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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3화 〉 [최 나리] (103/112)

〈 103화 〉 [최 나리]

* * *

상황을 정리하자.

어느날 갑자기!

재력은 수상한 검은 영혼에게 새로운 '힘'을 받았다!

하지만 그 힘은 단련되지 않아 연약하고 나약한 상태의 힘!

재력이 그동안 정수에게 당했던 그 모든 수모와 끔찍한 짓들에 대해서 복수하려면 이 힘의 존재가 필수로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 재력은 자신의 힘을 어떻게 키우느냐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재력. 그도 결국은 어엿하고 팔팔한 청년.

한창때의 남자가 여자에게 관심이 없을리는 없었으니,

어느날 갑자기 괴롭힘으로 부터 우연히 구해주게 된 나리와 부쩍 가까워져서는 연인의 단계가 되기 직전의 상태가 되었다.

하지만 재력은 어른이 되어있다.

육체적으로는 어른이긴 하지만, 정신적으로 훨씬더 성장했다는 뜻이다.

누군가의 교육 덕분이거나 복수 덕분에 덤으로 일어난 일이었을 수도 있으나, 아무튼 재력은 나리를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까지 하게 될 정도로 나리에게 순수한 사랑 따위를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이게 왠 일인가,

그렇게 풋풋한 연애 라이프를 즐기는가 했더니, 이전날 재력이 복수를 위해 받아들였던 힘이 문제가 되어버렸다.

물론 재력. 복수를 포기하지 않았고 이를 바득바득 갈고 있긴 했으니까 그정도야 받아들일 수 있었지만,

문제는 나리였다.

재력의 힘은 이질적인 것이었기에 사방에서 온갖 적들이 노리고 들어온 것이다. 그리고 필연적으로 재력의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광전사'는 재력이 힘을 얻은지 얼마안되던 타이밍에 나타나서 자신과 나리를 둘다 죽이려고 했으며, 그것을 어디선가 나타난 '검은 마법소녀' 줄여서 '검마'가 막아주었지만 재력과 나리는 광전사의 타겟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젠장, 일단 우리집으로 가자"

검은 마법소녀는 그런 두 사람을 지켜주기 위해서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고, 앞으로 자신들이 어떻게 될지 모른채로 두 사람은 벌벌 떨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런 때 쯤.

새로운 사람이 나타났다.

그의 이름은 '카론'

"난 마법소녀의 관리인이야."

자신을 관리인이라 말한 그 남자는 검은마법소녀의 집으로 와서, 재력과 나리에게 제안을 하나했다.

재력이 가진 힘은 너무나도 이질 적인 것이라, 모든 이들이 노리고 있을것이 분명하고, 또 카론은 그런 재력의 힘이 어떤 것인지 알고 싶었으니, 일단 강해지는것이 어떻겠느냐,

라고 하는 그런 좋기만 한 제안,

자신들의 정체와 어떤 집단인가에 대해서는 철저히 비밀로 하고 있는 검은마법소녀와 카론이었지만, 재력은 힘이 필요했고 강해지고 싶었으며 복수하고 싶었으니,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너무나도 쉽게 말이다.

<외부세계/>

그래서 외부세계로 이동했다.

이동한 방법?

글쎄, 마법소녀가 관리인과 뭔가 숙덕거리더니 금방 이동해버렸다.

하늘은 검은 먹구름뿐, 땅은 매마르고 황폐하며, 콘크리트가 무너져 있는 세계의 종말과도 같은 장소.

그 장소의 한 켠에 놓여져 있는 조그마한 집에서,

재력은 강해지기 위한 훈련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으아아아!"

치직­

"케에엑!"

띠링­

['염력'의 스킬레벨이 상승했습니다.]

"조, 좋았어! 해, 해냈어요 검마님!"

"... 뭐, 그래 다행이네"

재력의 판타지가 시작되었다.

수수께끼의 소녀 스승님과 정체불명의 집단에 휘말려, 신경쓰이는 그녀를 지키고 자신을 위해 강해져가는 한 후회 많았던 고등학생의 판타지.

* * * *

서서히 파멸로 향해가는것도 모른채로,

재력은 분명 해피엔딩을 그리고 있겠지.

한편,

<외부세계:/>

그곳은 임시거처,

하얀과 나리가 같은 수업을 받고 있는 곳.

이곳에서도 하나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던 무렵이다.

언제나 왕따당하며 괴롭힘 받고, 반에서는 존재감도 없고 친구도 없었던 가련한 소녀이자 조용한 소녀인 나리는 어느날 자신을 구해준 같은반 동급생과 인연을 가지게 되었으나,

이상한 일에 휘말리기 시작하여 팔자에도 없는 모험이나 목숨을 노려지는 등의 여러 사건을 겪고 있는 도중.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

신경쓰이는 동급생을 위해서 또 자신을 위해서, 무언가 하긴 하기로 했다.

정체불명의 외국이름을 가진 남자에게서 마법을 배우고, 같이 마법을 배우는 학생은 하얀 머리칼을 가진 새하얀 소녀,

이대로 혹시 자신도 '마법소녀'가 되어버리는건 아닐까 조금 걱정되기도 했지만, 그 나름대로 신비한 힘이 자신의 눈앞에 일어나기 시작했으니,

꽤나 재미있기까지 했다.

'목숨이 노려지고 있는것만 아니었다면 좋았을 텐데...'

목숨이 노려지는 상황만 아니었다면 말이다.

<첫째날: 외부세계,="" 공부방=""/>

그 위험천만한 외부세계에 공부방이 있다는 것이 상당히 어색한 일이긴 하지만,

아무튼 그런 공부방에서,

"...생각해보니까 나, 그냥 공부도 못했는데..."

나리는 잠시 휴식을 취하는 중이었다.

그 소름돋을 정도로 예쁜 하얀 머리칼 소녀는 이미 어디론가 가버려 사라졌다.

"게다가 미움받고 있고"

그녀에게 미움받고 있기까지 했으니, 특별히 이상한 상황은 아니었겠지.

아무튼 그렇게 공부를 시작한 첫째날은 도무지 머리속에 들어오는게 없던 나리다.

마력이고 뭐고, 그런게 알게 뭐람.

흐름이라느니 마나라느니, 어두운 영혼이나 마력의 수식 따위를 공부하라고 한다면 어떻게 하겠느냔 말이다.

나리는 지쳐 누워 있었다.

10분 휴식에 50분 수업이라는 학교 수업같은 시간을 보내던 그런 와중.

"그래! 쉬는 시간에는 제대로 휴식하고 있겠지!?"

그가 들어왔다.

이름은 카론,

위풍당당하다는 말이 어울리는 행동거지를 하며 말하는 것은 의외로 남을 잘 챙겨주는 듯한 미묘한 느낌을 가지고 있는 그런 남자.

사실 이 남자도 조금은 거북하다.

요컨데 나리가 가장 상대하기 껄끄러운 종류의 상대.

"아, 네..."

원래부터 소심하고 힘없던 나리에게는 그런 쩌렁쩌렁 거리는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그가 껄끄럽다.

아무렇지도 않게 다가와서 말을 걸고 무언가 해주려고 하는 그가 불편했다.

재력이라면 이런식이 아니라 좀더 자연스럽고 불편하지 않게 서서히 다가오는 타입이라 괜찮았지만, 이 남자는 역시 껄끄러웠다.

'게다가 이상한 코트는 벗고 있지도 않고...'

옷입는것도 솔직히 그다지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아무튼 간에, 앉아서 공부하고 있는 도중. 그 남자는 매번 이런식으로 들어와서는 무슨 일이 있는지, 문제는 없는지, 괜찮은지.

"마음은 어떤지, 정신상태는 항상 체크해야 해, 문제 없지? 이상한 생각이 들고 있지도 않을테고, 그렇지? 정신공격 관련해서 조금이라도 의심이 가면 바로 내게 말하도록 해!"

마법적인 무언가는 없는지 뭐, 그러한 것들을 체크해주었다.

...

고맙지 않다면 그건 거짓말이지만,

역시 수상한 단체에 끼어 있는 듯했지만,

그럼에도,

그 고결한 검은 마법소녀의 관리인이자, 그녀들의 상관인것 마냥 행동하기도 하면서, 어딘가 믿음직스럽다는 느낌만큼은 확실히 들고 있었으니...

"아...고, 고맙습니다."

나리는 서서히 그의 관심과 참견이 익숙해져가고 있었다.

* * * *

<둘째 날:="" 휴식="" 시간=""/>

"재력아!"

"나리야! 오, 오늘도 별일 없었지?"

"응."

두 사람은 하룻밤이 지나서야 겨우 만날 수 있었다.

재력은 외부세계에서 자신의 능력을 갈고 닦이 위한 마물과의 싸움을 이어가고 있었고, 검은 마법소녀는 그런 재력을 확인하고 지켜주거나 서포트 하는 일을 하는 중.

모은 마석의 갯수가 일정량 이상이 되었을때야 겨우 재력은 휴식장소로 돌아올 수 있었다.

"헤, 헤헤... 도, 돈이 이렇게나... 아니, 읏."

다만 검은마법소녀, 검마가 모인 마석을 보며 탐욕스러운 표정을 짓다가도, 아차 싶어했는지 흘끔흘끔 카론을 바라보기 시작했지만 말이다.

뭐, 재력에게는 상관 없는 일이었다.

재력이야 원래부터 돈에 궁한 사람은 아니었고, 지인을 통해 능력이 담겨있는 [마도장비]를 빌려올 정도로 굉장한 사람이 아니었는가? 물론 지금은 못하지만,

아무튼 재력은 그런것 하나하나에 신경쓸만한 사람은 아니었기에,

'아, 돈을 좋아하는 사람이구나, 그런 성격이구나' 그냥 그렇게 생각하며 넘겼을 뿐이었다.

여하튼 그렇게 되어,

재력은 겨우 빠져나와 나리와 감동의 재회를 하게 되었다는 이야기.

두 사람은 아무말 없이 잠시간 서로를 마주보았다.

믿을 만한 사람 하나 없고, 정체를 제대로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곳에서, 극한의 상황 속에서 서로의 생각안에 든 것은 오직 한사람 뿐이었으리라,

서로가 서로를 생각하며 그 고난과 역경을 견디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극적인 상황. 위험하고 긴장이 끊이지 않는 두려운 상황속에서 두 사람의 연심은 점점더 깊어졌다고 말해도 된다.

그것을 두 사람도 느낀것인지 말없이 바라보면서 살며시 미소짓고 있었고, 이내 맞잡은 두 손에 힘을 주어 천천히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야기는 자신들의 이야기다.

"재력이 너는 어땠어?"

"난... 그래, 이제 나도 강해졌어. 괜찮아, 그 광전사가 다시오면 이번엔 그냥 도움만 받진 않을 수 있을 거야... 그리고 복수도..."

"복수...?"

"아, 아니! 너는" 나리 너는 어떤데?"

"아... 나는... 그냥, 공부만 했어. 하하, 조금 엄하긴 하지만, 그래도 뭔가 되어가는 것 같아서... 아참, 그리고 같이 배우는 애 중에서 엄청 예쁜애가 하나 있는데..."

소소하거나 경험한 것이나, 아무거나 좋다.

지금은 두사람의 도피처, 괴롭고 두려운 상황에서 아주 잠시동안만 벗어날 수 있는 두사람만의 시간.

그러니까 이야기 했다.

밤이 늦어질때까지.

잠이 부족해질때까지.

그렇게 이야기 하며 하루를 보냈다.

.....

<셋째 날=""/>

그리고 재력은 다시금 길을 떠났다.

"조금 더 강해져야 해. 정수인지 뭔지 그런 녀석한테 복수하고 싶다고? 너 엄청 강해져야 할껄? 지금으로는 택도 없어. 자 봐, 아직도 날 못들어올리잖아."

재력의 능력은 한참 부족하다.

고, 생각하는 중이었기에 길을 떠났다.

마물을 만나기 위해서, 마물과 싸우기 위해서, 그로인해 강해지기 위해서 말이다.

하지만 재력의 능력은 이미 그런 마물들과 싸우지 않아도 될정도로, 그리고 스스로 단련이나 훈련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강해져 있었다.

능력자의 수준으로만 따지만 상급에 위치할 능력자.

굳이 검마와 비교하자면 약점과 전술을 잘 세우는 것으로 어찌 상대해볼만한 수준에, 광전사와 싸우게 된다면 몇분은 족히 버티고도 남을, 검마와 광전사가 다시 맞붙게 될 경우,

거기에 재력이 검마에게 손을 보탤경우, 광전사를 제압할 수 있을 정도의 능력.

'어라? 이 녀석 너무 무서울 정도로 강해졌는데?'

솔직히 검마조차 깜짝 놀랄 정도로 강해지는 중이었다.

속도라면 거의 최상급의 속도,

능력자 협회에서 바로 상위 랭크를 따낼 정도!

...

그걸 아직 재력은 모른다.

그래서 검마는 재력을 데리고 갔다.

'이거 혹시 그 영혼이라는거의 영향인가? 그럼, 엄청 위험한거 아니야?'

재력이 가지고 있는 그 힘의 위험성에 대해서 생각하면서, 재력을 견제하고 경계하기 위해서다.

"검마님! 저 아직 힘이 남아돌아요! 괜찮으니까 더 깊숙한 곳으로 가보죠!"

"응? 아... 어, 그래. 한번, 해보자고."

경계.

* * * *

그 시각,

"자! 오늘도 수업을 시작할건데! 살짝 야외수업으로 해볼까!"

나리는 오늘도 수업을 받는다.

하지만 첫째날 보다는 훨씬 마음이 편한 상태.

"어? 저, 정말이요?"

"그래! 네가 수업을 잘 따라오고 있으니! 금방 진도가 나가는군!"

"와... 가, 감사합니다!"

소심한 그녀의 마음은 남아있지만,

이미 나리에게서 그 사람 카론은,

'괜찮은 사람인거 같아'

괜찮은 사람으로 바뀌어 있었다.

모든것을 의심해야 하는 상황이라지만, 카론 만큼은 믿고 싶을 정도로, 자신들의 편의를 봐주고 보호해주고 가르쳐주고 있는 그런 남자를 믿지 않을 수 없는 정도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때로는 엄하지만, 쉬는 시간에는 꼬박꼬박 디저트를 가져다 주거나 했고,

덥썩 자신의 손이나 발, 허벅지 따위를 바라보고 만져보기까지 해서 처음엔 놀랐었지만,

"이, 이게 뭐야... 살가죽이랑 뼈밖에 안남았잖아...? 넌, 먹어. 더 먹어야겠다. 왜 공부만 하는 것들은 안먹고 다니는거야? 결국 공부도 채력이란걸 왜모르는거냐고, 영양소를 고루고루 생각해서 먹지 않으면 안돼. 매일 매일 인스턴트 같은걸로 끼니를 때우거나 밥을 안먹고 있었겠지!"

"... 아니 그건 사정이 있어서.."

"그런 사정이 있다면 진작에 말했어야지! 급식은 분명 잘 나오고 있을텐데!"

"앗. 그 그렇긴 한데, 어? 카론씨가 우리학교일을 어떻게 아세요?"

"알만하니까 알겠지! 흠, 뭐 아무튼, 먹으면서 듣도록 해."

이런 남자를 뭐 어떻게 미워하겠어?

고향집에 오랜만에 돌아온 손주를 먹여대는 할머니라도 된것처럼, 한도 끝도 없이 자신을 배부르게 하며 무언가를 주고, 무언가를 입히고, 지내게 해주고 있는 이 남자 카론이..

"카론씨, 후훗. 진짜 재미있..으시네요. 하하"

"응? 너도 눈이나 얼굴 가리지 말고 고개 들고 다니면 괜찮은것 같은데? 그 몸매도 그냥 두면 아깝긴 하니까 옷도... 흠."

"넷?! 아, 아니... 지, 지금 무슨 말을 하시는거에요? 저, 저는 그런..."

"진심인데 아쉽군! 아무튼 일단 이 디저트 부터 먹고 수업시작하도록 하지!"

"...네"

나리의 마음에 들어가고 있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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