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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1화 〉[라나3 (2)] (91/112)



〈 91화 〉[라나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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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이라니 얼마나 대단한 이야기인지!

 사랑이 이루어지는 순간이 얼마나 대단하고 놀라운 일인지!

<기관>

"아! 나도 사랑이 좋다네! 수정씨"

"성희롱으로 신고했습니다."

"농담이라고 해주게 수정씨"

"농담이었지만 이미 신고 했는데요."

"...대단하군."

기관의 한국지부,  가장 높은 층에서 대다수의 능력자를 관리하는 한국지부의 지부장인 영일씨는 그렇게 의자에 앉아 콧노래를 부르는 중이었다.

요즘들어 일이  되어가고 있다.

그  가장 큰 것은 바로 대량의 마물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었다.
이 오랜시간 지부장으로 지내오면서 조용히 모아두었던 영혼들을 이용하여, 마물을 만들고 마물을 불러일으키면서 세계 각지에 소란을 일으키는 것.

'쉽군! 쉬워!'

언제나분쟁과 분란이라는 것은 단련되고 강력한 영혼을 만드는 법.

특히 전쟁이야 말로 그러한 감정과 영혼이 폭발하는 최고의 식탁이자 극상의음식!

전쟁속이야 말로 영웅이 태어나는 법이고 영웅이 가지는 사랑과 우정의 감정은 또 얼마나 맛있는 음식일지 상상만 해도 군침이 흘러내릴 정도.

...

전쟁이 시작 되리라, 다시한번 그 때와 같이.
차원이 열리고 마왕의 파편이 하늘에서 쏟아져 내렸던 그때와같이 다시한번 무수한 마물과 악마들이 마왕의 파편과 영혼을 탐하며 밀려 들어오겠지.

이건  밑준비.

그리고 이 밑준비 속에서도..

"아무튼간에, 이건 최근 마물 출현 빈도에 대한 보고서에요. 그리고 일부 능력자들에 대한 정보요."

"아, 신고한건 그냥 무시하는건가?"

"아, 네 5분 있다고 경찰분 오시면 자세한 이야기 하고, 그 다음에는 소송 할생각이라서요. 그리고 이쪽이 능력자에 관한 여론 상황이요."

"..."

특히 눈에 띄는 이야기가 몇개 있다.
성희롱으로 신고당할 예정인건 제쳐두고, 잠시 5분 정도의 여유시간동안 보고서를 훑어본다.

'아! 사랑이라니 얼마나 좋은 이야기인지!'

그래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좋다.
절망만큼이나 사랑이라는 감정을 좋아한다.

'의문의 능력자인 광전사와, 그리고 미리네라..'

미리네와 의문의 능력자인 광전사.

 사람에게서 뿜어져 나오고 있는 그 터질듯한 감정의 양은 분명 악마인 자신이 알 수 있을 정도의 힘. 싸우고 강해지면서 점점더 감정이 쌓여나간다!

아, 그 감정이 향하는 곳을 따라가면 분명 그 녀석이 중심에있겠지!

'그 녀석은 항상 사랑받는 타입이었으니!'

그 녀석은 사랑받는 자. 그것도 모른채로 스스로 미움받는 마왕이라 자청한  어리석은 녀석은 항상 주변에 여자를 끼고 다니며 따먹을대로 따먹고 다니고, 범하고 싶으면 범하고

"아니 시발 생각해보니 화나내 그 새끼 즐길거 다 즐기면서 지가 미움받는다고 생각하잖아?"

"네? 지금 저한테 하신 거에요? 폭언?"

"미안하네 수정씨"

"저 나가서 경찰한테 추가증언 하고 올께요."

"수정씨 정말 대단하네"

"감사합니다."

그래  점을 높게 사고 있긴 하니까.

아무튼간에, 꾸벅 인사하며 방을 나가버린 수정씨의 뒷모습을 씁쓸하게 바라본 영일은 다시금 보고서를 읽어내려갔다.

미리네의 위상이 날이가면 갈 수록 높아진다.

마을로 들어온 수백의 마물들을 물리치고 있는 미리네의 모습은 작은 요정이나 마법소녀라는 등의 이명을 얻고도 그녀의 수많은 영상들이 인터넷에 올라오고도 남는 정도가 되었으며 c시와 해외의 가나시를 비롯하여 그녀가 지킨 A시는 가장 안전한 도시가되었다.

물론 그렇다고 한들 하루 수명정도는 항상 마물에게 살해당하곤 했지만 그건 신경쓸 가치가 없다.

유명해지고 강해져가는 두 사람 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없으니!
 사랑의 감정을 포식할 생각을 하면 즐거워 어쩔 수가 없지!

"큭큭큭! 저정도로 감정이 쌓였다는건 그 멍청한 녀석! 아직도 건드리지 않고 있을거야! 가끔 있지! 굳이 손댈 필요성을 만들어내진않고서는 건드리지 않는 녀석들이! 그게 네 나쁜점이란 말이다 마왕!"

그런 마왕에게 무수한 감정을 쌓아나가고 있는 그녀들의 감정을 먹어 치운다. 감정을 먹어치운 후 그것으로 해낼 수 있는 수많은 것들도!  녀석의 주변 모든 것이 갈갈이 찢어 버리는 화려한 계획을 만들어 내리라!

영일은 3일 후에 바로 계획을 수정해야만 했다.

똑똑-
"경찰입니다. 신고받고 왔어요 문좀 열어주세요."

-"아, 예...예! 어휴... 진짜 이래서 옆에 두는거긴 하지만 여간 힘든게 아니군..끄응.."

 *  *  *

<모텔거리: 편의점>

"저, 저기.. 마왕님.."
"아니, 마왕이라 부르진 말고"

"주인님.."
"그래!"

그곳 편의점. 매일 같이 나가는 콘돔의 발주를 수십박스는 해야 할 정도의 성적인 거리 한 가운데의 바로 그 편의점.

한때 이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왔던 아르바이트생은 30분이 넘도록 편의점 문을 잠구고 행방불명이 되었던 탓에 한번 알바에서 짤렸으나, 어찌어찌 복귀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평소와 같은 시간의 평범한 근무.

그 중에  아르바이트생은 믿을 수 없는 것을 보고 있었다.

"잠깐 미리네한테 전화좀 하고."
"네!"

"너는 먹고 싶은거 골라."
"네!"

그 남자다.
그 땅딸막한 남자. 꽤 어린 외모를  주제에..

'뭐야? 이번엔 시발... 뭔데!? 뭐야!'

 다른 여자를 데려왔지 않은가?

당장 이틀전만 해도 온 몸이 완벽하게 조율된듯한 여자를 데려오면서 키득거리더니, 지금은 그보다 훨씬 어린 여자를 옆에 끼고 와서는 자신을 '주인님'이라 부르게 하고 있다.

'으윽! 으으으윽!!!'

이번에는 무슨 발기를 했다던가,꼴린다던가 부럽다던가의 수준이 아니다.

'왜... 왜 저딴 녀석이이이!'

돈도 얼마 없는 것 같은 녀석이!게다가 잘생긴것도 아니고 체격이 좋은 것도 아닌 놈이이이이! 대체 왜에에에!!!

라는 정도의 생각.
생각이 아닌가? 아무튼 간에 편의점 알바생은 이제 분노에 가까워져서는 이를 바득바득 갈고 있었다.

"주인님 이걸 사면 되나요?"

그 순수해보이는 소녀.
뭐라고 할까, 평생 유리상자에서 지내왔던 듯한, 혹은 평생 밖에 나간적도 없는 가련해보이기만 할 것같은 그녀가  남자의 명령에 복종하듯이 콘돔상자를 내밀고 있다.

"어. 그거."
남자는 그것이 마치 당연한 일인 것처럼 적당히 대꾸하고 다른 것을 사고 있는데, 그게 어떻게 화나지 않겠는가?

두명. 눈으로 본것만, 어디에서 흔하게 보기도 힘든 미녀들을 데리고 다니는데!

"계산."

게다가 건방지게  식품과 대량의 콘돔상자를 내려놓고, 옆에 있던 그 '라나'라고 하는 소녀의 허리에 손을 올린채로..

그 수줍어 숨막히듯 고갤  숙이고 있는 라나의 모습까지 겹치면..

'존나 짜증나네'

짜증이 나는 법.

계산대에서도 한몫했지만, 이건 적당히 넘기자.

"그래서 미리네, 뭐라고? 카드를 뭐? 응? 아. 어, 그래!"
-"시...아!! 개...!! 좆...!! 이..!!"

전화기 너머에서는 끊임없이 욕설이 들려오고 있는 것을 보아서, 무슨 원시인이 현대에 나타나서 고생하는 마냥이었으니 말이다.

우여곡절 끝에 계산을 하고 나갈때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라나를 직접 이끌어 데려가더니,

"어 콘돔 많이 샀는데? 왜 너도 올려고? 아직 그러기에는 시기상조... 오! 그래!"
-"염...! 개! 시발아!"
뚝-
"...얘는  말이 없으면 대체로 욕을 한다니까."

전화가 끊어졌는지 살짝 인상을 쓰면서 나가버렸다.

그 와중에 겨우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뭘 하겠는가.
그 뒷모습을 보면서 질투나 불쾌감을 느끼거나 하면서

"젠장 안닫으려고 했는데"

10분만 편의점 문을 닫기로 했다.

이상한 성벽이 생기는 중이다.

 * * *

<모텔>

라나에게 생각해야  것은 많다.

첫째, 자신이  여기에 있는가!

‘왜?  마왕님이 나를 이런 곳에 부르신거지? 무슨 이유 때문에? 설마 내가 검을 휘둘러서? 더 잘 휘둘렀어야 하는데! 확실히 죽였다면 이런 일 없었을텐데!’

왜 여기있는지 가늠할 수 없었다.
오늘은 스킨십이 굉장히 많아 행복했던 라나의 하루였지만, 막상 목적지에 도착하고 나면 왜 이런 곳에 왔는지 오늘의 그 행복했던 날은 운수좋은 날에 불과했던것인지 의문스러워 지기 시작한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라나는 다른 생각은 하지도 못하고 있다.

그도그럴것이  동경하는 위대한, 신과 다름 없는 분이기도 한 것이 바로 마왕님, 마정수. 그리고 마왕 카론.

감정 따위 지니지 못하고 있던 라나에게 감정이라는 것을 내려주신, 그토록 멋지고 아름다운 것을 가질 수 있게 해준 진정한 구세주!

물론 그다지 구원받을 필요는 없었으며 따분다하고 생각했던들 별다른 변화를 원하고 있는 것도 아니긴 했지만 아무튼!

그정도의 남자가 자신과 단 둘이 만나는 자리를 마련했다 하니, 긴장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둘째는 이곳에서 뭘 하느냐였다.

도대체  하게 될까, 만난것도 이곳에 자리 한것도 그러려니 하지만..

‘이건··· 콘돔이었던거 같은데,  하시려고···’

자신이 손에 쥐고 있는 [딸기향 콘돔 5입] 이라고 쓰여져 있는 것을 꾸욱 쥐고 있으려니 더더욱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성행위에 필요한 물건 아닌가? 아이를 가지지 않기 위해 필요한것, 안전하고도 건강한 성생활! 콘돔의 피임확률은 분명 98%에 달하는 높은 확률이긴 하지만 100%안전하지는 않으니 항상 주의하고 건전한 성생활을 위해 필요한 필수아이템!

‘이런걸 왜?’

도무지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어느정도 상식을 가지고 있는 라나였고, 또 지극히 우수하고도 모범적인 학생이긴 했지만, 굳이 이런걸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는 것.

설마 마왕님께서 라나를 안···.

“안···아, 안···”

안아준다던가 하는 포상을 내릴리가 없을 테니까.
있다고 한들, 당연히 이런 물건을 필요가 없을 테니까.

아주 만에 하나, 마왕님이 라나의 하찮고도 비루한 소망을 이루어주시기 위해 라나를 품에 안아주신다면··· 아니 정말 만에 만, 억의 억의 확률로 그렇게 해 주신다면야 기쁜 일이지만, 라나는 또한 그가 그러한 일을 하지 않는 분인것도 알고 있었다.

그 사람은 무언가 결여되어 있다.
라나가 보기에도, 라나와 같이 어떤 부분이 휙 하고 빠져 있다.

언제나 자신만만하게 웃어보이는 마왕님이지만, 항상 불안에 빠져 있는 사람.
자기 자신을 믿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기자신을 믿지 않는 사람.
강하다고 말하면서 실제로도그렇겠지만, 정작 본인은 자신이 쥔 힘에 의문을 품고 있기까지 하다.

고민과 생각은 너무나도 많아 눈앞에 둔것에 하나하나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 사용하지도 못하는 사람이었으니,

단순하고 직관적인 감정과 관련된 일이라 한들,
사랑과 미움, 증오와 우정 따위의 온갖종류의 감정들마저 부정하고 그저 거기에 이유를 붙여서 스스로 납득하려고 애를 쓰고 있는 사람이다.

‘그런 분이야, 그런 분이 나를 안을리가 없지. 난 그럴 이유가 없으니까’

라나는 충분히 납득하고 있다.
그런 마왕님이기에 더더욱···.

라나는 오늘 이 감정에 대해서 알아가기 시작했다. 사랑이라는 것이 얼마나 힘든 감정인지, 분노나 질투따위의 충동적이고도 즉발적인 감정 표현보다도 얼마나 어렵고 고통스러운 감정인지 알아가게 된다.

표현하더라도 모른척해야 하는, 알고도 품고만 있어야 하는··· 터질것 처럼 자신의 몸을 휘몰아치는 이 사랑이라는 감정은 분명 다른 방법으로는 결코 해결되지 않겠지.

끊어내어 버리거나, 이루거나 하는 방법 말곤 없다.

고통스러운 그 라나의 사랑은 결코 이루어질리 없는 사랑.
라나는 체념한채로 콘돔 박스를 꾸욱 쥐고 있었다.

체념했다 한들, 그 분의 곁에 다른 여자들이 꼬이는것이 너무나도 화나고 마음에 들지 않아  '질투'의 감정에  몸을 맡겨버렸던 한때었지만,


지금은 조용히아주 살짝 눈을 감아 그를 기다렸다.

이곳에서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할지.
얼마나 많이 혼나게 될지.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될지.
두려움반, 설렘 반을 담아서···

“좋아, 준비 됬다.”
“아, 마왕···님!?”

자신이 했던 생각들을 철회했다.

“나는 오늘밤 네 몸을 취할거다 라나!”

“···! 그럼  콘돔 상자는버릴께요!”
“어? 그게 없으면 안되는거 아닌가? 그거 피임···”
“필요 없어요 마왕님!”
“그래···! 그런가! 필요 없군!”
“네!”


라나의 사랑은 분명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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