.

“하아아, 아아아…….”

오. 슬슬 반응이 오는데.

질 내 근육이 긴장하면서 질 내부 온도도 약간 오른 것처럼 느껴진다.

나는 유두를 괴롭히면서 피스톤질의 속도를 조금만 더 올린다.

“세아 씨. 사랑합니다.”

“하아, 하아아…….”

세아 씨의 이성이 둥실둥실 떠오른다.

지금이 공격할 때였다.

“세아 씨는요?”

“아아, 저도, 저도 사랑해요, 선후 씨, 아아아……!”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동시에 절정에 달한다.

그 순간의 기억은 그녀의 영혼에 새겨진다.

“선후 씨,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아아앗──!!”

마치 로켓이 쏘아지듯.

한세아의 이성은 단숨에 하늘 높이 솟구친다.

이제 그녀는 절정에 달할 때마다 나에게 사랑한다고 말했던 기억이 떠오를 것이다.

누군가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때마다 내 품에서 절정에 달하던 기억이 떠오를 것이다.

내가 지금도 어릴 적 트라우마에 괴로워하는 것처럼, 그녀도 앞으로 나와의 기억에 괴로워하겠지.

“저도 사랑합니다, 세아 씨.”

여기서 씨까지 뿌리면 더 좋겠지만, 사정을 하기에는 아직 부족했다.

대신 손자국이 생길 정도로 가슴을 강하게 쥔다.

“흐읏!!”

이 아픔도 오르가즘에 묻혀 사라지겠지.

기왕이니 가슴에 키스 마크도 남겨줄까.

쪼옥.

오른쪽 유두 바로 윗부분을 입술로 강하게 흡입한다.

여기라면 완전히 벗기지만 않으면 들키지 않겠지.

만약 그 사장한테 들키더라도 자업자득이고. 난 모르는 일이다.

“아아아아…….”

나는 천천히 허리를 놀리며 세아 씨의 오르가즘을 길게 길게 끌고 간다.

아마 이번이 한세아의 인생에서 경험한 가장 깊고 오래가는 오르가즘이겠지.

그런 경험을 내가 선물해줬다는 데에 소소한 성취감을 느낀다.

그러니까 기념으로 키스 마크 하나 정도는 괜찮잖아?

나는 자국을 얼버무리듯이 엄지로 키스 마크가 남은 부위를 문질렀다.

그러고 있던 내 등에 누군가 안겨들었다.

미소인가 하고 생각했지만, 항상 느끼던 뭉클함이 없었다.

등에 느껴지는 건 딱딱한 갈비뼈의 감촉뿐.

나는 조금 실망하며 뒤를 돌아보았다.

진이가 해롱거리는 얼굴로 내 등에 매달려 있었다.

“……또 너야?”

내 목소리에 담긴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선후 오빠♡ 이제 저랑 해요♡”

“넌 아까 했잖아. 이제 미소 차례야.”

“아앙~ 미소랑은 저희 가고 나서 하면 되잖아요♡”

그건 그렇지만, 해도 세아 씨랑 하지 진이랑 할 이유가 없다.

“네? 오빠……?”

진이가 손가락으로 내 뒤를 간질인다.

그 손가락은 내 어깨에서 등으로, 등에서 엉덩이로, 그리고 엉덩이에서…….

“……잠깐! 타임!”

느껴져서는 안 되는 장소에서 느껴진 감촉에 기겁했다.

진이가 내 뒤쪽 구멍을 손가락으로 문지른 것이었다.

“응응?”

아차.

순간 당황해서 자연스럽게 넘기질 못했다.

내가 반응하는 걸 본 진이는 음흉하게 웃었다.

“선후 오빠♡ 제가 여기 해줄 테니까…… 네?”

“안 돼! 하지 마, 아─?!”

──국화꽃에 나비가 날아와 앉는다.

나비는 작은 두 손으로 꿀을 찾아 꽃잎을 벌린다.

꽃잎 사이로 드러난 꿀의 샘.

나비는 기다란 혀를 내밀었다.

꿀을 빠는 나비처럼, 진이는 내 국화꽃을 핥기 시작했다.

핥짝핥짝, 핥짝핥짝핥짝.

아아.

안 된다. 몸에 힘이 빠진다.

저항할 의지도 사고도 빼앗겼다.

항문을 핥는데 어째서 몸의 반대쪽에 있는 뇌가 저린 걸까.

약점을 공격당하는 여자들은 다들 이런 느낌인 걸까.

“오……옥……옷…….”

내 입에서 의도하지 않은 헛소리가 나온다.

입을 다물려고 해도 저절로 벌어진 채 다물어지지 않는다.

뒤쪽 구멍을 핥는 행위는 이전에 미소에게 당한 적이 있다.

하지만 그때와는 느낌이 달랐다.

숙련된 조교의 시범이라고 해야 할까.

멋모르고 핥기만 하던 미소와 달리, 진이는 확실히 남자가 어디로 느끼는지를 알고 있었다.

“……선후 씨……?”

어느새 오르가즘에서 벗어난 세아 씨는 의아한 얼굴로 나를 올려다본다.

지금 내 표정은 어떨까.

……상상하고 싶지 않다.

이, 이런 나를 보지 말아줘……!

“쿡.”

나를 보던 세아 씨가 가볍게 웃었다.

그 작은 웃음이 어떤 욕설보다 날카롭게 내 가슴을 도려냈다.

“선후 씨도 그런 얼굴 하시네요.”

가느다란 손가락이 내 뺨을 쓰다듬는다.

아아…….

그만…… 제발 그만해…….

날 내버려 둬……!

“귀여우셔라.”

…….

차라리 죽여라.

──그런 내 마음속 외침은 전해지지 않고.

세아 씨는 양손으로 내 얼굴을 감싸더니,

“응, 츕.”

고개를 들어 입을 맞추었다.

사랑스러운 키스였다.

놀린다든가 비웃는다든가, 그런 감정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사랑스러움으로 가득한 키스였다.

아아. 이게 무슨 일인지.

약해졌을 때 상냥하게 대하지 말아줘…….

“우음, 쯉, 쯉, 츄룹.”

세아 씨가 정성스레 내 혀를 빨며 허리를 들썩인다.

미묘하게 움직이는 골반.

내 자지는 세아 씨의 질 안에서 느긋하게 애무 당했다.

뇌가 저린다.

아무것도 생각할 수가 없다.

위로 아래로 뒤로.

나는 온몸으로 섹스했다.

“───느앗!!?”

들어온다.

손가락이.

어디로 들어오는지는 말할 수 없다.

내 존엄을 위해서.

……아찔했다.

그건 기절할 때의 느낌과도 비슷했다.

순간 뇌에 쇼트가 난 것 같았다.

“아하아아아아…….”

이게 정녕 내 입에서 나오는 목소리란 말인가.

나는 언제 계집애가 돼버렸단 말인가.

뷰루루룻──

사정을 하는지 오줌을 싸는지조차 헷갈릴 정도의 기세로, 나는 세아 씨의 안에 사정했다.

단언컨대 내 인생에서 가장 많은 양을 사정한 순간이었다.

크리스마스 특별편 – 스프링 산타 걸스 5 

사람은 피를 얼마나 흘리면 죽는가?

보통 전체 혈액량의 25%를 넘어가면 위험해지고 40%를 넘기면 죽는다.

그렇다면 정액은 어떨까?

사람의 몸에서 만들어지는 액체란 점에서 혈액과 정액은 같은 과 아닐까?

그럼 정액도 한 번에 많은 양을 잃으면 죽을 수도 있지 않을까?

나는 깜빡깜빡하는 의식 속에서 그런 의문을 떠올리고 있었다.

-츄루룹, 츄룹, 츄루룹…….

따뜻하다.

익숙한 소리가 들린다.

뭐, 어차피 자지 빠는 소리겠지.

나란 인간은 결국 자지가 본체니까.

자지가 없으면 아무 가치도 없는, 인생 자체가 가짜인 껍데기 같은 인간이니까.

모두가 내 자지만 좋아하고 나에겐 관심을 주지 않아.

그래. 어차피 내 본체는 자지라고.

그렇게 홀로 비관에 잠겨있을 때

내 머리를 쓰다듬는 손이 있었다.

상냥하고 따뜻한 손길.

익숙한 그리움을 느꼈다.

‘……엄마?’

나에게 아무런 가치가 없을 때, 무상의 사랑을 준 엄마.

그래. 나에겐 엄마뿐이었어.

힘겹게 눈꺼풀을 든다.

상냥한 눈길로 나를 내려다보는 엄마와 눈이 마주친다.

……아니. 엄마가 아니었다.

“선후 씨. 일어났어요?”

“……세아 씨.”

한세아였다.

어쩐지 나는 세아 씨의 무릎에 누워 머리를 쓰다듬어지고 있었다.

뭐야. 엄마가 아니라 세아 씨였어?

그럼 내 자지는 누가……?

“선후 오빠, 일어났네?”

그건 나한테 하는 말이 아니었다.

진이는 내 자지를 향해 말하고 있었다.

“……진아.”

너 때문이었구나.

자지가 본체라든가 하는 이상한 생각이 왜 들었나 했더니.

일어났다는 것도 자지가 섰다는 얘기겠지. 

진아. 그건 선후 오빠가 아니야.

선후 오빠는 이 위에 있다고.

“……에휴.”

하긴. 내가 너한테 뭘 기대하겠니.

나는 한숨을 푹 쉬었다.

“세아 씨. 제가 얼마나 잠들어 있었죠?”

“5분도 안 지났어요. 혹시 모르니까 좀 더 누워 계세요.”

오래 기절한 건 아니라 다행이었다.

복상사하는 줄 알았네. 요즘 너무 무리했나 보다. 

“……그런데 세아 씨는 왜 제 머릴 쓰다듬고 계세요?”

“후훗. 싫으셨어요?”

“아니요, 싫은 건 아닌데.”

왠지 어린애 취급받는 것 같아서 부끄럽단 말이지.

세아 씨는 상냥하게 웃으며 계속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마치 고양이라도 무릎 위에 올려놓고 쓰다듬고 있는 듯한 분위기였다.

하. 모르겠다.

몸이 나른하다. 

좀 쉬어야겠다.

──하지만 그 전에.

살짝 고개를 옆으로 돌린다.

산타 치마와 매끈한 허벅지가 보였다.

그리고 그 안쪽에는 한세아의 거기가──

……응? 이게 무슨 냄새지?

왠지 그 안쪽에서 이상한 냄새가?

킁킁.

“아!”

내가 코를 벌름거리자 세아 씨가 황급히 산타 치마를 눌렀다.

아아, 조개가 껍데기 안으로 숨어버렸다. 

아쉬워라.

“죄, 죄송해요, ……냄새났어요?”

새빨개져서 사과하는 세아 씨.

그제야 냄새의 정체를 깨달았다.

이건 내 정액 냄새였구나.

“아니요. 제 건데요 뭘.”

정신을 잃기 직전 나는 세아 씨의 안에 대량으로 사정했다.

좋은 냄새라고는 입이 비뚤어져도 말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세아 씨를 탓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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