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7화 (57/256)

누나와 호텔에서 

누나의 키스는 서툴렀다.

아마 이게 누나에게 있어선 첫 키스인 거겠지.

진소영의 첫 섹스, 첫 키스, 그 영광의 자리에 내 이름을 새겨넣는다.

누나와의 섹스 때는 나도 처음이었다.

그래서 나도 그저 하는 데에만 급급했다.

하지만 키스는 아니다.

나는 이미 경험치를 쌓아 레벨을 올린 상태다.

뉴비인 누나쯤은 압도할 수 있을 정도로.

“음, 츄우, 츕.”

아아. 기분 좋다.

경직된 누나의 입술을 빨아준다.

누나와의 키스는 처음 미소와 했던 키스를 떠올리게 했다.

자매라서 그런 걸까.

성격은 전혀 다른데, 첫 키스의 반응은 미소와 비슷했다.

누나의 혀는 겁을 먹은 듯이 구석에 움츠린 채 나오지 않았다.

진소영 본체와는 다르게 소심한 아이였다.

나는 살짝 실눈을 뜨고 눈으로 누나에게 물었다.

‘누나. 겁먹은 거야?’

눈으로 웃으며 누나를 도발한다.

누나는 웃음이 나올 정도로 쉽게 도발에 넘어왔다.

겁먹은 실눈이 나를 째려보는 눈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강한 마음과 달리 몸은 움직이지 않는다.

처음으로 혀를 섞는 건 나름대로 용기가 필요한 일이니까.

울컥해서 해버리기에는 난이도가 높았다.

할 수 없이 내가 먼저 누나의 입안으로 혀를 넣었다.

혹시 물어뜯기는 건 아니겠지.

나는 조금 쫄면서도 혀를 진행해나갔다. 

구석에 쫄아있는 누나의 혀를 톡톡 건드려 일으킨다.

그리고 살살 문지른다. 어기 다루듯이.

다소곳한 처녀 같은 누나의 혀를 내 혀로 애무한다.

“하웁, 츕. 읍.”

몇 번 혀끼리 비비고 나자 누나도 익숙해졌는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아. 기분 좋다.

누나와 혀를 섞어 서로의 혀를 애무한다.

누나의 혀놀림은 아직 어색하지만 그게 마이너스 요인이 되지는 않는다.

이건 누나의 첫 키스니까.

평생 누나의 기억에 남을 첫 키스.

조금이라도 좋은 추억으로 남기기 위해 나는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조금이라도 누나가 기분 좋을 수 있도록.

하지만 도중에 나는 중대한 사실을 눈치챘다.

나는 혀를 빼고 입술을 뗐다.

누나가 발갛게 상기된 얼굴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하아, 하아, 뭐야?”

누나의 호흡은 거칠고 눈빛은 몽롱했다.

“아니. 누나가 숨을 안 쉬어서.”

누나는 키스 중에 전혀 숨을 안 쉬고 있었다.

도저히 참을 수 없어지면 쉬기야 하겠지.

하지만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키스를 중단하고 누나에게 숨 쉴 틈을 만들어주었다.

완벽한 누나의 허점을 찾은 것 같아서 왠지 웃음이 나왔다.

내가 웃자 누나는 욱하는 표정을 지었다. 

“선후 주제에.”

한 대 맞을 것 같아서 방어 자세를 취하는 나.

하지만 누나는 때리는 대신 내 바지를 벗겼다.

“누, 누나? 먼저 좀 씻고.”

“닥쳐. 너, 내가 얼마나 참았는지 알아?”

“우옷.”

차에 오래 앉아 있었던 탓에 내 자지는 그리 깨끗하다고 할 수 없는 상태였다.

결벽증이 있는 누나라면 당연히 먼저 씻고 시작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누나는 반쯤 선 내 자지를 바로 입안에 넣었다.

“훔, 츄붑.”

그리고 바로 빨기 시작했다.

뜨겁고 미끈거리는 누나의 입안. 그리고 강렬한 흡입력.

50% 상태였던 내 자지는 순식간에 풀 차지 상태가 됐다.

“그으…….”

쾌감에 신음하는 나를 올려다보며 누나는 기분이 좋아진 것 같았다.

내 자지를 빠는 기세에도 탄력이 붙었다.

내 자지를 입으로 강하게 빨아들이며 누나는 머리를 앞뒤로 움직였다.

누나의 부끄럼쟁이 혀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기운차게 내 귀두를 자극했다.

어째서 키스에 쓰는 혀는 그렇게 소심하면서, 자지에 쓰는 혀는 이렇게 대담할까?

모를 일이다.

“확실히 털이 없으니 빨기 편하네. 냄새도 덜하고.”

자지를 입에서 빼 손과 교대하고서 누나가 말했다.

누나의 그 말은 그냥 넘길 수 없었다.

“나, 냄새났었어?”

“그럼 안 난다고 생각했어?”

미간을 찌푸리는 누나의 말은 거짓말처럼 들리지 않았다.

쿠쿵.

그렇게 깨끗하게 씻는다고 씻는데도 냄새가 났단 말이야?

가만. 누나 말고 내 걸 빤 사람이 또 누가 있지?

엄마, 미소, 거기에 윤서아 선생님까지?

설마 다들 말은 안 했지만 속으론 냄새난다고 생각하고 있었어?

갑자기 수치심이 확 밀려왔다.

“뭐, 꼭 나쁜 냄새라곤 할 수 없지만.”

누나는 혼잣말처럼 덧붙였지만 내 귀엔 들어오지 않았다.

어쨌든 냄새가 났다는 건 사실이니까.

“그럼 지금은 안 나? 향수라도 뿌릴까?”

“……너, 진짜 그렇게 소심해서 어떻게 살래?”

윽.

누나 말대로다.

사람이니까 냄새가 나는 건 당연하다.

그런 것보다 작은 일에도 신경 쓰는 내 소심한 성격부터 고쳐야 했다.

“흥. 이만하면 됐네.”

누나는 발딱 일어선 내 자지를 놓아주었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벗기 시작했다.

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미소도 누나도 남자 앞에서 옷을 벗는 데 너무 거리낌이 없다.

정조 관념이 걱정이다.

“자. 빨리 넣어 봐. 저번처럼 뒤로 할 거야?”

옷을 다 벗은 누나는 곧바로 침대 위에 올라가 엎드렸다.

그러면서 엉덩이 쪽은 손으로 가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정말이지 상남자 그 자체다.

누나랑 내 성격을 섞어서 둘로 나눌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누나. 또 그냥 바로 할 거야?”

“그럼?”

달리 뭐가 있냐는 듯이 묻는 누나.

생각해보면 내가 누나를 애무해준 적은 거의 없었다.

일방적으로 누나가 내 자지를 희롱하거나 빨거나, 그런 경우가 많았다.

지난번 첫 섹스 때도 예고편도 없이 바로 본편으로 넘어갔었고.

나도 그때는 처음이라 당장 넣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물론 지금도 머릿속엔 당장 넣고 싶다는 생각뿐이지만, 적어도 그때보단 여유가 있었다.

상대를 보고 배려할 수 있을 정도로는.

엄마나 윤서아 선생님과 섹스할 때를 떠올린다.

그땐 어땠지?

엄마도 선생님도 우물물이 넘치는 것처럼 물이 나왔었다.

그 물은 그냥 물이 아니다.

여자의 약한 속살을 지키기 위한 보호 물질이다.

동시에 여자가 더 쾌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역할도 있다.

여자가 성관계를 싫어하지 않도록, 인간이 번식하기 쉽게 진화해온 증거였다.

그런데 누나는 어떤가.

거의 젖지 않았다.

저번에도 아마 애액보다 피가 더 많이 나왔을 거다.

당연히 그만큼 아팠겠지.

입을 막고, 젖지도 않은 보지에 억지로 집어넣는 강간 같은 행위. 

몇 번이나 말해서 변명처럼 들리지만, 나도 그땐 처음이라 몰랐다.

하지만 그 뒤로 엄마와 미소, 윤서아 선생님과도 경험했다.

지금은 그게 얼마나 잘못된 행위였는지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다.

누나의 기억에 평생 새겨질 첫 경험.

나는 그 첫 경험을 망쳐버린 것이다.

“뭐해? 안 할 거야?”

누나가 뒤를 돌아보며 재촉한다.

누나. 아름다운 진소영 누나.

누나는 어째서 나를 선택했을까.

여자 하나 제대로 리드하지 못하는, 이렇게 못난 동생을.

누나한테는 그저 미안한 마음뿐이었다.

그러니까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엄마나 선생님처럼, 나와 섹스해서 좋았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적어도 나와 섹스한 걸 후회하게 만들고 싶진 않았다.

나는 침대 위에 올라가 무릎을 꿇고 누나에게 다가갔다.

누나는 한 손으로 엉덩이 쪽 구멍을 가리고 있었지만, 그 아래에 있는 보지는 내놓고 있었다.

아직 한 번밖에 사용하지 않은, 누나답지 않게 귀여운 보지다.

어째서 보지는 내놓고서 엉덩이를 가리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나한테는 마침 잘된 일이었다.

나는 누나의 엉덩이 쪽에 자지 대신 얼굴을 가져갔다.

그리고 혀를 내밀어, 보지를 핥았다.

“꺅!”

퍽!

누나가 뒤로 휘두른 주먹에 나는 머리를 맞았다.

그리고 누나는 침대에 앉아 신경질적으로 소리쳤다.

“야, 진선후. 너 미쳤어? 지금 뭐 하는 거야? 어디에 입을 대?”

나는 맞은 자리를 만져보았다.

아프지 않았다.

아마 순간적으로 놀라서 때린 거니 꽤 힘이 들어가 있었을 테지만, 아프지 않았다.

“누나. 넣기 전에 애무하고 넣을게.”

코끼리 족쇄 이론이라는 게 있다.

서커스에서 키우는 새끼 코끼리는 발에 족쇄를 채우고 철구를 달아 놓는다.

어린 코끼리는 그 철구를 어찌할 수 없어 그 자리에 묶여 지낸다.

그 코끼리는 나중에 성체가 된 이후로도 그 자리에 묶여 지낸다고 한다.

이제 철구를 쉽게 옮길 수 있게 되었는데도.

그 철구를 달고 구속되어 사는 삶에 순응해버린 것이다.

철구를 이길 수 없다는 사상이 보이지 않는 족쇄가 되어 그 코끼리를 구속해버린 것이다.

“야, 진선후. 누가 그런 거 해달래? 그냥 빨리 넣고 싸기나 하라고.”

내가 갑자기 코끼리 이야기를 꺼낸 것은 지금 내 상황이 그와 비슷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 말 좀 들어줘 누나. 나, 누나를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 

동물은 본능적으로 무리에 서열을 매긴다.

어렸을 적 나한테 우리 집 서열 1위는 누나였다.

물론 엄마나 새아버지도 있었지만, 누나한테는 이길 수 없다는 걸 나는 알았다.

힘으로든, 영향력으로든.

누나가 하는 일에는 아무도 토를 달 수 없다.

“……뭐야, 너? 지금 누나 협박하는 거니?”

나와 엄마를 때렸던 새아버지조차 때려서 병원에 보내버리는 누나에게 나는 공포를 느꼈다.

나는 누나에게 거스르지 못했다.

그건 동물적인 본능이었다.

“협박하는 거 아니야. 정말 누나를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서 그래.”

하지만 시간은 흘렀다.

나는 성장했고 어른이 되었다.

누나는 여자고 나는 남자.

눈에 보이는 근육부터 차원이 다르다. 

누나보다 키도 커지고 몸무게는 말할 것도 없다.

내가 힘에서 누나를 이기지 못할 리가 없었다.

“웃긴다 너. 그러다 한 대 치겠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누나에게 거역하지 못했다.

그건 일종의 트라우마였다.

누나라는 존재는 내 다리에 묶인 족쇄였다.

“그래. 쳐서 누나가 내 말 듣는다면 누나라도 칠 거야.”

하지만 나는 지난번 섹스에서 누나의 약함을 느꼈다.

누나는 여자고 나는 남자.

여자는 남자보다 약하다.

그건 만고불변의 진리였다.

“이게!”

누나가 주먹을 휘두른다.

그건 진심으로 나를 때리기 위해 힘껏 휘두른 주먹이었다.

나는 누나가 휘두른 그 손목을 손으로 붙잡았다.

너무나도 쉽게.

“……야. 진선후. 이거 안 놔?”

누나 손목이 이렇게 가늘었던가.

세게 쥐면 부러질 것만 같았다.

그 손목을 나는 강하게 잡아당긴다.

약한 누나는 내 힘을 버틸 수 없었고, 휘청이며 침대에 엎어졌다.

누나는 내가 한 짓을 믿을 수 없다는 듯한 눈으로 올려다보았다.

누나에게 반항한 나를.

그런 누나에게 나는 오른손을 때릴 듯이 치켜들었다.

“읏!”

누나가, 겁먹었다.

때리지는 않는다.

때릴 필요도 없었다.

누나도 이미 힘의 차이를 깨달았을 테니까.

“누나. 다리 벌리고 이쪽에 누워.”

나는 명령했다.

누나에게.

“……진선후, 너…….”

누나는 분노에 찬 표정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결국은 내 명령에 굴복했다.

누나는 내 앞에 다리를 벌리고 누웠다.

보지를 완전히 드러내고서, 굴종의 포즈를 취했다.

이 순간,나는 누나라는 족쇄를 끊어냈다.

  

“……너, 진짜 두고 봐. 가만 안 둘 거니까.”

누나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그게 분노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응?

거만하게 누나를 내려다보던 나는 뜻밖의 사실을 깨달았다.

누나의 다리 사이, 누나의 보지에는 이미 우물물이 넘치는 것처럼 물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