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38화 (138/256)

나는 진공청소기에 빨리는 기분이었다.

“파하!”

…….

이게…… 이게 여배우의 키스?

당대 최고의 여배우라는 신지혜의 키스?

나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마! 한 잔 더 받아봐라.”

정신을 못 차리는 내게 또 술을 따르는 지혜 누나.

“누나. 이제 그만 자요. 네?”

“어허, 이눔 시키! 어른이 주면 고맙습니다, 하고 받아야지!”

세상에.

나도 술 취하면 망가진다고 생각했지만, 이 사람은 레벨이 달랐다.

나이도 성별도 지역도 초월하고 있었다. 

“어디, 우리 선후 꼬추 함 만져보까?”

술 취한 할아버지 같은 성추행도 서슴지 않았다.

“아! 진짜! 누나 사실 안 취했죠?!”

아무리 그래도 이건 연기가 틀림없다.

내가 그렇게 생각한 순간.

재앙이 일어났다.

“웁. 우에에에.”

역류했다.

내 몸에.

여배우가 직접 만든 칵테일이 내 몸에 뿌려진다.

믿을 수 없는 광경이 눈앞에 슬로비디오로 재생된다.

뇌정지가 온 나는 석상처럼 굳어버렸다.

마치 영화를 보는 것처럼 현실감이 없었다.

“앗…… 아아…….”

사실 나는 이미 취해서 쓰러졌고, 이 모든 게 꿈인 건 아닐까?

잠시 천장을 보며 현실 도피를 해본다.

하지만 내 몸에 느껴지는 뜨듯한 온기와 독한 알코올 냄새는 이 모든 게 현실이란 걸 말해주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역류한 토사물 대부분이 액체라는 점일까.

별로 위안은 되지 않았다.

“……지혜 누나.”

가해자인 지혜 누나는 내 몸에 기댄 채로 기절하듯이 잠들어버렸다.

흔들어도 반응이 없었다.

나도 지혜 누나도 토사물 범벅이었다.

“나보고 어쩌라고…….”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축축하게 젖은 팬티는 무척이나 기분 나빴다.

신지혜 

“후우.”

침착해라, 진선후.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떠올려라.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잖아?

상황을 정리해보자.

여배우 두 사람은 기절.

어질러진 식탁.

토사물을 뒤집어쓴 나와 지혜 누나.

……우선 기절한 두 사람부터 처리할까.

지혜 누나는 소파에라도 눕혀 둘까 했지만, 더러우니까 일단은 바닥에 눕혀두고.

“우으…….”

딱딱한 바닥에 눕히자 알아서 편한 자세를 찾는다.

뒤척거리지만 깨지는 않았다.

쳇.

이렇게 깽판 쳐놓고 속 편하게 잠이나 자고 있다니.

확 덮쳐버릴까 보다.

일단 지혜 누나는 이렇게 내버려 두고.

수아 씨는…….

침실로 옮겨주고 싶지만, 내 몸이 더러워서 이것도 어쩔 수 없네.

일단 이대로 의자에 방치.

다음은 씻고 치우느냐, 치우고 씻느냔데.

“……윽.”

내 몸에 풍기는 지독한 냄새에 절로 인상이 찌푸려졌다.

어차피 치우면서 또 더러워질 테니 치우고 나서 씻는 게 낫겠지만, 이대로 있기엔 너무 찝찝했다.

나는 우선 샤워실로 향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팬티 벗을걸.”

필사적으로 사수했던 팬티는 토사물 범벅이 되어있었다.

일찌감치 팬티를 포기했다면 나도 살고 팬티도 살았을 텐데.

이게 필사즉생 행생즉사라는 건가.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 일인지.

팬티를 벗고서 몸을 깨끗이 씻는다.

박박 닦았다.

내 몸의 더러움이 모두 지워지도록.

“하아~.”

샤워를 마치고 물기를 닦으면서 한숨을 쉰다.

나가면 또 뒤처리 해야 하는구나.

그냥 나가서 먹을걸,

오늘은 후회투성이였다.

나가기 싫어서 질질 시간을 끌고 있자, 갑자기 욕실 문이 벌컥 열렸다. 

“그으으…….”

그런 좀비 같은 소리를 내며 들어온 한 사람.

신지혜 누나였다.

“…….”

내가 당황해서 굳어있자 지혜 누나는 주섬주섬 허리띠를 풀고 바지를 벗기 시작했다.

나의 존재는 눈치채지 못한 것 같다.

평소 털털한 이미지로 사랑받는 신지혜 배우.

오늘도 그녀는 평소처럼 털털한 청바지에 헐렁한 티셔츠 차림이었다.

몸에 딱 달라붙는 청바지가 잘 안 벗겨지는지, 지혜 누나는 끙끙대며 악전고투하고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있다는 걸 알리는 게 맞겠지만, 그랬다가 괜히 일만 복잡해질지도 모른다.

이대로 조용히 지나가길 기다리는 게 낫지 않을까?

“지혜 누나. 뚜껑 안 올렸어요.”

결국 나는 말을 걸었다.

지혜 누나는 바지와 팬티를 내리고 변기에 앉았지만, 그 변기는 뚜껑이 덮인 채였다.

아까 같은 대참사는 한 번으로 족했다.

“으엉? 쏴리.”

누나는 손을 한 번 휘적거리더니 일어나서 변기 뚜껑을 열고 다시 앉는다.

그리고 흐릿한 눈으로 나를 돌아보았다.

멍한 눈동자에 초점이 약간 돌아온다.

이제야 나의 존재를 눈치챈 거 같다.

“미리 말해두겠는데, 여긴 제가 먼저 들어와 있었어요. 지혜 누나가 늦게 들어왔으니까 딴소리하지 마요.”

혹시 모르니 미리 못 박아 두었다.

훔쳐봤다든가 하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았다.

“으응?”

……걱정은 기우였다.

술에 취한 지혜 누나는 내 말이 이해가 안 되는지, 찌푸린 얼굴로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었다.

에휴. 주정뱅이 상대로 진지하게 말하는 내가 잘못이지.

“……됐어요. 들어온 김에 누나도 씻고 나와요. 냄새나잖아요.”

오래 말해봐야 나만 피곤해질 뿐이다.

나는 얼른 여기서 나가려고 했다.

“어딜 도망가!”

“아!”

하지만 지혜 누나는 나를 순순히 보내주지 않았다.

내가 밖으로 나가기 위해 변기 옆을 지나자 내 앞부분을 가리고 있던 수건을 홱 낚아채 버렸다.

수건을 뺏긴 나는 얼른 손으로 앞을 가렸다.

“손 치워 바. 우리 선후 꼬추 쫌 보자.”

“아 진짜! 누나 사실 안 취했죠?”

이건 진짜 연기가 틀림없다.

이번에야말로 진짜.

어쩌면 내 몸에 토한 것까지 연기일지도 모른다.

나는 그렇게 확신했다.

“왜 화를 내고 그래애? 나도 보여주면 되자나.”

보여줘?

뭘 보여줘?

지혜 누나는 미적거리며 양다리를 변기 위에 올렸다.

청바지와 팬티를 반쯤 내린 채로.

변기에 앉아 다리를 M자로 했다.

“자. 됐지?”

“……아니.”

나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지혜 누나는 훤히 내놓고 있었다.

보지를.

아무리 사람이 술 취했어도, 이러는 게 말이 되나?

보여준다고 보는 나도 그거지만.

그렇다고 안 볼 수는 없잖아?

털은 없지만, 깎은 자국이 살짝 남아 있었다.

살이 적은 대음순과 그 안에 예쁘게 피어있는 소음순.

구멍 안쪽까진 보이지 않지만, 의외로 많이 사용한 것처럼 보이진 않았다.

의외로 이 누나, 보지는 평범하게 생겼구나.

아무리 유명인이라도 보지에 금칠을 할 리는 없으니 당연한가.

여배우도 한 꺼풀 벗기면 평범한 여자아이라는 엄마의 말이 떠올랐다.

엄마가 이런 의미로 한 말은 아니겠지만.

지혜 누나도 역시 평범한 여자아이였다.

“야! 이제 그만 봐!”

내가 빤히 들여다보고 있자 지혜 누나가 손으로 가려버렸다.

아. 아쉽다.

“나도 보여줬으니까 너도 보여줘!”

“예. 실컷 보세요.”

나는 가리고 있던 손을 치웠다.

어차피 슬슬 발기하고 있어서 가려지지도 않았다.

지혜 누나는 게슴츠레한 눈으로 내 자지를 유심히 관찰했다.

그리고 의심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안에 뭐 넣었어?”

“뭘 넣어요. 안 넣었다니까요.”

“검사한다?”

뭘 어떻게 검사해?

“아.”

지혜 누나는 예고도 없이 내 자지를 덥석 잡았다.

그리고 조물조물 주무르기 시작했다.

마치 해삼을 처음 보는 어린아이가 신기해서 만져보는 듯한 행동이었다.

“……만져도 된다고는 안 했는데.”

나야 고맙지만.

만져주는 것도, 만지느라 가린 손을 치워주는 것도.

“사내자식이 쩨쩨하긴. 너도 만지면 되자나!”

거기에 그런 서비스까지?

“만져요? 진짜?”

“싫으면 말고.”

“누가 싫대요?”

만지라면 만져야지 별수 있어?

나는 선배 말 잘 듣는 후배니까.

지혜 누나의 다리 사이에 손을 뻗는다.

마침 지혜 누나는 딱 만지기 좋은 자세로 앉아 있었다.

손에 보들보들한 살결이 만져진다.

술이 깼을 때, 지혜 누나가 이 일을 기억할지는 모르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누나가 먼저 제안한 일이니 트집 잡힐 일은 없겠지.

“아후.”

보지 바깥쪽에 손이 닿자 지혜 누나가 움찔 떨었다.

자지를 조물거리던 손도 멈췄다.

“누난 다 만졌어요? 옷 입을까요?”

“……아직.”

내 말에 지혜 누나는 다시 자지를 조물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거기에 집중하지는 못하는 모습이었다.

내가 민감한 곳을 살짝살짝 건드릴 때마다 멈칫했다가 다시 만지길 반복했다.

왠지 그 반응이 귀엽게 느껴졌다.

“야……. 너 왜케 야하게 만져?”

사실 난 그렇게 야하게 만지는 것도 아닌데.

지혜 누나의 반응이 너무 좋은 거지.

조금만 건드려도 움찔하니까, 나는 일부러 살살 애무하고 있었다.

“누나도 야하게 만졌잖아요.”

설마…… 처녀는 아니겠지?

이런 일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만은 확실해 보였다.

“나는, 야하게 안 만졌거든? 나는 그냥, 만졌는, 데. 아.”

“앗.”

대재앙, 그 두 번째.

보지를 만지작거리던 내 손에 뜨거운 액체의 감각이 느껴졌다.

굳이 말할 것도 없겠지만, 오줌이었다.

“…….”

나는 얼른 손을 떼고 뒤로 물러섰다.

세상에…….

진짜로?

쉬이이익.

쪼르르르.

지혜 누나는 변기 위에 쪼그려 앉아 오줌을 눴다.

그래도 변은 변기에 싼다는 상식은 남아 있어서 다행이었다.

“헤헷. 니가 야하게 만지니까 그렇지!”

지혜 누나는 뭐가 웃긴지 얼빠진 듯이 웃었다.

아니…….

그런 것보다 먼저 할 말이 있잖아.

보지 말라든가, 귀 막으라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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