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음. 지옥인가.
아무리 그래도 불쌍한데.
미소가 알면 미움받을지도 모른다.
“진아. 펠라치오로 바꿀까?”
“…아으…….”
“잘 핥을 수 있겠어?”
“아아…….”
진이는 힘이 들어가지 않는 목을 움직여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만큼 보지가 괴로웠던 거겠지.
“어디.”
진이의 입안에 검지와 중지, 손가락 2개를 넣어본다.
이게 내가 주는 자비라는 걸 알았는지.
진이는 내 손가락을 열심히 핥았다.
따뜻한 혀가 손가락을 간지럽힌다.
“흠. 의외로 괜찮은데?”
혀도 말을 듣지 않는지 제대로 움직이진 못했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적어도 주름 하나 없는 허접 보지에 넣고 있는 것보단 나을지도 모른다.
“그럼 뺄게.”
“아.”
보지에서 자지를 뽁, 뽑아낸다.
그 충격에 보지가 퓻, 하고 물총을 쐈다.
내 침대의 이불은 이미 진이가 내놓은 분비물로 축축한 상태.
거기에 조금 더한다고 해서 달라질 것도 없었다.
“자.”
그 여러 가지 분비물이 묻은 자지를 진이의 입가에 가져다준다.
거의 1시간 동안 보지에 들어가 있었던 탓에 내 자지는 퉁퉁 불어 있었다.
진이는 턱이 빠지도록 입을 벌려 그 자지를 입에 담았다.
“아~ 좋다. 잘하잖아? 명기보지 보다 이쪽에 재능이 있는 거 아냐?”
힘들 텐데도 열심히 빨아 보려고 노력하는 진이의 태도에 왠지 마음을 울렸다.
칭찬하는 의미에서 머리를 쓰다듬어주려 했는데, 머리카락이 땀으로 축축하게 젖어있어서 찝찝했다.
이런.
“좀 더 열심히 핥아 봐. 진짜 성노예가 되긴 싫잖아? 아까 그런 걸 24시간 해야 할 텐데.”
24시간 한다는 내 말에 진이는 마지막 힘을 짜냈다.
열심히 내 자지를 빨며 고개를 움직인다.
하지만 타이머는 이미 58분.
진이 나름대로 노력하고는 있지만, 승부는 이미 끝난 거나 마찬가지였다.
입에도 보지에도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지금까지도 못했는데, 이제 와서 나를 사정시킬 방법이 없었다.
진이의 얼굴에도 체념의 기색이 역력했다.
……왠지 약한 아이를 괴롭히는 듯한 기분이다.
그만 봐줄까.
“아. 쌀 거 같아.”
나는 진이의 입에서 자지를 뺐다.
갑작스러운 내 행동에 진이가 어리둥절한 얼굴로 쳐다본다.
“눈 감아. 얼굴에 쌀 거니까.”
진이는 이미 내 노예가 된 것처럼 내 말에 잘 따랐다.
눈을 감고 입을 벌린 채 내가 사정하기를 기다린다.
나는 진이의 얼굴 앞에서 손으로 자지를 문지른다.
그리고 금세 사정했다.
“윽.”
1시간 동안 열심히 졸인 정액을 진이의 얼굴에 뿌린다.
귀여운 얼굴이 땀과 정액으로 엉망이었다.
“후.”
진이한테는 미안한 말이지만.
빈말로도 좋았다고 하긴 힘든 섹스였다.
그래도 나름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나에게나 진이에게나.
타이머는 딱 1시간을 가리키고 있었다.
“딱 59분이네. 무승부야.”
깜짝 놀란 진이가 눈을 뜨고 타이머를 확인한다.
눈꺼풀에 정액이 묻어있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타이머는 1시간을 채워 1:00:00에 멈춰있지만.
내가 사정했을 때는 59분이었다고 우기면 될 일이다.
굳이 본인한테 불리한 이의제기는 하지 않겠지.
“잘 참았네. 대단해. 수고했어.”
“윽…….”
나는 이불로 진이의 얼굴에 묻은 정액을 닦아주며 말했다.
어차피 이 이불은 빨아야 하니까.
아니…… 이건 아예 버려야 할지도 모르겠다.
“후우. 그럼 씻어야겠지? 물 받을 테니까 잠깐만 기다려 봐.”
* * *
진이를 안고서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근다.
지금 진이를 그냥 물에 넣어두면 그대로 가라앉아 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나는 마치 아기를 목욕시키듯이 진이를 안아 조심조심 물에 담갔다.
아~ 좋다~.
힘든 섹스 후에 하는 목욕은 역시 최고야.
피로가 싹 풀리는 것 같았다.
“……오빠는.”
“응?”
“어째서…… 거짓말했어요? 59분이라고.”
“거짓말 안 했는데?”
얘는 또 그런 걸 굳이 말하고 그러니.
알아도 모른 척 넘어가면 될 텐데.
“저 같은 노예는 필요 없어서요? 걸레니까?”
진이의 자존감은 땅에 떨어져 있었다.
에휴.
내가 왜 이런 케어까지 해줘야 하는 건지.
“그럴 리가 있나. 진이 같이 귀여운 아이돌을 매일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건 모든 남자들의 로망일 텐데.”
“그럼 오빠는요?”
나를 보는 진이의 눈에 불만이 가득하다.
‘입바른 소리 하지 마!’하고 외치고 싶겠지.
“나는 성노예랑 하는 섹스보다 사랑하는 사람이랑 하는 섹스가 더 좋아.”
“사랑?”
진이는 내 말에 코로 웃었다.
이 녀석!
사랑의 아름다움을 모르다니!
매일 사랑 노래 부르면서, 팬들의 사랑을 먹고 사는 아이돌이면서.
설교 맛 좀 볼래?
나는 진이의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빗겨주며 조곤조곤 말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하는 섹스가 얼마나 좋은데. 서로 상대방이 기뻐해 주길 바라니까, 상대방이 기뻐하면 나도 기뻐지고, 내가 기뻐지면 또 상대방도 기뻐하고. 기쁨의 연쇄야. 쾌감도 행복도 몇 배라고. 진이 같은 요즘 애들한테는 고리타분한 얘기겠지만.”
“…….”
“그러니까 진이도 얼른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 괜히 잘못해서 나처럼 나쁜 남자한테 빠지지 말고. 진이라면 얼마든지 꼬실 수 있잖아? 필살의 절정명기보지(웃음)도 있고. 풋.”
“정말! 놀리지 마세요!”
새빨개져서 달려드는 진이를 끌어안는다.
작아서 내 품 안에 쏙 들어온다.
부드럽고 따끈따끈해서 기분 좋았다.
역시 성노예로 안 하길 잘했어.
섹스보단 이러는 편이 훨씬 기분 좋으니까.
* * *
목욕을 마치고.
나는 탕에서 잠이 든 진이를 안고서 미소 방으로 갔다.
내 방은 통째로 세탁기에 넣고 돌려야 할 정도로 엉망이니까.
“미소야. 자?”
미소는 침대에 누워 새근새근 잠들어 있었다.
바니걸 옷을 입은 채로.
그렇게나 하고 왔는데 이런 미소를 보니 또 자지가 불끈거렸다.
“응…… 아니.”
미소가 눈을 비비며 몸을 일으켰다.
나는 미소 옆에 잠든 진이를 내려놓았다.
“진이는……? 어떻게 됐어?”
“잘 됐어.”
흠.
잘된 거겠지?
아마도.
“그러니까 아까 말한 서비스, 지금 부탁해도 돼?”
“지금?”
“응. 지금.”
“지금은…… 특별히 준비한 게 없는데.”
당황해하는 미소 옆에 앉아 입을 맞추었다.
“특별한 거 필요 없어. 나한텐 미소의 사랑만 있으면 돼.”
거기에 바니걸도 있으니까.
이보다 더 특별한 서비스가 어디 있겠어?
“오빠…… 응. 츗…….”
미소를 끌어안고서 애정이 넘치는 키스를 나눈다.
그리고 그런 우리를, 잠든 척한 진이가 실눈을 뜨고 훔쳐보고 있었다.
훗.
사랑하는 사람과 하는 섹스가 얼마나 멋진 일인지, 진이 너도 잘 보고 있으라고.
“아아, 오빠…… 앙.”
그날 밤, 나와 미소는 밤새 사랑을 나누었다.
진이가 벌떡 일어나 화를 낼 때까지.
행복한 할로윈 나이트였다.
그리고 다음 날.
진이한테서 메시지가 왔다.
『선후 오빠.
남친한테 미안하다고, 다시 시작하자고 했더니,
새 여자친구 생겼다고 전 이제 필요 없대요.
(휴대폰 던져서 부수는 이모티콘)
오빠 때문에 완전 쪽 다 팔았어요.
오빠가 사과하라고 한 거니까 책임지고 저랑 섹스해주세요.』
그게 왜 내 책임이야?!
라고 답장을 보내주려다 참았다.
진이도 탓할 사람이 필요했겠지.
하지만 이런 위험한 문자를 남겨놓을 순 없다.
누가 보기라도 하면 큰일 나니까.
그러니까 어쩔 수 없이, 메시지 삭제.
휴.
진이가 빨리 새 사랑을 찾았으면 좋겠네.
부디 좋은 남자 만나야 할 텐데.
나쁜 남자한테 빠지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할로윈 특집- 스프링 바니걸스, 끝
촬영 후 수아 씨와
“수고하셨습니다!”
7일째 촬영이 모두 끝났다.
지옥 같은 일정도 오늘이 마지막.
다행히도 큰 트러블 없이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무사히……마친 거 맞지?
수아 씨와 있었던 일은 트러블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일이고.
“자, 배우분들 다들 수고했어요. 내일 하루는 푹 쉬고 재충전해서, 모레 다시 봅시다.”
“네!”
사전제작분인 8화까지는 전부 찍었다.
남은 건 편집이나 음향 등, 제작진의 일이다.
연기자는 내일 하루 전체 휴가였다.
그 말은 즉, 나도 휴가, 엄마도 휴가라는 것.
내일은 하루 종일 엄마랑 집에서 알콩달콩 지내야지.
우후후.
“선후 너, 약속 잊은 거 아니지?”
내 어깨에 턱 하니 팔을 올리며 묻는 신지혜 배우.
“무슨 약속요?”
약속은 잊지 않지만, 약속을 한 적이 없는데.
신지혜 배우는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술 사기로 했잖아!”
“언제 사겠단 말은 안 했잖아요.”
“너 진짜 그렇게 나온다 이거지?”
“나중에 꼭 살게요. 오늘은 선약이 있어서.”
“선약? 누구랑?”
“수아 선배랑요.”
이쪽을 힐끔거리며 이야길 엿듣고 있던 수아 씨 표정이 확 밝아졌다.
사실 딱히 약속을 한 건 아니지만…….
저렇게 힐끔힐끔 보고 있으면 아무리 나라도 알아챈단 말이지.
사실은 수아 씨가 지혜 누나보다 먼저 말을 걸고 싶었을 거다.
내일은 쉬는 날이니까 오늘 밤은 같이 보내자고.
그래서 힐끔힐끔 보며 타이밍만 재고 있었는데, 거기에 지혜 누나가 선수를 쳤다.
우리 세 사람은 드라마의 연장 선상에서 미묘한 삼각관계를 이루고 있었다.
진짜 삼각관계는 아니더라도, 완전히 가짜라고 할 수도 없는 미묘한 관계.
만약 이대로 내가 지혜 누나를 따라가 버리면 수아 씨는 울어버릴지도 모른다.
“체. 두고 보자.”
주인공에게 패배한 악역 같은 대사를 남기고, 지혜 누나는 떠났다.
“모레 봬요.”
수아 씨는 지혜 누나보다 선배다.
그것도 무려 경력 21년 차인 대선배.
아무리 저 신지혜라도 연기 외적인 부분까지 터치할 수는 없었다.
“수아 씨. 오늘은 같이 가요. 어머니한테 말하고 올 테니까 차에서 기다려요.”
“네!”
윽.
이렇게 기뻐하는 얼굴을 보니 오히려 죄책감이 든다.
대체 수아 씨는 이런 쓰레기 같은 남자의 어디가 좋다는 걸까.
사랑은 맹목적이라고들 하지만, 수아 씨는 좀 더 남자 보는 눈을 기르는 게 좋을 텐데.
“엄마. 나 오늘은 수아 씨랑 같이 돌아갈게.”
“이야기 들었어. 잘 놀다 와.”
엄마는 웃으면서 나를 배웅했다.
아무래도 엄마는 나와 수아 씨 사이가 잘되길 응원하는 것 같다.
수아 씨처럼 질투하면 그것도 곤란하겠지만, 이렇게 응원받는 것도 이상한 기분이란 말이지.
내 안에서 1순위는 언제나 엄마인데.
나는 복잡한 기분을 안고 수아 씨의 차에 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