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아 씨와 첫 섹스1
술이 도는 걸까.
맥주 조금 마셨을 뿐인데.
수아 씨가 다르게 보인다.
음식을 오물거리는 입술이.
술을 넘기는 목이.
왠지 야하다.
만지고 싶다.
어라?
만지고 싶으면 만져도 되는 거 아닌가?
굳이 참을 필요 있나?
수아 씨도 날 좋아하는데.
오늘 저녁 섹스 허가도 받았고.
오히려 수아 씨가 해달라는 입장이고.
아니…….
이건 이상한데.
잠깐만. 기다려 봐.
내가 왜 이러지?
혹시 나란 인간은 술만 마시면 야해지는 건가?
저번에도 취해서 큰 실수를 저질렀다.
가족들이 너그럽게 봐줘서 그렇지.
아니었으면정말로 위험했다.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될 뻔했다.
……역시 난 술 마시면 안 되는 인간인가 보다.
“저, 선후 씨, 왜 그렇게 보세요?”
내가 너무 빤히 쳐다보고 있었나.
수아 씨는 부끄러운 듯 몸을 꼼지락거렸다.
왠지 그런 모습까지 야하게 느껴졌다.
“……아니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수아 씨는 원래부터 미인이고.
야한 생각이 드는 건 당연하다.
평소에는 내가 자제하고 있을 뿐이지.
술이 들어가면 자제력이 약해지니까, 이런 것도 자연스러운 거겠지.
설마 술만 들어가면 발정 나서 아무 여자나 건드리진 않을 거라 생각한다. 분명.
“저…… 이거.”
수아 씨가 콘돔을 꺼내 내밀었다.
어지간히 가지고 다닌 건지, 포장 비닐이 꼬깃꼬깃해져 있었다.
“쓰, 쓰고 싶으시면 쓰셔도…… 돼요.”
수아 씨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져서 끝에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어째서 이렇게 자신이 없는 걸까, 수아 씨는.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여자인지 모르는 걸까?
손짓 한 번 하면 발밑에 엎드릴 남자가 줄을 설 텐데.
“수아 씨.”
“네, 네?”
“죄송합니다. 그건 넣어두세요.”
“에.”
수아 씨가 멍한 얼굴로 내 입술을 바라본다.
거절당했다고 생각하는 걸까.
“아, 어, 네. 그, 렇죠? 아하, 하하, 죄송해요, 제가 좀 취했나 봐요. 얼른, 들어가서 자야…….”
수아 씨는 손으로 얼굴을 부치거나 허둥거리면서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금방이라도 울어버릴 것 같은 얼굴로.
역시 이건 장난이 좀 심했을까.
나는 그런 수아 씨의 손목을 붙잡았다.
“수아 씨. 콘돔 없이, 생으로 하지 않으실래요?”
“……네? 생으로?”
그건 순수하게, 내 말이 무슨 의미인지 모르는 얼굴이었다.
“네. 생으로. 맨살 대 맨살로. 콘돔이라는 방해막 없이 수아 씨를 느끼고 싶습니다.”
“어, 그, 건.”
“부탁드립니다, 수아 씨. 생으로 하게 해주세요.”
나는 솔직히 콘돔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미묘하게 느낌이 다르기도 하고.
무엇보다 심리적 만족감에 차이가 있었다.
잘 말할 순 없지만, 질 안을 자지가 아니라 콘돔이 비비는 거니까.
섹스의 주체가 내가 아닌 듯한.
내가 아니라 콘돔이 섹스하는 듯한, 그런 말도 안 되는 기분을 느끼는 것이다.
“그, 그러면 아이가…….”
아이?
“수아 씨, 약 먹고 있지 않나요?”
“약이요? 무슨 약……아!”
아마 말하는 도중 배란 조절제의 존재를 떠올린 거겠지.
여자 배우들이 촬영 중에 생리약 먹는 건 거의 기본 상식이라고 하니까.
수아 씨 같은 프로페셔널이 안 먹을 리가 없다.
수아 씨는 약은 먹고 있지만 그게 피임과 연결된다는 생각은 못 했던 거 같다.
지금까지는 그런 걸 생각할 필요도 없었을 테고.
“해, 해요! 콘돔 없이! 저도이런 거 필요 없어요!”
수아 씨의 얼굴에 순수한 기쁨이 퍼진다.
보는 내가 기분 좋아질 정도로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사랑스럽다.
“수아 씨.”
한 걸음 다가가 허리를 끌어안는다.
너무 약해서 부러질 것만 같은 허리였다.
가냘프다는 말은 수아 씨를 위해 있는 말이 아닐까.
진이도 작긴 하지만, 진이에게는‘아이돌 특유의 튼튼함’이 느껴졌었다.
그러니까 그렇게 마구 할 수 있었고.
하지만 수아 씨에게선 ‘여자의 약함’이란 게 느껴진다.
지켜주고 싶은, 남자의 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그런 뭔가가 있었다.
“선후 씨…….”
이런 여자를 지금부터 안는 건가.
정말로 부서질지도 모르는데.
고개를 숙여 입을 맞춘다.
수아 씨는 부들부들 떨면서 나의 키스를 받아들였다.
츄우.
“……아!”
키스하던 도중, 수아 씨는 또 뭔가 생각났는지 화들짝 놀라 나에게서 떨어졌다.
저런. 분위기 좋았는데.
“죄, 죄송해요! 금방 이만 닦고 올게요!”
내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수아 씨는 후다닥 샤워실로 달려갔다.
직전까지 뭘 먹고 있었으니까 말이지.
어차피 같은 걸 먹고 있었으니 상관없는 거 아닐까 싶은데.
남자랑 여자는 다른 거겠지.
나도 가져온 세면도구를 가지고 다른 화장실로 갔다.
나는 돌아온 수아 씨와 다시 마주 보았다.
“이제 됐어요! 다시 해요!”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입술을 내미는 수아 씨.
그런 뻔뻔한 태도에 왠지 웃음이 났다.
그래도 웃으면 안 되겠지.
수아 씨는 나름대로 굉장히 용기를 낸 걸 테니.
“음.”
정중하게 입을 맞춘다.
천천히, 조심스럽게. 놀라지 않게.
수아 씨는 너무 급하게 하면 놀라 버린다.
하지만, 그런 놀라는 얼굴도 보고 싶었다.
“응!”
입안에 혀를 넣어본다.
수아 씨는 깜짝 놀라긴 했지만 도망가지는 않았다.
수아 씨와 혀 키스는 이전에 한 적이 있긴 했다.
그땐 서로 애무해주느라 제정신이 아니었으니 기억 못 할지도 모르지만.
“흐응, 츕, 츄…….”
이렇게 순진한 사람을 상대로, 이렇게 야한 키스를.
수아 씨는 벌벌 떨면서도 내 혀 키스에 제대로 응해왔다.
그렇게 해야 내가 좋아할 거라고 생각한 거겠지.
너무나 순종적이고 헌신적인 여자다.
이런 수아 씨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내가 가르치기만 하면 수아 씨는 금방 내가 원하는 여자로 진화할 것이다.
수아 씨에게 야한 일을 가르치고 싶다는 마음과, 수아 씨는 이대로 순수한 채로 남아줬으면 하는 마음이 충돌한다.
점점 야한 여자로 타락해가는 수아 씨.
장난 같은 입맞춤에도 순진하게 얼굴을 붉히며 부끄러워하는 수아 씨.
어느 쪽도 버릴 수 없었다.
“수아 씨. 방으로 가죠.”
입술을 떼고 말한다.
지금부터 나는 당신과 섹스하겠습니다.
그런 선포였다.
“하아, 하아……네.”
새빨개진 얼굴로 작게 고개를 끄덕이는 수아 씨.
여전히 수아 씨의 허리에 손을 두른 채로 방으로 이동했다.
“흐응. 츄우.”
방에 들어와 다시 키스한다.
그러면서 옷의 단추를 풀어간다.
수아 씨의 옷을 벗기고 나도 벗는다.
“하아, 아아…….”
키스를 멈추고 떨어진다.
서로 속옷만 남긴 채 마주 보았다.
화려한 레이스가 달린 흰색 란제리.
수아 씨에게 어울리지 않게 대담한 속옷이었다.
순진하게 부끄러워하는 태도와 야한 속옷의 언밸런스.
이날을 위해, 나에게 보여주기 위해, 무리해서 입은 게 역력했다.
“수아 씨. 아름답습니다.”
“……선후 씨도, 멋져요.”
수아 씨는 부끄러워하며 제대로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그러고 보면 내 주변에 수아 씨처럼 순진한 여자는 귀하지.
야한 여자라면 많지만.
수아 씨는 이대로 순수한 채로 둘까.
“수아 씨.”
수아 씨를 침대 위로 유도한다.
“하아, 하아, 하아.”
아직 아무것도 안 했는데, 수아 씨는 벌써 숨이 넘어가려 하고 있었다.
이래서야 무사히 끝까지 할 수 있을까?
“응, 츄.”
다시 키스하면서 이번엔 가슴에 손을 대본다.
브래지어 위에서 조심조심.
한 손에 쏙 들어온다.
크진 않지만, 모양 잡힌 예쁜 가슴이다.
“아아, 선후 씨…….”
수아 씨의 얼굴에 불이 나 있다.
좀 더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보고 싶다.
죽을 정도로 부끄러워하는 수아 씨가 보고 싶었다.
“수아 씨. 벗길게요.”
“……네.”
허락도 받았으니 괜찮지?
정면 훅을 풀고 브라를 벗긴다.
수아 씨는 주섬주섬 브라를 벗기는 걸 도와주었다.
이어서, 나는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팬티도 벗겼다.
“아!”
수아 씨가 깜짝 놀라 소리를 낸다.
아직 그쪽까진 마음의 준비가 안 됐던 거겠지.
허벅지를 꼬며 다리 사이를 숨긴다.
전에는 내 앞에서 당당하게 알몸으로 활보도 했으면서.
이제 와서 그런 게 부끄럽다니.
그렇다면 좀 더 부끄럽게 만들어줄까.
“응? 수아 씨, 팬티가 젖어있네요?”
“아, 그, 그!”
사실 그렇게 티가 날 정도는 아니었지만.
여자라면 자연스러운 정도였지만. 더 심한 것도 많이 봤지만.
수아 씨의 이런 표정이 보고 싶었다.
“아, 안돼욧!”
팬티를 펼쳐 보려는 나.
그런 나를 보고, 당황해서 팬티를 뺏으려 달려드는 수아 씨.
피하려면 쉽게 피했겠지만,
나는 굳이 수아 씨에게 팬티를 뺏겨준다.
원래 그건 수아 씨 거니까.
“이건, 이건 그런 게 아니라!”
무언가 변명하려는 수아 씨를 끌어안는다.
“수아 씨, 귀여워요.”
그리고 입술로 그 입을 막는다.
수아 씨는 홍당무가 된 얼굴로 내 키스를 받는다.
이후에 할 일을 생각하면 이게 오늘의 마지막 키스가 되겠지.
수아 씨를 안은 채 침대에 함께 눕는다.
나는 키스하던 입술을 점점 아래로 내린다.
입술에서 턱으로, 목으로, 쇄골로.
“아……아아…….”
새하얀 피부에 혀로 길을 그리며 내려간다.
수아 씨는 벌벌 떨었다.
부끄러워서, 너무 부끄러워서.
멈추게 하고 싶은데, 내가 실망할까 봐 그럴 수도 없고.
그런 안타까운 심정이 손에 잡힐 듯 전해졌다.
“아앙!”
볼록 튀어나온 유두를 입에 문다.
수아 씨는 깜짝 놀라 소리를 냈지만, 곧바로 양손으로 입을 막아버렸다.
“수아 씨. 목소리를 들려주세요. 수아 씨가 느끼는 목소리를 듣고 싶어요. 느끼는 얼굴을 보고 싶어요.”
그리고 자신이 내는 달뜬 목소리에 부끄러워하는 모습도 보고 싶어요.
“아…….”
내 부탁에 수아 씨는 입에서 손을 뗐다.
그래도 부끄러운지 아랫입술을 꼭 깨물고 소리를 내지 않게 참고 있었지만.
그런 모습조차도 나의 마음을 자극했다.
좀 더 소리를 내게 만들고 싶었다.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신음하고 허덕이며 몸부림치는 수아 씨를 보고 싶었다.
젖꼭지를 놓아주고 다시 이동을 시작한다.
아래로, 아래로.
명치를 지나, 오목하게 파인 귀여운 배꼽을 지나.
“아, 서, 선후 씨.”
드디어 수아 씨도 내 목적지를 알아차렸나.
하지만 알아도 소용없지.
“잠깐만요, 아, 안 돼요, 선후 씨!”
수아 씨는 다리를 굳게 닫고서 나의 침입을 막는다.
“다리 열어주세요. 수아 씨.”
“안 돼요! 절대 안 돼요!”
내 얼굴의 위치를 보고 뭘 할 생각인지 수아 씨도 안 거겠지.
수아 씨는 결사적으로 막으려 하고 있었다.
노콘섹스는 허락했으면서.
하지만 못하게 하면 더 하고 싶어지는 법.
“괜찮아요. 남들도 다 하는 거니까.”
“앗! 안 돼요! 진짜!”
허벅지 사이에 손을 넣고 억지로 벌린다.
수아 씨는 힘껏 다리에 힘을 넣었지만, 그 정도로는 나를 막을 수 없다.
결국 다리는 벌어지고, 나는 그 사이에 머리를 집어 넣었다.
수아 씨는 양손으로 다급하게 다리 사이를 가린다.
예쁜 손이다.
여왕은 이 손 뒤에 숨어있단 말이지.
어떻게 꺼내는 게 좋을까.
“수아 씨. 손 치워줘요. 이러면 핥을 수가 없잖아요.”
나는 그 손등을 혀로 할짝할짝 핥았다.
내가 뭘 할지 수아 씨도 알 수 있도록.
“아, 아아…….”
수아 씨의 얼굴이 공포로 물든다.
뭘 공포 씩이나.
다들 하는 건데.
할 수 없지.
이런 잔인한 방법은 쓰고 싶지 않았는데.
나는 허벅지를 벌리고 있던 손으로 수아 씨의 골반 위, 양쪽 옆구리를 간질였다.
간질간질.
“앗! 하하앗!”
반사적으로 수아 씨의 손이 떨어지고, 옆구리를 간질이던 내 양손을 붙잡는다.
성문은 열리고 여왕을 지키던 기사도 자리를 비웠다.
여왕은 바로 내 코앞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아아. 거룩하도다.
“아앗! 안 돼!”
나의 혀가 부끄럼쟁이 여왕을 덮친다.
음.
수아 씨도 좋아하는 것 같아 다행이군.
“아,아아아──!”
수아 씨의 비명 같은 목소리가 길게 울려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