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after3
선후는 여유로운 얼굴로 내 가슴을 잡았다.
그리곤 떡이라도 주무르듯이 함부로 주무르기 시작했다.
아팠다.
가슴이 떨어져 나갈 것만 같았다.
내 가슴은 기껏해야 선후나 여자 선수들이 가끔 만지기도 하지만, 이런 식으로 세게 주물러진 적은 없었다.
실컷 만지게 해준다고 잘난 척했어도 지금까지 선후가 얼마나 나를 배려해서 만져왔는지 알 수 있었다.
“큭……!”
너무 아파서 참았던 목소리가 새고 만다.
내 가슴에는 새빨갛게 선후의 손자국이 찍혀 있었다.
하지만 선후는 그 모습을 흘끗 보고 넘길 뿐.
걱정하는 말 한마디도 해주지 않았다.
선후가 차갑다.
이렇게 하찮은 취급을 당한 건 인생에서 처음이었다.
분했다.
분한데도, 어째서 이렇게 흥분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다음은 손으로 보지를 마구 만지더니, 안쪽으로 손가락까지 넣어왔다.
낯선 감각에 깜짝 놀라서 허리가 튀었다.
자지는 아무리 딱딱해도 원래 그 안에 넣기 위해 만들어진 물건이다.
하지만 손가락은 아니다.
자지보다 얇아도 손톱은 단단하고 날카롭다. 얼마든지 안쪽을 찌르면 상처를 낼 수 있었다.
지금 선후는 정말로 나를 상처입힐 것만 같았다.
“누나. 움직이지 마. 다치기 싫으면.”
무서운데, 다칠 것만 같은데, 선후는 움직이지 말라고 했다.
나를 그 말 한마디로 묶어놓았다.
나는 덜덜 떨면서 선후의 손가락을 받아들여야 했다.
『오빠 피아노 치는 손가락으로 내 짬지도 쑤셔줬으면 좋겠다 하앙』
정말 그 댓글처럼 됐구나.
나도 그렇게 상상하면서 팬티를 적시긴 했지만, 이런 건 아니었어.
아니었…… 아니었나?
아니었지만, 지금 이건 상상했던 것보다, 어쩌면 더…….
선후의 손가락이 깊숙이 들어온다.
깊숙이. 더 깊숙이.
남자치고도 기다란 손가락이다.
무서울 만큼 깊숙이 들어왔다.
아아. 두렵다.
몸이 떨린다.
보지도, 자궁도 떨린다.
“누나. 지금부터 입으로 할 건데 갑자기 움직이면 안 돼. 다칠 수도 있으니까.”
그래. 정말로 핥는 거구나. 거길.
선후는 더럽다고 생각하지 않는 걸까?
아마 냄새날 텐데.
자기 건 냄새 나는 거 신경 쓰면서, 왜 누나 건 냄새나도 신경 안 쓰는 건데?
똑같이 부끄러운데. 여자인 내가 더 부끄러운데.
나는 몸에 힘을 꽉 주고 그때를 대비했다.
이를 악물고, 소리도 내지 않고, 느끼지도 않을 거다.
내가 별 반응이 없으면 선후도 그만두겠지.
……하지만 안 됐다.
선후가 내 거길 핥는 동안, 나는 계속 소리를 질렀다.
계속 느꼈다. 계속 몸부림쳤다.
죽을 만큼 기분 좋았다. 정말 이러다 미쳐버리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더러운데.
아까 살짝 지리기까지 했는데.
그런데도 선후는 샅샅이 핥았다.
더럽고 냄새나는 누나의 보지를.
“누나. 기분 좋았지?”
거 봐. 기분 좋았잖아?
잘난 척 묻는 선후에겐 도저히 솔직히 대답해줄 수 없었다.
나는 끝까지 고집을 부렸다.
더러워, 역겨워, 하며.
그러자 선후는 복수라는 듯이 나에게 키스했다.
선후와 키스하는 건 싫지 않다.
하지만 더러운 건 더러운 거다. 그런 더러운 걸 빤 입에 키스하고 싶지 않았다.
선후는 거부하는 내 턱을 잡고 억지로 키스했다.
내가 선후를 뿌리칠 수 있을까?
하지만 그러다 선후가 화내면? 그때처럼 기절할 때까지 맞으면?
그땐 아마추어였으니 괜찮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내 얼굴에 상처가 나면 뉴스에 나와버린다.
오싹한 공포가 내 도망칠 의지를 빼앗았다.
그런 나에게 선후가 입을 맞춘다.
나는 눈도 입도 꽉 다물었지만, 냄새까지 차단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아. 역시 냄새나잖아. 더럽잖아.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선후 이 바보가.
평소엔 그렇게 더럽지 않은데. 정말이라고.
왜 하필이면 오늘이야.
내 말을 안 듣는 선후가 원망스러웠다.
하지만 동시에 이상할 정도로 흥분하는 내가 있었다.
나도 내 몸을 모르겠다. 내 마음을 모르겠다.
이렇게 수치스러운데. 이렇게 분한데.
왜 이렇게 흥분되는지.
“누나. 입 벌려.”
그 말은, 마치 벼락처럼.
내 정수리에 떨어졌다.
몸이 벌벌 떨렸다.
가슴에서 뿜어져 나오는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이게 뭐지?
무슨 마법을 부린 거야?
야. 진선후.
너 뭐야?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하지만 말은 나오지 않고.
선후가 명령한 대로, 나는 입을 벌렸다.
그러자, 텅 비어있던 가슴이 채워졌다.
행복했다.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감동? 감격? 이게 뭐지?
왜 이런 기분이 드는 거야?
이게 무슨 감정인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누나. 눈을 뜨고 나를 봐.”
선후의 명령을 따를 때마다 채워지는 마음의 빈자리.
“누나. 혀 내밀어.”
사라지는 죄책감.
“핥아.”
절대로 싫어.
절대로 싫은데, 절대로 싫은데…….
“핥으라고.”
선후가 내민 더러운 손가락을 핥는다.
내 안에 들어와 있던, 더러운 손가락을.
나의 존엄을 짓밟는다.
단단하게 굳혔던 껍데기를 부순다.
너무나도 감미로운, 선후와 나만의 은밀한 놀이.
“누나. 보지 벌리고 나한테 넣어달라고 애원해봐. 그럼 넣어줄 테니까.”
굴욕적인, 너무나 비참한, 내 모든 걸 부정하는.
선후는 그런 나를 요구했다.
선후에게 엉덩이를 내민다.
내민 엉덩이를 양손으로 잡고 좌우로 벌린다.
내 인생 가장 수치스러운 순간.
하지만, 이 순간 나는 완전해졌다.
선후는 그런 내 안을 일체의 배려도 없이 꿰뚫었다.
나는 무아지경이었다.
내 의식은 선후가 엉덩이를 때릴 때만 깜빡였다가, 다시 진흙 속으로 가라앉았다.
어느샌가 내 손이 엉덩이에서 떨어져 있었다.
잡고 있어야 하는데. 선후가 시키는 대로 잡고 있어야 하는데.
선후는 명령을 안 지킨 나에게 벌을 준다고 한다.
선후의 벌.
선후의 벌은 뭘까.
선후는 나에게 얼마나 더 굴욕을 주려는 걸까.
선후의 말에 따라 입을 벌린다.
몸이 말을 듣지 않는데 선후는 더 크게 벌리라고 한다.
억지로 입을 더 벌리자 선후는 내 입에 침을 뱉었다.
내 거길 핥았던 입으로.
더러운 침을.
아아.
더러워진다.
마치 쓰고 버린 휴지처럼, 걸레처럼.
선후는 나를 얼마나 더 더럽혀야 만족할까.
선후의 더러운 침을 삼킨다.
세상 어떤 꿀보다 달콤한 침이었다.
더러워진 나를 선후가 칭찬한다. 행복하다.
내 몸은 뿔뿔이 흩어져 우주를 떠다니고 있었다.
이 우주에선 선후와 나 둘뿐이었다.
선후가 내 안에 사정한다.
텅 빈 내 안을 선후로 채운다.
따뜻했다.
자궁이 행복으로 가득 찬다.
그때부터 선후와 나는 정력이 다할 때까지 몸을 겹쳤다.
나도 체력만큼은 자신이 있었다. 폼으로 프로를 하는 게 아니다.
하지만 선후는 끝이 없었다. 칠전팔기란 선후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일곱 번 넘어져도 여덟 번 발기했다.
수분을 섭취하고, 다시 배출하고, 무한한 것만 같은 젊은 에너지를 불태웠다.
나도 선후보다 먼저 쓰러질 순 없다고 고집을 부려 버텼지만, 이젠 정말로 한계였다.
질과 자궁에 감각이 없었다. 너무 느껴서 마비된 것 같았다.
팔다리가 흐느적거리고 목도 아팠다.
모든 근육이 연료 부족 상태였다.
“누나. 나 화장실 가고 싶어. 따라와 줘.”
네가 여자애도 아니고 무슨 화장실을 같이 가?
하지만 동시에 선후가 그런 의도로 하는 말이 아니란 걸 깨달았다.
이번엔 화장실에서 하는 거야?
화장실에서 하면 침대 더러워질 걱정 안 해도 되겠네.
역시 선후는 똑똑해.
그렇게 선후에게 손을 잡혀 화장실에 따라왔지만, 선후는 나더러 변기에 앉으라고 했다.
왜? 이렇게 앉으면 섹스할 수 없잖아?
혹시 또 입으로 빨아줬으면 하는 거야?
내 몸에 들어갔던 거라 더럽지만, 선후가 그렇게 명령한다면 어쩔 수 없지.
정성껏, 깨끗하게 빨아야지.
빨고 나서 선후한테 칭찬받을 수 있도록.
하지만, 선후의 말은 내 상상을 뛰어넘었다.
“누나. 나 지금부터 화장실 쓸 거야. 누나를 변기 대신으로 써서.”
“뭐?”
선후의 말이 선뜻 이해되지 않았다.
에너지를 너무 많이 써서 머리가 돌지 않는다.
“그러니까 싫으면 피해. 대신 피하지 않으면, 누나는 앞으로 내 전용 변기가 되는 거야.”
변기? 지금 변기라고 했어?
내가 선후 전용 변기가 된다고?
“진선후. 네가 드디어 미쳤구나?”
“평생이야. 내 전용 변기가 되면 평생 다른 남자는 못 만나. 누구의 명령도 들으면 안 되고, 세상에서 내 명령만 들어야 해.”
그건 세상에서 가장 로맨틱한 고백이었다.
가슴속에 넘치는 환희.
나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감출 수 없었다.
있을 수 없을 정도로 추잡한, 선후의 일그러진 소유욕.
그 대상이 나라는 사실이 믿을 수 없을 만큼 기뻤다.
선후가 내 몸에 오줌을 뿌린다.
따뜻했다.
오줌이 이렇게 따뜻한 줄 몰랐다.
그리고 이렇게 기분 좋은 줄도.
그래, 선후야.
나를 줄게.
이 누나를 가져.
더럽혀도 좋고 망가뜨려도 좋아.
하지만 누구한테도 줘선 안 돼. 빼앗겨서도 안 돼.
누난 네 거니까.
이 역겹고도 사랑스러운 내 동생 진선후 같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