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40화 (140/256)

설마, 그 안쪽을 내 자지로 씻겨달라는 건가.

내 자지라면 언제든지 준비가 되어있지만, 지혜 누나도 그럴까?

“누나, 혹시 처녀예요?”

“너 지금 나 무시하니?”

지혜 누나는 왠지 화를 냈다.

“걱정돼서 그러죠. 처음이면 찢어질지도 모르니까.”

“잘난 척하긴. 확 그냥.”

“아야.”

자지를 꼬집혔다.

진짜 걱정해서 하는 말인데.

“……뭐, 네 건 좀 크긴 하다만. 나한텐 이 정도가 딱 맞아.”

“정말이에요?”

애 낳은 유부녀들도 힘들어하는 크긴데.

나는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지혜 누나를 보았다.

“흥.”

지혜 누나는 대답 대신 내 자지를 구멍 입구에 맞췄다.

그리고 천천히 골반을 누른다.

“으.”

자신만만했던 태도와는 달리, 역시 쉽게 들어가진 않았다.

조금 각도가 안 맞는 거 같기도 하고.

잘난 척 애쓰는 지혜 누나가 귀엽긴 하지만, 나도 시간을 끌고만 있기에는 인내심이 부족했다.

나는 삽입을 돕기 위해 살짝 허리를 틀어 각도를 맞췄다.

그리고 내 몸에 올라탄 지혜 누나의 허리에 팔을 둘렀다.

그 가느다란 허리를 팔로 누르면서, 그대로 허리를 위로 쳐 올렸다.

“흑?!”

푹, 꽂혔다.

그 충격에 지혜 누나는 눈을 부릅떴다.

들어간 건 절반 정도지만, 우선 가장 굵은 귀두만 들어가면 나머진 쉽다.

“누나, 괜찮아요?”

“그, 래…….” 

내 눈에는 애써 괜찮은 척하는 거로밖에 보이지 않는데.

처녀가 아니라는 말은 정말이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내 크기가 이 누나한테 딱 맞는 것도 아닌 것 같지만.

“아…… 후…….”

천천히 숨을 고르는 지혜 누나.

나는 누나가 내 자지에 적응할 때까지 차분히 기다렸다.

마음 같아선 퍽퍽 꽂아버리고 싶지만, 그랬다간 지혜 누나가 울어버릴지도 모른다.

그건 그것대로 좋겠지만, 다시 안 볼 것도 아니고, 드라마 촬영이 끝날 때까진 매일 얼굴을 맞대야 하는 사이다.

괜한 짓은 하고 싶지 않았다.

욕심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가능하면 지혜 누나와의 관계를 지금 이대로 유지하고 싶었다.

이렇게 스스럼없는 누나-동생 관계라는 건 생각보다 귀하니까.

기분 좋은 거리감.

거기에 가끔 야한 일까지 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었다.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아, 누나, 너무 좋아요! 이러다 금방 쌀 거 같아요!”

선의의 거짓말이라는 게 있다.

거짓말은 나쁜 거지만, 그 거짓말로 손해를 보는 사람이 없고 서로 행복해진다면 괜찮은 거 아닐까 하고,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후……, 그렇게 좋아?”

지혜 누나의 미간은 여전히 찌푸려져 있지만, 조금은 여유를 찾은 모습이었다.

내 선의의 거짓말이 먹힌 것이다.

나는 이래 봬도 연기자고, 약한 척하는 연기에는 특히 도가 텄다.

거물 배우 신지혜에게도 먹힐 정도로.

“네, 누나, 굉장해요. 이렇게 기분 좋은 건 처음이에요.”

나는 황홀한 표정으로 지혜 누나를 올려다본다.

지혜 누나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다.

“후, 당연하지. 그렇다고 너무 빨리 싸진 마. 후우. 나도, 즐겨야, 하니까…….”

“아아…….” 

지혜 누나가 골반을 움직이기 시작한다.

아직 그 정도 여유는 없을 텐데, 누나로서 허세를 부리는 건지, 무리하는 것 같다.

노력이 가상하다.

나는 지혜 누나의 노력에 경의를 표하며 약하게 신음했다.

실제로 기분 좋기도 했고.

“으흥, 으응…….”

앞뒤로 살짝살짝.

내 자지는 지혜 누나의 얕은 곳을 들락거린다.

그런 차분한 행위에도 지혜 누나는 콧소리를 낸다.

내가 느끼는 것 이상으로 지혜 누나도 느끼고 있다는 증거였다.

“어때……? 좋아?”

지혜 누나는 요염하게 웃으며 묻지만, 그 표정에는 여유가 없었다.

겨우 조금 찾았던 여유도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모두 날아가 버린 것 같다.

“네! 누나! 좋아요! 엄청 좋아요!”

나는 호들갑을 떨었다.

지혜 누나에게 힘을 주기 위해서.

“그럼, 좀 더 세게, 해볼까, 으응.”

어어? 너무 무리하시는 거 아닌가요?

내 응원에 힘을 받았는지, 지혜 누나의 허리 움직임이 조금 커졌다.

내가 느끼기엔 큰 차이는 아니지만, 지혜 누나로선 필사의 날갯짓이겠지.

누나의 입이 벌어지고 신음 소리도 눈에 띄게 커졌다.

“하앗, 하앗, 하앗.”

지혜 누나가 허리를 칠 때마다 욕조의 물이 첨벙첨벙 넘친다.

노력하는 지혜 누나를 보고 있으니 절로 웃음이 날 것만 같았다.

하아. 이런 것도 좋구나.

지혜 누나의 허리 움직임에 맞춰 가슴이 함께 출렁거린다.

그 매혹적인 움직임에 참지 못하고 손을 뻗어 조물거린다.

“아아! 누나! 지혜 누나!”

지혜 누나가 맨정신이었다면 내 태도가 어색하다는 걸 알았을 텐데.

하지만 술에 취한 지혜 누나는 내 연기에 완전히 속아 넘어갔다.

내가 거의 사정에 가까워졌다고 생각했는지, 지혜 누나는 더욱 기세를 올렸다.

첨벙첨벙, 큰 소리로 물이 넘친다.

그리고 지혜 누나의 신음도 더욱 커졌다.

“하앗, 아앗! 아아앗!”

나는 아직 멀었지만, 지혜 누나는 이미 리미트를 넘고 있었다.

끓어 오르는 오르가즘을 억지로 눌러 지연시키고 있었다.

“누나! 아앗!”

그런 지혜 누나를 편하게 해주기 위해, 이젠 나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가느다란 허리를 끌어안고서 아래에서 위로 골반을 쳐올렸다.

퍽퍽퍽퍽!

지혜 누나가 혼자 움직일 때와는 차원이 다른 소리가 난다.

욕조 물도 철철 흘러넘쳤다.

“아아아아아──!!”

억지로 누르고 있던 오르가즘이, 폭발했다.

지혜 누나는 눈을 까뒤집고 짐승 같은 소리로 울었다.

여배우의 입에서 나와선 안 되는 그런 소리였다.

“아앗, 아아…….”

욕실 천장을 향해 소리 높여 울었던 지혜 누나의 목소리가 점점 잦아든다.

활처럼 휘었던 상체에 힘이 쑥 빠지더니, 내 가슴 위에 풀썩 쓰러졌다.

“……누나?”

죽은 건 아니죠?

대답이 없다.

죽은 것 같다.

깜짝 놀라 코에 손가락을 대 보자 다행히 숨은 쉬고 있었다.

휴.

장난이 너무 지나쳤을까.

지혜 누나는 정신을 잃었지만, 질의 경련은 계속되고 있었다.

기절한 주인을 대신해 자신의 의무를 다하려 하고 있었다.

책임감 있는 훌륭한 보지였다.

나는 기절한 지혜 누나의 몸을 써서 이 행위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허리를 움직인다.

지금도 부들부들 떨리고 있는 지혜 누나의 보지에 자지를 왕복시킨다.

잠든 사이에 이러는 건 미안하지만, 도중에 자버린 누나가 잘못한 거니까.

나는 그대로 지혜 누나의 안에 사정했다.

“후우. 누나. 진짜 좋았어요.”

사정을 마친 나는 지혜 누나에게서 자지를 뽑아냈다.

기절한 몸이 그 자극에 반사적으로 움찔 떨렸다.

그리고 나는 손가락을 넣어 지혜 누나의 안에 내가 싼 정액을 긁어냈다.

실컷 깨끗이 씻겨줬는데, 안쪽에서 새어 나오면 안 되니까.

지혜 누나의 보지는 내 자지 형태로 뻥 뚫려 있어서 청소하기엔 쉬웠다.

확인해보니 안쪽에 찢어진 곳도 없고 괜찮은 것 같았다.

지혜 누나를 안고서 탕을 나온다.

한 손으로 기절한 몸을 지탱하면서, 한 손에 든 수건으로 지혜 누나와 내 몸의 물기를 닦아냈다.

기절한 사람을 안고서 뭘 하는 건 생각보다 훨씬 힘들었다.

하지만 자업자득이겠지.

장난치다 지혜 누나를 기절시킨 건 나니까.

물기를 대충 닦아낸 후.

나는 지혜 누나를 안고서 욕실을 나왔다.

어디 소파에라도 눕혀둘까 하면서 밖으로 나와 보니, 욕실 문 옆에 무언가가 있었다.

“우와!”

깜짝이야!

욕실 문 앞에 웅크리고 있는 한 그림자.

수아 씨였다.

“……수아 씨?”

수아 씨는 거기에 쪼그려 앉아, 토끼 눈이 되어 훌쩍이고 있었다.

2라운드는 수아 누나와 

“……수아 씨?”

나는 서둘러 지혜 누나를 바닥에 내려놓고 수아 씨에게로 갔다.

“수아 씨, 울어요? 왜 울어요?”

사실 물어볼 것도 없겠지만.

좋아하는 남자가 다른 여자와 섹스했다.

그것도 자기 집에서.

칼에 찔리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아무것도, 아니, 에요.”

수아 씨는 애써 눈물을 참으며 웃어보이려 했다.

하지만 그 눈에선 닭똥 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미안해요. 내가…….”

단지 이 자리를 모면하기 위한 가식적인 사과.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면서, 왜 사과하는지도 모르면서, 나는 사과했다.

그 외엔 달리 뭐라 할 말이 없었다.

“아니요. 제가 더 미안해요. 선후 씨한테 뭐라 할 권리도 없으면서 괜히.”

오히려 수아 씨가 훌쩍이면서 사과했다.

양심이 아프다.

이러니까 아예 처음부터 시작을 말았어야 했는데.

이제 와서 돌이키기엔 너무 멀리 와버렸다.

“……미안해요. 일단 지혜 씨부터 눕혀놓고 이야기해요.”

지금 지혜 누나는 알몸으로 바닥에 눕혀놓고 있다.

이대로 내버려 두면 감기에 걸려 촬영에 지장이 생길지도 모른다.

적어도 소파에는 눕혀줘야 했다.

“선후 씨!”

윽.

지혜 누나를 옮기기 위해 일어나려는 나에게, 갑자기 수아 씨가 와락 안겨 왔다.

나는 휘청거리며 수아 씨를 받아 안았다.

“안 돼요. 싫어요. 가지 말아요. 저랑 해요, 선후 씨.”

“수아 씨…….”

수아 씨가 내 허리를 안고서 울며불며 말한다.

그리고 어색한 손길로 내 자지를 더듬더듬 쓰다듬는다.

“제가, 제가 더 잘할게요. 더 열심히 할게요. 그러니까 저랑 해요, 선후 씨.”

아. 이런.

수아 씨가 이상해져 버렸다.

어떻게 하지?

“……수아 씨. 이러지 마세요. 저 이렇게 구속받는 거 싫어요.”

나는 조금 목소리를 깔고 말했다.

내 말이 수아 씨에게는 생각 이상으로 차갑게 들렸던 것 같다.

수아 씨는 깜짝 놀라 나에게서 떨어졌다.

“죄, 죄송해요. 그런 게 아니라, 저기, 제가 좀 취했나 봐요.”

허둥지둥거리는 수아 씨의 모습이 애처롭다.

미움받고 싶지 않다는 수아 씨의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나는 그런 수아 씨를 살며시 끌어안아 준다.

“수아 씨. 괜찮아요. 지혜 씨 저대로 두면 감기 걸리니까, 소파에만 눕혀주고 갈게요. 수아 씨는 방에서 기다려요. 알았죠?”

“네…….”

애절한 눈으로 바라보는 수아 씨에게 작게 입 맞춘다.

수아 씨는 잠시도 나에게서 떨어지고 싶지 않은 것 같지만, 그렇다고 지혜 누나를 저대로 둘 수는 없잖아.

나는 쓰레기 같은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면서 수아 씨에게서 떨어졌다.

“방에 가 있어요. 바로 갈테니까.”

수아 씨는 마지못해 나에게서 떨어져 방으로 들어갔다.

“하.”

카사노바도 아니고 이게 뭐람.

자신의 쓰레기 같은 행동에 환멸을 느낀다.

하지만 이것도 내가 선택한 길이다.

후회할 필요도 없었다.

차가운 바닥에서 잠들어있는 지혜 누나를 안아 올린다.

거실 소파에 조심조심 눕히고, 옆에 있던 작은 담요를 덮어주었다.

춥지는 않으니까 이 정도로도 괜찮을 거다.

“지혜 누나. 미안해요.”

지혜 누나는 세상모르고 새근새근 잠들어있었다.

지혜 누나와 하자마자 또 다른 여자를 안는다.

이 누나도 이런 취급을 받을 사람이 아닌데.

나쁜 남자 하나가 여러 여자를 망치는구나.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