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62화 (62/256)

누나, after3 

  

선후는 여유로운 얼굴로 내 가슴을 잡았다.

그리곤 떡이라도 주무르듯이 함부로 주무르기 시작했다.

아팠다.

가슴이 떨어져 나갈 것만 같았다. 

내 가슴은 기껏해야 선후나 여자 선수들이 가끔 만지기도 하지만, 이런 식으로 세게 주물러진 적은 없었다.

실컷 만지게 해준다고 잘난 척했어도 지금까지 선후가 얼마나 나를 배려해서 만져왔는지 알 수 있었다.

“큭……!”

너무 아파서 참았던 목소리가 새고 만다.

내 가슴에는 새빨갛게 선후의 손자국이 찍혀 있었다.

하지만 선후는 그 모습을 흘끗 보고 넘길 뿐.

걱정하는 말 한마디도 해주지 않았다.

선후가 차갑다.

이렇게 하찮은 취급을 당한 건 인생에서 처음이었다.

분했다.

분한데도, 어째서 이렇게 흥분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다음은 손으로 보지를 마구 만지더니, 안쪽으로 손가락까지 넣어왔다.

낯선 감각에 깜짝 놀라서 허리가 튀었다.

자지는 아무리 딱딱해도 원래 그 안에 넣기 위해 만들어진 물건이다.

하지만 손가락은 아니다.

자지보다 얇아도 손톱은 단단하고 날카롭다. 얼마든지 안쪽을 찌르면 상처를 낼 수 있었다.

지금 선후는 정말로 나를 상처입힐 것만 같았다. 

“누나. 움직이지 마. 다치기 싫으면.”

무서운데, 다칠 것만 같은데, 선후는 움직이지 말라고 했다.

나를 그 말 한마디로 묶어놓았다.

나는 덜덜 떨면서 선후의 손가락을 받아들여야 했다.

『오빠 피아노 치는 손가락으로 내 짬지도 쑤셔줬으면 좋겠다 하앙』

정말 그 댓글처럼 됐구나.

나도 그렇게 상상하면서 팬티를 적시긴 했지만, 이런 건 아니었어.

아니었…… 아니었나?

아니었지만, 지금 이건 상상했던 것보다, 어쩌면 더…….

선후의 손가락이 깊숙이 들어온다.

깊숙이. 더 깊숙이.

남자치고도 기다란 손가락이다.

무서울 만큼 깊숙이 들어왔다.

아아. 두렵다.

몸이 떨린다.

보지도, 자궁도 떨린다.

“누나. 지금부터 입으로 할 건데 갑자기 움직이면 안 돼. 다칠 수도 있으니까.”

그래. 정말로 핥는 거구나. 거길.

선후는 더럽다고 생각하지 않는 걸까?

아마 냄새날 텐데.

자기 건 냄새 나는 거 신경 쓰면서, 왜 누나 건 냄새나도 신경 안 쓰는 건데?

똑같이 부끄러운데. 여자인 내가 더 부끄러운데.

나는 몸에 힘을 꽉 주고 그때를 대비했다.

이를 악물고, 소리도 내지 않고, 느끼지도 않을 거다.

내가 별 반응이 없으면 선후도 그만두겠지.

……하지만 안 됐다.

선후가 내 거길 핥는 동안, 나는 계속 소리를 질렀다.

계속 느꼈다. 계속 몸부림쳤다.

죽을 만큼 기분 좋았다. 정말 이러다 미쳐버리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더러운데.

아까 살짝 지리기까지 했는데.

그런데도 선후는 샅샅이 핥았다.

더럽고 냄새나는 누나의 보지를.

“누나. 기분 좋았지?”

거 봐. 기분 좋았잖아?

잘난 척 묻는 선후에겐 도저히 솔직히 대답해줄 수 없었다.

나는 끝까지 고집을 부렸다.

더러워, 역겨워, 하며.

그러자 선후는 복수라는 듯이 나에게 키스했다.

선후와 키스하는 건 싫지 않다.

하지만 더러운 건 더러운 거다. 그런 더러운 걸 빤 입에 키스하고 싶지 않았다.

선후는 거부하는 내 턱을 잡고 억지로 키스했다.

내가 선후를 뿌리칠 수 있을까?

하지만 그러다 선후가 화내면? 그때처럼 기절할 때까지 맞으면?

그땐 아마추어였으니 괜찮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내 얼굴에 상처가 나면 뉴스에 나와버린다.

오싹한 공포가 내 도망칠 의지를 빼앗았다.

그런 나에게 선후가 입을 맞춘다.

나는 눈도 입도 꽉 다물었지만, 냄새까지 차단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아. 역시 냄새나잖아. 더럽잖아.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선후 이 바보가.

평소엔 그렇게 더럽지 않은데. 정말이라고.

왜 하필이면 오늘이야.

내 말을 안 듣는 선후가 원망스러웠다.

하지만 동시에 이상할 정도로 흥분하는 내가 있었다.

나도 내 몸을 모르겠다. 내 마음을 모르겠다.

이렇게 수치스러운데. 이렇게 분한데.

왜 이렇게 흥분되는지.

“누나. 입 벌려.”

그 말은, 마치 벼락처럼.

내 정수리에 떨어졌다.

몸이 벌벌 떨렸다.

가슴에서 뿜어져 나오는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이게 뭐지?

무슨 마법을 부린 거야?

야. 진선후.

너 뭐야?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하지만 말은 나오지 않고.

선후가 명령한 대로, 나는 입을 벌렸다.

그러자, 텅 비어있던 가슴이 채워졌다.

행복했다.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감동? 감격? 이게 뭐지?

왜 이런 기분이 드는 거야?

이게 무슨 감정인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누나. 눈을 뜨고 나를 봐.”

선후의 명령을 따를 때마다 채워지는 마음의 빈자리.

“누나. 혀 내밀어.”

사라지는 죄책감.

“핥아.”

절대로 싫어.

절대로 싫은데, 절대로 싫은데…….

“핥으라고.”

선후가 내민 더러운 손가락을 핥는다.

내 안에 들어와 있던, 더러운 손가락을.

나의 존엄을 짓밟는다.

단단하게 굳혔던 껍데기를 부순다.

너무나도 감미로운, 선후와 나만의 은밀한 놀이.

“누나. 보지 벌리고 나한테 넣어달라고 애원해봐. 그럼 넣어줄 테니까.”

굴욕적인, 너무나 비참한, 내 모든 걸 부정하는.

선후는 그런 나를 요구했다.

선후에게 엉덩이를 내민다.

내민 엉덩이를 양손으로 잡고 좌우로 벌린다.

내 인생 가장 수치스러운 순간.

하지만, 이 순간 나는 완전해졌다.

선후는 그런 내 안을 일체의 배려도 없이 꿰뚫었다.

나는 무아지경이었다.

내 의식은 선후가 엉덩이를 때릴 때만 깜빡였다가, 다시 진흙 속으로 가라앉았다.

어느샌가 내 손이 엉덩이에서 떨어져 있었다.

잡고 있어야 하는데. 선후가 시키는 대로 잡고 있어야 하는데.

선후는 명령을 안 지킨 나에게 벌을 준다고 한다.

선후의 벌.

선후의 벌은 뭘까.

선후는 나에게 얼마나 더 굴욕을 주려는 걸까.

선후의 말에 따라 입을 벌린다.

몸이 말을 듣지 않는데 선후는 더 크게 벌리라고 한다.

억지로 입을 더 벌리자 선후는 내 입에 침을 뱉었다.

내 거길 핥았던 입으로.

더러운 침을.

아아.

더러워진다.

마치 쓰고 버린 휴지처럼, 걸레처럼.

선후는 나를 얼마나 더 더럽혀야 만족할까.

선후의 더러운 침을 삼킨다.

세상 어떤 꿀보다 달콤한 침이었다.

더러워진 나를 선후가 칭찬한다. 행복하다.

내 몸은 뿔뿔이 흩어져 우주를 떠다니고 있었다.

이 우주에선 선후와 나 둘뿐이었다.

선후가 내 안에 사정한다.

텅 빈 내 안을 선후로 채운다.

따뜻했다.

자궁이 행복으로 가득 찬다. 

그때부터 선후와 나는 정력이 다할 때까지 몸을 겹쳤다.

나도 체력만큼은 자신이 있었다. 폼으로 프로를 하는 게 아니다.

하지만 선후는 끝이 없었다. 칠전팔기란 선후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일곱 번 넘어져도 여덟 번 발기했다.

수분을 섭취하고, 다시 배출하고, 무한한 것만 같은 젊은 에너지를 불태웠다.

나도 선후보다 먼저 쓰러질 순 없다고 고집을 부려 버텼지만, 이젠 정말로 한계였다.

질과 자궁에 감각이 없었다. 너무 느껴서 마비된 것 같았다.

팔다리가 흐느적거리고 목도 아팠다.

모든 근육이 연료 부족 상태였다.

“누나. 나 화장실 가고 싶어. 따라와 줘.”

네가 여자애도 아니고 무슨 화장실을 같이 가?

하지만 동시에 선후가 그런 의도로 하는 말이 아니란 걸 깨달았다.

이번엔 화장실에서 하는 거야?

화장실에서 하면 침대 더러워질 걱정 안 해도 되겠네.

역시 선후는 똑똑해.

그렇게 선후에게 손을 잡혀 화장실에 따라왔지만, 선후는 나더러 변기에 앉으라고 했다.

왜? 이렇게 앉으면 섹스할 수 없잖아?

혹시 또 입으로 빨아줬으면 하는 거야?

내 몸에 들어갔던 거라 더럽지만, 선후가 그렇게 명령한다면 어쩔 수 없지.

정성껏, 깨끗하게 빨아야지.

빨고 나서 선후한테 칭찬받을 수 있도록.

하지만, 선후의 말은 내 상상을 뛰어넘었다.

“누나. 나 지금부터 화장실 쓸 거야. 누나를 변기 대신으로 써서.”

“뭐?”

선후의 말이 선뜻 이해되지 않았다.

에너지를 너무 많이 써서 머리가 돌지 않는다.

“그러니까 싫으면 피해. 대신 피하지 않으면, 누나는 앞으로 내 전용 변기가 되는 거야.”

변기? 지금 변기라고 했어?

내가 선후 전용 변기가 된다고?

“진선후. 네가 드디어 미쳤구나?”

“평생이야. 내 전용 변기가 되면 평생 다른 남자는 못 만나. 누구의 명령도 들으면 안 되고, 세상에서 내 명령만 들어야 해.”

그건 세상에서 가장 로맨틱한 고백이었다.

가슴속에 넘치는 환희.

나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감출 수 없었다.

있을 수 없을 정도로 추잡한, 선후의 일그러진 소유욕.

그 대상이 나라는 사실이 믿을 수 없을 만큼 기뻤다.

선후가 내 몸에 오줌을 뿌린다.

따뜻했다.

오줌이 이렇게 따뜻한 줄 몰랐다.

그리고 이렇게 기분 좋은 줄도.

그래, 선후야.

나를 줄게.

이 누나를 가져.

더럽혀도 좋고 망가뜨려도 좋아.

하지만 누구한테도 줘선 안 돼. 빼앗겨서도 안 돼.

누난 네 거니까. 

이 역겹고도 사랑스러운 내 동생 진선후 같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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