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69화 (169/256)

몇 번이나 누나와 몸을 겹쳐왔기에 알 수 있다.

누나도 분명히 기대하고 있다는 걸.

“소영 씨. 벗기겠습니다.”

누나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얌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설마하니 누나가 이런 플레이를 좋아할 줄이야.

마치 다른 사람 같았다.

누나의 레깅스를 팬티와 함께 단번에 내렸다.

살짝 눈에 들어온 팬티는 색이 변해 보일 정도로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네, 네가 계속 이상하게 만져대니까…….”

내가 거기에 눈치챈 걸 알고 누나는 변명 아닌 변명을 했다.

왠지 그 상황이 재밌어서, 나는 웃음을 참느라 애를 써야 했다.

“크흠. 소영 씨. 저한테 흥분해주셨군요.” 

나는 여전히 재수 없는 황진우의 말투를 연기했다.

원래대로 돌아오면 왠지 누나한테 얻어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괜찮습니다. 저도 소영 씨 덕분에 이렇게 됐으니까요.”

누나의 손을 잡아 내 자지를 만지게 한다.

당연하지만 내 자지는 풀발기 상태다.

누나는 멍한 얼굴로 발기한 내 자지를 쓰다듬었다.

술이라도 취한 듯한 모습이다.

나는 누나가 자지를 더듬는 동안 웃통도 벗어 던졌다.

이제 누나도 나도 공평하게 알몸이 됐다.

“넣겠습니다, 소영 씨.”

애무는 굳이 더 할 필요가 없었다.

마사지 핑계로 1시간 가까이 주물러댔으니까.

나는 즉시 누나의 구멍 위치에 자지를 갖다 댔다.

누나와는 벌써 셀 수도 없이 몸을 합쳤으니 이제는 눈 감고도 넣을 자신이 있었다.

“아아…….”

단단히 잠긴 문을 열고 들어간다.

오랜만에 맛보는 누나의 보지는 변함없이 빡빡했다.

하지만 왠지 평소보다 물기가 많은 것처럼 느껴지는데.

이건 마사지 탓일까, 아니면 이미지 플레이 탓일까.

“하읏!”

누나와 나의 하체가 완전히 밀착한다.

자지가 끝까지 다 들어간 것이다.

오오. 뜨거워.

오랜만에 만난 내 자지를 누나 보지는 열렬히 환영했다.

“사랑합니다, 소영 씨.”

“하아아…….”

귓가에 달콤하게 속삭이자 질이 콱 조였다.

누나한테도 이런 소녀 같은 면이 있었구나.

평소엔 이런 짓 하지 말라더니, 그렇게 황진우가 좋아?

“누나, 오늘따라 왜 이렇게 귀여워?”

“아.”

마법이 풀렸다.

“야. 산통 깰래?”

누나가 나를 원망스러운 듯이 째려본다.

나는 웃었다.

“미안. 누나가 다른 남자 좋아한다고 생각하니까 괜히 화나서.”

“……뭐가 다른 남자야? 너잖아?”

누나가 기가 막힌 듯이 묻는다.

그러게, 왜 그럴까. 황진우도 난데.

왜 이렇게 질투가 났을까.

“왠지 황진우한테 누나를 뺏기는 것 같았어.”

“뭐라는 거야, 이 찐따는.”

누나가 어이없어하는 눈으로 나를 본다.

하지만 나도 잘 설명할 수 없다. 그냥 그런 기분이 들었을 뿐이니까.

“나도 몰라. 아무튼 황진우 말고 나랑 해, 누나.”

누나는 피식 웃었다.

바보 같은 동생을 비웃는 거겠지만, 뭐, 화를 내는 것보단 낫겠지.

“대신 너 제대로 해. 내가 만족할 때까지야. 알았어?”

“당연하지!”

누나의 말에 나는 기합을 넣었다.

오늘은 반드시 누나의 어미에 하트표를 붙이게 만들겠어!

“아아아…….”

실컷 애무……마사지한 보람이 있어서, 누나는 순식간에 첫 오르가즘에 달했다.

나도 역시 오래 참은 탓에 금방 싸버렸고, 첫 번째 섹스는 그렇게 싱겁게 끝나고 말았다.

“뭐야. 왜 이렇게 빨라? 너 조루야?”

“누나 보지가 너무 좋아서 그래.”

황진우 연기를 하고 있을 때는 귀여웠는데.

동생으로 돌아오자마자 누나는 독설을 퍼부어댔다.

“하아. 황진우랑 하면 훨씬 더 좋았을 텐데.”

“…….”

뻔한 도발이라는 걸 알면서도 나는 울컥했다.

그래서 2번째부터는 진심으로 누나를 울릴 생각으로 들어갔다.

“아아아핫──!”

……결론부터 말하자면, 누나도 큰소리치는 거에 비하면 별거 없었다.

오랜만이니만큼 2회차 이후로도 누나는 순식간에 절정했다.

조금만 찔러주면 마치 버터처럼 흐물흐물하게 녹아내렸다.

뭐, 그런 것치곤 좀처럼 항복하지 않았지만…… 그건 내가 누나의 성향을 내가 제대로 감안하지 못한 탓이었다.

누나는 거칠게 당하는 걸 좋아한다.

힘들고 괴로워도, 그런 게 오히려 쾌감이 된다.

다른 사람 같으면 그만해달라고 울고불고할 상황에서도, 누나는 오히려 그런 상황을 즐겼다.

사실상 무한동력이었다.

“하아아앙!!♡♡”

결국 그날의 섹스는 누나가 육체의 한계를 맞이해 기절하고 나서야 끝이 났다.

시간은 이미 늦은 새벽이었다.

“하아…… 지쳤다…….”

나도 누나 옆에 쓰러지듯 누웠다.

정말로 죽는 줄 알았다. 누나 체력은 정말 끝이 없구나.

……그래도 뭐, 즐거웠지.

무엇보다 나도 누나도 만족했으니까 된 거 아닐까.

스스로 생각해도 유치하지만, 황진우보다 내가 더 좋다는 말도 누나한테 들었고.

나는 그날 웃으며 잠이 들 수 있었다.

크리스마스 특별편 – 스프링 산타 걸스 

크리스마스.

이날은 말 그대로 예수님의 탄생을 기념하는 날이다.

하지만 요즘 크리스마스는 단순한 종교 행사일이 아니라 연인이 함께 보내는 로맨틱한 기념일 취급을 받는 것 같다.

연인이 있다면 연인과 함께, 연인이 없다면 가족과 함께.

나처럼 가족이 곧 연인인 사람은 아주 효율적으로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있어서 좋다.

그러니까 모두 근친단에 가입하세요!

직업에 따라서는 이날이 단순한 기념일이 아닌 사람도 있다.

크리스마스가 대목인 자영업자는 말할 것도 없고, 팬들에게 사랑을 판다는 점에서는 아이돌 역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겠지.

아이돌 팬은 아이돌을 상대로 유사 연애 감정을 품는다.

그래서 크리스마스 같은 기념일도 챙기고 싶어 한다.

요즘은 좀 시들해지긴 했지만, 나도 모 아이돌의 팬으로서 그런 기분은 잘 알고 있다.

아이돌은 그런 팬들의 요망에 응할 의무가 있다. 아이돌이란 팬의 사랑을 먹고 사는 사람이니까.

그리고 그건 미소도 마찬가지다.

“그러니까 오빠가 좀 도와주면 안 될까……?”

그렇게 불쌍한 표정으로 부탁하지 않아도 도와준다니까.

“당연히 도와줘야지. 뭐 하면 되는데?”

“응…… 실은 크리스마스 특집 방송을 찍어볼까 싶은데──”

미소의 계획은 이랬다.

우선 크리스마스 특집으로 찐남매 튜브에 스프링 멤버 전원을 초대한다.

하지만 그러면 스프링 멤버 4명+나=5명으로 내 방에서 찍기엔 너무 비좁다.

그러니까 소속사 스튜디오를 빌려서 촬영한다.

“소속사에서 허락해줬어? 찐남매 튜브는 개인방송이잖아.”

“응. 노래하는 부분만 스프링 공식 SNS에도 올리는 거로 합의 봤어.”

촬영 내용은 엄마를 초대손님으로 모셨던 때와 별로 다를 게 없다.

간단한 토크 후엔 내 피아노 반주에 맞춰 멤버들이 노래를 부른다.

캐롤이라든가, 크리스마스에 관련된 노래들.

이번 메인은 스프링 멤버들이니 나는 노래 없이 반주만 하면 될 것 같다.

“오빠, 괜찮겠어……?”

미소가 염려하는 건 우선 원정 촬영이라는 점.

지금까진 말 그대로 홈이었는데, 이번엔 어웨이니까.

아무래도 집에서 찍을 때만큼 편하지는 않겠지.

그리고 낯선 사람과 만난다는 부담도 있었다.

스프링 멤버 중 셋은 안면이 있지만, 나머지 한 사람, 에이는 이번이 첫 대면이다.

그리고 멤버가 다 모이면 자연히 주변 사람들과도 마주치게 된다.

매니저라든가, 코디라든가.

“괜찮아. 걱정 안 해도 돼.”

대인기피가 완전히 없어졌다곤 할 수 없지만, 그 정도는 연기로 커버할 수 있다.

누가 봐도 정상인처럼 보일 자신이 있었다.

미소도 내가 드라마도 멀쩡히 찍을 정도로 나아졌다는 걸 알지만, 눈앞에서 쓰러졌던 기억 때문에 아직도 마음에 걸리는 거겠지.

“그래도…… 에이 언니가 좀 까칠해서 걱정이야.”

미소가 제일 걱정하는 건 다름 아닌 에이였다.

아직 내가 아직 만나보지 못한 스프링 멤버인 에이.

새빨갛게 물들인 숏컷 머리에 매서운 눈매, 그리고 거침없는 성격까지,

걸크러쉬적인 매력 덕분인지, 에이는 여자 아이돌인데도 남성 팬보다 여성 팬이 더 많은 드문 케이스였다.

‘스쿨 러브’로 활동하면서도 에이 혼자만 남자 교복을 입고 나올 정도니까 말 다했지.

그 에이의 문제점은 나를 별로 좋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원래 에이는 나에 대해 별 감정이 없었다.

당연하다. 아직 만나보지도 않았으니까. 애초에 누군지도 모를 테고.

미소의 말만 듣고 연애 상담을 해줄 정도였다고 한다.

그랬던 에이가 나를 결정적으로 싫어하게 된 이유.

바로 같은 그룹 멤버인 진이 때문이다.

진이는 아무래도 나와의 섹스를 다른 멤버들 앞에서 과장되게 자랑한 것 같다.

진이와의 섹스는 나에게 건조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대체 거기서 진이가 자랑할 게 뭐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진이의 얘길 듣고 미소의 순애를 응원하던 에이는 화가 난 것 같다.

미소는 여전히 오빠 한줄기인데, 오빠는 이 여자 저 여자 건드리고 다니는 쓰레기라고.

나로선 아닌 밤중에 홍두깨인 이야기였다.

“언니도 오빠 만나보면 오해라는 걸 알 텐데.”

미소가 우울하게 한숨을 쉰다.

오해고 뭐고, 내가 진이와 섹스한 것도 사실이고 쓰레기란 것도 사실이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미소는 어떻게든 에이의 마음을 돌리고 싶어 하는 것 같지만 쉽지 않겠지.

“걱정해줘서 고마워. 그래도 난 괜찮으니까 그런 일로 싸우지 마.”

미소의 머리를 쓱쓱 쓰다듬으며 타이른다.

미소는 에이에게 나와의 만남을 주선하려 했다가 거절당했다고 한다.

뭐, 거기까지라면 그럴 수도 있는 일이지만, 에이는 미소에게 오빠와 헤어지라며 설득까지 했고, 화가 난 미소가 대드는 바람에 에이랑 싸워버렸다고 한다.

“응. 이젠 화해해서 괜찮아. 앞으론 안 싸울게. 오빠한테도 민폐니까.”

“그래그래. 우리 미소 다 컸네.”

머리를 토닥거리자 미소는 칭찬받은 고양이처럼 내 가슴에 이마를 비비며 갸르릉거린다.

그 행동이 귀여워서 꾹 안아주자 발기한 자지가 미소의 배에 눌렸다. 별로 노리고 한 건 아니다.

“오빠, 한 번 더 해?”

미소의 말에 순간 혹했지만, 나는 고개를 저었다.

“피곤한데 쉬어. 내일도 바쁘잖아?”

“응…… 잘 자, 오빠.”

쪽.

미소의 굿나잇 키스를 받고, 미소와 함께 눈을 감는다.

크리스마스 특집 방송이라.

에이랑 만나면 뭐라고 하지? 혼나려나?

나는 에이를 만날 걱정에 잠시 뒤척이다 잠이 들었다.

* * *

그로부터 며칠 뒤.

미소가 말했던 크리스마스 특집 일정이 잡혀, 나는 미소네 소속사인 D.S.엔터테인먼트에 갔다.

우리 소속사도 별로 안 익숙한데, 남의 소속사에 오게 되다니.

혼자서 가는 거라 입구에서 쫓겨나는 건 아닐까 걱정했지만, 다행히도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다. 미소가 미리 말해줬으려나.

“오빠!”

“안녕하세요.”

약속한 스튜디오에 도착하자 다른 멤버들은 모두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미소가 신경 써준 건지 멤버 외에 다른 사람은 없었다.

“죄송합니다. 늦었습니다.”

물론 지각한 건 아니지만 일단 내가 마지막에 왔으니 예의상 사과했다.

이런 건 사회생활의 기본이니까.

“네. 늦으셨네요.”

“……죄송합니다.”

윽.

초장부터 찌르고 들어온 건 안 그래도 걱정하고 있던 에이였다.

역시 내가 싫은 건지 째려보는 눈이 무시무시했다.

“늦은 건 아니지 않아? 아직 10분 전인데.”

“맞어. 우리가 일찍 마쳐서 그런 거지.”

다행히 세아 씨랑 진이가 지원사격을 해줬다.

휴. 이 두 사람과는 친하게 지내둬서 다행이다.

“그래도 이럴 땐 30분은 일찍 나와야죠.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데.”

에이는 여전히 나를 똑바로 보며 쏘아붙였다.

“네…… 죄송합니다.”

이것도 나름 급하게 온다고 온 건데.

조금 억울했지만 나는 변명 대신 고개를 숙였다.

어차피 나랑은 한번 보고 말 사이다. 오늘만 참으면 된다.

하지만 미소와는 앞으로도 매일 얼굴을 맞댈 사이다. 그런 미소를 위해서라도 분위기를 나쁘게 만들 수는 없었다.

“언니, 너무한 거 아냐? 선후 오빠도 바쁜 사람인데. 시간에 맞춰 왔으면 됐잖아.”

하지만 나보다 미소가 먼저 폭발했다.

오빠를 위해 화내 주는 건 고맙지만, 오빠를 위한다면 조금만 참아주지 그랬어.

“그럼 우린 안 바빠? 그리고 이건 너희 개인방송이잖아. 호스트가 게스트를 기다리게 하는 법이 어딨어?”

거기에 에이가 맞받아치면서 분위기가 점점 살벌해졌다.

화해했다더니 왜들 이래.

“죄송합니다. 다음부턴 일찍 오겠습니다.”

“다음은 볼 일 없었으면 좋겠네요.”

“언니!”

나는 불을 끄기 위해 한 번 더 사과했지만 에이의 태도는 바뀌지 않았다.

까칠한 게 컨셉인 줄 알았더니 진짜 성격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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