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83화 (83/256)

집으로 돌아와 

주정환 배우와 부딪힌 날.

그날 촬영은 거기서 끝나버렸다.

주연인 주정환 배우가 그대로 돌아가 버렸기 때문이다.

배우 본인은 전화도 받지 않는다.

전담 매니저도 어디 갔는지 모른다고 했다.

소속사에서 알아본다곤 했지만, 그날 중에 돌아올 가능성은 없어 보였다.

“죄송합니다.”

나는 오로지 사과하면서 촬영장을 누비고 다녔다.

“선후 씨가 죄송할 게 뭐 있어요? 선후 씬 잘못한 거 하나도 없으니까 신경 쓰지 말아요.”

“그 인간 진짜 미친 거 아니야? 그냥 가버리면 어쩌자는 거야?”

수아 씨나 엄마는 내 편을 들어줬지만, 내 마음은 개지 않았다.

매니저로 온 첫날부터 사고 쳐서 촬영을 망쳐버렸다는 생각 때문에.

하. 내가 왜 그랬을까.

그냥 무시하면 됐을 텐데.

왜 굳이 그 시비를 받아줬을까.

나 혼자라면 몰라도, 엄마나 수아 씨한테까지 피해가 갈 상황인데.

‘때려 봐. 때려 보라고 새끼야.’

만약 그때 정말 주먹을 휘둘렀으면.

그럼 엄마나 수아 씨까지 죄인이 될 상황이었다.

나는 폭력사건의 피의자가 되고,

엄마는 날 범법자로 만들지 않기 위해 무슨 짓이든 했겠지.

……주정환은 합의를 위해 뭘 요구했을까.

어쩌면 그런 상황이 되길 노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끔찍하다.

그 정도도 생각 못 하는 자신의 어리석음에 환멸이 난다.

내 기분에 따라 주먹을 휘두르기 위해 몸을 만든 게 아닌데.

난 왜 이렇게 생각이 부족한 걸까.

자신의 멍청함에 치가 떨린다.

“선후 씨. 기운 내요. 그 남자 혼자 성질나서 가버린 건데. 선후 씨가 책임감 느낄 필요 없어요.”

결국 그날 촬영은 중단되고, 나는 수아 씨 차를 운전해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도 내 기분은 내내 다운된 상태였다.

그러다 보니 수아 씨가 나를 줄곧 케어해줬다.

매니저로서 내가 수아 씨를 케어해줘야 할 텐데,

정말이지 고개를 들 수가 없다.

“선후 씨.”

아파트에 도착해 수아 씨를 현관 앞까지 데려다주었다.

“그…… 라면 먹고 갈래요?”

라면? 웬 라면?

집 문 앞에서 수아 씨가 뜬금없이 그렇게 권유해왔다.

“수아 씨 집에 라면이 있어요?”

“……아니요.”

“라면 드시고 싶어요? 사 올까요? 아, 근데 내일 아침 일찍부터 촬영인데. 얼굴 붓지 않을까요?”

“…….”

수아 씨는 내 대답에 왠지 불만스러워 보인다.

라면을 사 와서 끓여주는 건 쉽지만, 여배우에게 얼굴은 생명이다.

아무리 먹고 싶어도 이 밤중에 라면 먹는 건 자중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데.

“됐어요. 그냥 잘래요.”

“아, 네……. 안녕히 주무세요. 수아 씨.”

조금 삐친 것처럼 보이는 수아 씨.

어지간히 라면이 먹고 싶었나 보다.

“……그래도 오늘 고마웠어요.”

쪽.

“잘 자요. 선후 씨.” 

수아 씨는 얼른 도어락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어?

뭐지?

수아 씨한테 키스 받았어?

어? 왜?

입술에 남은 풋풋한 감촉에 나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수아 씨가 집에 들어가고 나서도 나는 그 자리에 한참을 서 있었다.

* * *

수아 씨를 데려다준 뒤, 나도 집에 돌아왔다.

집안에 불은 다 꺼져있었다.

미소는 벌써 자는 거 같다.

나는 조용히 엄마 방의 문을 노크했다.

“엄마. 자?”

“선후 왔니?”

“응…… 오늘 미안해, 엄마.”

“선후야, 잠깐 엄마랑 이야기 좀 할까?”

방 안으로 들어간다.

약한 취침등 불빛 아래로 잠옷 입은 엄마가 침대에 앉아 있었다.

나는 엄마가 손짓하는 대로 침대로 가 엄마 옆에 앉았다.

그리고 엄마에게 안겼다.

엄마의 체온이 필요했다.

“엄마, 미안해.”

“뭐가? 뭐가 미안해?”

엄마가 내 등을 쓰다듬는다.

엄마는 화내지 않는다.

“촬영장에서 싸운 거. 그리고 말도 안 하고 간 것도.”

“괜찮아. 원래 남자애들은 싸우면서 크는 거니까. 오히려 선후가 겁먹지 않고 당당히 맞서는 모습 볼 수 있어서 좋았어. 엄마를 위해서 화내준 거지? 고마워, 선후야. 무척 멋있었어.”

“응…….”

내 등을 쓰다듬는 엄마 손이 따뜻하다.

엄마는 모든 걸 용서해준다.

하지만 만약 그때 정말 때렸다면…….

엄마가 나를 용서하더라도 나는 나를 용서 못 한다.

그런 인간에게 엄마가 고개 숙이게 하다니.

엄마를 생각해서라도 그런 짓은 절대 하지 말아야지.

“그리고 수아 씨 매니저 하기로 한 것도 엄마는 찬성이야.”

“정말?”

“그럼. 수아 씨가 억지로 끌고 왔으면 화냈겠지만, 선후가 스스로 선택한 거라면 엄마도 응원할게. 선후가 무슨 일이든 의욕을 가지고 한다고 하면 엄만 기뻐. 아까는 조금 놀라서 그랬던 거뿐이야.

엄마의 체온이 차가운 내 몸을 따뜻하게 덥힌다.

엄마의 향기가 내 안을 가득 채운다.

“미안해 선후야. 엄마가 좀 더 많은 선택지를 제시해주고 선후가 선택할 수 있게 해줬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해서.”

“무슨 소리야? 수아 씨를 소개해준 건 엄마잖아. 엄마가 아니었으면 그런 일 할 생각조차 못 했을 거야. 매니저 일도 언젠가 엄마한테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으니까 하려고 한 거고.”

내 말에 엄마는 기쁘게 웃었다.

“말만으로도 고마워. 하지만 선후가 엄마 매니저 되면 아까워서 엄만 아무것도 못 시킬 거야. 차라리 엄마가 선후 매니저 할까?”

“그건 세상에서 제일 사치스러운 매니저네.”

나와 엄마는 서로 끌어안은 채 나란히 웃었다.

“그런데 선후는 수아 씨랑 잘 돼가니?”

“수아 씨랑은 그런 사이…… 아니라니까.”

……아니지? 그런 사이.

오늘 아침까진 당당하게 그렇게 말할 수 있었을 텐데.

아까 수아 씨에게 키스 받은 걸 생각하면 좀 헷갈리네.

젊은 남녀가 그 정도로 같이 지내는데 아무 감정도 안 생기면 이상한 거겠지.

게다가 난 수아 씨 집에 콘돔까지 흘리고 와버렸고.

수아 씨가 이상한 오해하는 것도 당연하다.

이상한 오해…… 꼭 오해인 것도 아닌가.

수아 씨가 매력적인 건 사실이고.

그야 당연히 남자로서 그런 생각은 든다.

다만, 엄마가 나를 떼어내려고 황수아 배우를 소개해줬다는 첫인상이 있어서 그런지, 그런 대상으로 보기가 힘들단 말이지.

왠지 마음 깊은 곳에서 저항하는 듯한 감이 있었다.

“정말? 아무 일도 없었어?”

엄마가 장난스럽게 묻는다.

“엄만 내가…… 수아 씨랑 사귀었으면 좋겠어?”

엄마의 사랑을 의심하진 않는다.

하지만 엄마는 나에게 아무런 집착도 없는 게 아닐까.

하루빨리 내가 엄마의 품에서 떠나길 바라는 것 같았다.

“전에도 말했지? 엄만 선후가 참한 아가씨랑 결혼해서 예쁜 손주 안겨주는 게 소원이라고.”

예쁜 손주…….

엄마가 내 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지는 그림이다.

하지만 그건 내 아이이기도 하지만 엄마의 아이이기도 하다.

손주가 아니라 자식.

그건 나와 엄마 사이에서 낳은 아이다.

이번 촬영이 끝나면…… 엄마한테 부탁해볼까?

내 아이를 낳아달라고.

……아니, 안 된다.

나는 아무런 준비도 되어있지 않다.

돈도 능력도, 아무것도 없다. 학교조차 졸업하지 않았다.

경제적인 부담과 임신에 출산이라는 부담, 거기에 사회의 엄한 시선까지.

모든 부담을 엄마에게만 떠넘기게 된다.

최소한 엄마와 나, 그리고 내 자식까지.

한 가정을 책임질 수 있을 정도 능력은 갖춰야 하겠지.

하지만…… 거기까지 얼마나 걸리지?

5년? 10년?

시간이 지날수록 엄마에게 출산은 부담이 될 것이다.

게다가…… 생각하기 싫지만 폐경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10년 뒤면 엄마의 나이는 이미 50이 넘는다.

여성의 폐경은 언제지?

50까지 버틸 수 있을까?

“선후야? 무슨 생각을 그렇게 심각하게 해?”

“엄마…….”

현실은 가혹하다.

나와 엄마의 사랑을 가로막는 벽이 너무나도 많았다.

엄마를 끌어안은 팔에 힘을 준다.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엄마와 더 많이 사랑하고 싶다.

더 많은 행복을 엄마와 누리고 싶었다.

“엄마…….”

엄마에게 입술을 맞춘다.

이제는 숨을 쉬듯 자연스러워진 키스.

키스 하면서 엄마 가슴으로 손이 가는 것도 이제 당연해졌다.

엄마의 감촉은 매번 나를 흥분시킨다.

입안에 혀를 넣으려다, 문득 풍기는 치약 향에 나는 퍼뜩 정신을 차렸다.

“아, 엄마 미안. 다녀와서 씻지도 않았는데.”

실컷 밖에서 돌아다니다 들어왔는데.

대단한 일은 하지 않았지만 깨끗한 상태는 아니었다.

“괜찮아.”

이번엔 엄마가 나한테 키스했다.

그래도 이상한 냄새라도 나면 부끄러운데.

“아들 게 더럽다고 생각하는 엄마가 어딨니?”

엄마는 항상 그렇다.

나의 모든 것을 받아들여 준다.

모든 것을 사랑해준다.

“선후야. 오늘 힘들었던 일은 엄마한테 전부 배출해버릴까? 그리고 자고 일어나면 다 잊어버리는 거야.”

엄만 내가 촬영장에서 있었던 일로 고민한다고 생각하는 걸까.

그런 거 아닌데.

하지만 엄마의 제안 자체는 거부하기 힘든 제안이었다.

“웃.”

엄마의 손이 내 아랫도리를 쓰다듬는다.

우는 아이를 달래는 듯 상냥한 손길이다.

“선후 너, 수아 앞에서도 이렇게 세우고 있었던 거 아니니?”

“아니…….”

아마 괜찮았을 거다.

나름대로 열심히 조절하고 있었으니까.

대본 연습할 때도 운전할 때도, 바로 옆에서 풍기는 수아 씨 향기에 괴로워하긴 했지만.

나도 이제 중학생 어린애가 아니다.

참을성이라는 걸 배운 어른이다.

아마도…… 괜찮았을 거다.

“아.”

이번엔 내 입술이 아닌 자지를 빨기 시작했다.

츄루룹.

엄마의 입안에 내 자지가 들어갔다 빠져나온다.

그 광경이 너무나 야했다.

냄새나진 않을까. 더럽진 않을까.

걱정이긴 했지만 멈출 수 없었다.

이렇게 기분 좋은 행위를 멈출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집에 미소도 있으니까 오늘은 입으로 끝내자. 알았지?”

내 자지를 손과 혀로 애무하며 엄마가 타이른다.

엄마의 입은 좋다.

나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는 엄마의 펠라치오 만큼 기분 좋은 건 없다.

하지만 나 혼자 기분 좋아지는 건 싫었다.

엄마도 함께 기뻐해 줬으면 했다.

엄마의 가슴을 만지던 손을 아래로 내린다.

란제리 팬티 안은 이미 홍수였다.

찔걱.

안쪽에 손가락을 넣자 엄마의 몸은 이미 넣을 준비를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으흥.”

엄마도 내 자지를 물고 콧소리를 낸다.

“엄마. 넣게 해줘.”

“……안 돼, 선후야. 엄마 오늘은 목소리 참을 자신이 없어.”

“내가 입으로 엄마 입 막고 있을게.”

나는 기다릴 것도 없이 엄마와 입을 겹쳤다.

동시에 엄마의 팬티를 내리고 거기에 내 자지를 끼웠다.

“으흐으응──.”

엄마의 목소리가 내 입안에서 메아리친다.

뜨겁고 질퍽거리는 엄마의 보지로.

나는 헤어나올 수 없는 늪으로 빠져든다.

그날 밤 나는 다음날 촬영도 잊은 채 엄마와 밤새 섹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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