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0화 (40/256)

상담 중에 선생님과 

  

“잠자리에서 여성을 기쁘게 해주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

“……음, 선후는 그런 게 궁금했구나.”

선생님은 당황해하셨다.

신경 쓰이는 일이 있으면 뭐든지 말하라곤 했지만, 역시 이런 얘긴 하면 안 됐을까.

선생님도 의사지만 그 이전에 여성이고, 자칫 잘못하면 성희롱으로 들릴 수도 있는 내용이었다.

가족들과 있었던 일을 말할 순 없으니 나름 돌려 묻는다고는 물은 건데.

“……혹시 어지럽다거나 환청이 들린다거나, 그런 건 아니지?”

“예. 멀쩡해요.”

선생님은 내가 제정신인지 의심하기 시작했다.

역시 이런 얘긴 하는 게 아니었어.

“죄송합니다. 방금 얘긴 그냥 못 들은 거로 해주세요.”

나는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쓰러진 탓에 급하게 예약 잡아서 왔는데, 이런 질문이나 해서는 선생님도 어이가 없겠지.

“아니, 괜찮아. 워낙 뜻밖이라 당황한 것뿐이니까.”

선생님은 안경을 고쳐 쓰시곤 자세를 바로잡았다.

신경정신과 전문의 윤서아 선생님.

중학생 때부터 내 담당을 맡아주신 유명한 선생님이다.

윤서아 선생님께는 예전부터 개인적인 상담도 하곤 했다.

지난번에는 가족을 향한 욕구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놨었다.

선생님은 내 마음을 긍정해주시고 자신감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셨다.

지금 내가 엄마나 누나와 이렇게 연결된 데에는 윤서아 선생님의 덕이 정말 컸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선생님께 너무 마음을 놓아버렸다. 뭐든지 상담하라는 선생님의 말을 너무 곧이곧대로 받아들여 버렸다.

나는 뒤늦게 후회했다.

“섹스는 인생에서 중요한 부분이니까 신경 쓰이는 것도 당연해. 속궁합이 안 맞아서 이혼하는 부부도 있다는 거 선후도 알지?”

나는 민망함에 대답 대신 고개만 주억거렸다.

내가 먼저 꺼낸 이야기이긴 하지만 선생님 입에서 섹스라는 말이 나오다니, 묘한 기분이었다.

“그런데, 선후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된 원인은 뭘까?”

선생님의 물음에 나는 곧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했다.

아무리 윤서아 선생님이라도 엄마나 누나와 했던 이야길 꺼낼 수는 없다.

하지만 부끄럽다고 해서 그냥 넘기기에는 나에게 너무나 중요한 문제였다.

이런 문제를 상담할 기회가 또 있을 거란 생각도 들지 않았다.

“사실 자신이 없어서요.”

나는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상대는 저보다 연상에, 경험도 많고, 주위에 멋있는 남자도 많아서……. 그에 비하면 저 같은 건 너무 보잘것없이 느껴져서…….”

이렇게 말하는 와중에도 자신이 한심스럽게 느껴졌다.

엄마도 누나도, 나와 비교하는 것조차 부끄러울 정도로 대단한 사람들이었다.

“제가 달리 해줄 수 있는 게 없으니까. 그러니까 적어도 잠자리에서만이라도 기쁘게 해주고 싶어요. 하지만 자신이 없어서.”

나는 쑥스러움을 참고 솔직한 마음을 말했다.

“……그래. 그렇다는 건 선후한테 그런 상대가 있단 거구나?”

“네. 실은 얼마 전에 잠자리를 가졌거든요.”

“그랬니. 축하해, 선후야.”

“고맙습니다.”

이런 이야긴 역시 부끄럽다.

그치만 이런 것도 중요한 의료상담이니까.

“혹시 그 여성분은 별로 기뻐 보이지 않았니?”

“그게, 좋아하긴 했는데, 그게 진심으로 좋아한 건지, 아니면 저를 배려해서 그런 척 한 건지 몰라서요.”

“상대 여성분은 많이 연상이셔?”

“네. 실은 3, 40대 정도로.”

혹시나 특정되지 않도록 대략적으로 말했다.

나이를 듣고 선생님이 조금 놀란 표정이었다.

나는 이제 막 20살을 넘겼을 뿐. 나이 차가 2배 가까이 나서야 선생님이 놀라는 것도 당연했다.

“……그래. 선후는 그 정도 연상도 괜찮은 거구나?”

“네. 선생님도 저번에 말씀하셨죠. 누구나 사랑할 권리가 있다고. 사랑하는 데 마음이 중요하지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맞는 말이야. 너무 당연해서 잊기 쉽지만, 사랑에 나이는 중요하지 않지.”

“하지만 그만큼 그분은 경험도 많으실 테니, 혹시 다른 남자랑 비교해서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걱정이에요.”

“그래. 그런 건 비교할 필요 없다는 걸 알아도 그런 건 마음대로 되지 않는 법이니까.”

“인터넷에서 찾아보려 해도 그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별이 안 되고, 야한 동영상은 또 실제랑은 좀 다른 거 같고.”

“맞아. 인터넷에 나도는 정보를 다 믿어서도 안 되고, 그런 비디오는 다 연출이니까.”

“달리 물어볼 사람도 없어서…….”

“그래서 선생님한테 질문한 거구나?”

“예.”

선생님은 PC로 무언가를 입력했다.

이쪽에선 모니터가 보이지 않으니 뭐라고 썼는지는 알 수 없었다.

“우선, 여성을 기분 좋게 해주는 방법은 뭐라 딱 집어 말할 수 없어. 케이스 바이 케이스. 사람마다 좋아하는 부분도, 좋아하는 상황도 다르니까.”

“네…….”

선생님이 내놓은 답은 원론적인 이야기였다.

극적인 해답을 기대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선생님의 이야기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하지만 통계적으로 어떤 남성이 여성을 더 만족시키는가에 대해선 대체로 알 수 있어. 기본적으로 남성의 외모나 지위, 키 같은 것들. 그리고 음경의 길이와 굵기, 형태. 거기에 지속력과 사정 횟수 등등.”

나는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윤서아 선생님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사실 선생님 눈으로 봤을 때, 선후의 외적인 요소는 걱정할 필요 없다고 생각해. 능력이나 지위도 아직 젊으니까 커버할 수 있고. 문제는 그쪽이랑 기술적인 부분이겠네.”

선생님은 그렇게 말씀하시며 살짝 내 아랫도리 쪽으로 시선을 던졌다.

얼굴이 뜨겁다. 피가 몰리는 걸 알 수 있었다.

반면에 선생님은 역시 프로였다.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고 냉정한 얼굴을 유지하고 있었다.

“혹시 선후만 괜찮으면 선생님이 확인해봐도 될까? 눈으로 보면 좀 더 구체적인 조언도 해줄 수 있을지 몰라.”

그 말은 선생님이 내 거기를 확인한다는 말?

“아, 저, 그…….”

“그렇게 부끄러워할 필요 없어. 이것도 진찰이니까.”

그래. 이상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 선생님은 의사로서 환자를 진료하는 것뿐이니까.

“……부탁드립니다.”

이건 진찰이다.

그런데도 이렇게 부끄러운 건 선생님을 여성으로서 의식하고 있기 때문일까?

윤서아 선생님은 미인이시다. 지적인 미모에 상냥한 대화법. 30대 유부녀로 아이까지 있지만, 여자로 의식하지 말라는 건 무리였다.

선생님은 손 소독제로 손을 닦고는 내 옆으로 와서 앉았다.

살짝 향수 향이 풍겼다. 병원 특유의 소독약 냄새가 나지 않는 건 상담이 주된 업무인 정신과이기 때문일까.

“그럼, 벗어볼래?”

“……네.”

나는 의자에서 일어나 벨트를 풀었다.

이런 건 부끄럽다고 망설이면 망설일수록 더 부끄러워지는 법.

나는 눈을 딱 감고 바지를 벗었다.

아무것도 생각하지 마라. 부끄럽다는 생각을 하니까 부끄러운 거다.

“호.”

선생님은 살짝 감탄사를 흘렸다.

그리고 숨결이 느껴질 정도로 가까이에서 내 자지를 들여다보았다.

“이, 이상한가요?”

“전혀. 깨끗하게 관리도 잘 돼 있네. 색도 예쁘고. 만져봐도 될까?”

“아. 네.”

나는 선생님이 말하는 의미도 제대로 생각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가느다란 손가락이 자지 끝에 닿는다.

선생님의 손은 조금 차가웠다.

자지가 움찔했다.

이상한 기분이었다. 윤서아 선생님이 내 자지를 만지고 있다니.

……이건 진료일 뿐. 진료일 뿐.

“그럼 이번엔 세워볼까? 발기했을 때 크기가 중요하니까.”

사무적으로, 그러면서도 너무 딱딱하게 들리지는 않게 신경 써주고 계신다는 걸 나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자유자재로 발기를 조절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저, 그게, 긴장돼서…….”

“그러니? 그럼 선생님이 좀 도와줄게.”

이번엔 내 대답을 기다리지 않았다.

선생님은 고환 아래쪽을 조심스럽게 쥐고 주물렀다.

“읏.”

“혹시 아팠니?”

“아, 아니요…….”

나는 당황했다.

이렇게 대놓고 만질 줄은 생각도 못 했으니까.

바지를 벗을 때까지만 해도 눈으로만 볼 줄 알았으니까.

“아, 선생님…….”

선생님의 손이 자지의 밑부분을 쓰다듬으며 올라온다.

이럴 수가. 정말로 만지고 있어. 윤서아 선생님이 내 자지를.

허리가 으스스 떨려왔다.

그 섬세한 손길에 잠잠했던 내 자지도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어머나. 씩씩하기도 하지.”

그런 나를 보고 선생님은 흐뭇하게 웃었다.

그리고 양손으로 자지를 잡고서 천천히 앞뒤로 문지르기 시작했다.

“크기도 훌륭해, 모양도 좋고, 경도도 나무랄 데 없어. 대체 뭐가 걱정인 거니?”

“서, 선생님! 자, 잠깐만요!”

아무리 내가 바보라도 선생님의 지금 행위가 정상이 아니라는 건 알았다.

이건 노골적인 애무였다.

“왜? 설마 이제 와서 뺄 생각이야?”

“그… 그런 게 아니라.”

“선생님을 먼저 희롱한 건 선후 너잖아? 그렇게 대놓고 유혹해놓고, 이제 와서 그런 게 아니었다고?”

선생님의 목소리에 화가 섞여 있었다.

나를 올려다보는 눈빛에도 날카로움이 더해졌다.

항상 옅은 미소로 내 상담을 들어주시던 그 윤서아 선생님이 아니었다.

선생님께 혼난 듯한 기분에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앗, 아앗.”

“어때? 기분 좋지?”

“아, 안 돼요, 선생님……!”

선생님의 가녀린 손이 내 자지를 문지른다.

대체 어떻게 된 걸까. 꿈이라도 꾸고 있는 걸까?

그 이지적인 윤서아 선생님이 갑자기 이런 일을 하시다니…….

희롱? 내가 유혹한 건가?

잘못하면 성희롱으로 들릴지도 모르겠다곤 생각했지만, 설마 정말로?

하지만 만약 그렇게 들렸다면 화를 내는 게 정상일 텐데.

어째서 이렇게 된 거지?

“윽.”

윤서아 선생님의 불그스름한 입술이 벌어지더니 그 안에서 새빨간 혀가 모습을 드러낸다.

츄르릅.

그 혀가 귀두 끝에 새어 나온 투명한 즙을 핥는다.

“아아. 선생님…….”

자지에서 후텁지근한 온기를 느낀다.

선생님이 내 자지를 입안에 넣은 것이다.

선생님은 의자에 앉은 채로 내 다리 사이에 얼굴을 묻고 있었다.

나를 올려다보며 눈웃음을 짓는 선생님.

윤서아 선생님이 내 자지를 빨고 있다.

눈으로 보고 몸으로 느끼면서도 믿을 수가 없었다.

“선생님, 선생님! 아앗!”

츄루룹, 츄루룹.

진료실엔 물을 치는 소리만이 들리고 있었다.

머리는 상황을 따라가지 못해 당황하고 있는데, 몸은 정직하게 흥분하고 있었다.

불안하고 겁이 나면서도, 그 이상의 쾌감이 그런 감정을 덮어버렸다.

선생님의 입이 주는 쾌락이 내 뇌를 마비시켰다.

선생님의 펠라치오는 격렬했다.

하지만 누나의 막무가내식 펠라치오와는 다른, 노련한 테크니션의 펠라치오였다.

“아앗, 선생님, 나올 거 같아요! 나와요, 선생님!”

평소보다 빨랐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런 애무에 견딜 수 있을 정도로 나는 참을성이 많지 않았다.

“우움.”

윤서아 선생님이 나를 올려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대로 싸라는 의미일까.

선생님의 입안에.

“아아!”

선생님의 지시대로 나는 사정했다.

언제나 조곤조곤 상담해주시던 선생님의 입안에.

배은망덕한 일이라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그 배덕감조차 나에게 쾌락으로 다가왔다.

“아앗, 아……!”

나는 바보처럼 입을 벌리고 신음했다.

허리를 부들부들 떨며 사정한다.

그동안 선생님은 마치 빨대로 우유라도 마시는 것처럼 내 자지를 쪽쪽 빨았다.

말도 안 되게 기분 좋았다.

“선생님…….”

사정을 마치고 다리에 힘이 풀린 나는 다시 의자에 주저앉았다.

선생님은 손수건을 꺼내 얌전히 입가를 닦으셨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입가를 깨끗이 닦고.

그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시더니.

넋을 놓고 있는 내 앞에 무릎을 꿇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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