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4화 (24/256)

* * *

결국 나는 그날 하룻밤을 꼬박 그 집에서 보냈다.

여자 혼자 사는 집에서 밤을 새다니. 누가 들으면 큰일 날 일이지만 로맨틱한 일은 1도 없었다.

내가 밤새도록 한 일이란 청소와 짐 정리 뿐.

골판지 상자의 내용물은 대부분 이삿짐이었다. 언제부터 쌓여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이사올 때 가져와서는 지금까지 그냥 내버려둔 것 같았다.

그 상자를 전부 뜯어서 내가 정리할 수 있는 물건은 최대한 정리했다.

정리 후 남은 박스는 비상구에 있는 재활용품 수거장에 쌓아두었다.

바닥 청소는 청소기가 없으니 걸레질로 대신했다. 그것도 집안 전체를 청소할 여력은 없어서 최소한의 활동 반경을 확보하는 데에 만족해야 했다.

“오오……눈 부신 태양이여!”

대부분의 박스를 정리하고 주방을 최소한 사용할 수 있을 정도까지 치우고 나자, 창밖에선 해가 뜨고 있었다.

거실 창에는 커튼도 없어서 바깥 풍경이 더 잘 보이는 것만은 장점이라고 해야 할까.

“아침은 어떡하지?”

나는 집을 나와 편의점으로 향했다.

쇼핑한 물건은 즉석밥에 즉석 콩나물국, 반찬으로는 작은 팩으로 된 김치와 유리병에 든 메추리알 장조림을 골랐다. 덤으로 이온 음료와 물, 숙취해소음료도 샀다.

한없이 인스턴트한 목록이지만, 이것마저도 그 집에 한해서는 가정적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전자레인지 좀 쓸게요.”

편의점 전자레인지로 즉석밥과 즉석 국을 조리한다. 어차피 집으로 돌아가는 사이에 다 식겠지만, 그 집에는 전자레인지는커녕 조리기구가 아무것도 없으니 다른 방법이 없었다. 

편의점에서 모든 작업을 끝낸 뒤, 나는 수아 씨의 집으로 돌아갔다.

“수아 씨. 저예요. 일어났어요?”

방문을 노크하자 방 안쪽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가 이내 조용해졌다.

흠. 수아 씨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역시 놀랐을까?

생각해보면 지나치게 오지랖을 떤 감이 있었다. 해달라고 한 것도 아닌데 멋대로 집 안을 청소하거나 짐을 정리하거나 밥을 만들어 오거나. 게다가 나는 어제까지만 해도 생판 남이었던 사람이 아닌가.

어쩌면 수아 씨는 술에 취해서 내가 누군지 조차 기억 못 할지 모른다. 어쩌면 지금 조용히 경찰에 신고하는 중일지도…….

“수아 씨, 저 진선후예요. 이번에 같이 드라마 찍는 임신혜 배우 아들요. 어제 만났죠? 기억나요?”

“……선후 씨?”

안에서 작게 목소리가 들려왔다. 

휴. 다행히 기억하는 모양이다.

“예. 수아 씨 술 많이 드셔서 엄마가 걱정된다고 챙겨주라고 했거든요. 그래서 아침거리 좀 해왔는데, 문 열어도 될까요?”

잠시 기다리자 문이 살짝 열리고 문틈 사이로 수아 씨가 빼꼼히 고개를 내밀었다. 조금 부스스했지만, 여전히 그 얼굴은 치사할 정도로 빛나고 있었다.

“아침 드세요.”

손에 든 편의점 봉투를 흔들어 보이자 당황해하던 수아 씨가 문을 열어주었다.

“콩나물국이랑 밥이예요. 밥상이 없으니까 일단 이거라도 쓰죠.”

나는 밥상용으로 쓰려고 남겨두었던 가장 튼튼한 골판지 상자 하나를 가져와 그 위에 상을 차렸다.

밥과 콩나물국, 반찬은 김치와 메추리알 장조림뿐인 단출한 상이었다. 골판지 밥상 탓에 더욱 없어 보였다.

“이미 좀 식었지만 더 식기 전에 드세요. 밥이 딱딱하면 국에 말아서 드시고.”

자리에 앉은 수아 씨는 멍하니 밥상을 내려다보았다.

마치 밥이라는 걸 처음 본 사람 같은 표정이었다.

하긴, 황수아 씩이나 되는 인간이 생애 이런 밥상은 받아본 적이 없겠지.

수아 씨는 어서 먹어보라는 내 눈빛에 못 이겨 머뭇거리면서도 숟가락을 들었다.

“어때요? 먹을 만해요?”

“……맛…있어요…….”

“정말로?”

한 입 떴을 뿐인데 맛을 느낄 수 있는 걸까? 물어본 나도 그거지만.

“맛있어요……정말로.”

“엑.”

거듭 맛있다고 말하는 수아 씨의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이 떨어졌다.

처음엔 잘못 본 건가 싶었지만 수아 씨의 눈은 둑이 터진 것처럼 눈물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

“아니, 저기, 못 먹겠으면 억지로 먹진 마시고.”

“윽…으으읏…… 으흑…….”

수아 씨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연신 밥과 콩나물국을 입으로 떠넣었다. 너무나 예상 밖의 반응에 나는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었다.

오열하면서 꾸역꾸역 입안으로 밥을 욱여넣는 수아 씨. 그런 모습도 왠지 드라마 속 한 장면처럼 느껴졌다. 이런 게 천생 여배우라는 걸까.

“어, 음…… 다 드시고 나면 남는 음식물 버리는 거 알려드릴게요. 싱크대 옆에 음식물 쓰레기 투입구 있으니까 거기 그냥 집어넣기만 하면 되는데, 어……일단 맛있게 드세요.”

같은 아파트 주민으로서 생활하는데 필요한 기본 정보는 알려주려 했는데, 아무래도 우는 사람 붙잡고 말할 건 아닌 것 같다.

나는 수아 씨에게서 도망치듯 방을 빠져나왔다.

하…… 정말 영문을 모르겠네.

어제는 취해서 그랬다 쳐도 오늘은 술도 깼을 텐데.

여심은 복잡하다지만 이건 좀 심한 거 아닐까.

나는 아마 죽을 때까지 여심이라는 걸 이해하지 못할 것 같다.

창밖에 빛나는 태양을 향해 나는 오늘 몇 번째인지 모를 한숨을 쉬었다.

엄마의 고뇌 - 아들의 첫 외박 

아들 선후와의 관계가 비틀어진 뒤로 많은 고민을 했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

나와 선후와의 관계란 세상에서 받아들여질 수 없는 관계다.

어떤 식으로든 알려지면 임신혜라는 이름 탓에 뉴스가 될 수밖에 없다. 가장 가까이에 있는 미소나 소영이가 알게 되더라도 가족 모두 큰 상처를 입게 될 것이다.

선후의 영혼은 그런 고통을 이겨내기엔 너무나 연약하다. 

그러니 지금 당장 그만둬야 했다. 이대로는 마지막에 다 같이 파멸을 맞이할 게 불을 보듯 뻔했으니까.

후배 배우인 황수아로부터 상담을 받았을 때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나에게는 없는 빛나는 젊음을 가진 아이.

한 번 작품을 같이 했을 때 보고 느낀 그녀의 성격이나 됨됨이를 봤을 때 어느 곳 하나 떨어지는 부분이 없었다. 엄마 된 심정으로 할 수만 있다면 선후의 짝으로 맺어주고 싶은 아이였다.

그래서 선후 몰래 만남의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 말하지 않은 건 화를 낼지도 모르지만, 선후도 일단 만나보면 마음이 달라질 것이다. 황수아는 대한민국에서도 손꼽히는 예쁜 아이니까.

선후는 예상대로 당황해했지만 금방 자리에 적응했다. 처음 만나는 상대인데도 어쩐지 선후는 황수아와 평범하게 대화하고 악수도 하고 있었다.

그런 선후의 모습을 보며 내 가슴은 왠지 모르게 따끔거렸다.

그만큼 선후의 병이 좋아졌다는 의미였다. 분명 기뻐해야 할 일이지만, 엄마 품에서 점점 벗어나는 선후를 보고 있자니 왠지 서운한 기분도 들었다.

선남선녀라는 게 이런 거겠지. 두 사람은 객관적으로 봐도 굉장히 잘 어울렸다.

아직 어리고 이룬 게 없는 선후가 부족해 보일지도 모르지만, 젊은 여배우가 가진 특유의 결핍을 선후가 채워줄 수 있다면 충분히 가능성 있는 커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적당한 이야기로 두 사람 사이에 다리를 놓고 이 엄마는 빠질 생각이었다. 처음 계획대로 두 사람은 쉽게 가까워졌고, 특히 황수아는 선후에게서 무얼 발견했는지 매달리는 모습까지 보였다.

그래. 처음 계획대로…….

하지만 갈수록 마음이 무거워지는 이유는 뭘까?

자식이 부모의 둥지를 떠나는데 기뻐할 수 없었다.

솔직한 심정으로, 선후는 언제까지고 엄마 품에 남기를 바랐다. 엄마가 없으면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는 그런 부족한 아들로 있어주길 바랐다.

그렇지만 그건 내 이기심일 뿐. 정말 아들을 위한다면 떠나보내 줘야 했다. 혼자 힘으로 날기 위해 스스로 날갯짓하는 선후를 응원해줘야 했다.

하지만 나는 그러지 못했다.

“엄만 혼자 갈 수 있어. 뒷일은 젊은 사람끼리 이야기해~.”

그런 말이 갑자기 나온 건 선후의 품에 다른 여자가 안기는 모습을 차마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행동이 선후를 곤란하게 할 거라는 건 알고 있었다. 그리고 선후가 황수아보다 엄마를 우선시해 쫓아올 거라는 것도.

비겁한 행동이었다. 스스로 선후와 멀어지기 위해 황수아를 준비해놓고, 결국 두 사람이 가까워지는 꼴을 보고있을 수 없었다.

결국 선후는 황수아를 두고 나를 쫓아왔다. 작은 우월감이 가슴속에 퍼져나갔다.

“우리 아들, 아직도 엄마만 찾아서 큰일이라니까. 엄마 생각해주는 건 고맙지만 이제 엄마한테서 독립할 나이 아니니?”

넌지시 거절하는 의사를 표하자 선후는 처음으로 반항적인 태도를 보였다.

선후의 그런 행동 하나하나가 내 가슴속을 유열로 채웠다.

아아. 역시 놓고 싶지 않다. 죄악의 열매는 어째서 이렇게나 달콤한지.

선후에게 안겨 침대에 눕혀졌다. 나를 내려다보는 선후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나고 있었다.

선후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두려움과 기대와 걱정이 뒤섞여 머릿속이 엉망이었다.

“선후야. 이러면 안 돼…….”

말뿐인 거부. 만약 지금 선후에게 요구당한다면 나는 정말로 거절할 수 있을까?

선후와 가까이서 마주 보는 짧은 시간 동안 수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엄마. 사랑해.”

아무 꾸밈없는 솔직한 고백이 내 가슴에 와 꽂힌다.

당장이라도 선후를 안아주고 싶다. 엄마도 같은 마음이라고, 엄마도 선후를 사랑한다고 속삭이고 싶었다.

하지만 선후와 멀어지겠다고 결정한 건 나다. 선후를 위해, 가족을 지키기 위해.

나는 엄마로서 당연히 해야할 선택을 한 것이다.

선후는 떠났다. 잠시 잊고 있었던 수아에게로 가버렸다.

수아를 선후에게 소개한 건 나다. 두 사람이 가까워지게 유도한 것도 나다.

하지만 뒤늦게 후회하는 내가 있었다.

황수아. 나에겐 없는 젊음과 아름다움을 가진 아이.

여자로서 가장 빛나는 시절을 보내고 있는 황수아와 여자로서 황혼기를 맞은 나와의 차이는 시간이 흐를수록 벌어지기만 할 뿐이다.

그 차이는 영원히 좁혀지지 않는다. 아마 선후를 한 번 빼앗기고 나면 두 번 다시 찾을 수 없겠지.

나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황수아라는 패를 낸 순간 이미 나의 이야기는 끝난 거나 다름없었다.

놓고 싶지 않다…….

사랑하는 내 아들. 사랑하는 내 남자.

내 모든 걸 다해 키워온 우리 선후. 그런 선후를 이대로 빼앗겨야 한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것만 같았다.

“정신 차려, 임신혜. 정신 차려.”

무거운 몸을 침대에서 일으켰다. 몽유병 환자처럼 비틀거리며 걸었다.

도착한 곳은 탈의실.

나는 옷을 전부 벗고 알몸으로 전신거울 앞에 섰다.

아직은, 그래도 아직은 쓸만한 몸. 수십 년간 필사적으로 관리해온 결과물이었다.

처지지 않도록, 색이 변하지 않도록, 주름이 생기지 않도록, 작은 습관에조차 신경을 곤두세우며 살아왔다.

하지만 나이를 속이는 것도 이제는 한계였다. 앞으로 기껏해야 2, 3년일까. 그 뒤론 아무리 열심히 운동을 해도, 비싼 화장품을 써도, 몸이 시들어가는 걸 막진 못할 것이다.

꽃이 떨어지려 하고 있었다.

지금밖에 없는데. 선후의 마음에 응답해줄 수 있는 건 지금밖에 없는데…….

두렵다. 평범한 모자로 돌아가는 것이. 선후가 나를 봐도 흥미를 보이지 않게 되는 것이.

그렇게 되기 전에, 적어도 한 번만이라도…….

그때, 벗어놓은 옷의 주머니 안에서 휴대폰이 울렸다.

선후였다.

“선후야… 아……!”

『엄마. 오늘 좀 늦을 거 같아. 기다리지 말고 먼저 자.』

선후가 보낸 메시지를 읽은 나는 그 자리에 무너져내렸다.

오늘 밤 늦어진다. 그건 선후가 황수아와 오늘 밤을 함께 보낸다는 의미였다.

요즘 젊은이들이 만난 첫날에 이어지는 건 이상한 일도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나는 견딜 수 없었다.

떨리는 손가락을 움직여 폰을 두드렸다.

『안돼. 빨리 들어』

하지만 답장은 끝까지 쓰지 못했다.

엄마로서의 권한을 내세워 선후를 통제하려는 자신이 너무나 초라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돌아오라고 하면 선후는 돌아올 것이다.

하지만 그런 건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의 질투심을 해소하는 것 외에는.

손에 힘이 빠진다. 스마트폰이 바닥에 떨어졌다.

나는 엄마다. 선후의 성장을 가장 기뻐해야할 사람이다. 결코 선후의 성장을 방해해선 안 된다.

“선후야….”

떠오른다. 내 가슴을 쓰다듬던 선후의 손길이. 내 입에 입 맞추고 부끄러워하던 모습이. 쾌락에 신음하던 목소리가.

“아아…….”

내 손이 자연스럽게 움직였다. 선후의 손이 지나간 길을 떠올리며 그 길을 따라서 움직였다. 

“선후야…….”

마치 부서질까 겁내는 것처럼 조심스럽게 가슴을 매만진다.

선후는 흥분해있었지만 자제력을 잃지는 않았다. 자신의 쾌락보다 내 기분을 먼저 생각했다. 나를 만지는 손길에서도 애정이 느껴졌다. 그게 선후의 장점이었다.

“아아…아……♡”

몸이 뜨겁다. 내 손은 제멋대로 가슴에서 다리 사이로 내려갔다.

자위행위. 까마득한 중학생 시절 이후로 한 번도 한 적 없었는데.

하지만 지금 내 외로움을 달랠 방법은 그것뿐이었다.

“앗…!”

손끝이 클리토리스에 닿는다.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여자의 기쁨. 메말라 있던 씨앗이 물방울을 만나 싹을 틔우듯 나는 선후를 통해 그 쾌감을 떠올리고 말았다.

윤리에 마음이 걸리고 주변의 눈이 두려워 선후에게서 멀어지려 했다.

하지만 정말 그런 게 중요한 걸까? 내가 지금 선후를 바라는 이 마음보다도 더 우선시해야 하는 일인 걸까?

“하아… 앗…♡”

이 사회에서 선후와의 관계를 인정받는 일은 아마 앞으로도 영영 없을 것이다. 알려진다면 온 세상에 비난받고 가정은 붕괴되겠지. 대한민국 어디에도 발붙일 곳이 없어질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포기하려 했다.

가족을 지키기 위해, 선후를 지키기 위해 그것이 최선이라 생각했다.

그러니까 선후에게 다른 여자를 소개해주고 나에게서 멀어지게 만들려고 했다.

하지만 놓아주고 나서야 자신의 마음이, 욕망이, 얼마나 큰지 깨닫게 될 줄이야. 이제 와서 이렇게나 후회가 될 줄이야…….

바보 같은 여자.

“선후…… 선후야…! 아앗!”

지금이라도 선후가 저 문을 열고 들어와준다면. 나도 사랑한다고, 내 모든 걸 다 바쳐 사랑한다고 말해줄 텐데.

“아아……!”

선후에게 만져졌던 기억을 떠올리며 실행한 자위행위. 익숙치 않은 행위로도 성적 쾌감은 얻을 수 있었다.

그 끝에 나는 작은 오르가즘에 도달했다.

하지만 이게 아니었다.

선후와의 교감으로 얻었던 쾌감은 이런 게 아니었다. 좀 더 깊고, 뜨겁고, 황홀한 것이었다.

수박 겉핥기 식의 쾌락은 허무함만을 남길 뿐이었다.

마치 목마른 사람이 바닷물을 마신 것처럼 선후를 향한 갈증은 더욱 심해질 뿐이었다.

“아아…….”

지금쯤 선후는 젊은 여자와 사랑을 나누고 있겠지.

그렇게 생각하자 비참함에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나는 결심했다.

이 새벽, 선후가 돌아온다면 내가 먼저 유혹해서라도 선후와 맺어지겠다고.

하지만 그날 선후는 해가 뜰 때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선후가 처음으로 외박한 날이었다.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