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9화 (19/256)

엄마의 고뇌 - 엄마로서, 배우로서, 그리고 여자로서. 

  

선후가 떠난 뒤의 방은 유독 넓고 휑하게 느껴졌다.

조금 전까지 느끼고 있던 온기가 마치 환상이었던 것만 같았다.

“선후야…….”

가슴을 조이는 쓸쓸함에 못 이겨 이름을 불러 본다.

하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억지로 선후를 내보낸 건 나일 텐데, 왜 이렇게도 후회가 밀려오는 걸까.

“아아…….”

이제 이런 일은 그만두자고 몇 번이나 맹세해놓고, 또다시 욕망에 휩쓸려 저지르고 말았다.

선후와 몸을 맞대고 있는 동안에는 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 행복했다.

하지만 모든 게 끝나고 나면 죄악감이 밀물처럼 밀려왔다.

“미안해, 선후야…….”

나는 엄마라고 불릴 자격도 없는 여자다.

선후가 남기고 간 옷가지에 얼굴을 묻고서 나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 * *

내가 선후를 처음 본 건 TV 뉴스에서였다.

친부모에게 학대당한 어린아이. 모자이크투성이로, 화면에선 실루엣만이 보이고 있었다.

처음에 내가 가진 감정은 아들을 학대한 부모에 대한 분노, 그리고 학대당한 아이에 대한 동정심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 감정은 일주일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았고 한 달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았다.

마치 누군가가 내 머릿속에 억지로 새겨놓은 것처럼 어디서 뭘 하든 그 뉴스가 떠올랐다.

결국 일상생활에까지 지장이 가기 시작하자, 나는 그 아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조사해보기로 했다.

의외로 그 아이는 가까이 있었다. 집과 가까운 아동 보호 쉼터에서 실제로 만나볼 수 있었다.

그리고 선후를 실물로 처음 본 순간,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그저 침대에 가만히 앉아 창밖을 내다보는 선후의 모습에서, 나는 말로는 다 할 수 없는 애처로움을 느꼈다. 단순한 감정의 흔들림이 아니라 영혼을 뒤흔드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나는 당장 어떻게 해야 그 아일 입양할 수 있는지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당연하지만 남편은 입양에 반대했다. 남편은 나보다 14살 위의 영화감독으로, 당시 우리 사이에는 딸만 둘이 있었다. 남의 집 자식을 들여와 키울 여력이 없다는 남편의 말에도 분명 일리가 있었다.

하지만 나는 입양을 강행했고, 내 고집을 꺾지 못한 남편은 어쩔 수 없이 입양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선후의 입양은 우리 부부의 이혼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심한 마음의 상처를 입은 선후는 늘 불안정했고 세상 모든 걸 두려워했다. 그런 선후를 돌보기 위해 나는 모든 시간을 선후에게 쏟지 않으면 안 되었다.

다행히 두 딸은 그런 엄마를 이해해주었지만, 남편은 그렇지 않았다. 이전부터 뜸했던 부부관계가 완전히 없어지고, 선후의 정신 상태를 고려하다 보니 가족끼리 외출하는 일도 줄어들었다.

뭐든지 선후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집안 상황에 견딜 수 없었던 걸까. 남편은 점점 짜증을 내는 일이 많아졌고, 그 화풀이 대상은 늘 선후가 되었다.

“이 개새끼! 네가 온 뒤로 집안이 엉망진창이야!”

술에 취해 선후에게 고함을 치는 남편. 친아버지에게 폭행을 당한 트라우마가 있는 선후는 구석에 웅크린 채 떨고 있었다.

나는 선후를 지키기 위해 남편과 싸웠고, 그 과정에서 남편에게 얼굴을 맞기도 했다.

그걸 본 큰딸 소영이가 골프 클럽을 가져와 아빠를 죽이겠다고 날뛰는 걸 겨우 말리고, 아빠를 잘 따르던 막내딸 미소도 이때부터 완전히 아빠를 무시하게 되었다.

결국 그 일로 남편은 가정에서 고립되었다. 집안의 가장에서 한순간에 이방인 취급을 받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 일의 영향인지 남편은 바람을 피우기 시작했다. 영화감독인 남편과 젊은 여배우와의 스캔들은 언론의 좋은 먹잇감이었다. 신문과 뉴스에서는 매일 같이 남편의 불륜으로 떠들어댔다.

어떻게 보면 그 일은 나에게 행운이었다. 덕분에 양육권과 재산 분할을 포함한 모든 항목에서 유리한 조건으로 이혼할 수 있었으니까.

남편은 마지막까지 가정에 미련이 남은 것 같았지만, 나도 딸들도 남편에게 미련은 없었다. 많은 위자료를 받고 우리는 이혼했다.

* * *

남편과 이혼 후.

모든 일이 잘 풀릴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건 오산이었다.

위자료로 많은 돈을 받았어도, 특별한 세 아이를 키우다 보니 그 돈도 금세 바닥을 보이고 말았다.

계속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선후는 말할 것도 없고, 프로 골퍼가 되겠다는 큰딸과 아이돌이 되겠다는 작은딸에게 들어가는 돈도 만만치 않았다.

결국 나는 돈을 벌기 위해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선후는 중학생이 되면서 정신적으로 많이 안정되었고, 이제는 엄마가 쫓아다니는 것도 오히려 부끄러워할 정도여서 걱정은 없었다.

문제는 내 연기력이었다.

애초에 젊어서 인기를 얻었던 건 그 젊음과 미모 덕이 컸다. 연기력이 좋다고 띄워줘봤자 그 나이대 신인 배우들과 비교해서 좋은 정도였을 뿐, 중견 여배우로 활약하기에는 모자란 것이 사실이었다.

결국 복귀작은 흥행에 실패했고 나는 크게 좌절했다.

이대로 아이들을 키울 수 있을까? 만약 이대로 계속 실패하게 되면…….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나는 몹시 흔들렸다.

“엄마, 괜찮아?”

“선후야…….”

우울해하는 나를 본 선후가 먼저 말을 걸어왔다.

처음엔 무서워서 떨고 있었을 뿐이었던 선후가 지금은 나를 엄마라고 부르고 오히려 걱정해주고 있었다. 가슴 속에서 뜨거운 뭔가가 솟구쳐 올라왔다.

나는 선후를 끌어안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선후는 우는 나를 달래기 위해 작은 손을 다독거렸다.

선후를 위해서라도 약해질 순 없었다. 어떻게 해서든 나는 성공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렇게 독한 마음을 먹은 나지만, 쉽게 다음 작품이 들어오진 않았다. 복귀작에서 실패한 탓에 나에 대한 기대치가 훨씬 낮아졌기 때문이다.

“신혜 씨. 혹시 악역 한 번 해볼 생각 없어?”

“악역?”

어느 날 나는 소속사로부터 그런 제안을 받았다.

“신혜 씨 지금까지 악역은 별로 안 해봤잖아? 의외로 어울린다고 생각하는데. 외모도 그렇고. 아니, 이건 나쁜 의미가 아니라.”

“일단 뭐든 좋으니까 줘봐요.”

소속사에서 대본을 넘겨받아 역할을 확인했다.

이번 배역은 대기업 회장의 아내이자 남주인공의 어머니 역이었다.

대기업 후계자인 아들과 동네 빵집을 운영하는 여주인공의 사랑을 방해하는 전형적인 악역 시어머니. 막장 드라마에는 꼭 하나씩 있는 캐릭터였다.

이런 본격적인 악역을 맡는 건 처음이다. 만약 잘 살릴 수만 있다면 앞으로 새로운 길이 열리겠지만, 반대로 또 실패한다면 완전히 삼류 여배우로 추락할지도 모른다. 나에게 이번 일은 일생일대의 도박이었다.

“……재미있겠네. 연결해줘요. 꼭 해보고 싶어요.”

나는 여유를 부리며 말했지만, 가슴 속이 찌그러질 정도로 압박감을 느끼고 있었다.

집에 돌아와서도 나는 대본 리딩에 열중했다. 이번엔 절대 실패할 수 없었다. 반복하고 반복하고 또 반복하며 나는 연기에 몰두했다.

“엄마. 내가 뭐 도와줄 거 없을까?”

방에서 혼자 연습하는 나를 걱정해 선후가 묻는다.

“후후. 괜찮아 선후야. 아니, 선후만 괜찮다면 엄마 좀 도와줄래?”

“응!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게 있어?”

그건 순간적인 착상이었다.

같이 대본 연습을 하면 선후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선후도 엄마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 보였다.

선후가 남주인공인 아들 역할을, 그리고 내가 못된 시어머니 역할을 연기하기 시작했다.

“엄마. 나 지연이 사랑해. 그냥 우리 허락해주면 안 돼?”

“사랑?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저런 근본도 없는 계집애랑 결혼을 하겠다고?!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까진 절대로 안 돼!!”

대체 어떻게 된 걸까? 갑자기 연기의 신이라도 내린 걸까?

연기를 하는 자신이 놀랄 정도로 무시무시한 목소리가 나왔다.

“어, 엄마…….”

박진감 넘치는 연기에 같이 대사를 맞추던 선후도 덜덜 떨고 있었다.

“어머나. 미안해, 선후야. 연기야, 연기.”

나는 떨고 있는 선후를 끌어안고 다독였다. 귀엽기도 하지.

아니, 지금은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방금 그런 연기를 실제 촬영에서도 할 수 있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 이번 촬영에서의 성공은 보장된 거나 다름 없었다.

암울했던 미래가 걷히고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선후야. 미안하지만 엄마 조금만 더 도와줄래?”

“아, 응!”

기운을 차린 선후와 다시 연습을 재개했다. 연습은 밤늦게까지 계속되었다.

나는 어째서 자신의 연기가 변했는지 알아냈다. 그냥 연기했을 때와 선후가 아들 역할을 했을 때의 연기가 완전히 달랐기 때문이다.

선후라는 아들의 존재. 그리고 그 아들을 뺏으려 드는 암여우 같은 여주인공. 그렇게 머릿속에 입력하는 것만으로도 내 연기력은 180도 달라졌다.

너무나 단순한 진리였다. 배우가 역할에 몰두했으니 그만큼 박진감 넘치는 연기가 나왔다는 거다. 오히려 그런 것도 모르고 지금까지 배우 일을 해온 자신이 부끄러울 지경이었다.

“고마워 선후야. 선후 덕분에 엄마 자신감이 생겼어.”

사랑하는 우리 아들.

나는 주체할 수 없는 감동에 선후를 꽉 끌어안았다.

“엄마, 힘내!”

선후도 내 등을 토닥여주었다.

그래. 나에게는 선후가 있다. 그렇게 생각하니 아무것도 두렵지 않았다.

그리고 시작된 드라마 촬영.

촬영 전부터 예감했지만, 그건 내 인생을 바꾼 드라마가 되었다.

나는 단 한 작품 만에 국민 시어머니, 국민 악녀가 되었다.

그리고 그해 여우조연상의 주인공이 되었다.

* * *

몇 해가 지났다.

큰딸 소영이는 당당하게 프로 골퍼로 데뷔해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리게 됐다.

막내딸 미소도 무명 시절을 이겨내고 아이돌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었다.

그리고 선후는 대학생이 되었다.

평범한 대학생. 하지만 선후와 나에게는 중요한 한 걸음이었다.

소영이가 프로 데뷔했을 때보다, 미소가 음원 차트에서 처음 1위를 했을 때보다 더 기뻤다.

“우리 아들. 이렇게 멋지게 자라줘서 고마워.”

선후에게도 변화가 있었다.

어렸을 때처럼 끌어안으려 하면 부끄러워하면서 몸을 빼는 것이다.

예전처럼 안아주지 않는 데에서 오는 쓸쓸함과 선후가 이렇게나 커버렸다는 뿌듯함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선후도 이제 다 컸으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 그때는 그렇게 생각했다.

드라마 마지막 촬영을 마친 뒤, 술에 취해 돌아온 어느 날이었다.

술에 취하긴 했지만 인사불성이 될 정도로 취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이렇게 취한 척을 하면 선후에게 합법적으로 매달릴 수 있으니까 일부러 취한 척을 했다.

“엄마…….”

선후에게 안겨져 침대까지 옮겨졌다. 아, 이 얼마나 멋진 일일까.

하지만 일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잠든 척을 하고 있던 내 가슴에 선후가 손을 댄 것이다.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는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세상이 뒤집힌 것만 같은 충격을 받았다.

혼내야 할지, 타일러야 할지, 아니면 아예 모른 척 해야 할지.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어떤 게 정답인지 알 수가 없었다.

나는 일단 모른 척하기로 했다.

많이 나아졌다곤 해도 선후는 아직 불안정한 상태다. 괜히 잘못했다간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될지도 몰랐다.

하지만…… 선후에겐 엄마도 여자로 보이는 걸까?

이제 젊은 시절의 매력 같은 건 하나도 남지 않았는데…….

그렇게 고민하던 며칠 뒤, 나는 또 한 번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하고 말았다.

선후가 여자 팬티를 숨겨 방에 가지고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선후도 남자니까 성욕이 있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가족의 팬티를 훔치는 건 잘못된 일이다. 만약 소영이나 미소가 알면 큰일이 될지도 모른다.

나는 조심스럽게 선후 방에 접근했다. 문에 귀를 대자 안쪽에서 무언가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어떤 소리인지는 알 수 없었다.

나는 고민 끝에 자물쇠를 열고 안에 들어가기로 했다. 선후는 놀랄지도 모르지만, 잘못한 일을 혼내는 것 또한 엄마의 역할이었다.

“선후야, 자니?”

“어, 아니, 엄마. 왜?”

나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선후에게 말을 걸며 문을 열었다. 선후가 문 안쪽에서 당황하는 게 여기까지 전해졌다.

그리고 문을 열고 방에 들어서자, 상상하고 있던 장면이 그대로 현실에 펼쳐져 있었다.

선후는 발가벗은 채로 팬티를 가지고 자위행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진선후. 그 팬티, 어디서 났어?”

“어, 엄마…….”

나는 짐짓 화가 난 척 선후에게 물었다.

선후는 가엾게도 벌벌 떨고 있었다. 하지만 캐묻지 않을 수 없었다. 이건 선후를 위해서라도 필요한 일이니까.

선후가 손에 쥔 팬티를 본다. 내가 주로 입는 것과는 다른 브랜드였다.

“혹시 소영이 거니?”

나는 어째서 실망하고 있는 걸까. 내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은밀하게 선후가 엄마를 여자로 봐주길 바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선후가 선택한 것은 큰딸 소영이였다.

소영이는 엄마 눈으로 보더라도 건강하고 매력적인 여성이다. 선후가 엄마가 아니라 누나를 동경하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나는 싫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거무칙칙한 질투심이 가슴속에서 피어 올라왔다.

벌벌 떨고 있는 선후를 내려다본다. 다리 사이로 선후의 성기가 삐죽이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선후가 어떻게든 양손으로 가리려 애써보지만, 길이가 있는 탓인지 그 핑크색 끄트머리가 튀어나와 있었다. 그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가슴속이 꽉 조여왔다.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여자로서의 마음에 다시 불이 붙었다. 그리고 그 상대는 지금까지 아들이라고 생각하며 키워왔던 선후였다.

……그날부터 나와 선후의 일그러진 관계가 시작되었다.

나는 선후의 성욕을 해소해준다, 자위를 도와준다는 명목으로 선후와의 관계를 이어나갔다. 점점 그 행위의 농도는 진해졌고, 이제는 입으로 빨아주거나 맨가슴을 만지게 해주는 것도 당연한 일이 되어 있었다.

이 배덕의 종착점은 어디일까. 몸을 불태우는 듯한 희열과 함께 어두운 불안감이 먹구름처럼 몰려오고 있었다.

이런 일이 잘못되었다는 것쯤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언젠가는 파국을 맞으리라는 것도. 그리고 마지막엔 나에게도 선후에게도 큰 상처를 남기리라는 것도.

선후를 위해서라도 이런 일은 그만둬야 한다, 이제는 정말 그만둬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나는 선후를 놓지 못했다. 이번에야말로 관계를 끊겠다고 마음먹었으면서도 결국 선후와의 관계는 더욱 앞으로 나아가고 말았다.

“선후야♡ 아아, 선후야아아……♡”

나는 지금까지 느껴본 적 없었던 강렬한 오르가즘을 경험했다. 선후의 손과 선후의 혀에 의해서.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엄마와 아들이 아니었다. 성욕에 빠진 남자와 여자일 뿐이었다.

세상에 이런 게 존재한다는 걸 나는 알지 못했다. 그리고 이런 행복을 알아버린 지금은 도저히 선후를 포기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선후야……엄마는 어떻게 해야 될까…?”

이 뒤에 찾아올 파멸이 나만의 것이라면 상관없었다. 그런 거라면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었다.

하지만 선후는 안 된다. 나는 엄마로서 선후를 지키지 않으면 안 되었다. 선후를 말려들게 하는 걸 알면서도 이런 관계를 이어나갈 수는 없었다.

나는 그날 선후가 남긴 옷가지를 안은 채로 밤을 지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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