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8화 (78/256)

한세아2 

나는 그렇게 한세아를 한동안 안고 있었다.

아. 어떡하지.

진심으로 사랑해버릴 것 같다.

한세아의 마음을 빼앗겠다고 했었는데, 반대로 내 마음이 뺏겨버릴 것 같다.

한세아에게서 공통점을 발견했다.

한세아의 비밀을 공유했다.

거기에 원래 가지고 있던 팬심, 예쁜 얼굴과 매력적인 신체.

반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나는 완전 일방적으로 얻어맞고 있었다.

대체 누가 누굴 반하게 해?

처음부터 상대가 안 되는 싸움이었다.

내 체온이 전해지길 바랐는데, 오히려 내가 한세아의 체온에 두근거리고 있다.

어떡하면 좋을까.

이대로는 한세아에게 홀려 농락당하는 미래밖에 보이지 않는다.

“선후 님……?”

이대로 한세아를 안고 있고 싶다.

좀 더 한세아의 피부를 느끼고 싶다.

다른 남자에게 넘겨주고 싶지 않다.

“세아 씨. 저랑 사귀지 않으시겠습니까?”

“네?”

나는 세아의 눈을 똑바로 보며 말했다.

“돈도 능력도 없지만,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는 부족한 몸이지만, 드릴 수 있는 건 사랑밖에 없지만, 그래도, 후회하지 않게 해드리겠습니다. 그 남자, 최대승 사장이 아니라, 저와 사귀지 않으시겠습니까?”

“죄송해요.”

세아의 대답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

그 대답은 잠시의 고민도 없이 나왔다.

“선후 님한텐 미소가 있잖아요.”

미소는 동생인데.

정식으로 사귀는 사이는 아닌데.

그렇게 우길 수 있을 만큼 나도 뻔뻔한 인간은 아니다.

“저는 저만을 사랑해주는 남자가 아니면 싫어요. 아니면 선후 님은 미소를 버릴 수 있으세요?”

미소를 버리라고.

미소뿐만이 아니다. 엄마도 누나도.

모두 버리고 한세아만을 사랑하라고.

……나는 할 수 없다.

“못 하죠? 그러니까 안 돼요. 선후 님한테는 미소도, 다른 여자도 있겠지만, 저 사람한테는 저밖에 없으니까. 저 사람을 사랑해주고 저 사람의 사랑을 받아줄 여자는 저밖에 없으니까.”

그건 당연한 말이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만을 사랑하길 바라는 마음.

나 또한 내가 사랑하는 여자는 나만을 사랑해주길 원한다.

자신은 그러지 못하면서.

나는…… 정말 쓰레기구나.

“그럼…… 지금 이 순간만이라도, 오늘 이 자리에서만이라도, 제 연인이 되어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자신이 추하다는 건 안다.

“사장은 잊고 저만을 바라봐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저는…… 다른 남자를 생각하는 세아 씨를 안을 자신이 없습니다.”

비겁하다는 것도 안다.

“이 방을 나가면 저와 세아 씨는 이제 모르는 사람입니다. 이 방에서 있었던 일은 저와 세아 씨만의 비밀로, 무덤까지 가지고 가겠습니다. 그러니까.”

하지만, 오늘뿐이라면.

한세아를 안을 수 있는 게 오늘뿐이라면.

“이 방에 있는 동안만은, 저를 사랑해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오늘 하루만이라도 나는, 한세아의 연인이고 싶었다.

“…….”

세아 씨는 눈도 깜빡이지 않고 나를 보고 있었다.

나도 피하지 않고 그 눈을 마주 보았다.

잠깐의 침묵.

“……그래요. 그런 건 선후 씨에 대한 예의가 아니겠죠.”

세아 씨는 어렵게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하지만 100% 약속드릴 순 없어요.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것까지 어떻게 할 순 없으니까.”

“고맙습니다, 세아 씨.”

그거면 충분했다.

단지 껍데기뿐인 흉내일지라도.

한세아와 서로 사랑할 수 있다면.

나는 다시 한번 세아와 입을 맞추었다.

츄.

약하게 떨리는 입술.

망설이는 마음이 느껴진다.

“사랑합니다, 세아 씨.”

뺨에 입을 대고 속삭인다.

“……저도요. 선후 씨.”

두근두근.

거짓이라는 걸 알면서도 이렇게나 두근거리다니.

다시 한번 입을 맞춘다.

한 손은 목덜미에.

한 손은 등에.

세아의 아랫입술을 빨면서 등을 상냥하게 쓰다듬는다.

“하아…….”

입술이 벌어진 틈에 또 키스한다.

세아의 입안에 혀를 넣는다.

핥는다. 빤다.

노골적인 키스에 세아가 내 가슴을 밀어낸다.

“잠깐만요. 너무 심해요.”

“죄송합니다. 세아 씨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그만.”

뻔한 변명으로 얼버무린다.

이건 사악한 마왕에게 잡혀간 성녀를 구하기 위한 성전이다.

반칙도 뭣도 없다.

정의는 나에게 있으니까.

나는 질리지도 않고 다시 키스한다.

혀는 넣지만 아까보다는 조금 약하게.

‘아까보단 덜하니까’.

세아도 이 정도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받아들인다.

세아의 몸이 따뜻해지기 시작한다.

키스 연습 때 세아가 제일 적극적이었다는 미소의 그 정보가 도움이 됐다.

그건 세아가 키스 자체를 싫어하는 건 아니란 뜻이다.

다만 다른 남자와 하고 싶지 않았을 뿐.

처음엔 단순한 입맞춤으로, 익숙해지면 한 단계씩 수위를 높여간다.

끓는 물 속의 개구리처럼.

키스하지 않겠다는 마음도 점점 마비되는 것이다.

정성을 들여 천천히, 세아를 익혀간다.

세아의 키스도 이제는 제법 적극적으로 변해있었다.

“웃.”

그런 내 불순한 마음을 눈치챈 걸까.

괘씸하다는 듯이 세아가 내 자지를 잡았다.

하지만 그건 왠지 어색한 손길이었다.

일단 홧김에 잡긴 했지만 여기서부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것 같다. 

“세아 씨. 좀 더 세게. 그리고 위아래로 움직이면 됩니다.”

“……이, 렇게요?”

“네……. 기분 좋습니다.”

얼떨결에 세아의 손딸을 받게 되었다.

나는 계속 키스를 이어가며 그 어색한 손놀림을 즐겼다.

“세아 씨. 만지고 싶은 곳이 있으면 만지면 됩니다. 전 지금 세아 씨의 연인이니까요.”

한 손은 내 자지를 애무하고 있지만, 다른 손은 어찌할 바를 몰라 방황하고 있다.

내 말을 듣고 세아 씨는 방황하던 손을 내 가슴에 댔다.

여자도 남자의 가슴을 만지고 싶어 하는 건가.

좀 더 운동에 신경 써야지.

나도 다시 한번 세아의 가슴에 손을 올린다.

느긋한 손길로 유방을 애무한다.

세아도 내 몸을, 나도 세아의 몸을 애무한다.

일방적인 섹스가 아니다.

진짜 연인 간의 섹스처럼.

풋풋한 젊은 커플이 처음으로 사랑을 나누듯이.

우리는 진짜 섹스에 빠져든다.

혀가 마비될 정도로 농밀한 키스를 나눈다.

세아도 이제 망설임을 잊었다.

온전히 나만을 바라보고 있다.

그럼 이제 다음 단계로. 

“으흥!”

세아의 입술이 떨어진다.

내 손이 세아의 다리 사이에 들어갔으니까.

갑작스러운 자극을 견디지 못했을 것이다.

앙다문 아랫입술에 손가락을 문지른다.

약간의 습기가 느껴진다.

하지만 이거론 부족할 텐데.

“아…… 아…….”

세아가 내 양쪽 어깨에 손을 짚는다.

고개를 숙이고 있어서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침대 위에 무릎 꿇은 채, 스스로 허리를 움직여 내 손에 보지를 비비고 있다.

멋진 광경이다.

거기에 유익하다. 자신의 약점을 나에게 광고하는 거나 마찬가지다.

자지가 터질 것 같다.

하지만 아직 넣는 건 안 된다.

좀 더 익혀서 흐물흐물하게 만들어야 한다.

“앗!”

세아의 허벅지를 팔에 끼고 침대에 밀어 눕힌다.

눈앞에 세아의 보지가 있었다.

스프링 멤버의 보지를 보는 건 벌써 세 명째지만, 세아도 역시 털이 없다.

사장의 취향인가. 이런 괘씸한.

새하얀 대음순에 감싸인 발간 소음순이 보인다.

세아가 좋아하는 부분은 알았다.

어떻게 보면 뻔하지만, 클리토리스다. 

남자가 자지를 만져주면 좋아하듯이.

여자 대부분은 클리토리스로 느낀다.

하지만 사람마다 좋아하는 방식은 다르다.

여자의 클리토리스는 작지만 남자의 귀두처럼 껍질로 싸여있다.

그 표피 안쪽의 빨간 속살을 직접 자극하는 걸 좋아하는 여자.

표피 바깥쪽에서 간접적으로 자극하는 걸 좋아하는 여자.

민감한 부위인 만큼 방식도 세기도 섬세하게 조정해야 한다.

세아는 후자였다.

내 손에 클리토리스를 직접 비비기보단 그 주위를 비볐다.

클리를 직접 자극하는 건 너무 강해서 싫은 건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거기에 맞춰서 손보다 부드러운 도구로 자극해주면 된다.

나는 혀를 내밀어 세아의 보지를 핥는다.

“앗! 아앗! 잠깐만요!”

세아는 부끄러운 건지 다리를 파닥거리지만, 어차피 내 팔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심하게 파닥거리면 혀로 클리토리스를 꾸욱 찔러준다.

“아히이이──!”

몇 번 그런 행동을 반복하자, 세아도 파닥거리길 멈춘다.

반항하면 더 거센 자극이 온다는 걸 배운 것이다.

“아항, 아앙…….”

거기서부턴 순조롭다.

나는 마음껏 세아의 보지를 핥았다.

커닐링구스.

보지를 빠는 단순한 행위지만 여기에도 나름의 체력과 기술이 필요하다.

평소엔 잘 쓰지도, 단련하지도 않는 입 주위 근육을 쓰니까.

그래서 나는 더 잘할 수 있도록 나름대로 단련을 했다.

내 여자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

내 경험상 이걸 싫어하는 여자는 없었다.

처음엔 부끄러워서 싫어하더라도, 막상 경험해보면 좋아하게 된다.

세아처럼.

세아는 처음 버둥대던 게 거짓말처럼 얌전하게 내 입 애무를 받아들이고 있다.

지금은 완전히 푹 빠져있다.

“아아…아앙…….”

나의 아이돌이 내 애무를 받고 허덕이고 있다.

이런 훌륭한 팬서비스가 또 있을까.

보지도 이제 제법 젖어왔다.

절반은 내 침이겠지만.

넣어도 문제는 없을 거 같다.

우선 살짝 손가락부터 넣어볼까.

“아!”

세아의 몸이 확 긴장한다.

음. 이상하다.

잘 안 들어가네.

꽉 닫힌 채 열릴 생각이 없어 보인다.

마치 조개처럼, 처녀 보지처럼…….

…….

“세아 씨, 혹시……처녀세요?”

“……예?”

지금까지 눈을 꼭 감고 있던 세아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되묻는다.

아. 실수했다.

진선후.

네 눈은 옹이구멍이냐?

어떻게 봐도 처녀잖아.

몸의 반응도, 하는 행동도 처녀잖아.

남자를 모르는 여자의 반응이잖아.

이걸 왜 착각한 거야?

‘성인이 되면 정식으로 사귀기로 했다’

그 말에 나는 당연히 이미 했다고 생각했다.

성인이 되고 나서 벌써 2년.

한세아 같은 여자를 내버려 둘 리 없으니까.

그 사장에 대한 편견 때문에, 당연히 이런 짓을 벌써 몇 번이나 해왔을 거라 생각했다.

한세아의 몸을 이미 여러 남자가 거쳐 갔을 거라고 생각했다.

성인이 될 때까지 참았다는 것도 의심스러웠다.

나라면 이미 하고도 남았을 테니까.

“정말…….”

“죄송합니다. 이상한 착각을 했습니다.”

“아무한테나 밝힐 순 없다고 했잖아요. 상대를 구하기 어려웠다고도. 우리 셋밖에 모르는 비밀이라는 것도.”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입이 10개라도 할 말이 없었다.

입이 10개면 10배로 핥아줄 텐데.

그럼 그 사장은 몇 년이나 참은 거야?

성인이 되고 나서 2년, 그전에도 몇 년.

남자로서 그 인내심에는 경의를 표한다.

이 이상한 성취미는 존중해줄 수 없지만 말이야!

“그럼 사과의 의미로…… 방금 그거, 좀 더 해주세요.”

세아는 토라진 듯이, 부끄러운 듯이, 그렇게 말했다. 

“아직…… 넣는 건 무서워요.”

부끄러운 속마음을 숨기듯이, 세아는 덧붙였다.

얼마든지요.

세아 씨의 보지라면 몇 시간이라도 핥아드리죠.

절 개미핥기가 아니라 보지핥기라고 부르셔도 좋아요.

“아앙!”

나는 처녀보지에 대한 경의를 담아 더욱 열심히 세아의 보지를 핥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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