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오늘 저녁은 오랜만에 엄마와 단 둘뿐이었다.
나는 용기를 내 엄마에게 먼저 이야기를 꺼내기로 했다.
“엄마. 지금 괜찮아? 저기…….”
우물쭈물하는 나를 보고 엄마는 내가 말하고 싶은 게 뭔지 눈치챘을 것이다.
저번에 하던 일의 다음을 하고 싶다.
지금까진 엄마가 먼저 나에게 제안해왔기 때문에, 내가 먼저 말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엄마가 거절하리라고는 눈곱만큼도 생각하지 않았다.
엄마는 내 부탁이라면 뭐든지 들어주니까.
하지만 엄마는 곤란한 듯한 얼굴로 대답했다.
“미안해 선후야. 엄마랑 그런 건 이제… 그만하면 안 될까?”
청천벽력이라는 게 이런 걸까.
엄마에게서 거절하는 말을 들었을 때, 나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
“왜, 왜…… 엄마는 싫어졌어?”
나랑 그런 일을 하는 게 싫어졌는지.
아니면 내가 싫어졌는지.
대답을 듣는 게 무서웠다.
하지만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잠깐 이리 와서 앉아볼래?”
충격을 받은 내 모습에 엄마도 조금 당황한 것 같았다.
나는 엄마가 시키는 대로 휘청휘청 옆자리에 앉았다.
천천히 숨을 고른다.
이런 일로 초조해져서는 안 된다.
그래선 엄마를 실망시킬 뿐이니까.
엄마는 조용히 떨고 있는 내 손을 잡았다.
엄마의 손은 지금도 따뜻했다.
“엄마가 뭐든 선후를 제일 우선으로 생각하는 거 알고 있지?”
“……응.”
“엄마가 처음에 선후한테 그런 일을 제안했던 건, 선후가 혹시 나쁜 길로 빠지지나 않을까 걱정해서야. 그때 일 기억하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누나 팬티로 자위하다 엄마한테 들켰던 때.
엄마는 누나 팬티를 훔친 나를(실제로 훔친 건 아니지만) 꾸짖으면서도, 그런 일을 하지 않도록 해결책도 제시해주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자위를 도와주기도 했다.
엄마와 나의 관계가 시작된, 잊을 수 없는 날이다.
“그때 엄마가 그런 제안을 했던 건 그게 선후한테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야. 하지만 지금은 이게 정말 선후를 위한 건지 의문이 들어.”
“어째서……?”
“엄마는 지금 이대로의 선후도 사랑하지만, 앞으로는 선후가 좀 더 많은 사람과 친해졌으면 좋겠어.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고 사귀는 모습을 보고 싶어.”
엄마의 목소리는 진지했다.
티끌만큼의 허위도 느껴지지 않았다.
엄마가 뭘 이야기하고 싶은지 잘 안다.
나도 변하고 싶다.
정상인처럼 지내고 싶다.
이 지긋지긋한 정신병에서 해방되고 싶다.
하지만 그게 이거랑 무슨 상관일까?
엄마를 사랑한다는 일이, 내 치료에는 방해가 된다는 걸까?
“선후가 언젠가 예쁜 여자친구를 데려와서 엄마한테 소개해줬으면 좋겠어. 결혼해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귀여운 손자도 안겨줬으면 좋겠어.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선후가 여자친구를 만들고 싶어 해야 하잖아? 그 기회를 엄마가 뺏는 게 아닌가 싶어서 그래. 선후가 지금 상태에 만족해버리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
엄마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는 알 수 있었다.
분명 이대로 엄마나 누나, 동생과 계속 좋은 관계를 가질 수 있다면, 내 인생에 다른 여자친구는 필요 없겠지.
하지만 그래선 안 된다.
내가 원하는 건 여자친구가 아니라 엄마니까.
“엄마. 나, 나는 꼭 그렇지만도 않다고 생각해.”
“응? 어떤 점에서? 엄마한테 이야기해볼래?”
나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정리했다.
어떻게 하면 엄마를 설득할 수 있을까.
거짓말을 하는 건 나쁜 일이지만, 지금은 그보다 더 중요한 게 걸려있었다.
“얼마 전에 학교에서, 모르는 여자애랑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
“어머나. 그게 정말이니?”
비록 한두 마디 뿐일지라도.
한 사람은 도중에 끌려갔더라도.
아무튼 그것도 대화는 대화였다.
엄마는 내 말에 진심으로 놀라워했다.
실제로 많이 나아진 건 사실이니까. 예전엔 모르는 사람이 말만 걸어도 몸이 굳어버릴 정도였고.
“응. 모르는 사람이라도 얼굴을 마주 보고 대화할 수 있을 정도로 나아졌어. 여전히 조금 무섭지만, 예전만큼 괴롭지는 않아.”
나는 내 손을 잡은 엄마 손에 반대쪽 손도 포갰다.
“엄마 덕분이야. 엄마가 나한테 자신감을 심어준 덕분에 나는 변할 수 있었던 거야.”
엄마는 우리 관계가 내 치료를 방해한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나는 반대로 도움이 됐다고 주장하면 되는 것이다.
“으휴, 요 녀석. 말도 잘해요.”
“정말이라니까, 엄마.”
엄마는 못 말리겠다는 듯이 나를 껴안아 주었다. 눈가에는 살짝 눈물이 고여있었다.
그리고 나는 기회를 봐서 엄마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엄마의 향이 진하게 느껴졌다.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향이다.
“그래……선후 말이 사실이라면 축하할 일이네. 뭐 먹고 싶은 건 없니?”
“엄마, 난 먹는 것보다…….”
나는 말을 아꼈지만, 의미는 전달되었을 것이다.
엄마는 들으라는 듯이 푹, 한숨을 쉬었다.
“정말. 어쩌다 이렇게 응큼한 아이가 된 걸까. 이걸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그러면서도 엄마는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있는 나를 떼어놓지 않았다.
오히려 뒷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하지만 선후야. 엄마랑 약속할 수 있어? 다른 여자친구도 데려오겠다고.”
“그건…….”
그건 어려운 조건이었다.
여자친구라니…… 내가 과연 사귈 수 있을까?
……미소 데려다 놓고 여자친구라고 하면 안 되겠지?
“급하게 만들라는 게 아니야. 엄마는 선후가 같은 자리에 머물러있지 않았으면 해서 하는 말이야. 조금씩이라도 나아지도록 노력했으면 좋겠어.”
“……응. 알았어. 노력해볼게.”
“그래…….”
그리고 엄마는 나를 품에서 떼어놓았다.
떨어져버린 온기가 아쉽게 느껴졌다.
“그럼 선후야, 10분 뒤에 엄마 방으로 와.”
“10분 뒤에?”
“응. 엄마도 준비가 필요하니까.”
“…알았어. 그럼 10분 뒤에 갈게.”
엄마는 자리에서 일어나 엄마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나는 가만히 거실에 앉아 시간이 가길 기다렸다.
10분.
고작 10분.
그러나 이 10분은 내 인생에서 가장 긴 10분처럼 느껴졌다.
시간이 안 간다. 오늘따라 시계가 유독 느리게 움직이는 것 같았다.
엄마가 말하는 준비라는 건 뭘까? 나는 딱히 준비 안 해도 괜찮은데.
……일단 나도 양치라도 하고 오는 게 좋겠지?
* * *
나는 전에 없이 긴장한 채로 엄마 방문 앞에 섰다.
똑똑.
떨리는 손으로 문을 노크한다.
“엄마. 들어가도 돼?”
“응. 들어와.”
방안에는 발간 스탠드 불빛만이 켜져 있었다.
그 스탠드 불빛을 받으며, 엄마는 침대에 비스듬히 앉아 나를 응시했다.
속이 비치는 검은색 네글리제.
엄마 옷장에 그런 옷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엄마가 입은 모습을 보는 건 처음이었다.
아래에는 네글리제와 맞춤으로 보이는 검은색의 작은 팬티뿐. 부푼 가슴과 젖꼭지가 그대로 비치고 있었다.
조금 어두워서 확실히 보이지 않는 것만이 아쉬울 뿐이었다.
“조금 부끄럽네. 엄마 나이에 이런 옷은 안 어울리지?”
“아니야 엄마… 너무 예뻐.”
스탠드 불빛에 비친 엄마의 모습은 너무나 아름답고 매혹적이었다.
엄마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후훗. 고마워. 침대로 올라올래?”
엄마 말대로 침대에 올라갔다.
긴장한 나머지 몸이 뻣뻣이 굳어 있었다.
“선후야. 엄마야. 긴장하지 마.”
엄마가 내 긴장을 풀어주려는 듯 웃으며 내 어깨를 주물렀다.
그래. 엄마 앞에서 긴장할 필요가 어디 있어?
나는 깊이 심호흡을 하며 긴장감을 몰아냈다.
“응. 괜찮아졌어, 엄마. 고마워.”
“그래. 그럼 오늘은 어떻게 할까? 선후는 뭐 하고 싶은 거 있어?”
“나는 엄마……거기가 보고 싶어.”
엄마의 물음에 용기를 얻어 솔직하게 말했다.
내 시선은 엄마의 팬티를 향하고 있었다.
팬티 아래에 숨겨진 그곳. 성기. 보지.
영원한 신비의 숲.
어릴 때 같이 목욕하면서 본 적은 있지만, 이미 예전 기억은 흐려졌다.
누나나 미소 것도 흘끗흘끗 보긴 했지만, 내가 정말로 보고 싶은 건 엄마 거였다.
엄마는 난감한 듯이 웃었다.
“선후야. 엄마도 부끄러워. 그리고 선후가 보면 충격받을 수도 있으니까.”
“안… 될까?”
사양하려는 엄마의 손을 꼭 잡고 시선을 마주했다.
엄마는 지금까지 내가 진심으로 부탁하면 뭐든지 들어주었다.
그리고 그건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알았어. 엄마도 참, 선후한텐 못 이기겠다니까.”
“정말?”
“대신 불은 이 상태로. 만지는 것도 금지. 눈으로 보기만 하는 거야. 알겠지?”
“응. 보기만 할게.”
작전은 성공했다.
여자의 그곳을 허락받고 보는 건 처음이다.
그것도 내가 가장 사랑하는 엄마 거를.
심장이 터질 것처럼 두근거렸다.
“그럼 벗을 테니까…….”
엄마는 네글리제 아래로 양손을 넣었다.
팬티 양옆에 손가락을 걸고, 천천히 아래로 내린다.
나는 그 광경을 뚫어지게 지켜보고 있었다.
엄마는 평소에도 이렇게 정리하는 걸까.
팬티가 내려가자 예쁜 역삼각형을 그리는 음모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세로로 갈라진 틈이 보였다.
통통한 바깥쪽 살도.
그 안쪽에 선홍색 꽃잎이 살짝 삐져나온 게 보였다.
야했다. 너무나도 야했다.
내 빈약한 상상력으로 머릿속에 그리던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엄마는 이런 야한 몸을 숨기고 있었던 걸까.
심장이 펌프질하는 피가 너무 많아서 현기증이 날 것만 같았다.
눈을 깜빡이지도 못하고 쳐다보는 나를 보고 엄마는 작게 웃었다.
“정말, 그렇게 쳐다보면 엄마도 부끄럽잖니.”
“아니, 엄마가 너무 예뻐서……미안해.”
나는 사과하면서 억지로 고개를 돌렸다.
그런 나를 보며 엄마는 여유롭게 웃었다.
“후후. 말만이라도 고마워. 징그럽다거나 기분 나쁘다거나, 그런 생각은 안 들어?”
“전혀. 전혀 그런 생각 안 들어. 정말로 예뻐, 엄마.”
“…고마워, 우리 아들. 덕분에 엄마도 자신감이 생겼어.”
엄마는 내 뺨에 입을 맞추며 기쁘게 웃었다.
나는 진심이었다. 표현력이 부족한 내가 원망스러울 정도였다.
“여자의 성기는 가장 부끄럽고 민감한 부분이니까, 함부로 남한테 보여달라고 하면 안 돼. 당연히 만져서도 안 되고.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과, 정말로 친밀한 관계가 됐을 때만 하는 거야.”
“응.”
엄마가 조곤조곤 나에게 가르친다.
엄마 목소리는 기분이 좋다. 듣고만 있어도 행복해진다.
그리고 엄마는 다리를 벌리더니 나에게 가까이 오라고 손짓했다.
“선후야, 가까이 와서 봐볼래?”
나는 마른침을 삼키고 엄마에게 가까이 다가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