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내 눈은 정확하군.
가슴 감별사라고 자칭해도 될 것 같다.
“제가 먼저 씻겨드릴게요.”
“……네.”
먼저 몸을 물로 적시고 손에 비누 거품을 낸다.
“앗, 저, 타올은…….”
“요즘 젊은이들은 손으로 하거든요. 피부에도 좋고, 건강에도 좋고.”
“그, 그렇군요.”
승희 어머니는 의아해하면서도 더 이상 묻지는 않았다.
손만큼 좋은 도구는 없다니까.
“아…….”
거품을 낸 손으로 승희 어머니의 몸을 씻는다.
구석구석 꼼꼼하게.
사람의 몸이란 신비해서, 구석진 곳일수록 더러워지기 쉽고, 그런 곳은 또 성감대인 경우가 많다.
“앗……!”
목과 어깨, 등을 씻는다.
“핫, 앗. 앗!”
간지러움을 많이 느끼는 겨드랑이 쪽이나 옆구리도 깨끗하게 씻고.
“응……. 서, 선후 씨.”
“깨끗하게 닦아야죠. 이런 덴 땀 차기 쉬우니까.”
“그건 그렇지만…….”
유난히 가슴 주위를 오랫동안 씻고 있자 승희 어머니도 이상함을 느꼈을 것이다.
음. 좋다.
비누칠한 손으로 만지는 가슴의 느낌이란 또 각별하다.
“읏, 흣…….”
조금 커진 유두도 뽀득뽀득 씻어주고.
뽀득뽀득.
뽀득뽀득.
“으……. 선후 씨.”
흘겨보는 승희 어머니의 눈총을 싱긋 웃어넘긴다.
“그럼, 저도…….”
승희 어머니도 반격에 나섰다.
똑같이 손에 거품을 내 내 몸을 씻긴다.
이런걸 반격이라고 해야 할까? 나는 좋기만 한데.
승희 어머니가 내 어깨와 가슴을 씻기는 사이, 나는 배꼽을 지나 엉덩이를 씻는다.
앞에서 끌어안듯이 엉덩이를 문지른다.
몸이 가까워지며 위로 휘어진 내 자지가 빨판상어마냥 승희 어머니의 배에 붙었다.
“…….”
승희 어머니는 애써 모른 척하며 내 몸을 씻겨나간다.
나와는 달리 승희 어머니의 손은 야한 일보다는 씻는 데에 중점을 둔 느낌이었다.
마치 어머니가 다 큰 아이를 씻겨주는 것처럼.
하지만, 그것도 좋다.
조금 답답하면서 간질간질한 그 느낌이.
목이 마를수록 물맛은 더 좋아지는 법이니까.
“아……! 그, 그쪽은 괜찮아요! 제가 씻을 테니까…….”
엉덩이골에 손을 넣자 승희 어머니가 깜짝 놀란다.
“무슨 말씀이세요? 이런 데는 더 깨끗이 씻어야죠.”
승희 어머니는 이리저리 몸을 비틀지만, 물론 나는 놓아줄 생각이 없다.
뽀득뽀득 깨끗이 씻어주었다.
“아아…….”
승희 어머니도 금방 포기하고 내 손길을 받아들였다.
부끄러운 곳에 손이 닿을 때마다 몸이 움찔움찔 떨렸다.
후후. 다음은 앞쪽이구나.
“앗……!”
사타구니에 손이 들어가자 허벅지가 얼른 닫긴다.
나는 싱글싱글 웃으며 말했다.
“아시죠? 깨끗이 씻어야 하는 거.”
“그, 그래도…….”
허벅지를 닫았어도 이미 들어간 손은 어찌할 수 없다.
나는 안쪽에서 시동을 걸었다.
“아아…….”
보지 바깥쪽을 천천히 문지른다.
여자의 몸에서 가장 예민한 부분인 만큼 강하게는 하지 않는다.
남자와 달리 여자는 세게 한다고 좋은 게 아니니까.
“아!”
클리토리스의 포피를 벗기고 그 안쪽까지 씻는다.
눈으론 보이지 않지만 손끝의 감각으로 느낄 수 있다.
예민한 보지 안에서도 가장 예민한 부분이다.
더욱 신중하게 손가락을 움직인다.
안짱다리를 한 승희 어머니의 다리가 후들후들 떨린다.
넘어지지 않으려고 내 몸을 잡는다.
“승희 어머니도 씻겨주시죠.”
“……네.”
내 말에 승희 어머니는 쫑긋거리는 내 자지를 잡아 문지르기 시작한다.
이전까진 순전히 씻어주기 위한 행위였다면, 지금은 분명한 애무 행위였다.
“하아, 하아…….”
“승희 어머니 안에 들어갈 테니까 깨끗하게 씻어주세요.”
서로의 성기를 느긋하게 애무하며 씻는다.
후……. 좋구나.
“아…… 아…….”
하지만 자극이 부족하다.
내가 열심히 애무하는 만큼, 승희 어머니는 손운동에 집중하지 못한 탓이다.
나는 결국 참지 못했다.
“……승희 어머니. 침대로 가시죠.”
여기서 하는 것도 좋겠지만, 그래도 본편은 침대에서 하고 싶었다.
“아. 하지만 아직…….”
“나머지는 다 끝난 뒤에 씻죠. 어차피 운동하면 또 땀 흘릴 테니까.”
“앗…… 네.”
승희 어머니는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였다.
드라마 홍보용 인터뷰, 두 번째
“안녕하세요, 아나운서 나주리입니다.”
“안녕하세요. ‘꽃과 당신과 나’에서 ‘황진우’ 역을 맡은 진선후입니다.”
“네! 선후 씨, 너무 반가워요.”
“예, 반갑습니다.”
“저희 인터뷰 이번이 두 번째인데요, 지난번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지셨어요.”
“그런가요?”
“네. 지난번엔 처음이라 그런지 되게 긴장하신 게 눈에 보였는데. 지금은 좀 여유 같은 것도 느껴지시고, 더 좋아 보여요.”
“고맙습니다. 나주리 아나운서님은 여전히 예쁘세요.”
“후훗. 고맙습니다.”
“이제 ‘꽃당나’ 방송까지 일주일도 안 남았는데요, 촬영은 잘 되고 있으신가요?”
“예. 많은 스태프분들, 배우분들이 더 좋은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다 같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이 첫 작품이신데, 연기하는 데 어려움은 없으세요?”
“처음엔 낯설기도 했는데, 지금은 많이 적응했습니다. 선배님들이나 감독님께서도 많이 도와주시구요.”
“본인 연기에는 만족하세요?”
“모든 장면이 만족스럽진 않지만 최선의 연기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부족한 부분은 선배 연기자분들께서 지원해주시니까요.”
“이번에 ‘꽃당나’ 티저 영상에서 잠깐 나온 진선후 씨 수영복 모습이 SNS에서 화제가 됐었는데, 알고 계신가요?”
“영상이 나온 건 아는데, 그게 화제가 됐다는 건 몰랐습니다.”
“몸이 너무 좋아서 CG냐 아니냐는 논란도 있었어요.”
“하하.”
“CG 아닌가요?”
“네. CG 아닙니다.”
“그럼 이 자리에서 보여주실 수 있으세요?”
“예? 지금요?”
대본에 없는 요구에 당황하는 나.
촬영 스태프 쪽에서 팔로 X자를 그린다.
아직 방송 전이라 드라마에 관한 인터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니 인터뷰는 배우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많을 거라고 사전에 듣긴 했지만, 맥락도 없이 갑자기 벗는 건 안 되지.
어그로가 과하면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호호. 농담이에요. 혹~시 기대하신 분들께는 죄송합니다.”
아나운서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인터뷰를 이어나갔다.
“그럼 CG가 아니라 선후 씨 본인 몸이라는 건데, 평소에 운동을 많이 하시나 봐요.”
“예. 운동은 시간 날 때마다 하고 있습니다.”
“주로 어떤 운동을 하세요?”
“음, 보통 팔굽혀 펴기, 윗몸 일으키기, 철봉, 스쿼트 같은 맨손 운동을 많이 합니다. 기본적으로 러닝도 많이 하고요.”
요즘은 맨손 운동보다 맨몸 운동을 더 많이 합니다만.
이런 말은 할 수 없지.
“생각보다 하는 운동이 평범하시네요.”
“평범한 운동이라는 건 그만큼 효율이 좋으니까 사람들이 많이 하는 거 아닐까요?”
“그런 운동만 해도 그런 몸을 만들 수 있나요? 혹시 진선후 씨만의 비법이 있다면요?”
“음……. 제가 그쪽 전문가가 아니라 뭐라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운동은 꾸준히 하는 게 제일 중요한 거 같습니다. 식단이나 주위 환경도 중요하고요. 저 같은 경우는 가족들이 모두 식단 관리도 하고 운동도 많이 해서 자연스럽게 그 영향을 받은 거 같습니다.”
“요즘 헬스 하시는 분들 보면 막 ‘3대 얼마 친다’, 이런 표현 많이들 하시던데. 혹시 진선후 씨는 3대 얼마 치시는지?”
“재 보진 않았는데…… 한 300~400 정도 되지 않을까요?”
“혹시 팔굽혀펴기 시범 보여주실 수 있으세요?”
“지금요?”
다시 촬영팀 눈치를 본다.
양팔로 O를 만들고 있었다.
이 정도는 괜찮은 거 같다.
“아. 예. 그 정도야.”
나는 의자에서 일어나서 재킷을 벗었다.
와이셔츠 소매 단추를 풀고 팔꿈치까지 걷어 올렸다.
왠지 그런 나를 아나운서가 눈을 초롱초롱 빛내면서 보고 있었다.
“제가 하는 팔굽혀펴기는 이렇게 팔꿈치를 바깥쪽이 아니라 아래쪽을 향하게 해서 하는데요.”
“아. 이렇게요?”
“네. 그리고 손 위치는 어깨높이보다 조금 아래쪽에, 이렇게 해서 합니다.”
“아~.”
나는 팔굽혀펴기 기본자세로 시범 삼아 세 번 정도 해 보였다.
근데 드라마 인터뷰에서 이런 걸 할 필요가 있나?
헬스 방송도 아니고.
“보통 이렇게 20개씩 5세트 정도 하는데요, 피곤할 때는 숫자를 줄이더라도 매일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한 거 같습니다.”
“그렇군요. 그럼 혹시, 등에 사람 태우고도 할 수 있나요?”
“예? 그건 해본 적이 없어서.”
나주리 아나운서는 원래 거침없는 인터뷰로 이름값을 올린 사람이다.
정치인, 기업가, 연예인을 가리지 않는다.
인터뷰하는 당사자는 곤란해하지만, 뻔한 인터뷰만 하는 게 아니라 시청자들은 좋아한다.
“그럼 제가 한 번 타봐도 될까요?”
……그렇지만, 이런 인터뷰도 의미가 있나?
나는 의문이었지만 촬영팀은 팔로 O를 그리고 있었다.
“아, 네.”
어라라.
뭐지 이건.
아나운서가 자리에서 일어나 내 쪽으로 걸어온다.
엎드려 있으니 하이힐 신은 발목만 보였다.
정말로?
이래도 되는 건가?
미인 아나운서가 내 등에 엉덩이를 얹는다.
허리 쪽에 무게가 걸린다.
……생각보다 무거웠다.
게다가 꼬리뼈가 찔러서 등이 아팠다.
“혹시 무겁나요?”
“아……니요.”
나는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괜찮은 척을 했다.
“정말요? 그럼 발 뗄게요.”
나주리 아나운서가 땅에 대고 있던 발을 뗀다.
한 사람분의 몸무게가 온전히 내 등에 실렸다.
“크흡.”
나는 숨을 삼켰다.
“정말! 오버하지 마세요!”
내가 무거운 척하는 거라고 생각했는지, 나주리 아나운서가 장난스럽게 내 어깨를 찰싹 때렸다.
……제가 오버하는 걸로 보이십니까?
자리 바꿔 볼래요?
이대로 시간이 끌리면 나만 불리해진다.
이 아나운서가 원하는 건 등에 자길 태우고 팔굽혀펴기하는 거지?
나는 이야기가 길어지기 전에 곧바로 팔굽혀펴기를 시작했다.
“흡!”
“오? 와? 오와와?!”
내려갔다 올라올 때마다 아나운서가 이상한 소리를 낸다.
인간 놀이기구가 된 기분이었다.
“흡! 흡!”
하나, 둘, 셋…….
나는 겨우 5개를 채웠다.
생각보다 훨씬 힘들었다.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하나만 더! 하나만 더!”
아나운서는 마치 헬스 트레이너가 하는 것처럼 ‘하나 더’ 콜을 한다.
아니, 이거 졸라 힘들다니까?
하나 더 하란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닌데.
하지만 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였다.
이것도 다 드라마의 성공을 위해서!
“……흡!”
나는 이를 악물고 팔을 굽혔다.
굽히는 데는 성공했지만, 팔이 펴지질 않았다.
힘이 빠진 팔이 부들부들 떨렸다.
머릿속에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오른다.
나는 이대로 무너지는 것인가?
이대로 쓰러지면 어떻게 되지?
나의 실패는 나 혼자만의 실패가 아니다.
나의 실패는 곧 드라마의 실패.
절대 실패할 순 없다.
엄마! 나에게 힘을 줘!
“오오?!”
섰다.
……자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